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인물> ‘사고 1년…’ 지금도 피눈물 흘리는 세월호 유가족

아물지 않는 상처 끝나지 않은 싸움

[일요시사 사회팀] 박창민 기자 = 세월호 유가족들이 다시 거리로 나왔다. 온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사건 세월호 참사 1주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1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며 기억 속에서 참사의 안타까움과 충격은 점점 희미해졌다. 하지만 유가족들의 시간은 여전히 2014년 4월16일에 머물며, 그날의 충격과 기억이 생생하기만 하다. 참사 1주기를 맞아 세월호 유가족들의 지난 1년을 돌아본다. 

 
지난해 4월18일 사고 발생 3일 뒤 세월호 유가족들은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정부의 행태가 너무 분한 나머지 국민께 눈물을 머금고 호소하려 한다”며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어 4월20일 유가족들은 “수색에 아무 진척이 없으며, 비상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책임자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연락도 되지 않는다”며 “누구를 믿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했다. 
 
진실 묻힌채
힘겨운 사투
 
팽목항과 진도실내체육관에 있던 유가족들은 대통령에게도 알려야 한다며 청와대에 항의 방문을 하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저지했다. 일부 유가족들은 경찰의 저지선을 뚫고 갓길로 빠져나와 서울을 향해 걸어갔지만, 경찰이 다시 막아서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5월7일 실종자·생존자·유가족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아이들 휴대전화를 복구하는 데 있어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대책위는 이를 거부한다”며 “대책위가 해경으로부터 일괄 수거해 직접 복구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들은 정부가 실종자를 조속히 구조하고 진상조사를 철저히 할 것을 촉구했다. 또 “검찰의 수사 내용과 더불어 해경·검찰이 수거한 휴대전화의 문자 내역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가족들은“가장 중요했던 사고 초기 구조작업이 이틀 이상 지연된 점 등을 철저히 진상규명하라”고 요구하면서 ▲검찰의 수사내용을 가족 대책위에 공개할 것 ▲해경 또는 검찰이 수거한 아이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수사내용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철저한 사고 진상 규명을 위해 함께 행동해줄 것 ▲앞으로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 수 있도록 모든 국민이 함께 도와줄 것 등을 호소했다. 대책위는 “내 아이가 안전한 나라, 단 한 명의 국민도 끝까지 책임지는 나라는 국민들의 참여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함께 외치고 행동해줄 것을 국민들에게 부탁했다.
 
 
대책위는 5월2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를 즉각적으로 가동하고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밤샘 협상에도 여야가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계약서 채택에 합의하지 못한 것과 관련해 원내대표가 “세월호의 선장이나 1등 항해사와 같은 행동”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7월1일 국회에서 진행한 ‘세월호 침몰사고 국정조사’가 열렸다. 하지만 조사위원회 일부 여당 의원들의 불성실한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조사 중 일부 의원들은 오랫동안 자리를 비웠으며, 이재영 새누리당 의원은 보고 기관의 책임 소재와 무관하다는 이야기로 시간을 보냈다.
 
또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은 유가족이 지지부진한 국정조사를 질타하자 “경비는 뭐하느냐?” 등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태도를 보였다. 대책위는 여야가 진도 현장 기관보고 여부를 두고 충돌해 국정 조사가 파행한 것에 대해 “국회가 국정조사를 수행할 능력과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규탄했다.

국민들이 받은 충격 점점 희미
유가족의 시간은 여전히 4월16일
 
7월2일부터 세월호 유가족들은 버스로 전국을 돌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대책위는 이날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국회에서 진행된 국정조사로 진실을 밝힐 수 없다는 걸 알았다는 입장을 밝히며 순회버스를 시작하는 취지를 설명했다.
 
7월14일 유가족들은 국회 본청 앞에서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와 대통령은 유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참사로 가족을 잃은 유가족 10명은 국회 본청 앞에서, 5명은 광화문 등에서 단식 농성을 벌였다. 
 
유가족들이 요구하는 세월호 특별법은 ▲가족과 국민이 믿을 수 있는 특별위원회 구성 ▲특별위원회의 충분한 활동기간 보장 ▲특별위원회 내에 전문적 소위원회 구성 ▲특별위원회에 특검수준의 독립적 수사·기소권 보장 ▲참사 재발방지대책의 지속적 시행 보장 등이 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전례가 없고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뒤흔든다며 특별법의 수사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각을 세웠다.
 
