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임오프’ 임태희 노동부장관 초강수 복심

“놀고먹는 ‘노조 완장’ 전부 벗겨라!”


임태희 노동부장관이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 문제를 두고 정면 돌파에 나섰다. 오는 7월 개정 후 14년째 발이 묶였던 노동조합법의 본격 시행을 압두고 강경모드에 돌입한 것이다. 임 장관은 전임자에 대한 유급지원 대상을 대폭 축소한 ‘타임오프’ 한도 조정으로 대기업 노조 옥죄기에 들어갔다.

노동계는 정책연대 파기, 자진사퇴 촉구 등을 내세우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임 장관은 흔들림이 없다. 임 장관이 노동계의 비난과 정치권 곳곳의 중재 요구에도 불구하고 ‘타임오프’ 고시를 강행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동조합법 개정 노동계 반발 속 14년간 표류
임 장관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논란 정면 돌파


최근 근로시간면제심의위원회(이하 근면위)가 노조전임자에 대한 ‘타임오프’ 한도를 결정하면서 정부와 노동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근면위의 이번 결정으로 노조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된 노동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도마에 오른 노조전임자 문제는 수년째 노사정간에 논란이 된 사안이다. 논란의 핵심은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 문제다. 회사에서 일은 하지 않은 채 노조 활동에만 집중하는 직원에게 기업이 월급을 줘야하느냐는 것이다. 

한국노동연구원에 따르면 2008년 기업에서 급여를 받은 국내 전체 전임자는 1만583명으로 1인당 평균 4300만원을 지급받았다. 영국과 미국, 일본 등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100% 노조가 부담하는 선진국의 노사문화와 크게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노조 왕국’으로 불리며 한국의 노사관계를 대표하는 현대차를 살펴보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현대차는 전임자가 200명이 넘는다.

현대차는 당초 단체협약을 통해 98명을 전임자로 두기로 했지만 실제론 임시 상근직 110여 명을 포함해 214명이 전임자로 활동하고 있다. 이들은 회사 일은 일절 제쳐두고 전적으로 노조 활동에만 전념하면서 매월 월급을 받아간다. 게다가 교대로 일하는 일반 근로자가 기본급과 잔업수당만 받는 데 비해 전임자는 기본급에 고정 잔업수당, 휴일 특근 수당 등 갖가지 수당을 더 얹어 받는다.

핵심 전임자들은 회사로부터 차량 및 유류비를 지원받는 특혜까지 누리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임자가 존재하는 현실이 발전적인 노사관계 형성을 가로막고 각종 부당한 관행의 근원”이라며 “전임자 급여 지급으로 인해 ‘노동귀족’이 존재하고 노동운동의 ‘직업화’가 초래됐다”고 지적했다.

노동계 반발에 ‘흐지부지’
14년 먼지 쌓인 개정안

국내 기업은 전임자 임금 지급으로 기업의 부담이 가중될 뿐 아니라 노조전임자 주도의 비합리적 투쟁을 초래하고 권력화에 따른 비리와 부패가 만연해진다고 지적했다. 이에 재계는 수년째 전임자 임금 지급 폐지를 정부에 강도 높게 요구해왔다. 하지만 전임자 임금 지급 폐지를 골자로 한 노조법 개정은 지난 14년간 제자리를 맴돌았다.

이미 1997년 ‘전임자는 회사로부터 급여를 지급 받아서는 안 되고, 회사도 전임자에게 급여를 지급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긴 노조법이 개정됐지만 아직까지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것. 노동계의 강력한 반발과 선거철 마다 반복되는 정치권의 눈치 보기 때문에 ‘흐지부지’되어 왔던 탓이다. 지난 시간 안팎의 반발에 총 4차례나 연기됐던 노조법 개정안의 유예기한은 오는 6월까지다. 

정부는 이번에야 말로 노사 선진화 방안의 핵심 과제인 노조전임자의 임금 지급 폐지를 반드시 시행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정부는 노조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이 폐지되면 기업 활동 여건이 나아져 생산성 증가와 안정적인 노사 관계 유도에 도움이 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임태희 노동부 장관 역시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전임자 임금 지급의 경우 다른 나라에서 임금을 조합비로 충당하지 않는 사례를 찾아볼 수 없다”며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원칙적으로 내년에 반드시 시행돼야 한다”고 말해 법 시행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타임오프 한도결정
전임자 대폭 축소

하지만 노동계의 반발은 거셌다. 최근 노조법 개정안의 최종 유예기한이 다가오자 노동계는 여느 때처럼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노동계는 전임자 임금 문제를 노사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렇듯 노조법 개정안에 대한 양측의 입장이 첨예한 가운데 중재안으로 마련된 것이 ‘타임오프’ 제도다. 타임오프는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 지급을 금지하는 대신 노조공동 활동을 한 시간만 임금을 지급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그동안 명확한 기준과 적용범위가 정해지지 않아 오히려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들이 제기되어 왔다. 이에 노사정 관계자들로 구성된 근면위는 지난 1일 타임오프 한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했다. 12시간의 마라톤협상 끝에 끝내 합의 도출에 실패, 결국 투표를 통해 한도가 정해졌다. 타임오프 한도는 조합원 규모에 따라 11단계로 세분화됐다.

