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⑥<2009년 화제의 인물 10인> 올 한해 가장 뜨거운 인물은 누구?

그들 때문에 ‘울고’ 그들 덕분에 ‘웃었다’

올 한 해도 수많은 인물들이 다양한 이유로 대중의 관심을 받았다. 이들 중 일부는 대중의 삶에 활력을 선사했고 또한 어떤 이는 대중의 눈시울을 적시기도 했다. 2009년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이들 중 대중의 뇌리에 가장 깊이 자리한 ‘화제의 인물’은 누굴까. <일요시사>가 그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영면의 시간 속으로…노무현·김대중·김수환·장진영·마이클 잭슨
세계 속 ‘한국’ 빛낸 자랑스러운 한국인…김연아·추신수 선수
유난히 안타까운 죽음 많았던 2009년
경제 위기 속 대통령 행보 관심 높아 


포털사이트 파란은 12월 한 달 동안 네티즌이 선정한 ‘2009 화제의 인물’ 투표를 진행 중이다. 게시판에는 정치인, 기업가, 유명 사회인사, 스포츠 스타, 연예인 등 올 한 해 대중의 관심을 받았던 다양한 인물들이 거론되고 있다. 이들 가운데 지난 16일까지 중간 집계된 ‘2009 화제의 인물’ 상위권 10인을 살펴봤다.

충격!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2009년 화제의 인물 1위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차지했다. 지난 5월23일 토요일 오전, 편안한 마음으로 휴일 아침을 보내던 국민들에게 전해진 비보는 충격적이었다. 전직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 더구나 그가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는 사실은 국민들에게 비통함을 더했다.
각계는 그가 퇴임 이후 줄곧 뇌물수수 의혹을 받아왔고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으로 지난해 말부터 수사를 받아왔던 정황을 들어 검찰 수사의 압박과 스트레스가 자살의 원인이라고 해석했다.

국민들은 뇌물수수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통해 했다. 실제 서거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네티즌들의 쇄도로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의 서버가 다운됐고 ‘노사모’ 홈페이지 역시 마비상태가 됐다. 전국 곳곳에 마련된 빈소에는 수만 명의 인파가 몰려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천상천하 연아독존’
김연아 선수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의 열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됐다. 특히 지난 3월29일 치러진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한 소식은 경기 불황에 기운 빠진 국민들에게도 큰 힘이 됐다.
그녀는 이 대회에서 207.71점을 받아 여자 싱글 사상 최초로 ‘꿈의 200점’을 돌파하며 세계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태극기가 게양된 시상식 연단에 올라 눈물을 훔친 김연아의 모습은 이후 CF로도 방영되며 국민들의 가슴을 애잔하게 했다.
김연아의 우승행진은 이후에도 계속됐다. 지난 10월에는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총점 210.03점을 기록하며 종전의 기록을 불과 7개월 만에 갈아치우기도 했다. 김연아의 열풍은 CF계에서도 이어졌다. 올 한 해 그녀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LG생활건강, KB국민은행, 매일유업, 롯데칠성 등 국내 내로라하는 기업 10여 곳의 광고모델로 활동 중이다.

‘인동초의 삶’ 마무리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올 한 해 국민들은 나라의 큰 어르신 두 명을 잃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노 전 대통령의 갑작스런 서거 소식 후 불과 3개월 만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 전해진 것. 지난 8월18일 폐렴으로 병원 치료를 받던 김 전 대통령은 건강 악화로 끝내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굴곡 많은 85년간의 삶을 마무리 한 순간이었다.
그는 정치 인생을 시작한 후 수많은 고난을 겪었다. 민주화를 열망하던 그는 두 번의 사형 선고와 연금, 납치, 망명을 경험했고 네 번의 대선 도전 끝에 지난 1997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대통령 당선 이후 그는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그중 가장 역사적인 순간은 지난 2000년 개최된 6·15 남북정상회담이었다.
광복 후 최초로 남북 정상이 만난 이 자리는 이후 그에게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겼다. 한평생 민주화와 남북평화를 위해 애쓴 그의 노력은 사후에도 인정받아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기도 했다.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
전한 고 김수환 추기경

2009년은 전직 대통령뿐만 아니라 사랑과 존경을 받던 사회 큰 별들의 죽음이 이어진 잔인한 해다. 특히 고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은 많은 이들에게 슬픔을 안겼다. 김 추기경은 지난 2월16일 향년 87세의 나이로 삶을 마감했다.
그는  한평생 약자의 편에서 나눔의 삶을 살아왔다. 김 추기경은 독재정권 아래에서 정치적 억압에 맞서 민주화 수호를 위해 애쓰기도 했다.
1987년 서울대 박종철군이 고문으로 사망하자 그는 ‘박종철군 추모 및 고문 추방을 위한 미사’ 강론에서 정권의 야만성을 신랄히 비판했다. 이는 추후 6월 항쟁 등 민주화투쟁의 밑거름이 됐다. 김 추기경은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사랑과 축복의 메시지를 전했고 5일간의 장례 기간 동안 전국에서 모인 40만명의 조문객들이 그를 애도했다.

