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눈에 띄는 스포츠 행보’

활발한 스포츠 외교로 ‘반경 넓히고 입지 다지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광폭 행보가 스포츠계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양궁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는 정 부회장이 최근 아시아양궁연맹 회장에 재선되며 ‘스포츠 외교’의 반경을 넓히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세계양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능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그는 앞으로 더욱 활발한 활동을 펼치게 됐다. 업계는 스포츠계로 퍼진 그의 광폭행보가 후계자로서의 대내외 입지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아시아양궁연맹(AAF)의 수장으로 재선됐다. 지난달 20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2009 AAF 총회’에서 아시아양궁을 대표해 새로운 도약과 발전을 주도할 새 회장직에 정 부회장이 만장일치로 재추대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2005년 AAF 회장으로 첫 당선된 뒤 지난 4년간 아시아 양궁의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지원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그는 AAF 회장 재임 시절 아시아 저개발국에 장비 지원 및 순회 지도자 파견, 코치 세미나 개최 등 다양한 양궁 스포츠 발전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2009 AAF 총회’에서도 정 부회장의 이러한 활발한 행보가 높이 평가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스포츠계에서 높은 평가를 인정받은 정 부회장의 양궁 사랑은 국내에서도 일찌감치 화제다. 2005년 제9대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한 정 부회장이 이후 국내 양궁 발전에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고 있어서다. 협회장 취임 이후 정 부회장은 세계선수권대회 국내 개최를 성공시키는가 하면 틈틈이 현장을 찾아 대표선수들을 살피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재선으로 ‘한국 스포츠 외교’ 진두지휘
양궁협회 수장 맡은 이후 격 없는 만남으로 선수들과 소통


특히 정 부회장은 평소 선수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거나 태릉선수촌에 방문해 선수들과 식사를 하는 등 격의 없는 CEO로서의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대회가 있을 때는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한다. 지난 9월엔 제45회 세계양궁선수권대회가 열린 울산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를 모았다. 앞서 8월21일 현대차 부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처음으로 가진 공식 활동 행선지였던 탓에 관심은 더욱 집중됐다. 정 부회장은 대한양궁협회장이자 아시아양궁협회장 자격으로 이 대회를 총지휘하며 심혈을 기울여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대회 개최 ‘견인차’
대회선 소리 높여 응원

그는 세계선수권대회 유치를 위해 현대기아차 해외지사망을 통한 홍보활동 및 각종 지원, FITA 집행위원 접촉 등 적극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아버지인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현 양궁협회 명예회장)이 지난 1985년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를 한국에서 치른 지 24년 만에 아들이 다시 유치하는 기록을 세운 것으로 정 부회장의 노력이 남달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국내외에서 신종플루 비상이 걸리자 매일 울산 대회 조직위에 전화를 걸어 예방대책과 환자발생시 대응책 마련을 지시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정 부회장은 대회 중 리커브 남자 단체전 결승에서 한국이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차지하자 경기장에 내려와 메달을 독식한 한국선수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한국 양궁이 ‘올림픽 여자양궁 단체전 6연패’라는 새로운 역사를 쓴 순간에도 현장에 함께했다. 베이징올림픽 당시 직접 중국으로 날아간 정 부회장은 양궁경기가 있는 일주일 내내 경기를 참관하며 대표팀의 메달 사냥을 응원했다.

정 부회장은 특히 중국팀과의 여자양궁 결승전을 앞두고 현대기아차그룹을 통해 중국 주재원과 가족, 재중 한인회 및 체육회 일원 등을 모집해 9000여 명 규모의 대규모 응원단을 꾸려 선수들을 응원하기도 했다. 그는 응원단 모집을 위해 2007년 초부터 국제양궁단체와 일반 공모를 통해 입장권 9000여 장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부회장이 이처럼 양궁 발전에 적극적인 이유는 부친인 정 회장의 양궁 사랑이 시발점이다. 실제 정 회장은 스포츠업계 내에서 ‘양궁 대부’로 불리며 그의 노고를 인정받고 있다. 그는 지난 1985년 4월 대한양궁협회장 취임으로 처음 양궁과 인연을 맺은 후 1997년 1월까지 4차례나 회장직을 연임하며 한국 양궁을 이끌어왔다. 1997년부터는 명예회장직을 맡고 있다.

