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특집⑤> 2009년 연예계 키워드 ‘베스트3’

소송·막장·걸그룹…‘핫이슈’


2009년 연예계에도 수많은 영광과 시련, 좌절과 희망이 뒤섞여 대중과 함께 했다. 숱한 별들이 명멸했고 각종 사건사고에 스타들은 울고 웃었다. 즐거움을 안겨준 화제의 작품들 속에서 많은 말들도 회자됐다. 일요시사는 한 해를 정리하면서 올 연예가의 키워드 ‘베스트3’을 정리해봤다.

바람 잘 날 없는 연예계…끊임없는 법정공방
‘막장드라마’ 모 아니면 도 … 위험한 시청률 도박
소녀시대·브아걸·카라…가요계 대세는 걸그룹


최근 들어 연예인 하면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법적 분쟁이다. 한솥밥을 먹던 매니지먼트사와 연예인의 전속계약 분쟁에서부터 초상권이나 저작권 침해, 계약 불이행, 사생활 침해 등 ‘연예인 소송’이 하루가 멀다 하고 제기되고 있다. 현재 법정공방을 벌이는 연예인만 해도 내로라하는 스타급 연예인들이 즐비하다.

<1>법원 담장 위 걷는 연예인들 ‘소송’

가장 큰 이슈는 한류스타 이병헌. KBS 2TV <아이리스>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이병헌은 헤어진 여자친구로부터 자신을 속였다는 이유로 지난 8일 손해배상소송을 당했다.
또한 헤어진 여자친구는 지난 10일 이병헌이 불법으로 바카라 도박을 했다는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에 대해 이병헌 측은 무고혐의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해 맞대응을 하고 있다. 

MBC <선덕여왕> 미실로 큰 인기를 누린 고현정은 지난 8월 드라마 출연 계약금 때문에 5억원대의 소송을 당했다. 고현정은 <선덕여왕> 방송 전부터 <대물>에 출연키로 하고 계약금까지 받았다. 그러나 당초 지난해 SBS 편성 예정이었던 <대물>은 차일피일 편성이 미뤄지며 결국 촬영조차 들어가지 못했고 그 사이 고현정은 <선덕여왕>에 먼저 출연해 대박을 쳤다.

이김프로덕션 측은 이에 고현정을 상대로 계약금과 위약금 5억6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고 고현정은 2008년 아무런 연예활동을 못 한데다 MBC <내조의 여왕> 등 드라마 3편과 영화 5편의 출연 제의를 거절해야 했다며 맞소송을 내기에 이르렀다. 현재 양측의 소송은 원만히 합의된 상태다.
인기 스타들의 전속계약관련 분쟁은 1년 내내 끊이질 않고 이어졌다. 한류스타로 떠오른 김범은 지난 12월8일 전 소속사 이야기엔터테인먼트로부터 전속계약 위반에 대해 5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전속계약을 위반하고 전 소속사 킹콩엔터테인먼트와 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양측의 주장은 첨예하게 갈리고 있다.

이야기엔터테인먼트는 전속계약금으로 1억5000만원을 지급했고 킹콩엔터테인먼트는 두 회사 간의 합병조건으로 1억5000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양측은 전속계약과 합병에 대한 의견을 달리하고 있어 법정에서 판단될 것으로 보인다.
인기그룹 동방신기 3인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와의 소송은 동방신기를 사랑하는 아시아 팬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른바 ‘노예계약’으로 시작된 전속계약 분쟁은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됐다.

지난 7월31일 동방신기 3인이 SM을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이후 4개월 넘게 법적공방은 계속되고 있다. 법원은 먼저 합의를 권고했지만 불발됐다. 이후 10월27일 법원은 전속계약 일부 효력정지 판결을 내렸다. 일단은 동방신기 3인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SM은 본안 소송 결과를 내심 기대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SM은 중국 심천 공연을 문제 삼았고 동방신기 3인은 공연 확인서의 사인은 위조됐다고 주장했다. 곧바로 SM은 날조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동방신기 3인은 최근 중국에서 화장품 사업과 관련, 사기혐의로 피소됐다. 전속계약 문제로 꼬인 실타래는 더욱 복잡하게 꼬여만 가고 있다.

지난 7월31일 윤상현은 전 소속사 엑스타운으로부터 10억10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당했다.
전 소속사에 따르면 윤상현은 지난해 MBC <크크섬의 비밀>이 종영되고 난 후 출연료 미정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께 만나기로 했지만 바로 전날 약속을 취소했고 이후 차기작으로 KBS 1TV <집으로 가는 길>의 대본 연습이 끝난 상황에서 12월 중순 회사와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중도하차하고 전속계약도 파기해 소속사에 피해를 안겼다는 설명이다.