아시아 첫 ‘20-20’
달성한 추신수 선수

지난 10월4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보스턴 레드삭스 경기.  3번 타자 추신수 선수의 방망이에 맞은 볼이 높이 날아가 11m짜리 펜스를 훌쩍 넘겼다.
추신수가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한 역사적인 순간이다. 추신수의 ‘20-20’달성 소식은 현지는 물론 국내 팬들을 열광시키기에 충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달성한 위업이기 때문이다.
팀 내에서 타율을 제외한 공격 전 부문 1위에 오르며 메이저리그 한국인 타자로서 눈부신 선전을 펼치고 있는 추신수는 팬들의 뜨거운 관심과 함께 올 한 해 대형 스포츠 스타로 거듭났다.
실제 추신수의 활약상은 국내 여러 방송사로부터 조명 받았다. MBC와 OBS경인TV가 특집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추신수의 성공기와 가족 이야기를 담는가 하면 한 예능 프로그램은 그를 직접 섭외해 인간적인 모습을 조명했다. 

영원한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사망

지난 6월25일,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은 전 세계의 팬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사인은 심장마비. 컴백 공연을 불과 2주 앞두고 날아온 비보였다.
마이클 잭슨은 1971년 1집 앨범 발매 이후 7억5000만 장의 앨범 판매고와 그래미상 13회 수상 등 화려한 기록을 세웠지만 무대 뒤의 삶은 녹록하지 않았다. 두 차례 결혼은 파경으로 끝났고 아동 성추행 혐의로 이미지까지 실추됐다. 그럼에도 다시금 재기를 노리고자 했던 마이클 잭슨은 50세의 나이에 타살로 생을 마감하게 된 것이다.
‘팝의 황제’의 사망 소식 후 추모 열기는 뜨거웠다. 장례식에는 2만명의 추모객이 참석했고 전 세계 네티즌 2800만명이 인터넷 생중계로 그의 추모 행사를 지켜봤다.
장례식이 끝난 이후에도 그의 묘지와 자택 등지에는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으며 그의 마지막 리허설 모습이 담긴 다큐멘터리 영화 <마이클 잭슨의 디스 이즈 잇>은 개봉 5일 만에 1억100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취임 첫해 보낸
오바마 미국 대통령


지난 1월20일 버락 오바마가 제44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했다. 이날은 오바마 개인뿐 아니라 미국 전 시민들에게 역사적인 날로 꼽히며 화제를 모았다.
알려진 대로 오바마는 힐러리 클린턴, 존 매케인 등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미국 최초 흑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인종의 벽을 뛰어넘은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은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인들에게 새 시대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안겼다.
그러나 금융위기 극복과 약화된 미국의 국제적 위상 회복이라는 과제를 물려받은 오바마는 취임 첫해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했다. 선거운동 당시 ‘희망과 변화’를 외쳤던 그였지만 국제사회와의 외교 성과는 미비했고 건강보험 개혁안도 현재 난항에 빠졌다.
노벨평화상 수상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지난 10월 선정 발표 이후 자신조차 상을 받을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러워했던 그는 지난 10일 결국 노르웨이로 날아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미실’ 덕분에 즐거웠다!
고현정 열풍

탤런트 고현정은 올 한 해 대중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첫 사극 도전 작품인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시청률 40%대를 돌파해 그녀의 성공적인 컴백을 공식화했다. 특히 극중에서 카리스마 있는 악역 미실로 분한 고현정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극의 전반을 이끌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고현정에 대한 대중들의 높은 관심은 지난 2004년 그녀가 연기자로 복귀한 후 최고 수준이다. 앞서 1995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결혼한 뒤 2003년 이혼한 고현정은 이듬해 연예계에 컴백해 드라마 <봄날> <여우야 뭐하니> <히트>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하지만 <선덕여왕>의 미실만큼 그녀의 카리스마가 발휘된 작품은 없었다.
실제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는 고현정이 ‘올해를 빛낸 최고의 연기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국갤럽은 지난 17일 전국 만 13세 이상 남녀 1726명을 대상으로 ‘2009년 최고의 연기자’를 조사한 결과 고현정이 34.8%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임기 반 채운
이명박 대통령

