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 벼랑끝 몰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최악의 스캔들…하루 멀다하고 ‘악악악’

[일요시사=경제1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취임 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롯데쇼핑 과징금 부과,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제2롯데월드 사고까지 연이은 악재가 겹치면서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롯데그룹은 그야말로 초상집 분위기다.

롯데그룹의 위기는 지난해 7월 세무조사와 함께 시작됐다. 지난해 11월 끝날 예정이던 세무조사는 한 차례 연장돼 올 1월 말까지 계속됐고, 국세청은 세무조사가 끝난 후인 지난 2월 롯데쇼핑에 600억원대의 추징금을 부과했다. 이는 롯데그룹 사상 두 번째다. 규모는 가장 크다. 첫 번째는 지난해 2월 롯데호텔을 상대로 부과된 200억원대의 추징금이다.

이번에 부과된 600억원대의 추징금 대부분은 롯데시네마의 직영 매점 사업 등을 통한 세금 탈루와 시네마 사업에 대한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에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롯데시네마 매점 사업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차녀인 신유미 롯데호텔 고문이 함께 지분을 보유한 유원실업·시네마통상·시네마푸드가 점별로 나눠 운영했다. 수익은 배당금을 통해 고스란히 오너 일가의 부를 축적하는 데 사용됐다. 

세무조사로 시작된
롯데그룹의 악몽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이런 사업 수익구조에 대해 문제제기가 되자 위탁 운영하던 52개 매점을 직영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계약을 해지했어도 1000억원이 넘는 이익이 오너 일가에 흘러들어간 사실은 변함이 없다. 국세청도 이러한 사실에 주목, 롯데쇼핑이 이들 회사에 대해 임대 수수료율을 낮게 책정해 법인세를 탈루했다는 혐의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롯데카드 고객 26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사실이 드러났다. 롯데백화점 본점 지하 1층 롯데카드센터의 업무가 며칠 동안 마비될 정도로 고객들의 거센 항의가 이어졌고 유출된 개인정보 일부가 대출업자 등에게 넘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 2월4일 롯데카드에 3개월 영업정지를 결정하고 사전 통보했다. 이어 2월17일부터 롯데카드는 공익·복지카드 등 비영리 목적 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의 신규 발급이 제한됐다. 롯데카드의 영업정지 기간은 5월15일까지다.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따른 집단 소송에 대한 손해배상금도 문제다. 롯데카드가 물어야 하는 손해배상금은 352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KB국민카드가 지난달 29일 공시한 일괄신고서를 통해 "보수적으로 판단해 정보가 유출된 고객 중 실제 소송에 참여할 당사자를 전체 피해자 4300만명의 1%로 산정하고 개인당 20만원의 정신적 손해를 인정한 싸이월드 소송 사례를 적용하면 약 860억원의 보상액이 발생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추산 방식을 롯데카드사에 적용한 금액이다. 롯데카드는 손해배상금 외에 재발급 비용으로 75억원, 콜센터 확대 비용으로 12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와 관련한 전 임원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지금까지 5명의 전·현직 임직원이 구속됐다. 홈쇼핑 사업자 및 상품기획자(MD)는 그간 납품업체들에 '슈퍼 갑'으로 인식되어 왔다.

홈쇼핑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팔리는 제품 상당수가 중소기업 혹은 신생 회사 물건으로 해당 회사는 홍보 기회를 얻기 위한 로비를 치열하게 벌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012년 검찰은 홈쇼핑 업체 납품비리를 대대적으로 수사해 홈쇼핑 MD 등 27명을 무더기로 기소한 적도 있다. 하지만 당시 롯데홈쇼핑은 수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파문 확대
사장 이어 부회장 연루설에 당혹
금품수수 의혹 부인…강력 대응

이번 롯데홈쇼핑 사건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뇌물 사건, 다른 하나는 횡령 건이다.


검찰은 지난 2012년 퇴직한 롯데홈쇼핑 전 MD가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중소 납품업체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수억원대의 대가성 금품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납품업체 7곳의 사무실과 대표 자택 등 15곳을 압수수색하면서 수사를 본격화했고 이어 지난달 27일 납품업체 5곳으로부터 청탁을 받고 수억원을 받은 혐의로 롯데홈쇼핑 이모 생활부문장과 이모 생활부문장, 전 MD 정모씨를 구속했다.

이 전 부문장은 홈쇼핑에 상품을 출연시키고 시간 편성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2008년 12월∼2012년 10월 약 4년간 각종 생활용품을 중간 유통하는 업체 5곳으로부터 9억원의 뒷돈을 챙겼다. 정 전 MD는 2008년 12월∼2010년 1월 약 2년간 유통업체 한 곳으로부터 그랜저 승용차 한 대를 포함해 2억7000만원을 받았다. 이들은 가족과 친인척 등 명의로 차명 계좌를 만들어 뇌물 통장을 관리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8일에는 납품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신모 전 영업본부장이 구속됐다. 10일에는 또 다른 납품업체 1곳의 사무실 등지를 추가로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회계장부 등을 확보했다.