정몽구·정의선 부자
대 이은 ‘양궁 사랑’

사실 1985년 정 회장이 처음 회장을 맡을 당시만 해도 한국 양궁의 환경은 열악했다. 그러나 그는 미국 출장 중 직접 선수들을 위한 심박수 측정기, 시력 테스트기 등의 장비를 구입해 협회에 보낼 정도로 한국 양궁에 애정을 쏟았다. 당시 자회사인 인천제철과 현대정공에 각각 남여 양궁팀도 창단했다.
1991년 폴란드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물 때문에 고생하는 선수들을 위해 스위스에서 비행기로 물을 공수한 일, 대표 선수들이 묵는 태릉선수촌 숙소가 낡았다며 선수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도배를 다시 해준 일 등은 지금도 선수들 사이에서 오르내린다.

정 회장은 지난 25년간 2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해 한국 양궁의 세계화도 이끌었다. 한국형 활과 화살의 개발을 비롯해 현대정공을 통해 레이저 조준기 등 각종 과학적 측정기 자재를 도입해 경기력 향상에 기여했다. 동시에 선수들의 기량을 세계수준으로 이끌어 줄 우수 지도자도 양성했다. 그는 선수들의 정신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전담 심리 컨설턴트까지 배치했다.

정몽구-정의선 대물림 된 ‘양궁 사랑’ 실천
세계양궁선수권대회·올림픽 등 현장응원


세계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지기 위한 스포츠 외교 활동도 활발했다. 정 회장은 정 부회장에 앞서 1989년부터 1998년까지 10년 동안 아시아양궁연맹회장으로 일했다. 1993년부터 1999년까지는 국제양궁연맹 부회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정 회장의 양궁 사랑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8월에 열린 베이징올림픽에 정 회장은 아들과 함께 중국으로 날아가 개막식 전날 선수들을 일일이 만나 격려를 보냈다. 또한 단체전 금메달과 개인전 은메달을 딴 박경모, 박성현 선수에게 각각 9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는 등 선수단 및 임직원에게 총 6억5000만원의 포상금을 지급하기도 했다.

사실 현대가는 전통적으로 남다른 스포츠 사랑을 보여준 그룹이다. 우선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88서울올림픽’을 유치하는 데 성공해 국내 경제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한 바 있다.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이었던 고 정 명예회장은 1981년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일본 나고야 쪽으로 기울었던 IOC 위원들을 설득한 끝에 88올림픽 개최권을 따냈다.

아들인 정몽준 의원도 축구 분야에서 확실한 지원 사격을 펼치고 있는 인물이다. 정 의원은 1993년 대한축구협회장에 취임한 이후 1994년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지역 부회장에 당선됐다.
정 의원은 이후 일본 개최가 유력했던 ‘2002 월드컵’을 국내에 공동 유치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당시 개최지 선정에는 정 의원의 외교력이 총동원 됐다는 게 일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탁월한 추진력으로 굵직한 국제행사 개최에 앞장선 이들의 성과는 현재까지도 국가위상 제고에 힘을 보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선 이에 예비후계자 정 부회장의 스포츠외교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또 추진력과 경영 능력을 모두 발휘해야 하는 스포츠협회장직을 이를 평가하는 잣대로 삼는 분위기다. 정 부회장의 양궁협회장 자리를 두고 일종의 ‘후계자 시험무대’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대가 스포츠사랑
후계자가 이어간다

일단 업계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지난 2005년 정 회장으로부터 대한양궁협회장직을 물려받은 정 부회장은 대를 이어 한국 양궁의 금빛 터를 닦는 데 노력을 쏟는 모습이다.
업계 일각에서 정 부회장이 경영 활동보다 양궁협회장직 역할에 더 집중한다는 말이 회자될 정도다. 이런 가운데 지난 9월 세계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낸 데 이어 최근에 전해진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재선임 소식은 그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고 있다.

<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프로필 >

1970년 10월 서울 출생
휘문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샌프란시스코대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1999년 현대자동차 구매본부 구매담당 이사
2002년 현대자동차 국내영업본부 부본부장 (부사장)
2003년 현대기아차 기획총괄본부 부본부장 겸 기아차 기획실장(부사장)
2005년 기아자동차 사장
제9대 대한양궁협회 회장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2008년 현대모비스 등기이사
기아자동차 사장
2009년 현대자동차 부회장
아시아양궁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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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