지난 19일 취임 2주년을 맞이한 이명박 대통령이 올해의 화제인물 9위에 올랐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늘 국민의 관심을 받아왔다. 특히 지난해에는 광우병 사태로 촛불시위가 거세지면서 국민들의 질타를 한 몸에 받았다. 이 사태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까지 곤두박질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을 둘러싼 올해의 주요 테마는 4대강 사업과 세종시 문제다. 대선 당시 주요 공약이었던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 좌초되고 이를 대신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을 내세웠지만 이마저도 순조롭지만은 않다. 각종 비리 의혹과 사업효과에 대한 의문, 재정낭비 문제 등이 지적되면서 수개월째 논란의 중심에 있다.
세종시 문제 역시 원안 고수와 수정안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뜨겁다. 또한 이 대통령이 ‘히든카드’로 내세우고 있는 친서민 행보도 화제의 대상이다. 이 대통령은 올 한해 재래시장과 장애인시설을 직접 방문하는 등 서민들과 함께하는 모습을 거듭 노출시켜 그의 행보에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못다 핀 꽃’
배우 장진영 사망

올 한 해는 안타까운 사망 소식이 연일 들려왔다. 지난 9월1일에는 영화계의 큰 별이 세상과 이별했다. 배우로서 단단한 입지를 다졌던 장진영이 향년 37세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것. 그녀는 지난해 9월 단순한 위궤양으로 생각해 건강검진을 받았다가 위암 선고를 받았다. 그녀는 한때 상태가 호전되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결국 투병 1년 만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했다.
한창 피어야 할 나이에 생을 마감한 장진영의 죽음은 그녀의 애잔한 러브스토리가 더해지면서 슬픔이 배가 됐다. 그녀의 연인인 K씨와 장진영은 힘든 투병 생활 속에서도 1년의 시간 동안 사랑을 키워왔다. K씨는 장진영의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병실을 떠나지 않고 곁을 지키며 그녀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장진영과 K씨의 러브스토리는 그녀가 사망하기 한 달 전쯤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린 사실과 사망 나흘 전 혼인신고를 마친 소식이 연달아 전해지면서 팬들의 마음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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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여론은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가 힘을 실어주면서다. 하지만 무대가 법정으로 옮겨간 이후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동시에 여론도 뒤집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2024년 4월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내부 감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해 어도어를 독립시키려 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당시 어도어 소속 가수는 아이돌 뉴진스가 유일했기에 분쟁의 크기는 순식간에 커졌다. 상처 입은 톱 아이돌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분쟁, 이른바 ‘민-하 대전’이 2년째로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민 전 대표가 전면에서 하이브와 이른바 ‘맞다이’를 벌였지만 이후 뉴진스가 직접 판에 뛰어들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동시에 빌리프랩 등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어도어의 전 직원, 광고 제작사 돌고래유괴단 등이 전선에 합류했다. 민-하 대전에서 여론은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처음 민 전 대표에 대한 감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민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은 민 전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민 전 대표는 ‘선’, 하이브는 ‘악’이라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뉴진스는 2024년 11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민-하 대전이 시작된 지 7개월 만에 뉴진스가 전면에 나서면서 파장이 커졌다. 뉴진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연말마다 발표하는 ‘올해를 빛낸 가수’ 순위에서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1위를 기록할 만큼 대중성이 높다. 그런 가수가 소속사와 정면 대결을 선택하자 연예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뉴진스가 소송 대신 구두로 계약 해지를 선언한 방식이 합당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 ‘소속사 간 다툼에 아티스트를 끌어들이면 안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갈등의 무대는 정치권으로까지 넓어졌다. 하이브와 뉴진스, 민 전 대표 간의 갈등 양상을 비롯해 연예인의 노동자성까지 화두로 떠올랐다. 뉴진스 상대 전속계약 유지 인정 해인 혜린 하니 복귀 다니엘 해지 일각에서는 뉴진스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한 시점을 국감 때로 보기도 한다. 연예계 갈등을 국정감사에서 다루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민 전 대표와 뉴진스에 대해 여론은 나름 호의적이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에서 여성 BJ와 만났다는 내용의 사생활 이슈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SNS나 기자회견 등 민 전 대표와 뉴진스가 이른바 여론전을 위해 올랐던 무대가 법정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하이브와 어도어,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등이 연루된 소송은 10여개에 이른다. 소속사와 아티스트 간 전속계약,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맺은 풋옵션 계약, 민 전 대표와 어도어 전 직원 간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표절 논쟁에서 시작된 민 전 대표와 빌리프랩 간의 손해배상 소송,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어도어와 돌고래유괴단의 손해배상 소송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론과 법원 판결의 괴리다. 특히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여론까지 뒤집을 정도로 ‘원사이드’ 판결로 이어졌다. 뉴진스 측이 제시한 전속계약 해지 이유를 법원은 단 한 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도어의 전속계약 유효 소송에 법원이 연이어 ‘인용’ 판결을 내리면서 뉴진스는 벼랑 끝까지 몰렸다. 