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맞춤 구두 제작 (주)브랑누아 대표 김경환

㈜브랑누아의 김경환(51) 대표는 남다른 경력의 소유자다. 세계 각국 기능인들이 경연을 펼치는 국제 기능올림픽대회 구두제작 부문 1980년도 우승자다. 김 대표는 성경 말씀에 따라 ‘나눔과 베품의 경영’을 최고의 지표로 삼고 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제 목표는 바로 ‘욕심 없는 목표를 갖는 것’”이라고 말한다. 오늘도 쉬지 않고 나눔과 베품의 경영을 위해 열심히 구슬땀을 흘리며 구두를 만드는 김경환 대표와 부인 김미숙(45)씨를 만나보았다.

  "나눔과 베품을 경영의 최고 지표로…"

김경환 대표는 30년 동안의 구두 제작 경험을 기반으로 2005년 5월 ㈜브랑누아 구두 상표를 인수했다. 기능공 출신으로 ‘크리스천 성공 신화’를 만들고 싶은 게 김 대표의 작지만 큰 꿈이다.
“직접 회사를 인수해 운영해보니 어렵더군요.(웃음) 아직은 목표를 이루지 않은 상태에서 자꾸 언론에 알려지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해요. 2005년 5월에 (주)브랑누아를 인수하게 됐어요. 원래 (주)브랑누아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엘칸토라는 회사의 계열사중 하나였어요. 저는 그 당시 기능과 생산 쪽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이쪽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엘칸토가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제가 이일에 뛰어 들게 되었고 주변의 선후배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오게 되었지요.”  
김 대표에게는 두 개의 나침반이 있다. 사장실에 액자로 걸려 있는 숭덕광업(崇德廣業, 덕을 숭상하면 사업이 번창한다) 정신과 성경책이다. 숭덕광업은 지인이 적어준 글귀고 성경책은 김 대표가 가장 아끼는 책이다. 일요일에 예배를 드리러갈 때는 물론 평소에도 자주 읽어 손때가 많이 묻어 있다.
아내 김미숙(45)씨와 함께 20년간 섬겨온 소망중앙침례교회 일요일 예배는 물론 수요 철야예배, 교회 재정담당 일을 할 정도로 독실한 크리스찬이다. 김 대표의 이런 신앙과 믿음이 향후 ㈜브랑누아의 발전과 성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브랑누아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위한 신발을 만들 계획이다. 이 계획은 평생을 간직한 김 대표 부부의 소원이기도 하다. 고도의 기술은 필요하지만 큰비용은 들지 않는다는 게 김 대표 부부의 생각이다.
“장애인들을 위한 신발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10년 전부터 가지고 있었어요. 또 기능대회 출신이다 보니 다른 분들 발을 보면 그분이 뭐가 필요한지 한번에 간파 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다리가 짧은 장애인 분을 보면 걸을 때 한쪽으로 쏠리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보강해 주면 편하지요. 그것을 보강해 주는 저만의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봉사를 하고 싶었고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김 대표는 장애인들이 시장에 나온 신발이 맞지 않아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더 이상 바라보고만 있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또 이 부분은 기술력이나 인건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이지 자제비가 많이 드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앞으로 장애인 신발을 위한 샵도 만들어 놓고 정말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싶어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으신 분들에게는 그 만큼의 대가를 받고 신발을 공급해주고 받은 돈으로 신발을 더 만들어서 경제적 여유가 없는 분들에게 나눠주고 싶은 거죠. 저희 회사에서 추진할 수 있는 생산라인을 갖추고 있어요. 하지만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바로 일을 추진하기보다 좀 더 치밀한 계획을 통해 추진할 생각이에요. 또 주변에 이쪽으로 일을 하고 계시는 분들도 있어서 많은 조언을 듣고 있어요. 이런 분들에게 제가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일조를 하고 싶은 마음도 가지고 있었죠.”

신체 불편한 장애인들 위해 ‘장애인 맞춤 구두’ 제작
“국가에서 장애인 용품 만드는 기업에게 보조금 제도화”

