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100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나를 따르라!’ 외친지 석 달 ‘집안 조용할 날 없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지난해 말 대표이사에 선임되며 경영 전면에 나선지 100일이 됐다. 그동안 정 부회장은 적극적인 공격경영으로 한층 젊어진 신세계의 모습을 유감없이 보여 왔다.

그러나 그의 지난 100일간의 행적은 패기만큼 논란도 함께 했다. 대표이사 취임 후 고심 끝에 내놓은 정책은 업계의 과열 경쟁만 부추긴다는 비난에 휩싸였고 롯데와의 M&A 경쟁에서는 참패했다. 지난 5일 주주총회를 통해 등기이사에 등재되며 이제 공식적인 출범을 알리게 된 정용진호의 100일간의 행적을 되돌아봤다.

출항 후 첫 도전…이마트 앞세워 유통 가격경쟁 전면전
잇단 M&A로 광폭행보 이어가는 롯데 신동빈호에 주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지난해 12월 총괄 대표이사 취임 이후 한 달 가량 경영 구상에 골몰했다. 입사 후 14년의 시간동안 갈고 닦은 경영 노하우를 십분 발휘해 한층 젊어진 신세계의 모습을 그리기 위한 고뇌의 시간이었다. 업계는 평소 국내 유통업계 1위인 신세계를 ‘글로벌 유통 TOP 10’으로 이끈다는 포부를 밝혀온 정 부회장이 어떠한 비전을 제시할지 집중했다.

올 초 그는 신년사를 통해 정용진표 신세계의 새로운 목표를 선포했다. 이마트의 경쟁력 강화, 백화점 성장 가속화, 온라인사업 강화, 중국시장 활성화 등이 올 한 해 중점 과제로 제시됐다.

패기 가득했던 100일
올해 매출 1조원 목표

정 부회장은 곧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온라인사업의 경우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만들겠다던 다짐과 같이 정 부회장이 직접 쇼핑몰 관리에 나섰다. 그동안 계열사 신세계I&C가 운영해 오던 백화점 온라인몰인 신세계몰 사업을 최근 (주)신세계가 직접 인수한 것. 신세계는 앞서 조직을 확대 개편한 이마트몰과 함께 두 쇼핑몰을 전격 리뉴얼해 연내 온라인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겠다는 각오다.

백화점 사업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신세계 센텀시티점 오픈, 영등포점 리뉴얼, 강남점 매장 확장 등 ‘덩치키우기’에 집중했던 신세계는 올해엔 이 같은 기반을 토대로 고객서비스를 강화해 1등 백화점으로 거듭난다는 다짐이다. 특히 올 한해는 지역 상권에 대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마케팅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마트의 역량 강화를 위한 파격적인 행보에도 앞장서고 있다. 정용진 체제 출범 이후 업계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이마트의 ‘신가격정책’이 그것이다. 정 부회장은 연초 10여개 핵심 생필품 가격을 업계 최저가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할인점의 본질은 좋은 품질의 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 고객 가치를 극대화하는데 있다”고 강조하며 파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을 펼쳤다. 평소 고객 중심의 현장 경영을 강조한 만큼 유통업의 본질적인 측면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힘쓸 것이라는 의도인 셈이다.

정용진발 가격전쟁
업계 곳곳 불협화음

연초부터 전해진 정용진발 대형마트 가격파괴 정책은 유통가 전체를 뜨겁게 달궜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이마트보다 ‘10원 더 싸게’를 외치며 맞불작전을 펼치자 대형마트는 일순 전쟁터로 변했다. 실제 지난 1월 대형마트의 공격적인 가격할인에 CJ 햇반, 오리온 초코파이, 서울우유, 바나나 등은 급격히 늘어난 고객들의 수요로 연이어 조기 품절됐다.

이마트의 생필품 가격인하는 삼겹살로 불똥이 튀었고 이어 라면까지 이어졌다. 특히 그동안 천정부지로 값이 솟았던 삼겹살의 경우 마트간의 가격인하 경쟁으로 하루에도 몇 번씩 가격이 변동되며 ‘삼겹살 전쟁’으로 번졌다. 1월 이전 100g 1500원대였던 삼겹살 가격이 한 때 590원대로 곤두박질 쳤다. 그러나 ‘고객 중심’을 외치며 자체 마진까지 포기한 채 강행했던 정 부회장의 가격파괴 마케팅은 정작 고객들로부터 불만을 사는 의외의 결과를 나았다.

