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의원이 한나라당 대표직을 승계하면서 이명박 대통령과 정몽준 대표가 다시 한 번 ‘인연’을 맺었다.
이 대통령과 정 대표는 당 대표직 승계 하루 뒤인 지난 9일 청와대에서 회동을 가졌다. 조찬을 겸한 이날 회동은 이 대통령이 정 대표에게 취임 축하 인사를 건네고, 정 대표가 “한나라당 의원들과 청와대가 보다 가까워졌으면 한다”는 뜻을 전하는 등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갓 취임한 정 대표와 회동을 가진 것은 ‘정몽준 체제’에 힘을 실어주기 의도로 풀이된다. 정 대표도 비서실장에 친이계 정양석 의원을 발탁, 청와대 회동을 함께했다.
정 대표와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정 대표가 이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며 한나라당에 입당하는 것으로 한 배를 탔다. 하지만 이들의 관계가 항상 좋았던 것은 아니다.
정 대표와 이 대통령은 각각 CEO, 현대가 사람으로 ‘현대그룹’ 출신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승승장구한 젊은 CEO와 오너의 아들로 묘한 경쟁관계를 형성했을 것이라는 게 재계의 전언이다.
특히 1992년 정주영 회장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 이 대통령이 정 회장의 국민당이 아닌 민자당으로 정치에 입문한 것으로 인해 이들 사이에 애증이 싹텄다. 정 대표는 1990년 민자당에 입당해 활동하다 부친인 정 회장을 돕기 위해 국민당으로 자리를 옮겼던 것.
이것이 발단이 돼 이 대통령은 30년 가까이 몸담았던 현대를 떠났다. 당시 이 대통령은 정 회장의 대권 도전에 동참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현역 재벌 총수가 국가원수가 되는 것은 지금도 반대이고 앞으로도 반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