씨야 남규리도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와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남규리는 씨야 소속사 코어콘텐츠미디어 측과 지난 4월부터 전속계약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남규리는 소속사와 접촉해 씨야 합류와 가수 활동 여부에 대해 코어콘텐츠미디어와 논의를 벌이면서 화해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복귀를 최종 거부하면서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한 연예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불어닥친 ‘한류’ 바람으로 스타 연예인의 수익규모가 ‘움직이는 중소기업’ 급으로 커지면서 이를 둘러싼 각종 분쟁의 양상도 다양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인기MC 김용만은 프랜차이즈 분식업체와의 소송에 휘말렸다. ㈜용만두 측은 최근 김용만의 이름을 딴 만두 체인 사업을 진행하다가 김용만 측이 일방적으로 사업을 중단시켜 큰 손해를 입었다며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에 김용만 측은 사업 참여주체가 불분명하고 비전이 보이지 않아 최종 사업 참여를 포기했다고 밝혔다.

한류스타 배용준은 자신의 사진과 이름을 도용해 관광상품을 판매한 여행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배용준은 지난 7일 여행상품 판매에 자신의 이름과 ‘욘사마’라는 별명을 사용하지 말라며 여행업체 S사를 상대로 1억원의 퍼블리시티권 침해 정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서태지도 소송 대열에 이름을 올렸다. 서태지컴퍼니는 서태지의 모습이 들어간 티셔츠를 판매하지 말라며 의류판매업체를 상대로 3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 서태지컴퍼니는 불법행위로 팬들의 신뢰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2>욕하면서 보는 재미 ‘막장드라마’

‘불륜’ ‘혼전임신’ ‘출생의 비밀’ 등을 소재로 시청자들의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막장드라마’들이 득세한 한 해였다. 웬만한 스토리 구조로는 명함도 못 내민다. 갈수록 더 독해질 수밖에 없다.
공감할 수 없는 기억상실 설정이 남발되고 동일인물이 전혀 다른 신분과 얼굴로 둔갑한다. ‘말도 안되는 설정’이라고 말하면서도 시청자 반응은 나쁘지 않다. 욕하면서 즐기는 ‘막장드라마’의 전형인 탓이다.

막장드라마의 물꼬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방영돼 논쟁의 불꽃을 태운 SBS <아내의 유혹>이 텄다. 상상 이상의 행동범주를 보여주는 캐릭터와 복수에 복수로 맞서는 억지스런 스토리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현모양처였던 여자가 남편에게 버림받고 가장 무서운 요부가 돼 예전의 남편을 다시 유혹하고 파멸에 이르게 하는 복수극이 줄거리지만 우연이나 억지스런 스토리 때문에 방영기간 내내 ‘막장’이란 비난을 감내해야 했다. 대신 시청률 대박이란 반대급부를 누리기도 했다.

예상 밖의 해외수출 성과도 이뤘다. 지난해 5월부터 방영돼 올 초 막을 내린 KBS 1TV 일일극 <너는 내 운명> 역시 막장드라마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지만 최고 시청률 43.6%를 기록하는 보상(?)을 받았다.
최근 방영 중인 SBS 월화드라마 <천사의 유혹>은 남자판 <아내의 유혹>이다. 동일한 작가가 <아내의 유혹2>를 표방하고 쓴 작품답게 너무나 쏙 빼닮았다. 아내의 복수극 대신 남편의 복수극이란 설정만 빼면 대부분의 스토리구성은 흡사하다.

<아내의 유혹>을 봤던 시청자라면 <천사의 유혹>이 아니라 아예 <남편의 유혹>이 더 현실적이고 적절한 제목이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다.
확실하게 달라진 부분도 있다. 여주인공 장서희(구은재)가 얼굴에 점하나만 찍고 어설픈 1인2역을 연기했다면 이번엔 남자주인공 배수빈(안재성)과 한상진(신현우)이 2인1역의 동일인물을 연기하고 있는 점이다. 전신성형을 통해 얼굴은 물론 목소리까지 바꾸는 설정으로 전작에서 지적된 현실성과 긴장감을 많이 보완한 셈이다.

