<화제의인물> 박근혜 히든카드 황교안 국무총리 내정자

그 나물에 그 밥이라면…확실한 아군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박창민 기자 = 국무총리 내정자로 황교안 법무부장관이 지명됐다. 황 내정자는 ‘미스터 보안법’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대표적인 공안통이다. 이 때문에 과거 그의 발목이 붙잡히기도 했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는 고공행진 중이다. 하지만 지난 법무부 장관 청문회 때 그에 대한 의혹이 쏟아졌다. 이번 황 내정자의 국무총리 청문회에서 과거 불거진 의혹들이 그의 발목을 잡을지 주목된다. 

 
이번 황교안 총리 내정자의 인준 절차를 두고 여야 대치가 심화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황 내정자 지명에 대해 “아주 잘 된 인사라고 평가한다”며 “황 내정자는 장관 재임 시 여러 가지 언행이 신중하고 훌륭한 사람으로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여당은 인준 절차를 최대한 빠르게 처리할 예정으로 보인다.
 
제2의 김기춘?
제2의 안대희?
 
야당은 황 내정자의 지명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종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국민과 소통하고 국민을 통합하는 그런 총리를 기대했는데 아쉽다”며 “소통과 통합의 정치가 아니라 공안 통치로 국민을 강압하지 않을까 걱정스럽고 막막하다”고 일갈했다. 야당은 황 내정자의 인사청문회 절차도 강력하게 대처할 것을 시사했다. 
 
야당이 이토록 황 내정자를 반대한 이유가 있다. 그가 ‘미스터 보안법’으로 통하는 국가보안법을 신봉한 대표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 뿐만 아니라 이미 지난 법무부 장관 청문회에서도 수 많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그의 도덕성에 흠집이 갔다.
 
황 내정자는 대검찰청 공안1·3 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 등을 거쳤다. 공안수사의 교과서로 불리는 ‘국가보안법 해설’의 저자다.
 
그는 1990년대부터 각종 공안사건을 도맡아 수사를 지휘했다. 1990년 해외반한단체와 팩시밀리를 통해 연락한 혐의로 구속기소 된 전민련국제협력국장 김현장 피고인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징역 10년 구형. 1992년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으로 국가보안법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개인비서 이근희에게 징역 10년 구형. 1993년 보안사령부가 주도한 국군정보사령부의 양순직 신민당 부총재 테러 사건과 시국 사건 12·12사태 등을 수사했다. 
 
황 내정자는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헌법가치를 지키고 법질서를 세우며 법의 문턱을 낮추는 것에 역점을 두고 노력한다”고 밝힌 적 있다. 특히나 헌법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문제는 그 적용 대상이 공안 및 내란 사건에 편향돼 있다는 점이다. 
 
황 내정자는 김대중·노무현정부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부산고검장을 지냈던 2011년 5월11일 부산의 한 교회 강연에서 “김대중씨는 계속 재야활동을 했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조사받고 검찰에서도 조사받았다”며 “이런 분이 딱 대통령이 되고 나니까 그 당시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었던 검사들은 물론 소위 공안통으로 이름나 있는 검사들은 전부 좌천됐다”고 말했다.
 
또 “공안검사가 굉장히 고통받고 두 번째 인사에서도 그런 고통을 주고 세 번째 인사에서도 고통을 주니까 많은 검사가 사표를 내고 나갔다”고 말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도 “검찰에 구속까지 됐던 분”이라며 “이런 분이 대통령이 되니까 공안부에 오래 있던 사람들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보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스터 보안법’ 대표적 공안통 출신
박근혜정부 들어 ‘쑥쑥’ 고공행진
 
황 내정자는 이석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내란 음모 사건과 통합진보당 해산 등을 주도했다. 2013년 9월 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황 내정자는 이석기 의원에 대해 “이 사건은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대한 정면도전이자 위협이다”며 “헌법가치를 침해한 행위로서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검찰은 같은 달 26일 이석기 등을 내란음모 등 혐의로 기소했다. 2014년 2월3일 결심 공판에서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2014년 2월17일 수원지방법원은 내란음모와 선동 혐의를 인정해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2014년 8월11일 서울고등법원은 항소한 이석기에 대해 내란선동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지만 내란음모는 무죄로 판단하고 그를 징역 9년에 자격정지 7년을 선고했다.
 