충분한 물량 공급 없이 가격인하에만 열을 올린 결과 조기 품절 사태가 이어졌고, 물품을 구입하지 못한 고객들의 불편이 증가한 것이다. 결국 일부에선 박리다매를 위한 대형마트의 생색내기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졌다. 협력업체들의 반발도 컸다. 실제 지난 1월 CJ제일제당, 오리온, 서울우유 등 일부 업체들은 추가 납품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업계는 이 같은 불협화음이 협력업체와의 충분한 조율 없이 일방적인 가격인하가 강행된 데에 따른 부작용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이마트는 “이번 가격인하 정책은 제조사에 무리한 납품가 인하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마트의 마진을 줄이는 것인데 제조사들이 공급 중단을 외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정 부회장 역시 ‘고객을 위해 마트의 본질을 찾겠다’며 “최저가격 판매 정책을 꾸준히 실시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이처럼 정 부회장의 야심찬 가격파괴 정책이 시행 초기부터 잡음을 낳고 있는 사이 정작 라이벌인 롯데 신동빈호는 국내외에서 선전하고 있어 그를 자극하고 있다. 특히 롯데는 지난 2월 신세계,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등 유통업계 대부들이 참여한 GS백화점·마트 인수전에서 성공하면서 중장기적인 성장 기반을 다지는 데 성공했다.

유통가 최대 맞수인 롯데에 참패한 정 부회장은 이후 롯데에 패한 것에 대해 관련자들을 심하게 꾸짖었다는 후문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신세계는 이번 인수 실패로 라이벌인 롯데에게 대형마트 부문에선 추격의 발판을 제공하는 한편 백화점 부문에선 오히려 격차를 넓히게 됐다. 실제 롯데마트는 GS마트 인수로 70개인 점포를 84개로 늘려 업계 1위인 이마트(127개 점포)와의 격차를 좁히는 성과를 거뒀다.

준비 안 된 가격 인하에 고객·업계 불만 커져
공들여온 중국 유통시장 되살리기 여전히 ‘캄캄’


반대로 백화점 부문의 경우 롯데백화점은 GS백화점 인수로 29개의 점포를 확보하면서 규모면에서 업계 3위인 신세계백화점(8개 점포)과 큰 폭으로 격차를 벌이게 됐다. 롯데의 선전은 이뿐 만이 아니다. 롯데는 앞서 1월에도 편의점 바이더웨이를 인수했다. 올 들어 한 달여 동안 국내 유통업계 대형매물로 평가받은 2개 업체를 모두 집어삼킨 것이다.

이처럼 공격적인 M&A로 덩치를 키우고 있는 롯데 신동빈호의 기세는 중국에서도 계속돼 정 부회장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중국 시장에 첫 발을 내딛은 롯데는 이미 66개의 현지 점포를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말 상하이 등에 55개의 대형마트를 가진 중국 유통업체 ‘타임스’를 인수하면서 점포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내고 있는 것.

롯데의 이 같은 성장은 규모면에서 이마트(23개 점포)의 3배에 달한다. 이마트가 롯데보다 10년이나 먼저 중국에 진출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짧은 시간 롯데의 성장세는 눈부신 수준이다. 롯데는 더욱 적극적인 행보로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에만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에 20개 매장을 추가 오픈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글로벌 유통업체로 성장하겠다던 이마트는 10년째 중국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초기 이마트는 지속적인 출점을 통해 오는 2013년까지 중국 전역에 88개 점포를 오픈한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현재까지 목표치 1/4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신세계는 중국 시장에 대한 내실 다지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해명한다. 하지만 현실은 해마다 대규모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중국 이마트의 경우 지난해에만 500억원 안팎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신세계의 계획에 따르면 올 안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해야 하지만 업계는 올해 역시 200~3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정 부회장은 중국시장 활성화를 연내 중점과제로 제시하는 등 ‘중국 이마트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올 초 직접 상하이로 날아가 중국 이마트의 매출 확대와 추가 출점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정 부회장은 앞서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구원투수’ 정오묵 부사장을 중국으로 급파했다. 정 부사장은 이마트 1호 점장이자 국내 이마트의 성공을 이끈 대표 인물로 그동안 현직에서 물러나 유통연수원의 교수로 재직하다 정 부회장의 부름에 복귀했다.

‘승승장구’ 롯데에
정용진 위상 ‘흔들’

결국 정 부사장은 정 부회장이 고심 끝에 내민 에이스 카드인 셈이다. 현재 정 부사장은 중국 이마트의 성공을 위한 중장기적인 전략 세우기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정 부회장의 회심의 카드가 어느 정도 성과를 이루게 될 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유통시장에서 롯데의 가파른 성장세는 라이벌인 정 부회장의 입장에서는 긴장되는 요인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중국은 이마트가 글로벌 유통업체로 성장하기 위한 전초기지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이익 구조 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진 부회장 프로필>

▲1968년 출생
▲1987년 경복고 졸업
▲1994년 미국 브라운대 경제학과 졸업
▲1995년 신세계 전략기획실 전략팀 대우이사
▲1997년 신세계 기획조정실 상무
▲2000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사장
▲2006년 신세계 경영지원실 부회장
▲2009년 신세계 대표이사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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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