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상’ 파워블로거의 두 얼굴

“띄워주겠다” 뒷돈 받고 상품 홍보

[일요시사=경제2팀] 박효선 기자 = 1인 미디어 전성시대다. 이른바 파워블로거가 대세다. 파워블로거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개인 홈페이지 운영자들을 뜻한다. 수많은 방문자들을 몰고 다니는 이들의 평가는 업체를 울고 웃게 만든다. 그렇게 파워블로거는 정말로 파워를 갖게 됐고 ‘슈퍼갑’으로 변질됐다. 공정위는 ‘진상’블로거들을 제거하겠다며 칼을 빼들었지만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전자상거래의 성장과 맞물려 파워블로거의 영향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전자상거래는 2010년 27조원 규모에서 지난해 약 41조원까지 성장했다. 특히 ‘손안의 시장’ 모바일 전자상거래는 2010년 3000억원에서 지난해 4조원까지 달했다.

칼 빼들었지만…

이러한 영향력을 이용해 일부 파워블로거들이 업체에 횡포를 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파워블로거들은 블로그를 들먹이며 음식이나 물품을 공짜로 제공해달라고 강요하기 일쑤였다. “맛집으로 띄워주겠다”며 무료 음식이나 돈을 요구하는 것은 기본, 망하게 할 수 있다고 협박을 일삼는 블로거도 있었다.

서울 이태원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방송인 홍석천씨는 지난 2011년 포털 사이트 네이버 윙스푼 사이트에서 자신의 음식점 정보를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 블로거의 은밀한 거래 때문이었다.

홍석천은 자신의 트위터에 “네이버 윙스푼에 게재된 내 가게 소개를 모두 삭제했다”며 “내 가게가 썩 대단하지는 않지만 황당한 일을 겪었다”고 글을 올렸다. 홍석천 트위터에 따르면 한 블로거가 그에게 월 12만원을 주면 윙스푼에 좋은 댓글을 몇 백 개씩 주기적으로 올려주겠다고 제안했다. 홍석천은 트위터에서 “해당 제안을 거절한 후 내 가게에 악성 댓글이 급증했다”며 “결국 윙스푼 측에 연락해 내 가게에 대한 소개를 삭제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파워블로거들의 횡포 사례는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최근 한 음식점 사장도 한 파워블로거 때문에 황당한 일을 겪었다. 그는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를 통해 파워블로거에 당해 억울했던 일화를 털어놓았다. 파워블로거라고 소개한 한 여성은 음식을 잔뜩 시켰다.

이후 그는 DSLR 카메라를 꺼내 가게 전경과 음식을 찍었다. 음식을 다 먹고 난 후에 블로그를 들먹이며 당연한 듯 공짜를 요구했다. 음식 값이 꽤 많이 나왔지만 식당 사장은 파워블로거라는 말에 식사를 무료로 제공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누군지 알아?”협박 일삼아
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모시기

SBS 8시 뉴스에서는 한 대형마트 직원이 한 파워블로거로 인해 10년간 몸담았던 직장을 그만둔 사례를 다뤘다. 방송에 따르면 최근 한 대형마트에서 특정 제품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5000원짜리 자사 상품권을 증정하는 행사가 진행됐다.

그러나 한 직원이 행사 표시를 잘못해 둔 것을 발견한 고객이 이를 문제 삼았다. 마트 직원은 자신이 잘못 기재한 것을 인정하고 결국 고객에게 5000원 상품권을 증정했다. 그런데 이 손님이 갑자기 사진을 찍은 후 “내가 파워블로거다”라며 “방금 찍은 사진은 블로그에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 블로거는 하루 방문객 수가 1000명 정도 되는 블로그를 운영 중이었다. 이후 손님은 실제 자신의 블로그에 “직원이 곧바로 사과를 하지 않았다”라며 “화가나서 잠을 못 자겠다”는 내용의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고 해당 마트는 발칵 뒤집어졌다. 결국 대형마트 직원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직장을 그만뒀다.

역차별을 느낀 소비자들도 있었다. 일부 음식점 사장들이 파워블로거를 챙기기에 바빠 일반 손님은 뒷전이라는 증언이다. 이외에도 짝퉁 제품을 판매하거나 자신이 만든 제품을 원가보다 훨씬 비싼 값에 판매해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은 파워블로거도 있었다. 지난 2011년 ‘요리블로그’를 운영한 파워블로거 ‘베비로즈’는 2억여원의 판매수수료를 받고 ‘불량 살균세척기’를 판매해 물의를 빚었다.


