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위메프 ‘성인물 판매’ 고발

청소년에 ‘18금 관람불가’ 팔았다

[일요시사 경제팀] 임태균 기자 = ‘갑질 논란’을 일으킨 소셜커머스 기업 위메프에서 ‘성인비디오물’이 미성년자 차단절차도 없이 무분별하게 청소년들에게 판매된 것이 확인됐다. 영상물심의등급위원회의 확인필증도 없는 다수의 성인비디오물이 아무런 여과장치 없이 청소년들에게 노출된 것이다.

 
 
소셜커머스 위메프가 자사 홈페이지(www.wemakeprice.com)를 통해 판매한 비디오물에는 <뜨거운 것이 좋아> <싸이코> <여왕마고> 등 총 10편의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의 영화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 상세페이지를 비롯한 판매과정 어느 곳에서도 등급표시와 경고문구는 찾아볼 수 없다.
‘음원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평생 소장할 수 있는 영화를 판매한다’는 식으로 복고 마케팅을 표방한 이 상품에는 총 200편의 영화를 판매했다. 저가상품을 찾는 소비자의 욕구를 노려 영화 200편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하라는 유혹인 셈이다. 
 
편에 445원
 
문제는 200편의 영화중에 ‘청소년관람불가’등급의 영화가 들어가 있다는 점. 성인물 특유의 신체 노출은 물론이고 성행위를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표현한 선정적인 영화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특히 로버트 블록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사이코>는 단순히 선정적인 장면만이 아니라 주인공이 여주인공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장면을 비롯해 관음증, 복장도착증 등의 ‘변태성욕자’를 소재로 삼아 문제가 된 작품이다. 청소년의 눈높이로는 수용하기 어려운 작품이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성인영화가 미성년자 차단절차도 없이 청소년들에게 노출시킨 것 자체부터 무책임한 마케팅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상품제작업체 관계자는 “해당 영화들은 영상물등급위원회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통해 등급분류를 받은 합법적인 콘텐츠이며 제품출시 전에 법적검토를 모두 맞췄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도 “청소년관람불가 영화가 몇몇 섞였으나 크게 비중을 두지 않아 등급표시와 경고문구 삽입을 까먹었을 뿐”이라며 논란의 확산을 경계했다. 단순실수라는 것이다. “이제부터 상세페이지에 등급표시와 경고문구를 삽입하면 되지 않느냐”는 게 유일한 대책이다.
 

그렇지만 해당 업체의 해명과는 달리 필수적으로 받아야 할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확인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해당 업체는 비디오물의 복제 또는 배급시 꼭 필요한 영상물심의등급위원회의 확인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며 신청하지도 않았다”고 밝혔으며 “해당 상품에 대한 후속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저작권 문제도 의혹투성이다. 저작권이 말소된 영화를 제외하고 저작권을 정상적으로 확보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업체 관계자는 “영업비밀이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며 대답을 회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저작권자의 허락과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확인절차 없이 영화콘텐츠를 복제·유통하는 것은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51조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로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해당하는 중대한 범죄 행위다. 
 
명작 이벤트에 선정적인 영화들 끼어 유통
등급표시·경고문구 등 여과장치 없이 노출
 
이 부분에 대해 상품을 유통한 위메프 측은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담당 MD가 확인했다. 라이센스 계약서를 비롯해 저작권에 대한 확인을 진행했고 문제 될 건 없다”는 것.
 
다만 ‘청소년관람불가’ 영화가 포함돼 유통된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취재 후 해당 판매를 중단했고 해당 상품의 MD가 제반사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영화를 하나하나 확인할 수 없어서 벌어진 실수”라며 일종의 해프닝으로 치부하는 입장을 취했다.  
 
  

위메프에서 유통되는 상품의 관리·감독에 대해 최소한의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에게 성인비디오를 노출한 부분에 대한 위메프의 공식입장은 ‘단순실수’라는 것. 영상물심의등급위원회의 확인필증 교부에 대한 검증도 거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의 청소년들에게 등급표시 없이 노출했으나 ‘단순실수’라는 공식입장을 내놓은 것이다.
 
위메프의 단순실수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입장은 간단치 않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의 영화를 등급표시와 경고문구 없이 청소년을 포함한 누구나 구입할 수 있게 오픈해 유통했다면 심각한 위법행위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상품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겠지만 영상물등급위원회의 확인절차를 밝지 않은 비디오물을 유통한 것은 위법행위에 대한 관계부처 상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회사측 “잘못 인정”
 
고등학생 자녀를 둔 이모(46)씨는 “우리 아이 같은 청소년들에게 더욱 친숙한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불법 음란물이 판매된 것은 큰 충격”이라는 입장이다. “어떻게 최소한의 확인 절차도 거치지 않고 그렇게 판매될 수 있는지 위메프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궁금하다”는 목소리에 비판의 날이 서있다.
 
<text123@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산지 허위에 짝퉁 판매
정신 못 차린 위메프 
 
입사지원자에게 2주간 정직원 수준의 업무를 ‘실무 테스트’ 명목으로 하게 한 뒤 전원을 탈락시키면서 ‘갑질논란’을 일으켰던 위메프가 방문자 수가 급감으로 위기를 맞고 있다. 고객방문의 하락이 곧 매출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특성상 매출 역시 떨어지고 있기 때문.
 
그렇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하다. 오래된 상처가 곪고 곪아 터졌을 뿐이라는 것이다. 지난해 ‘패딩코트 1만원대!’라는 제목의 광고메일을 발송하여 고가의 브랜드 패딩코트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고 알렸다. 그렇지만 이 광고메일에 해당하는 제품은 10만원이 넘는 고가였고 위메프는 이를 ‘단순실수’에 따른 해프닝으로 넘기며 사과공지 하나 내놓지 않았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비롯한 여론은 이것이 오래전부터 지속된 낚시성 광고라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위메프 측에선 ‘단순표기실수’라는 입장이다. 
 
또 <일요시사>의 단독보도를 통해 뉴욕에서 시작된 스트리트 힙합 브랜드 ‘후드 바이 에어(Hood By Air)’의 짝퉁이 위메프에서 판매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는 중국산 냄비세트를 Made in Germany(독일)로 표기해 20만원이 넘는 가격에 판매하기도 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상세페이지에서 중국으로 원산지 표기를 하였어도 Made in Germany라는 표기가 된 이미지를 메인에 사용한 것은 표시광고법 위반에 대한 우려가 있으며 확인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위메프는 이 모든 것이 ‘단순실수’라는 입장이다. ‘믿을 수 있는 상품만 판매한다’는 위메프의 모토를 중요시 생각한다면 이런 책임질 수 없는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인다.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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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