 
7월17일 대책위와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는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통령의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새누리당이 특별법을 반대하는 것은 진상규명의 칼날이 청와대로 향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며 “대통령은 우리를 청와대에 불러 약속한 특별법 제정이 거짓말이 아니었음을 확인해달라”고 성토했다.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단식 농성중인 유가족들이 잇따라 구급대에 실려 갔다. 무더운 날씨 속에서 며칠째 이어진 농성으로 건강이 악화된 것이다.
 
각종 루머 유포
고인 모독 심각
 
8월11일 팽목항에서 유가족은 도보순례를 시작했다. 발견되지 않은 실종자 10명을 하루빨리 수습해 줄 것과 유가족들의 뜻이 담긴 세월호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 줄 것을 촉구한다는 취지에서다. 이날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원총회에서 8월7일의 여야가 합의한 특별법을 사실상 파기하고 재협상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9월8일 유가족들은 안산합동분향소에서 추석을 맞아 세월호 희생자들의 넋을 달래는 합동 기림상을 차렸다. 평소 아이들이 좋아했던 음식 한 가지씩을 준비해서 함께 상을 차렸다. 기림상을 걷은 후엔 유가족 가운데 일부는 팽목항으로 향했다. 나머지 유가족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행사에 참석했다. 
 
11월18일 대책위는 진도 팽목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책위는 “하루 빨리 인양해 실종자를 찾고 싶다. 인양은 침몰 당시 상황을 알아내 진상규명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인양은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방법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계속해서 재정적 검토와 공론화 과정 등을 거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최종 결정한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인양 사전 조사를 담당하는 TF팀이 꾸려진다 하더라도, 최종 결정권이 없는 조직이다 보니 유가족들의 불안감은 커지기만 했다. 팽목항을 찾은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인양 논의가 더디다는 지적에 대한 입장을 물었는데, 이 장관은 아무런 답을 하지 못했다. 
 
 
12월20일 대책위와 세월호 문제 해결을 위한 안산시민대책위원회가 안산시 단원구 와동체육관에서 참사 이후 도움을 준 시민들을 초청해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행사에는 세월호 참사 후 유가족을 위로한 안산시민과 자원봉사자, 단원고 3학년 학생, 시민단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참석자들은 노란 목도리, 배지 등을 착용하며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는 유가족들을 응원했다.
 
이날 또 새누리당 몫으로 추천된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조사위원 5명을 반대하는 촛불 문화제가 광화문 세월호 농성장에서 열렸다. 세월호 국민대책회의와 유가족을 비롯한 시민 150명이 참석해 새누리당 추천 조사위원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2015년 1월1일 세월호 참사 진상조사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18개월 동안 진상조사가 시작됐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만든 진상 조사 기관인 세월호가족대책협의회도 공식적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이날 오전 대책위는 ‘엄마의 따뜻한 밥상’ 행사를 열어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국회의원과 시민 등을 합동분향소에 초청해 떡국을 대접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에 박근혜 대통령은 참석하지 않았다.
 
대책위는 “예전 같으면 벅찬 희망으로 새해를 맞이했겠지만 지금 유가족들은 참사 이후 295명 희생의 아픔을 가슴에 묵고 아직 돌아오지 못한 9명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가족은 다시 한번 선체인양을 요구했다.
 
그동안 특별법과 관련해 보상 문제와 대학특례입학, 의사상자 지정 등의 논란이 있었다. 언론은 유가족들이 이 모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유가족들은 세월호 피해자 전원을 의사자와 의상자로 지정해달라는 요청을 정치권에 제안한 적이 없다. 대책위가 대한변호사협회와 함께 마련한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에도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피해자들을 의사상자로 지정한다는 취지의 내용은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해 7월3일 발표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및 피해자 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안’에 담겨있다. 
 
“더이상 못봐줘”
48명 단체 삭발
 
당시 전해철·부좌현 의원이 공동발의한 이 법안에는 “세월호 희생자 전원과 피해자를 ‘의사상자’로 인정해 예우해야 한다”라고 명시됐다. 의사상자 지정을 두고 논란이 일자, 세월호 특별법 여야 TF팀은 기존 의사상자와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세월호 사고 피해자들을 ‘4·16국민안전의인’으로 별도 지정해 명예를 예우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전 의원은 “의사상자 지정이 보상에 집중돼 있다면, 4·16국민안전의인 지정에 따른 조치는 명예회복에 방점이 찍혀 있다”라고 설명했다.
 