일정 기준에 따라 타임오프를 활용할 수 있는 인원도 제한됐다. 김태기 근면위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의 노조 활동을 더 지원할 수 있는 ‘하후상박’ 원칙을 적용했다”며 “대기업 노조의 경우 노조 자체 재정으로 전임자 임금을 지급하는 관행을 정착시킬 수 있다고 판단해 유급활동시간 한도를 낮게 적용했다”고 말했다.

노동계 연대파기 위협
임 장관 고시 ‘강행’

김 위원장의 말처럼 근면위의 타임오프 한도는 대기업 노조에게는 상당히 불리한 모양새다. 근면위는 타임오프 총량을 나눠 쓸 수 있는 전체 전임 활동가들의 숫자를 300인 미만 사업장은 전임자 수의 3배, 300인 이상 사업장은 2배로 제한했다.

근로시간 면제한도는 조합원 50명 미만 사업장의 경우 1000시간, 50~99명은 2000시간, 100~199명은 3000시간, 200~299명은 4000시간, 300 ~499명은 5000시간, 500~99 9명은 6000시간, 1000~2999명은 1만 시간, 3000~4999명은 1만4000시간, 5000~9999명은 2만2000시간, 1만~1만4999명은 2만8000시간, 1만5000명 이상은 2만8000시간(조합원 3000명당 2000시간 추가)으로 정했다. 단, 1만5000명 이상 대기업 사업장의 경우 2012년 7월1일부터는 3만6000시간이 적용된다.

노조전임자 인원도 대폭 제한됐다. 전임자 1인당 연간 유급 활동시간 2000시간을 기준으로 조합원이 50명 미만인 경우에는 전임자 0.5명, 100명 미만은 1명, 1000명 미만은 3명, 5000~9999명은 11명, 1만~1만4999명은 14명, 1만5000명 이상인 사업장에는 24명 까지 전임자를 둘 수 있다. 다만 노조원 1만5000명 이상 대기업의 경우, 단계적으로 전임자를 줄여나가 2012년 7월부터는 전임자 18명까지만 임금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해당 안건이 시행되는 오는 7월1일부터 기업별 노조전임자는 한도에 맞춰 규모를 줄이거나 자체적으로 임금을 해결해야 한다. 애초 노동계는 1인당 연평균 노동활동 2100시간을 기준으로 사업장 규모를 5단계로 세분화해 최저 1050시간에서 최대 4만8300시간까지 면제 한도를 보장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번 타임오프 한도는 노동계의 요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모습이다. 노동계는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기업 유급 지원 대상 대폭 축소
오는 7월24명…2012년 18명 조정


한국노총은 노동부가 타임오프 고시를 강행한다면 한나라당과의 정책연대를 파기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한국노총은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월30일인) 협상 시한을 넘겨 정해진 타임오프 한도는 무효이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노총은 고시를 강행할 경우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낙선운동을 벌이겠다는 선언도 덧붙였다.

뿐만 아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은 법원에 근면위의 의결에 대한 효력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는 한편 임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임 장관이 타임오프 한도 설정 작업을 배후 조종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노동계의 이 같은 반발에도 임 장관은 여전히 ‘강경모드’다. 임 장관은 장기간 표류됐던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문제는 정부의 핵심 선결과제인 만큼 끝까지 밀어붙인다는 입장이다.

임 장관은 지난 5일 한 언론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전임자를 없애라는 것도 아니고 줄이라는 것인데 어떻게 정책연대 파기를 거론할 수 있느냐”며 “(타임오프의) 골간을 움직일 생각도 없고 타협하는 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임 장관은 타임오프와 관련해 가장 반발이 거센 금융노조를 향해서는 따끔한 질타도 덧붙였다.

그는 “대한민국에서 월급을 가장 많이 받는 은행노조가 타임오프에 불만을 갖는 것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 (금융노조의 요구는) 균형 없는 주장이다”고 지적했다. 고시를 강행하겠다는 입장도 여전히 변함이 없다. 지난 6일 국회 환노위 현안보고에서 이화수 한나라당 의원은 “양대노총에서 (근면위) 의결에 대한 효력집행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기 때문에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봐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임 장관은 “근면위 의결의 고시 효력에는 문제가 없다”며 “법원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기다릴 수는 없다, 고시를 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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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