하지만 자신의 전작을 성별만 바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되풀이하고 있는 작가의 의도는 ‘욕을 좀 먹더라도 전작에서 확인된 시청률의 영광을 되찾고 싶다’는 건지도 모른다. 빠른 스토리 전개와 극적 긴장감을 한층 증폭시키고 색다른 인물들 가미해 업그레이드했다고 자기복제에 대한 비난을 피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막장’의 굴레를 뒤집어쓴 대가는 챙기고 있다. 첫회 10%의 시청률로 막을 열었지만 주인공 신현우가 성형술을 통해 안재성으로 바뀐 뒤 서서히 복수 모드로 전개되면서 시청률이 20% 가까운 급상승세로 돌아섰다.
<3>걸그룹‘춘추전국시대’

2009년 가요계는 걸그룹 춘추전국시대를 보냈다. 지난 1월 소녀시대가 ‘Gee’로 싱그러운 에너지를 뿜어내며 걸그룹 ‘춘추전국시대’의 포문을 열었다. 무대를 꽉 채운 9명의 소녀들은 하이힐을 신고 발길질을 해대며 ‘소원을 말해봐’로 다시 한 번 뭇 삼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걸그룹의 ‘엉덩이춤’ ‘시건방춤’ 등이 유행한 것도 올해를 정리하며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아버님~엉덩이 좋아하시죠~?’라고 당당히 외친 카라의 ‘엉덩이춤’을 보다가 러닝머신에서 굴러 떨어질 뻔한 언니도 있다고 하니 남녀불문 그 춤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브라운아이드걸스의 팔짱끼고 골반을 좌우로 흔들며 고개도 한 번씩 꺾어주는 ‘시건방춤’은 각종 패러디가 난무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신인들의 활약도 돋보였다. 대형, 신생 가릴 것 없이 기획사들은 새로운 걸그룹을 선보였다. YG엔터테인먼트의 투애니원과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포미닛은 비슷한 시기에 데뷔해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다. 기존 걸그룹의 고정 이미지였던 청순·귀여움의 틀에서 벗어나 파워풀한 모습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포미닛은 특히 가격대비 최대 효과로 각종 대학축제와 행사의 섭외 1순위로 떠올랐다. 에프엑스와 애프터스쿨도 뚜렷한 개성으로 사랑 받았으며 레인보우, 토파즈, 시크릿 등도 걸그룹 열풍에 합류했다.

이러한 현상은 트렌드에 민감한 광고계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휴대전화, 식료품, 의류, 스포츠 등 각 업체들은 경쟁적으로 걸그룹 모셔가기에 매진했다. 특히 치킨 업계에서의 경쟁은 가장 심했다. ‘걸그룹 치킨 전쟁’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거의 모든 브랜드가 이들을 모델로 삼았다.
활약상은 연말 시상식에서 눈에 띄는 결과물로 이어졌다. 골든디스크상 시상식에서 소녀시대가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신인상도 이례적으로 포미닛·티아라 두 걸그룹에게 돌아갔다.

