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등장’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

“MB 잡던 대항마 MB 구세주 되다(?)"

이명박 정부가 집권 중반기를 이끌어갈 2기 내각을 꾸렸다. 주목할 부분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을 신임 국무총리로 내정한 점이다. 정 내정자는 과거부터 정부를 향한 건설적인 비판으로 정계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아왔던 ‘준 정치인’이다.

지난 대선 때는 이명박 대통령의 대항마로 손꼽히며 정계 입문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그러나 당시 스스로 대선불출마 선언을 한 후 뚜렷한 정치 행보가 없던 터라 정 내정자의 이번 행보는 다소 이례적이다. 정·재계는 정 내정자의 ‘깜짝 등장’에 기대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똑소리’ 나는 정부 비판으로 국민 인지도 상승
집권 2기 내각 국민통합과 소통·민생안정 ‘숙제’

9·3 개각 결과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한승수 국무총리에 이은 현 정부 2대 국무총리 내정자로 지명됐다. 정 내정자는 차후 인사청문회만 잘 넘긴다면 MB정부의 집권 중반기를 이끌고 가는 핵심 인사로 부상하게 된다.

충청권 출신 ‘뉴페이스’ 인사
서울대 총장 역임한 경제학자

정계는 MB정부의 정 내정자 선임을 두고 출신지역 색깔을 고려한 선택이었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대부분의 인사가 영남권 출신이었던 점을 감안한다면 차별화된 선택이란 얘기다. 실제 정 내정자는 충남 공주 출생이다. 1947년 2월 다섯 남매 가운데 막내아들로 태어났다. 아홉 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는 가세가 기울어 학업을 이어가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정 내정자에겐 어려운 시절마다 손을 내밀었던 지인들이 있었다. 초등학교를 마친 뒤에는 동기의 아버지인 이영소 전 서울대 교수의 도움으로 경기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다. 경기고 재학 시절엔 영국 출신 캐나다인인 프랭크 스코필드 박사의 뒷받침으로 학업을 이어갔다. 그 결과 1966년 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스코필드 박사는 기미독립운동에 도움을 준 사람으로 정 내정자에게 사회를 바르게 비판하는 시각을 길러줬다. 

화합과 통합의 코드 중도실용의 경제철학
정치러브콜 사양하더니 돌연 정부 핵심인사로


서울대 은사인 조순 전 경제부총리도 정 내정자에게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정 내정자는 대학졸업 후 당시 최고 직장으로 꼽히던 한국은행에 조 전 부총리의 추천으로 무시험 입사했다. 이후 조 전 부총리의 도움으로 미국 유학길에도 올랐다. 정 내정자는 마이애미대에서 1년 만에 석사과정을 마치고 경제학 최고 명문인 프린스턴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78년부터는 서울대로 자리를 옮겨 내리 31년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있었다.

2002년부터 2006년까지는 서울대 총장을 역임했고 이후 다시 교편을 잡아 현재는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정 내정자가 본격적으로 사회적 인지도를 넓힌 것은 2002년 교수 직선을 통해 서울대 총장에 임명되면서부터다. 정 내정자가 추진한 각종 서울대 개혁은 사회적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다양한 인재 선발을 기치로 내걸고 도입한 ‘지역균형선발제’는 국민적 지지를 받기도 했다.

정 내정자의 서울대 총장 재임은 그의 몸값을 드높인 고공점프 기회가 됐다는 평가다. 그는 국립대학 총장의 신분으로 정부와의 부담스러운 마찰을 마다하지 않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민감한 입시정책을 둘러싸고 정부와의 대립각을 세울 때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고 임기 내내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도 고언을 아끼지 않았다.

중도 성향 띠며 ‘바른말’ 행보
17대 대선 ‘MB대항마’ 후보로

그는 참여정부를 향해 “경제정책의 방향성이 모호하고 일관성이 없어 오늘은 이 정책, 내일은 저 정책이 나오는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어느 정부나 잘하려는 의지가 있겠지만 현 정부는 식견이나 전문지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이 같은 정 내정자의 뚝심 있는 발언들은 국민의 신임과 지명도를 쌓는 지름길이 됐다. 자연히 정부나 정치권의 러브콜도 쇄도했다.