안기부 X파일 수사
무혐의 처분 전력
 
이와 맞물려 통합진보당에 대한 ‘위헌 정당 해산 심판’ 청구에서도 황 내정자는 정부 대리인으로서 직접 변론기일에 출석했다. 그는 “통합진보당의 최고 이념인 진보적 민주주의와 강령의 구체적 내용은 현정권 타도”며 “북한과 연방제 통일을 이루겠다는 것은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 내정자는 2014년 11월25일에 있었던 최종변론에도 직접 출석했다. 그는 “통합진보당의 강령은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한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을 포장한 것이다”며 “용공정부 수립과 북한식 사회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라며 정당해산을 거듭 촉구했다. 헌법재판소는 2014년 12월19일 재판관 9명 중 8명 인용 의견으로 통합진보당 해산 판결을 내렸다.
 
2005년 황 내정자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 시절 이른바 ‘안기부 X파일’로 알려진 안기부 도청 사건 수사를 맡았다. 그는 이 사건에 등장해 정치자금법을 위반한 주요 인사들을 무혐의 처분한 전력이 있다. 
 
MBC 이상호 기자의 공개로 알려진 도청 테이프 안에는 이학수 당시 삼성 비서실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의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건희 삼성 회장 등의 지시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등 정치권과 일부 검찰 고위직 인사들에게 수십억원을 제공하기로 논의한 내용이다. 
 
황 내정자는 테이프에 등장하는 이 회장을 비롯해 삼성 관계자와 실명이 거론된 이름바 ‘떡값 검사’ 전원에 대해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다. 수사 과정 이 회장을 단 한 번도 소환 조사하지 않았다. 
 
황 내정자는 당시 “삼성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이름이 거론됐다는 사실만으로 소환할 수 없어 서면조사만 했다”며 “홍석현 사장이나 이학수 실장이 X파일 내용대로 진술했다면 이 회장도 소환할 수 있겠지만 그런 진술이 없었다”고 밝혔다. 
 
반면 이 테이프 내용을 보도한 이상호 MBC 기자와 김연광 전 <월간조선> 편집장은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으로 불구속 기소됐다. 둘 다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떡값 검사 명단을 발표한 진보정의당 노회찬 의원 역시 대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았다. 황 내정자는 “불법 도청자료가 활용되는 것은 큰 폐단이라고 생각하며 통신비밀보호법에서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황 내정자는 삼성 관련자 소환은 물론 출국금지도 하지 않고 서면 조사만 진행했다. 이에 반면 제보자와 이를 보도한 기자에게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을 적용해 이중 잣대라는 비판을 받았었다.
 
황 내정자는 지난 1977년부터 1979년까지 3차례 징병검사를 연기했다. 그는 1980년 징병검사 때 ‘만성담마진(만성 두드러기)’이란 피부질환으로 5급 판정을 받아 징집면제 처분됐다. 이 질환은 가려움을 수반하는 부종으로 손톱부터 손바닥 크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발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징병신체검사 등 검사규칙’에 따르면 3개월 이상 담마진 치료를 받은 경우 제2국민역 판정이 가능했다. 
 
황 내정자는 당시 치료를 위해 6개월 이상 병원 진료를 받았다. 황 내정자는 “담마진 경우 최저 등급인 3급을 받으면 면제대상이었다”며 “징병검사를 세 차례나 연기한 이유는 사범시험 준비생들이 졸업연도까지 징병감사를 연기하는 게 관례다”고 밝혔다. 황 내정자와 함께 근무한 박영렬 변호사(전 검사장)는 한 종편에 출연해 “함께 청주지방검찰청에서 함께 근무할 때 피부병 때문에 약 먹으면서 고생스러워하는 모습을 본 기억난다”고 확인해줬다.
 
두드러기 때문에…
입대 미루다 면제
 
일각에서는 황 내정자가 징병검사에서 면제판정 받은 이듬해에 1981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점을 들어 잇단 징병검사 연기와 면제 판정 사이의 연관성을 의심했다. 군 면제 판정을 받을 정도의 질병을 갖고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는 점도 의문이라는 지적이다. 황 내정자는 2013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불법이나 부적절한 일이 있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지난해 2월14일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황 내정자는 그야말로 의혹 종합선물세트였다. 병역, 재산, 투기, 과거행적 등 각종 의혹이 쏟아졌다. 
 