이렇게 자신의 영향력을 앞세워 권력을 휘두르는 블로거 때문에 ‘파워블로거지’라는 신종 언어가 생겨났다. 파워블로거지는 파워블로거와 거지의 합성어로 블로그의 입소문 영향력을 이용해 각종 제품, 음식점 등의 실질적인 홍보 글을 영리 목적 없는 솔직한 체험기인 척 쓰고 해당 업체로부터 대가를 받는 블로거들을 비웃는 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파워블로거들은 상품 추천글을 쓸 때 대가성 여부를 밝혀야 한다. 광고주로부터 돈이나 제품 등 대가를 받고 추천 글을 게재할 경우에는 구체적으로 ‘현금’ ‘무료 제품’ 등의 대가를 받았다고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블로거들은 경제적 대가를 받고 글을 올렸으면서도 이해관계를 명확하게 표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종 직업·새로운 권력
인터넷 슈퍼갑으로 변질

효과가 미미하자 공정위는 최근 다시 칼을 빼들었다. 소비자를 기만하는 블로그 등의 글을 차단하고자 ‘추천·보증 등에 관한 표시·광고 심사지침’을 개정했다. 이번 개정으로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개할 때에는 표준문구에 따라 ‘경제적 대가’ 또는 현금, 상품권, 수수료, 포인트 등 그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표현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상업적 광고임을 명확하게 표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예컨대 블로거가 업체로부터 물품을 받고 글을 올릴 때 “저는 위 상품을 추천(보증, 소개, 홍보 등)하면서 OO업체로부터 경제적 대가(현금, 상품권, 수수료, 포인트, 무료제품 등)을 제공받았습니다" 등과 같이 유료 광고, 대가성 광고임을 밝혀야 한다.

문구도 소비자 눈에 잘 띄도록 게재물의 처음 또는 마지막에 두고, 글자 크기를 본문보다 크게 하거나 색깔을 본문과 다르게 표시해야 한다.

경제적 대가를 받은 사실을 애매모호하게 게재하거나 단순 홍보글로 위장한 경우에도 표준문구를 사용하여 광고성 추천글임을 명확하게 게재토록 했다. 이를 어기면 광고주가 제재를 받게 된다.

포털이 관리해야

하지만 이러한 공정위의 개정안은 실효성이 없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문제의 본질을 잘못 짚었다는 지적이다.

식품업체 한 관계자는 “공정위의 개정안이 파워블로거들의 진상 짓을 줄어들게 만들 것이라는 예측은 착각”이라며 “애초에 포털업체가 블로거들에게 ‘파워블로거’, ‘우수블로거’ 등의 지위를 부여한 것 자체가 잘못됐다”고 꼬집었다.

포털업체가 그들에게 권력을 줬기 때문에 블로거들이 상업화됐다는 지적이다. 그는 “법이나 규제로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포털업체는 파워블로그를 이용해 사이트 방문자를 끌어 모을 게 아니라 폐단을 없애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dklo216@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파워블로거 어떻게 되나?

어떤 사람에게 블로그는 직장이요, 직업이다. 파워블로거가 되면 많은 특권을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하고 싶었던 것들을 마음껏 할 수 있으면서 돈도 벌 수 있다. 추종자들의 무한한 신뢰와 애정을 받기도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파워블로거가 되기를 바란다.

최근에는 소비자들의 눈총을 받고 있지만 파워블로거가 되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다. 시중 서점에서는 파워블로거가 되기 위한 블로그 운영비법이 담긴 책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선 가장 많이 알려진 방법은 많은 게시물을 올리는 것이다. 글만 올리는 것이 아닌 눈에 띄는 사진을 많이 올려야 한다.

또 실시간 검색을 따라 ‘키워드’를 공략하는 방법이 있다. 무작위로 쪽지를 보내는 방법도 있다. 이른바 편법으로 알려진 것들이다. 이러한 편법이 기승을 부리면서 파워블로거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는다. 블로그 방문자 수를 높이기 위해 다른 블로그의 게시글을 훔쳐오는 식의 저작권법을 어기는 이들이 늘어난 것이다. 네이버, 다음 등의 포털사이트는 블로그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엄포를 놓았지만 파워블로그를 가리는 기준은 점차 흐려지고 있다. <효>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