지난달 ‘MAMA’(엠넷 아시안뮤직어워드)에서도 브라운아이드걸스가 2관왕, 투애니원이 3관왕을 차지했다. 슈퍼주니어·샤이니·2PM·SS501 등 남성 그룹과 김태우·백지영·박효신 등의 활약도 대단했지만 걸그룹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화려함과 파급력은 약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남성 아이돌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됐던 가요계에 걸그룹 열풍은 신선한 반향을 일으켰다. 소녀 이미지에만 갇혀 있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선보인 게 주효했다. 대중이 따라 추고 부르기 쉬운 춤과 노래도 신드롬으로 이어진 한 요인이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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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사면초가’ 민희진·뉴진스 어두운 미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 사태가 불거졌을 당시 여론은 한쪽으로 급격하게 쏠렸다.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가 힘을 실어주면서다. 하지만 무대가 법정으로 옮겨간 이후부터 상황이 반전됐다. 동시에 여론도 뒤집혔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2024년 4월 연예기획사 하이브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를 상대로 내부 감사에 착수한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왔다.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해 어도어를 독립시키려 한 정황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당시 어도어 소속 가수는 아이돌 뉴진스가 유일했기에 분쟁의 크기는 순식간에 커졌다. 상처 입은 톱 아이돌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분쟁, 이른바 ‘민-하 대전’이 2년째로 접어들었다. 처음에는 민 전 대표가 전면에서 하이브와 이른바 ‘맞다이’를 벌였지만 이후 뉴진스가 직접 판에 뛰어들면서 새 국면을 맞이했다. 동시에 빌리프랩 등 하이브의 다른 레이블, 어도어의 전 직원, 광고 제작사 돌고래유괴단 등이 전선에 합류했다. 민-하 대전에서 여론은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처음 민 전 대표에 대한 감사 소식이 전해진 이후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민 전 대표의 기자회견은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었다. 온라인 커뮤니티, SNS 등은 민 전 대표를 옹호하는 목소리로 가득 찼다. 민 전 대표는 ‘선’, 하이브는 ‘악’이라는 구도가 형성된 것이다. 뉴진스는 2024년 11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을 해지한다고 밝혔다. 민-하 대전이 시작된 지 7개월 만에 뉴진스가 전면에 나서면서 파장이 커졌다. 뉴진스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연말마다 발표하는 ‘올해를 빛낸 가수’ 순위에서 2023년과 2024년 연달아 1위를 기록할 만큼 대중성이 높다. 그런 가수가 소속사와 정면 대결을 선택하자 연예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뉴진스가 소송 대신 구두로 계약 해지를 선언한 방식이 합당한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랐다’ ‘소속사 간 다툼에 아티스트를 끌어들이면 안 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뉴진스의 멤버 하니가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석하면서 갈등의 무대는 정치권으로까지 넓어졌다. 하이브와 뉴진스, 민 전 대표 간의 갈등 양상을 비롯해 연예인의 노동자성까지 화두로 떠올랐다. 뉴진스 상대 전속계약 유지 인정 해인 혜린 하니 복귀 다니엘 해지 일각에서는 뉴진스에 대한 긍정적인 여론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바뀌기 시작한 시점을 국감 때로 보기도 한다. 연예계 갈등을 국정감사에서 다루는 게 맞느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때까지만 해도 민 전 대표와 뉴진스에 대해 여론은 나름 호의적이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이 미국에서 여성 BJ와 만났다는 내용의 사생활 이슈 등이 도마 위에 오른 점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SNS나 기자회견 등 민 전 대표와 뉴진스가 이른바 여론전을 위해 올랐던 무대가 법정으로 바뀌면서 상황이 뒤집혔다. 하이브와 어도어,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등이 연루된 소송은 10여개에 이른다. 소속사와 아티스트 간 전속계약, 민 전 대표가 하이브와 맺은 풋옵션 계약, 민 전 대표와 어도어 전 직원 간의 직장 내 괴롭힘 문제, 표절 논쟁에서 시작된 민 전 대표와 빌리프랩 간의 손해배상 소송, 지식재산권 침해와 관련한 어도어와 돌고래유괴단의 손해배상 소송 등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론과 법원 판결의 괴리다. 특히 어도어가 뉴진스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은 여론까지 뒤집을 정도로 ‘원사이드’ 판결로 이어졌다. 뉴진스 측이 제시한 전속계약 해지 이유를 법원은 단 한 건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어도어의 전속계약 유효 소송에 법원이 연이어 ‘인용’ 판결을 내리면서 뉴진스는 벼랑 끝까지 몰렸다. 뉴진스는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았다. 어도어로는 절대로 돌아갈 수 없다며 ‘끝까지 싸우겠다’던 뉴진스의 태도가 누그러진 것도 이 시기다. 독자 활동이 완벽하게 막혔고 활동을 위해서는 어도어에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도 나왔다. 연예계에서는 뉴진스가 복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여론도 뒤바뀌어 실제 뉴진스는 복귀했다. 멤버 5명 모두가 함께 어도어로 돌아가는 ‘완전체’ 복귀는 아니었기에 각종 설이 흘러나왔다. 연예계에서는 판결을 기점으로 멤버들 사이가 갈라진 것 같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만큼 향후 발생할 손해배상, 위약벌 등이 천문학적 금액에 이를 수 있다는 상황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결국 지난해 11월 뉴진스 멤버 해린과 혜인이 먼저 복귀했다. 