황 장관은 2011년 8월 검찰에서 퇴임한 뒤 법무법인 태평양에 취업했다. 이른바 ‘전관예우’로 16개월간 약 15억원의 보수를 받아 의혹이 일었다. 민주통합당 서영교 의원은 인사청문 요청안 자료를 분석해 황 내정자가 퇴임 직후 태평양으로 가면서 16개월 동안 15여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1년 8월 부산고검장을 끝으로 퇴임한 시점에 황 내정자의 재산 신고액은 13억6839만원이었다. 하지만 로펌행 이후 2013년 2월 시점에 재산은 25억8925억으로 확인됐다. 황 내정자는 지난 2011년 9월 태평양에 입사한 이후 그해 12월까지 불과 석달 동안 2억7000만원을 급여로 받았고 2012년 동안 12억8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 의원은 “1년 반도 안 되는 기간 본인의 재산보다 많은 수임료를 받았다는 것은 전관예우차원에서 지급됐다고밖에 볼 수 없다”며 “아무리 전관예우라도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의 수임료”라고 지적했다. 반면 황 내정자는 “대형 법무법인 대표급 변호사로서 주도적 역할을 했을 뿐이다. 분기에 1회씩 상여금을 받은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소득세법 위반 의혹도 불거졌다. 황 내정자는 2008년 성남지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연말정산에서 배우자에 대한 부양가족 기본공제신청을 했다. 당시 대학에 재직하던 배우자 역시 이미 본인 몫의 기본공제를 신청해 이중 공제를 받았다. 
 
하지만 황 내정자의 배우자는 2008년 2곳의 신학대학으로부터 총 738만원을 수령해 기본공제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소득세법에 따르면 연간 소득금액 700만원 이상일 경우 부양가족 공제를 신청할 수 없게 돼 있기 때문이다. 

병역·역사관·전관예우 보수·탈루…
‘의혹 세트’ 청문회 문턱 넘을지 의문
 
황 내정자는 장남의 증여세 탈루 의혹도 있다. 장남은 2012년 8월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10차 아파트 전세를 3억원에 계약했다. 황 내정자의 장남은 2011년 7월 군 제대 후 KT에서 근무를 시작해 연봉 3500만원인 직장인이었다. 하지만 이와 관련된 증여세 납부나 채무관계는 인사청문요청안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세자금을 불법증여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행 증여세법에 따르면, 직계존속간 증여도 3000만원 이상인 경우 증여세를 내야 한다. 장남에게 증여를 했다면 2억7000만원의 증여세납부기록이 있어야 한다. 서 의원은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청렴성을 지켜야 하는 고위공직자들이 오히려 세금을 탈루하려 한다”며 “서민들은 허탈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황 내정자를 질타했다.   
 
지난 21일 황 내정자 인준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가진 현안 브리핑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황교안 법무장관을 국무총리로 내정한 것은 국민 통합형 총리를 원했던 국민의 바람을 져버린 것”이라며 “황 장관을 국무총리로 내정해 공안통치에 나서겠다고 노골적으로 선언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장관 때와 다르다
야당 발목 잡을까
 
수 많은 의혹이 있는 황 내정자의 국무총리 인사청문회가 무사히 통과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야당의 반대가 거세지만 이미 한 번 인사청문회를 거쳤기 때문에 여권에서는 상대적으로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청문회에서도 황 내정자는 한바탕 곤욕을 치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in1330@ilyosisa.co.kr>
 
 
[황교안 내정자는?]
 
▲서울 출생
▲경기고 졸업
▲성균관대 법학 학사, 석사
▲제23회 사법시험 합격
▲서울지방검찰청 검사
▲법무연수원 교관
▲사법연수원 교수
▲서울지방검찰청 북부지청 형사제5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공안제1과장
▲서울고등검찰청 검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2차장검사(삼성 X파일 사건수사)
▲부산고등검찰청 검사장
▲법무법인 태평양 형사부문 고문 변호사
▲법무부 장관
 
 
<기사 속 기사> ‘황교안 후임’ 소병철 누구?
 
황교안 법무부 장관이 총리로 내정되면서 후임 법무부 장관으로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소 전 원장은 지난 2013년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정치권에서는 소 전 원장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자질과 능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소 원장은 1958년 전남 순천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연수원 15기로 대검 형사부장과 대전지검장 등을 역임했다. 
 
소 전 원장은 평소 겸손하고 원만한 성품으로 후배 검사들의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소 전 원장이 국회 청문회를 거쳐 법무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호남 출신의 장관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포함해 2명으로 늘어난다. 
 
▲전남(55) ▲서울대 법학 학·석사 ▲미국 워싱턴주립대학 로스쿨 ▲제25회 사법고시 합격 ▲서울지검·서울고검·부산고검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수원지검 여주지청장 ▲주미대사관 법무협력관 ▲법무부 검찰2·1과장 ▲대검 범죄정보기획관 ▲대전지검 차장검사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법무부 범죄예방정책국장 ▲대검찰청 형사부장 ▲대전지검·대구고검 검사장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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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