신 전 본부장은 2007년부터 롯데홈쇼핑 영업본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납품업체 2곳으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신 전 본부장이 금품을 받아 또 다른 임원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사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홈쇼핑 전현직 임원
'슈퍼 갑’ 행세

이와 별도로 2010년 롯데홈쇼핑 본사 사옥 이전 과정에서 인테리어업체로부터 수억원대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이모 방송본부장과 김모 고객지원부문장도 구속 수감됐다. 롯데홈쇼핑은 2010년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양평동으로 본사를 이전하면서 임대하던 건물의 인테리어를 원상복구시켰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08년 3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인테리어 공사업체 6곳에 허위·과다계상한 세금계산서를 발급하면서 공사대금을 과다지급한 뒤 차액을 되돌려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본부장의 횡령 금액은 4억9000만원, 김 부문장은 6억5000만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특히 이 본부장이 횡령한 돈의 용처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억대의 돈이 당시 롯데홈쇼핑 대표이사를 맡고 있던 신헌 롯데백화점 사장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신 사장을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신 사장은 임원들의 횡령·리베이트가 이뤄진 2008년부터 롯데홈쇼핑 대표로 재직하다 2012년 롯데쇼핑(롯데백화점)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와 관련해 지난 8일 한 매체는 롯데홈쇼핑 납품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이인원 롯데쇼핑 부회장이 비리에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검찰이 수사 과정에서 이인원 부회장과 신헌 사장에게 뒷돈이 전달됐다는 일부 증거와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 부회장과 신 대표에게 건네진 돈의 규모는 수천만∼수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제2롯데월드 사고
안전불감증 논란


롯데그룹은 발 빠르게 대처했다.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관련 보도를 부인했다. 명실상부한 그룹 2인자인 이 부회장이 보도 내용대로 비리에 연루됐다면 그룹 자체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부회장은 97년부터 롯데쇼핑의 대표이사를 맡아오고 있다.

이 부회장은 99년부터 15년 연속으로 흑자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백화점 중심의 롯데쇼핑 매출구조를 할인마트까지 포함시키는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1년 부회장 직함을 달았다. 총수일가를 제외하고는 처음이다.

롯데그룹은 "롯데그룹 이인원 부회장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이인원 부회장이 롯데홈쇼핑 전현직 임직원들의 부정비리와 관련해 어떠한 금품도 수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롯데그룹은 또 "해당 언론의 보도에 대해 민형사상의 법적 조치 등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잠실 롯데월드타워(제2롯데월드)에서는 또 인명사고가 발생했다. 10개월 만에 4번째 사고다.

지난 8일 오전 8시10분쯤 제2롯데월드 엔터테인먼트동 12층 옥상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황모씨가 냉각수 배관의 압력을 시험하던 중 공기압으로 튕겨 나온 철제 배관 뚜껑에 머리를 맞아 사망했다. 철제 배관 뚜껑은 지름 30cm, 길이 30cm로 무게는 16kg에 달한다. 

롯데건설 측은 사고가 황씨의 과실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밸브를 풀면 배관 뚜껑이 튕겨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사망자가 알았을 텐데 왜 그랬는지 의문이라는 것. 하지만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제2롯데월드 공사 중 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불감증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지난 2월16일 오전 12시경 47층 컨테이너 박스에서 화재가 나 건설 자재 일부를 태우고 25분 만에 진화됐으며 지난해 10월1일에는 11층 공사 현장에서 기둥 거푸집 해체 작업 중 쇠파이프가 50여미터 아래 지상으로 추락하면서 지나가던 행인이 부상하는 사고도 발생했다. 앞서 지난해 6월25일에는 자동상승 거푸집장비가 43층 현장에서 무너져 내리면서 근로자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들 사고는 롯데그룹이 조기개장과 조기완공을 목표로 공기를 단축하려다 벌어진 인재라는 시각이 강하다. 그룹 안팎에서는 이번 사고로 5월 예정이던 제2롯데월드 임시개장이 늦춰질 것이라는 우려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서울시 측은 제2롯데월드 공사장에서 최근 10개월새 안전사고가 4차례나 발생한 만큼 임시개장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
제2롯데월드 잇달아 사고

롯데그룹에 발생하고 있는 일련의 악재들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부정비리 척결과 공정거래문화 조성 의지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있었던 사장단 회의 당시 신 회장은 "임직원들의 잘못된 행동이나 언행이 그룹의 이미지와 신뢰를 손상시키고 회사와 고객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며 "시스템을 보완하고 임직원들의 마인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월 롯데홈쇼핑 납품비리와 관련한 수사가 시작됐고 2월에는 600억원대 과징금이 부과됐다.

2월3일에는 '롯데그룹 정보보호 위원회'를 개최, 롯데카드 고객정보 유출과 관련해 조속한 대책 마련과 재발 방지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달했지만 영업정지 3개월 조치는 피해가지 못했다. 롯데그룹 정보보호 위원회는 롯데 내 정보보호 관련 정책 및 정보보호 활동을 점검하고 대응을 관장하는 조직으로 2007년 처음 결성됐다.

롯데홈쇼핑의 납품비리와 횡령 사건과 관련해서는 크게 격노하며 사태 진화를 주문했지만 제2롯데월드 사망 사고가 터지면서 취지를 무색케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롯데그룹은 '회장님 따로, 임직원 따로'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신동빈 회장만 '전전긍긍'하는 형국"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일단 확산되고 있는 롯데홈쇼핑 비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방침이다. 신 회장은 지난 4일 롯데홈쇼핑 사건 관련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관련자를 엄중히 문책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회장은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그룹 차원에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칼 빼는 회장님
전 계열사 감사

신 회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과거의 잘못된 거래 관행이 만연해 있는 것은 아닌지 철저히 조사하고 내부 감사 시스템에 허점이 있었는지도 점검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또 롯데홈쇼핑을 포함한 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비리 감사도 지시했다.

롯데 정책본부 산하 개선실은 조만간 롯데홈쇼핑에 대한 감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롯데그룹은 검찰 수사와 내부 감사를 통해 드러난 부정 행위자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히 책임을 묻는다는 방침이다. 개선실은 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비리 감사와 시스템 개선을 담당하고 있는 부서다.

롯데그룹이 강도 높은 감사를 예고한 가운데 창사 47년 이래 최악의 위기를 맡고 있는 '신동빈호'가 신 회장의 의지대로 제 살을 도려내는 결단을 내리고 '먹구름'을 걷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종해 기자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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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