뉴진스는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어도어로는 절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끝까지 싸우겠다’던 뉴진스의 태도가 누그러진 것도 이 시기다. 독자 활동이 완벽하게 막혔고 활동을 위해서는 어도어에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나왔다. 연예계에서는 뉴진스가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여론도 뒤바뀌어 실제 뉴진스는 복귀했다. 멤버 5명 모두가 함께 어도어로 돌아가는 ‘완전체’ 복귀는 아니었기에 각종 설이 흘러나왔다. 연예계에서는 판결을 기점으로 멤버들 사이가 갈라진 것 같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만큼 향후 발생할 손해배상, 위약벌 등이 천문학적 금액에 이를 수 있다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해 11월 뉴진스 멤버 해린과 혜인이 먼저 복귀했다. 어도어는 두 멤버의 복귀를 발표하면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세 멤버(하니, 다니엘, 민지)와도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후 하니 복귀, 다니엘 계약 해지라는 결론이 나왔다. 민지는 논의 중인 상황이다. 어도어는 완전체를 깨더라도 다니엘과는 함께 갈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어도어는 다니엘과 그의 가족 1인,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다니엘 등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어도어가 다니엘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총 431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다니엘에게 청구된 소송 액수는 331억원으로 이중 300억원은 위약벌, 31억원은 활동 중단과 광고 촬영 미이행 등에 따른 손해배상이다. 그외 100억원은 민 전 대표와 다니엘의 모친에게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 등으로 인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액으로 알려졌다. 다니엘은 지난 12일 어도어로부터의 피소 이후 첫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9분간 이어진 라이브 방송에서 다니엘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수백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재판 간 연쇄 반응 뉴진스와의 소송전에서 압승을 거둔 어도어는 이제 급할 게 없는 상황이다. 뉴진스가 이미지 훼손, 금전적 손해 등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반면, 어도어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지켜냈다. 특히 다니엘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그간의 사정이 드러나면 여론 자체가 급격하게 기울 가능성도 보인다. 한때 ‘뉴진스의 엄마’로 불렸던 민 전 대표도 코너에 몰렸다. 최근 민 전 대표가 증인으로 나섰던 돌고래유괴단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것도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15년 설립된 돌고래유괴단은 지난해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홍보 영상 ‘주차장에서 생긴 일’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는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과 그 대표인 신우석 감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돌고래유괴단이 어도어에 10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신 감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어도어 측은 “돌고래유괴단 측을 상대로 낸 소송액 11억원 중 법인의 계약 위반 10억원이 인정됐고, 명예훼손으로 별도로 제기한 1억원은 기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고래유괴단은 뉴진스의 곡 ‘디토’ ‘OMG’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2024년 8월 ETA 뮤직비디오를 ‘디렉터스컷(감독판)’으로 제작해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일이다. 어도어는 “당시 광고주로부터 해당 영상에 대한 컴플레인을 접수했다”며 “뉴진스 관련 영상 소유권은 어도어에 있고 계약서에 명시된 사전 동의 절차가 없었으므로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돌고래유괴단 10억원 배상 판결 주주 간 계약 해지&풋옵션 쟁점 그러자 돌고래유괴단은 ETA 감독판은 물론 자신들이 운영하던 비공식 뉴진스 팬덤 유튜브 채널인 ‘반희수’에 게시돼있던 뉴진스 관련 영상을 전부 삭제했다. 어도어는 ETA 감독판 영상에 대한 게시 중단을 요청했을 뿐 뉴진스 관련 모든 영상 삭제는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 문제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감독판 영상을 별도로 게시하는 것에 대한 구두 협의가 있었으며 어도어 측 주장에 “바보 같고 어이없다”고 말한 바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번 판결이 민 전 대표의 소송에 미칠 영향이다. 민 전 대표는 현재 하이브와 주주 간 계약 및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뉴진스와 어도어가 벌인 전속계약 관련 소송 등도 판결이 나왔을 당시 민 전 대표와 하이브 사이의 재판에 끼칠 영향을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분분했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민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 재판을 열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주주 간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민 전 대표와 전 어도어 이사진은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매매대금 지급을 청구한 게 골자다. 이날 하이브는 데뷔도 하지 않은 뉴진스를 위해 어도어에 210억원을 투자하는 등 민 전 대표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민 전 대표가 신뢰 관계를 파괴하고 하이브에 타격을 주는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 고의로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를 탈취할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고 투자자를 만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2월이면 결론 난다 법적 흐름은 민 전 대표에게 단연 불리한 상황이다. 모든 소송이 민-하 대전에서 파생된 만큼 각각 재판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이 향후 어도어가 다니엘과 그 모친, 민 전 대표에게 제기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의 선고기일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돼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