김 대표는 이미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머잖아 장애인은 물론 튀어나온 부위가 있는 기형적인 발 모양을 가진 사람들을 위해 구두를 주문 생산할 방침이다.
김 대표는 현재 전국적으로 70여개의 매장을 가지고 있다. ㈜브랑누아는 양화와 핸드백, 잡화류 등 가죽 제품을 제조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약 1백억원에 달했다. 창립 초기에 비해 배 가까운 수치다. 인터넷 판매망 활성화는 물론 직영점과 대리점을 매년 10개씩 늘릴 계획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세련된 디자인의 ‘주티’ 구두 상품도 인기리에 판매 중이다.
결혼 한 지 올해로 23년이 된 김 대표는 1남1녀를 두고 있다. 대학을 휴학하고 군대에가 있는 아들과 대학생인 딸을 보면 김 대표는 행복하고 흐뭇하다. 이런 행복한 가정을 이루기까지 김 대표에게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지난 1998년 IMF 사태가 발생했을 때 부도가 났다. 정말 그에게는 ‘피눈물 나던 시절’이었다. “그 당시 제조업에 종사하고 있었는데 부도가 났어요. 저에게는 정말 고난의 시절이었죠. 너무 힘들고 어렵다 보니 아이들 앞으로 부어놓은 교육보험까지 해약을 해야 할 정도였어요. 지금도 그 일을 생각하면 아버지로써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러나 힘들고 어려운 시절 속에서 김 대표가 낙망하고 좌절하지 않은 데는 사랑스런 아내의 기도가 있었다. “그 당시 아내도 참 많이 힘들었을 텐데 저를 위해, 가족을 위해 기도를 많이 했어요. 큰 힘이 되었죠. 아내의 간절한 기도가 있었기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이고 그 기도를 통해 주변 분들의 마음을 움직여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아내가 사업의 파트너이자 마음의 동지예요.(웃음)”  
그렇다. 김 대표가 어려움을 이겨내고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바로 힘든 시절을 곁에서 함께 해준 소중한 아내가 있었고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브랑누아의 김 대표는 차별화된 강점으로 ‘나눔 경영, 베품의 경영’을 최고 지표로 삼고 있다. “성경 말씀에 따라 구두를 만드는 기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아내와 함께 많은 봉사를 하고 싶어요.”
20여년 전부터 독거노인과 소년소녀가장 돕기, 국내외 미자립 교회에 후원금을 내고 있다. 김 대표 부부는 기독교 봉사 단체인 ‘사랑의 줄 잇기 운동’에 참여해 신발을 제공하는 등 아프리카 선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브랑누아의 50여명 직원은 매주 화요일 오전 정성스레 예배를 드린다. 비록 전 직원이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예배를 통한 선한 일을 하는 데는 모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하나님께서 저희 부부에게 주신 비전은 물질로 봉사하라는 비전을 주셨어요. 구두 사업을 통해 열심히 벌어서 좋은 곳에 잘 쓰려고 노력중입니다.”
김 대표는 일반인들을 위해서도 무엇보다 편안한 신발을 만드는 데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브랑누아-주티’가 질적인 면에서 떨어지지 않고 저렴한 가격으로 계속해서 노력의 결실을 인정받고 싶어요. 그동안 이런 부분에서 대기업들로부터 인정을 받았기 때문에 백화점에도 매장이 들어 갈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그는 정부에 대해 좀 아쉬운 마음을 털어놓았다.
“미국이나 외국에서는 장애인 관련된 용품을 만드는 기업들에게 국가에서 어느 정도의 보조금이 나옵니다. 또 우리나라와는 달리 장애인 신발도 의료보조기구로 인정을 해주고 있어요. 그러한 문화가 우리나라에도 정착되어야 해요. 원가만이라도 국가에서 지원을 해주면 장애인 관련된 용품에 대해 기업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사업을 할 것입니다. 국가의 예산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닌데 이와 관련된 법이 아직 없다는 것이 정말 안타까워요. 앞으로 국회와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이러한 작은 부분부터 실천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렇게만 된다면 장애인들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굉장히 클 것이고 그들의 아픈 부분을 감싸주게 되는 것. 이런 것이 바로 이웃사랑이고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이 아닌가요….(웃음)”
㈜브랑누아는 앞으로 신앙적인 기초 위에서 세계화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사랑의 복지관 설립도 추진 중에 있다.


  브랑누아가 말하는 좋은 구두 고르기, 구두 보관법
<좋은 구두 고르기>
1. 구두를 신었을 때 발가락이 펴지는지 확인하고 1cm의 여유를 두는 것이 좋다.
2. 활동 후에는 발이 부을 수 있으므로 오후 4~5시쯤에 구입하는 것이 좋다.
3. 좌· 우 발 크기가 다를 수 있으므로 양쪽 모두 신어보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바닥을 디딜 때 편안하게 잘 맞는지 확인한다.
4. 발뒤꿈치의 깊이는 보통 5~6cm정도가 적당하나, 다소 차이가 있으므로 처음 신어볼 때 유의해야 한다.
5. 기본소재는 통풍이 잘 되는 천연가죽이 좋다. 굽높이가 낮은 제품이 편안하고 피로감을 감소시켜준다.
6. 신발 앞부분이 부드러워야 발볼이 편안하다. 가벼운 구두일수록 착용감이 편하다.
7. 발볼이 넓은 채형이라면 굽이 낮으면서 리본이나 장식이 달려있는 디자인을 선택한다.

<구두 잘 보관하기>
1. 새로 구입한 구두는 신기 전에 구두약을 발라주면 가죽에 영양을 주고 수명을 연장시킬 있다.
2. 주 1~2회 정도는 먼지 등 때를 제거하고 구두약이나 전용 크림을 발라준다.
3. 장기간 보관할 경우에는 깨끗이 손질 후 보형기나 신문지 등을 넣어 습기가 없는 곳에 보관한다.
4. 한 켤레의 구두를 계속 신는 것보다는 번갈아 신으면 구두의 변형을 막아주고, 발건강 유지에도 도움을 준다.
5. 무리하게 신고 벗기를 반복할 경우 뒤꿈치 부분이 헐게 돼 구두 주걱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6. 신고 있는 구두굽의 높이는 가급적 변형해서는 안 된다. 굽을 변경하게 되면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발목 등에 강한 긴장이 가기 때문이다.
7. 비에 젖은 경우에는 통풍이 잘 되는 그늘에서 말려야 하며, 변형을 막기 위해 보형기나 신문지를 채워 말린 후, 구두약을 발라서 손질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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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