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현대차 부회장으로 전격 승진하면서 재계는 여타 재벌가 3세들의 경영 참여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 1위 삼성그룹의 후계자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의 행보가 가장 큰 관심이다. 이건희 전 삼성회장의 장남인 이 전무는 일단 해외를 돌며 경영 수업을 하고 있다.
삼성은 경영권 문제가 걸렸던 에버랜드 전환사채 헐값 발행 사건 등 각종 송사가 마무리되면서 이 전무 체제로 전환할 기반은 마련했다. 이에 재계는 이 전무가 해외 실태 점검을 끝내면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경영체제 개편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가에 뿌리를 둔 신세계그룹은 고 이병철 회장의 외손자이자 이명희 회장의 장남인 정용진 부회장의 ‘3세 경영체제’가 자리를 잡았다. 업계에 따르면 2006년말 부회장으로 승진한 그는 지난 3년여 간 새로 개설한 이마트 점포를 하나도 빠짐없이 둘러보는 등 대외 활동에도 활발히 나서고 있다.
현대그룹은 고 정몽헌 회장의 장녀 정지이 현대U&I 전무가 어머니 현정은 회장을 보좌하며 경영수업을 받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정몽근 명예회장이 2006년 일선에서 물러난 뒤 장남 정지선씨가 회장을, 차남 정교선씨는 현대홈쇼핑 대표를 맡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형제의 난’으로 박삼구 전 그룹 회장과 박찬구 전 화학부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면서 3세들이 전면에 나섰다. 박 명예회장의 아들 박세창 상무는 그룹 전략경영본부에서 활동 중이고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부장도 기존 아시아나항공에서 최근 그룹 전략경영본부로 자리를 옮겼다. 박찬구 전 회장의 아들 박준경씨는 금호타이어 부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