단원고 학생을 위한 ‘대학 특례입학’ 방안 역시 대책위 청원 특별법안에서 언급조차 되지 않았다. 국회의원들에게 먼저 요구한 적도 없다는 게 유가족들의 증언이다. 세월호 피해 학부보는 “교육청이나 정치권에서 흘러나오는 특례입학 얘기 때문에 진상규명을 지지하는 여론이 돌아설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지난해 7월15일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김명연 새누리당 의원의 대표발의안을 병합 심사해 ‘세월호 침몰사고 피해 학생 대입지원 특별법안’을 의결했다. 피해를 입은 학생의 대입 지원을 위해 ‘정원 외 입학’ 근거를 마련한다는 게 법안 내용의 핵심이다. 유은혜 의원은 “피해 학생 대입지원 특별법안을 두고 피해 가족 학생들에게 무조건적인 특혜를 준다는 쪽으로 소문이 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참사 이후 성적이 급격 하락해도 내신 성적 수준에 맞게 대학 원서를 넣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법안 골자”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단원고 3학년은 무조건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도록 하거나 입학을 강제하는 내용이 아니다.  
 
숨기기 바쁜 정부…나몰라 국회
정치권·언론 희생양으로 전락
 
특별법 제정 요구가 한창일 때 유가족들이 보상 때문에 특별법을 원한다는 여론이 형성된 적도 있다. 하지만 대책위가 청원한 특별법안에는 보상과 관련해 ‘국가 책임의 원칙’ 정도만 언급된 정도다. 당시 유가족들은 정부와 보상 문제를 두고 공식 논의조차 시작하지 않았다. 유가족들은 오히려 피해 보상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진상규명이라고 밝혔다.
 
향후 세월호 진상조사위원회가 독립적으로 사고 원인 등을 규명할 수 있으려면 조사권과 기소권을 특별법에 명시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유경근 대책위 대변인은 “우리 아이들이 왜 죽었는지부터 밝혀달라고 했지 언제 돈 달라고 한 적 있느냐”며 “유가족들이 원하는 진상규명 조치부터 제대로 마련해주기만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강조했다.
 
참사가 일어나고 온 국민이 충격과 애도를 이어갈 때 인터넷에는 세월호 관련 악성글이 난무했다. 당시 확인된 글만 150여건이 넘었다. 네이버조차 악플을 자제할 것을 요청했다. 그림이나 노래로 희생자 유가족들을 조롱하는 등 정상인으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글들이 쏟아졌다. 특히 커뮤니티 ‘일베’에서 한 회원이 단원고 실종 여자 교사와 여학생들에 대한 성적 모욕 및 여성을 비하하는 행위를 강조하는 글과 사진을 게시판에 올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 검거됐다.  
 
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일베에 올라온 비슷한 글을 보고 자신도 호기심이 생겨 글을 썼다고 진술했다. 무엇보다 이 글쓴이는 여자였다. 그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싶어서 일부러 비하 글을 올린 것으로 조사 과정 진술했다. 이 일베 회원은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정부에 불만을 토로하는 유가족들을 외부 선동꾼으로 매도하는 유언비어도 인터넷에 퍼졌다. 대표적으로 “밀양송전탑 반대 시위에 있던 사람이 있다” “정부 욕하던 사람 중에 유가족인 척하는 이가 있다” 등의 유언비어다. 이 유언비어를 새누리당 권은희 의원이 사실도 확인하지 않고 진짜인 것처럼 이를 SNS에 퍼뜨려 논란이 됐다. 그러나 당사자가 실제 실종자 유가족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게 되자 권 의원은 22일 새벽 자신의 트위터에 대국민 공개사과를 한 뒤 해당 글과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했다.
 
1주기를 앞두고 유독들은 끝내 머리를 밀었다. 삭발식에는 단원고 희생 학생 가족뿐 아니라 실종자 가족, 생존학생 가족, 등 52명이 함께했다. 이 중 48명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4명은 같은 시간 진도 팽목항에서 삭발했다. 이들이 단체 삭발을 감행한 이유는 지난 1일 정부의 배·보상 기준 발표 때문이다. 이후 언론에서 세월호 참사로 사망한 단원고 학생들이 1인당 8억2000만원을 보상금으로 받는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돈? 집어치워”
인양까지 거부
 
세월호 유가족들은 정부가 입법예고한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안 폐기와 세월호 선체 인양을 공식 선언할 때까지 모든 배상 및 보상 절차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유가족 150여명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가 참사 1주기 이전에 해야 할 일은 선체 인양을 통한 실종자 완전 수습과 철저한 진상규명이지 배상과 보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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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