어도어는 두 멤버의 복귀를 발표하면서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남은 세 멤버(하니, 다니엘, 민지)와도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했다. 이후 하니 복귀, 다니엘 계약 해지라는 결론이 나왔다. 민지는 논의 중인 상황이다. 어도어는 완전체를 깨더라도 다니엘과는 함께 갈 수 없다고 했다. 실제 어도어는 다니엘과 그의 가족 1인, 민 전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다니엘 등에게 이번 사태와 관련한 책임이 있다고 본 것이다. 어도어가 다니엘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액은 총 431억원에 달한다. 세부적으로 다니엘에게 청구된 소송 액수는 331억원으로 이중 300억원은 위약벌, 31억원은 활동 중단과 광고 촬영 미이행 등에 따른 손해배상이다. 그외 100억원은 민 전 대표와 다니엘의 모친에게 뉴진스 이탈과 복귀 지연 등으로 인한 책임을 묻는 손해배상 청구액으로 알려졌다. 다니엘은 지난 12일 어도어로부터의 피소 이후 첫 라이브 방송을 통해 심경을 전했다. 9분간 이어진 라이브 방송에서 다니엘은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수백억원대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황에서 한마디, 한마디가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재판 간 연쇄 반응 뉴진스와의 소송전에서 압승을 거둔 어도어는 이제 급할 게 없는 상황이다. 뉴진스가 이미지 훼손, 금전적 손해 등 치명적인 타격을 입은 반면, 어도어는 뉴진스라는 이름을 지켜냈다. 특히 다니엘 등을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그간의 사정이 드러나면 여론 자체가 급격하게 기울 가능성도 보인다. 한때 ‘뉴진스의 엄마’로 불렸던 민 전 대표도 코너에 몰렸다. 최근 민 전 대표가 증인으로 나섰던 돌고래유괴단 관련 소송에서 법원이 어도어의 손을 들어준 것도 현 시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2015년 설립된 돌고래유괴단은 지난해 경북 경주에서 열린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홍보 영상 ‘주차장에서 생긴 일’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2부는 어도어가 돌고래유괴단과 그 대표인 신우석 감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돌고래유괴단이 어도어에 10억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신 감독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는 기각했다. 어도어 측은 “돌고래유괴단 측을 상대로 낸 소송액 11억원 중 법인의 계약 위반 10억원이 인정됐고, 명예훼손으로 별도로 제기한 1억원은 기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돌고래유괴단은 뉴진스의 곡 ‘디토’ ‘OMG’ ‘ETA’ 등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했다. 문제가 된 부분은 2024년 8월 ETA 뮤직비디오를 ‘디렉터스컷(감독판)’으로 제작해 자신들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한 일이다. 어도어는 “당시 광고주로부터 해당 영상에 대한 컴플레인을 접수했다”며 “뉴진스 관련 영상 소유권은 어도어에 있고 계약서에 명시된 사전 동의 절차가 없었으므로 영상을 내려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돌고래유괴단 10억원 배상 판결 주주 간 계약 해지&풋옵션 쟁점 그러자 돌고래유괴단은 ETA 감독판은 물론 자신들이 운영하던 비공식 뉴진스 팬덤 유튜브 채널인 ‘반희수’에 게시돼있던 뉴진스 관련 영상을 전부 삭제했다. 어도어는 ETA 감독판 영상에 대한 게시 중단을 요청했을 뿐 뉴진스 관련 모든 영상 삭제는 요구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이 문제는 법정 공방으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민 전 대표는 증인으로 출석해 감독판 영상을 별도로 게시하는 것에 대한 구두 협의가 있었으며 어도어 측 주장에 “바보 같고 어이없다”고 말한 바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이번 판결이 민 전 대표의 소송에 미칠 영향이다. 민 전 대표는 현재 하이브와 주주 간 계약 및 풋옵션(주식매수 청구권) 행사 관련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뉴진스와 어도어가 벌인 전속계약 관련 소송 등도 판결이 나왔을 당시 민 전 대표와 하이브 사이의 재판에 끼칠 영향을 두고 법조계의 의견이 분분했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1부는 하이브가 민 전 대표 등 2명을 상대로 제기한 주주 간 계약 해지 확인 소송과 민 전 대표 등 3명이 하이브를 상대로 낸 풋옵션 행사 관련 주식 매매대금 청구 소송의 마지막 변론기일 재판을 열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가 경영권 찬탈을 시도했다고 주장하며 주주 간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민 전 대표와 전 어도어 이사진은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매매대금 지급을 청구한 게 골자다. 이날 하이브는 데뷔도 하지 않은 뉴진스를 위해 어도어에 210억원을 투자하는 등 민 전 대표의 요구를 수용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도 민 전 대표가 신뢰 관계를 파괴하고 하이브에 타격을 주는 언론플레이를 하는 등 고의로 해를 끼쳤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를 탈취할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았고 투자자를 만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2월이면 결론 난다 법적 흐름은 민 전 대표에게 단연 불리한 상황이다. 모든 소송이 민-하 대전에서 파생된 만큼 각각 재판에 미칠 영향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이 향후 어도어가 다니엘과 그 모친, 민 전 대표에게 제기한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주주 간 계약 해지 및 풋옵션 행사 관련 소송의 선고기일은 다음 달 12일로 예정돼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