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 ‘에티켓 전도사’ 이미선의 차가운 머리로 만나고 뜨거운 가슴으로 다가서라⑧

친밀감을 더해주는 해피콜

품격 있는 에티켓을 가르치는 이미선 코리아매너스쿨 원장은 기본 에티켓을 제반으로 한 고객만족서비스교육을 실시해 경제효과를 증대시키는 데 앞장서는 인물이다. 그가 타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지침서 <차가운 머리로 만나고 뜨거운 가슴으로 다가서라>를 펴냈다. 이 원장이 전하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실로 대단한 전화 한 통의 위력
전화 부담스럽다면 휴대폰 문자메시지

나이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호칭 사용법은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보다 조금 젊은 나이로 봐주고 호칭도 그렇게 부른다고 손해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상대방을 기쁘게 해줬기 때문에 플러스를 얻게 될 것이다. 말 한마디로 상대방의 엔돌핀을 팍팍 돌 수 있도록 상대방이 어떤 호칭을 좋아할까를 늘 생각하면서 불러보자.

기억 이벤트

‘해피콜’이라는 말, 모두들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요즘 기업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상상을 초월하는 단계까지 나가고 있다. ‘고객 만족’ ‘고객 졸도’에 이어 ‘고객 황홀’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라는 말도 있다. 무조건 제품만 잘 만들면 된다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 제품의 품질은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수준이 평준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차별화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 것일지 자명해진다. 서비스, 즉 고객 만족인 것이다.


고객 만족을 위해 요즘 전자회사나 통신회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이 ‘해피콜 서비스’다. 물건을 사고 나서 예상치도 못했던 전화를 받을 때면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게 된다.


예전에는 어디 그랬는가?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온갖 감언이설로 설득해놓고 팔고 나서는 언제 그 상품을 팔았느냐는 식으로 불친절한 대접을 받고 약이 올랐던 경험들이 한두 번씩은 있을 것이다. AS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몇 번씩 전화를 하고 사정을 해야 서비스 기사가 겨우 ‘왕림’하는 경우도 많았다.



‘해피콜’이란 기업에서 자사 제품을 구매했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고객님, 만족하셨습니까?”라고 제품의 만족도를 체크하는 것이다. 그런데 해피콜의 효과는 제품을 잘 받았는지, 고객이 정말로 만족하는지를 확인하는 일차원적인 의미 외에도 심리적 서비스까지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기억 이벤트’ 같은 것으로, 고객이 그 회사에 대한 좋은 인상을 지속함으로써 앞으로 다른 제품을 살 때도 이 회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힘을 작용하는 것이다.


해피콜은 대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효과를 갖는다. 밤늦게 헤어진 여자친구를 위해 그녀가 집에 도착했을 즈음 “잘 들어갔어?”라고 전화해주는 것도 해피콜 연애 기술이다.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남자친구가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걱정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전화 한 통화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여자친구는 남자의 짧은 전화 한 통화로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느끼며 행복해하기 때문에 사랑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친구나 직장 동료와의 만남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오랜만에 친구와 식사를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고민거리도 털어놓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헤어지고 난 후에도 “오늘 정말로 즐거웠다. 다음에는 내가 맛있는 거 살게”라고 전화 한 통 걸어준다면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내 경우에도 기업체를 방문해 강의를 마친 후 전화 인사를 받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담당자가 전화를 해서 “오늘 강의 참 좋았습니다. 다음에 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을 해주면 강사로서 최고의 보람을 느낄 뿐만 아니라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갖게 된다.


요즘에는 휴대폰 문자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친한 친구나 격의 없는 관계일 때는 밤늦게 전화를 걸어도 큰 실례가 되지 않지만, 비즈니스나 잘 모르는 사람의 경우 전화를 하면 상대방이 부담을 가질 수도 있다. 이럴 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마음을 전하면, 내 쪽의 성의도 전달하고 상대방도 별 부담을 갖지 않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작은 일에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람을 보면 사람이 참 따뜻해 보이고 그동안 호감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이라도 다시 보게 된다. 대인 관계에서 나는 해피콜을 해주는 사람인가? 아니면 해피콜을 받는 쪽인가? 만약 후자라면 이제부터라도 해피콜을 먼저 해보면 어떨까?


우리는 성장하면서 부모님께, 선생님께, 친척들에게, 이웃 어른들에게 칭찬과 꾸중을 들으면서 완전한 인격체로 발전한다. 나 또한 자라면서 무수히 많은 칭찬과 꾸중을 듣고 자랐다. 엄밀히 따지자면, 아마도 칭찬보다는 꾸중을 더 많이 들었을 것이다.



꾸중, 일명 혼나는 행위는 언제나 피해 가고 싶은 일 중의 하나다. 혼날 짓을 해서 꾸중을 듣는데도 왜 그리 자존심이 상하고 혼내는 사람이 원망스러웠는지. 그 가운데서도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누군가와 비교를 당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때 수영이라는 친구가 옆집에 살았다.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어른들 말씀도 잘 듣는, 요새 말로 ‘엄친딸’이었다. 그런데 난 수영이가 무척이나 싫었다. 그 이유는 성적이 좋지 않을 때나 말썽을 피울 때면 엄마가 늘 그 애와 비교하면서 나를 혼냈기 때문이다. 벌을 서는 것보다, 매를 맞는 것보다 그 애와 비교하는 말 한마디가 더욱 아팠다. 그래서 어느 날은 엄마에게 “나보다 수영이가 더 좋으면 그 애를 딸로 하지, 왜 나를 낳았느냐?”고 소리치면서 집을 나간 사건까지 있었다.


수영이는 5학년 때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했다. 바로 옆집이라 수영이가 이사 가는 모습을 다 지켜보았다. 마침내 이삿짐 차가 동네를 떠나던 순간, 나는 마치 <이사 가는 날>이라는 소설의 한 대목처럼 집 뒤로 뛰어가서 울고 말았다. 엄마가 수영이와 비교할 때마다 속으로 ‘수영이가 이사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막상 수영이가 떠난다고 생각하니 괜한 서운함이 밀려왔던 것이다.


지금은 얼굴도 기억나지 않지만 경쟁심과 함께 묘한 열등감을 심어주었던 수영이라는 존재는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엄마가 수영이와 나를 비교하는 ‘훈육법’만 쓰지 않았더라도 수영이와 훨씬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엄마는 수영이란 존재를 통해 나에게 확실한 교사 역할을 했으니 감사를 드려야겠다. 그것은 바로 남과 비교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 자체로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누군가와 비교 당하는 걸 끔찍이도 싫어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무의식중에 또는 고의적으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이런 방법을 많이 쓰고 있다.

위험한 비교

아내와 남편 또는 부모 자식 간에 “당신 동기 ○○씨는 벌써 과장 진급을 해 연봉이 당신보다 훨씬 많다면서요?”라든지 “옆집 ○○와이프는 그 나이에도 어떻게 그런 미모를 유지할 수가 있지?”라든지 “네 친구 ○○는 너보다 학원도 적게 다니는데 늘 1등이라면서?” 등의 말을 무심결에 내뱉는다.
<다음호에 계속>

이미선 원장은?
??-서울 출생
-서울시립대 영문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일본 JAL SERVICE ACADEMY 수료
-대한항공 선임 여승무원
-대한항공 사장 의전담당
-대한항공 교육원 서비스아카데미 초대 전임강사
-2002 한일월드컵 문화시민운동 중앙협의회 교육위원
-교육과학기술연수원 초빙교수
-코리아매너스쿨 원장, (주)비즈에이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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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