국민의 정부 출범 직후인 1998년 한국은행 총재직을 맡아달라는 청와대의 요청을 고사한 이래 정 내정자는 개각 때마다 경제 관련 부처나 청와대 경제수석 후보 0순위로 거론됐다. 정 내정자는 한나라당과 자유선진당으로부터도 정치 격변기 때마다 영입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2006년 5월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등 여야 정당 모두가 정 내정자 영입에 뛰어들었다.

특히 당시 서울시장이던 이명박 대통령은 직접 정 내정자를 만나 서울시장 선거에 나와 달라고 요청했다는 후문이다. 지난 17대 대선 때는 ‘이명박 대세론’ 확산에 마땅한 대항마를 찾지 못하고 있던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정 내정자가 경제학을 전공한 대학 총장출신이라는 점에서 경제와 교육 이미지를 동시에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례적 행보에 속내 ‘갸우뚱’
민생안정·경제회복 과제 산재

또한 그는 충청도 출신이다.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보여줬듯이 충청권의 향배가 승패의 관건이라는 점에서 정 내정자는 정치권의 블루칩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당시 정 내정자의 인지도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정치분야 여론주도층 1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범여권 대선 후보 지지율 1위에 오를 정도였다.

정 내정자 역시 범여권의 대권후보로 거론됐던 2007년 초 전국 순회강연을 통해 대권행보에 나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해 정계 입문의 물꼬를 트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낳기도 했다. 그러나 정 내정자는 결국 “여태껏 정치세력과 그 활동을 이끌어 본 경험이 없는 저로서는 나설 준비가 돼 있지 않다”는 말을 남긴 채 정치권을 떠났다.

그랬던 그가 돌아왔다. 대선 불출마 선언 이후 정치적 움직임이 없던 정 내정자가 MB정부의 살림을 이끌어가는 핵심인사로 정계에 첫 발을 들이게 된 것이다. 정 내정자의 갑작스런 노선 변경에 정계 일부에선 뜻밖이라는 반응이다.

그도 그럴 것이 정 내정자는 지금까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사업, 구조조정, 감세 등 핵심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 왔을 뿐 아니라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계는 그동안 정계 진출을 고사했던 정 내정자가 본격적으로 움직임을 보이는 데에는 분명 숨은 속내가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계 한 관계자는 “정 내정자가 이번 총리직을 수락한 데에는 시기적인 요소가 클 것”이라며 “충청권의 민심을 잡는 동시에 경기 회복세에 들어선 지금이 수월하게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시점이라는 계산 아니겠느냐”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정 내정자가 당면한 과제는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 내정자가 후보 소감문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거시경제, 서민생활, 사교육비, 일자리 창출, 사회·지역적 대립, 남북 갈등 등 어느 하나 쉽게 풀어 갈 수 있는 현안들이 없다. 물론 현재 국내 경기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신용등급이 상향될 정도로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바닥이다. 

정계는 이를 위해선 국민 피부에 절실하게 와 닿는 부동산 불안정부터 해소해야 하고 크게는 출구전략과 노사 문제도 원만하게 끌어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 내정자를 중심으로 한 2기 내각을 둘러싼 정치적 환경도 녹록하지 않다. 개헌을 비롯해 행정구역과 선거제도 개편 등 굵직한 현안들이 본격적으로 논의되는 시점이다. 앞으로 9개월 뒤에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어 여야 간 정치적 갈등도 더욱 격화될 것이다.

정 내정자는 이런 경제적 정치적 난관들을 돌파할 수 있는 수완을 가지고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정계 한 관계자는 “정 내정자가 서울대 총장 말고는 이렇다 할 행정경험이 많지 않다는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며 “하지만 학자 출신의 한계가 있다는 일부의 비판에 능동적으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운찬 국무총리 내정자 약력

▲ 충남 공주 출생(1947)
▲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1970)
▲ 미국 마이애미대 경제학 석사(1971∼72)
▲ 프린스턴대 경제학 박사(1972∼76)
▲ 한국은행 근무(1970∼71)
▲ 미국 컬럼비아대 조교수(1976∼78)
▲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1978~)
▲ 한국금융학회 회장(1998∼99)
▲ 서울대 사회과학대 학장(2002. 2∼6)
▲ 서울대 총장(2002. 7∼2006. 7)
▲ 한국경제학회장(2006. 2∼200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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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