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지건설 베트남 진출 가교 역할
잇따른 대외활동 ‘컴백설’ 부채질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상지건설의 베트남 진출에 가교 역할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재계에선 김 전 회장의 재기설이 나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상지건설은 최근 베트남에서 추진 중인 하노이 신도시 프로젝트의 하나인 최고급 골프빌리지 건설을 추진하는 양해각서(MOU)를 작성했다. 주목할 점은 이 양해각서 체결을 도운 인물이 바로 김 전 회장인 것. 김 전 회장은 평소 알고 지낸 상지건설 측 고위인사의 부탁을 받고 현지에서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외국 합작기업을 소개해줬다고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재계 일각에선 김 전 회장의 재기설이 고개를 들었다. 특히 지난해 사면된 후 두문불출하던 김 전 회장의 대외활동 소식이 최근 잇따라 들려와 재기설은 더욱 힘을 받는 모양새다. 업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 3일 프랑스 파리의 대형 국제건축박람회장에 나타났다. 당시 김 전 회장은 이틀간 전시장 곳곳을 살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올해 들어서는 롯데백화점이 하노이 인근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부지매입과 인허가 등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지난 3월에는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대우그룹 창립 42주년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 전 회장이 10년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날이었다. 업계에 따르면 이날 본행사는 비공개로 열렸지만 당시 김 전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1년 뒤 여러분 앞에 부끄럽지 않게 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황을 기초로 재계 일각에선 김 전 회장이 베트남에서 본격적인 재기의 발판을 다지는 것 아니겠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정작 김 전 회장의 측근들은 재기설을 적극 부인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의 측근들은 김 회장이 건강상의 이유로 베트남에 머물고 있을 뿐 확대 해석은 말아야 한다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