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 ‘에티켓 전도사’ 이미선의 차가운 머리로 만나고 뜨거운 가슴으로 다가서라⑧

친밀감을 더해주는 해피콜

품격 있는 에티켓을 가르치는 이미선 코리아매너스쿨 원장은 기본 에티켓을 제반으로 한 고객만족서비스교육을 실시해 경제효과를 증대시키는 데 앞장서는 인물이다. 그가 타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지침서 <차가운 머리로 만나고 뜨거운 가슴으로 다가서라>를 펴냈다. 이 원장이 전하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실로 대단한 전화 한 통의 위력
전화 부담스럽다면 휴대폰 문자메시지

나이에 따라 다르게 불리는 호칭 사용법은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다. 실제보다 조금 젊은 나이로 봐주고 호칭도 그렇게 부른다고 손해날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오히려 상대방을 기쁘게 해줬기 때문에 플러스를 얻게 될 것이다. 말 한마디로 상대방의 엔돌핀을 팍팍 돌 수 있도록 상대방이 어떤 호칭을 좋아할까를 늘 생각하면서 불러보자.

기억 이벤트

‘해피콜’이라는 말, 모두들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요즘 기업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가 상상을 초월하는 단계까지 나가고 있다. ‘고객 만족’ ‘고객 졸도’에 이어 ‘고객 황홀’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을 정도다.


기업의 진정한 경쟁력은 ‘제품’이 아니라 ‘고객’이라는 말도 있다. 무조건 제품만 잘 만들면 된다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이제 제품의 품질은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수준이 평준화되고 있는 추세다. 그렇다면 차별화는 어디에 두어야 하는 것일지 자명해진다. 서비스, 즉 고객 만족인 것이다.


고객 만족을 위해 요즘 전자회사나 통신회사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이 ‘해피콜 서비스’다. 물건을 사고 나서 예상치도 못했던 전화를 받을 때면 세상이 참 많이 바뀌었다는 생각을 문득문득 하게 된다.


예전에는 어디 그랬는가?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온갖 감언이설로 설득해놓고 팔고 나서는 언제 그 상품을 팔았느냐는 식으로 불친절한 대접을 받고 약이 올랐던 경험들이 한두 번씩은 있을 것이다. AS를 받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몇 번씩 전화를 하고 사정을 해야 서비스 기사가 겨우 ‘왕림’하는 경우도 많았다.


‘해피콜’이란 기업에서 자사 제품을 구매했거나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고객님, 만족하셨습니까?”라고 제품의 만족도를 체크하는 것이다. 그런데 해피콜의 효과는 제품을 잘 받았는지, 고객이 정말로 만족하는지를 확인하는 일차원적인 의미 외에도 심리적 서비스까지 제공해주는 역할을 한다. 일종의 ‘기억 이벤트’ 같은 것으로, 고객이 그 회사에 대한 좋은 인상을 지속함으로써 앞으로 다른 제품을 살 때도 이 회사를 선택할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힘을 작용하는 것이다.


해피콜은 대인 관계에서도 마찬가지 효과를 갖는다. 밤늦게 헤어진 여자친구를 위해 그녀가 집에 도착했을 즈음 “잘 들어갔어?”라고 전화해주는 것도 해피콜 연애 기술이다.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남자친구가 사랑하는 여자친구를 걱정하지 않았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전화 한 통화의 위력은 실로 대단하다. 여자친구는 남자의 짧은 전화 한 통화로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를 느끼며 행복해하기 때문에 사랑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친구나 직장 동료와의 만남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오랜만에 친구와 식사를 하면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고민거리도 털어놓으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헤어지고 난 후에도 “오늘 정말로 즐거웠다. 다음에는 내가 맛있는 거 살게”라고 전화 한 통 걸어준다면 우정은 더욱 돈독해질 것이다.


내 경우에도 기업체를 방문해 강의를 마친 후 전화 인사를 받을 때가 가장 행복하다. 담당자가 전화를 해서 “오늘 강의 참 좋았습니다. 다음에 또 뵈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말을 해주면 강사로서 최고의 보람을 느낄 뿐만 아니라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갖게 된다.


요즘에는 휴대폰 문자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친한 친구나 격의 없는 관계일 때는 밤늦게 전화를 걸어도 큰 실례가 되지 않지만, 비즈니스나 잘 모르는 사람의 경우 전화를 하면 상대방이 부담을 가질 수도 있다. 이럴 때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마음을 전하면, 내 쪽의 성의도 전달하고 상대방도 별 부담을 갖지 않기 때문에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런 작은 일에서도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람을 보면 사람이 참 따뜻해 보이고 그동안 호감을 느끼지 못했던 사람이라도 다시 보게 된다. 대인 관계에서 나는 해피콜을 해주는 사람인가? 아니면 해피콜을 받는 쪽인가? 만약 후자라면 이제부터라도 해피콜을 먼저 해보면 어떨까?


우리는 성장하면서 부모님께, 선생님께, 친척들에게, 이웃 어른들에게 칭찬과 꾸중을 들으면서 완전한 인격체로 발전한다. 나 또한 자라면서 무수히 많은 칭찬과 꾸중을 듣고 자랐다. 엄밀히 따지자면, 아마도 칭찬보다는 꾸중을 더 많이 들었을 것이다.


꾸중, 일명 혼나는 행위는 언제나 피해 가고 싶은 일 중의 하나다. 혼날 짓을 해서 꾸중을 듣는데도 왜 그리 자존심이 상하고 혼내는 사람이 원망스러웠는지. 그 가운데서도 가장 듣기 싫은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누군가와 비교를 당하는 것이었다.


초등학교 때 수영이라는 친구가 옆집에 살았다.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고 어른들 말씀도 잘 듣는, 요새 말로 ‘엄친딸’이었다. 그런데 난 수영이가 무척이나 싫었다. 그 이유는 성적이 좋지 않을 때나 말썽을 피울 때면 엄마가 늘 그 애와 비교하면서 나를 혼냈기 때문이다. 벌을 서는 것보다, 매를 맞는 것보다 그 애와 비교하는 말 한마디가 더욱 아팠다. 그래서 어느 날은 엄마에게 “나보다 수영이가 더 좋으면 그 애를 딸로 하지, 왜 나를 낳았느냐?”고 소리치면서 집을 나간 사건까지 있었다.


수영이는 5학년 때 다른 지방으로 이사를 했다. 바로 옆집이라 수영이가 이사 가는 모습을 다 지켜보았다. 마침내 이삿짐 차가 동네를 떠나던 순간, 나는 마치 <이사 가는 날>이라는 소설의 한 대목처럼 집 뒤로 뛰어가서 울고 말았다. 엄마가 수영이와 비교할 때마다 속으로 ‘수영이가 이사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막상 수영이가 떠난다고 생각하니 괜한 서운함이 밀려왔던 것이다.


지금은 얼굴도 기억나지 않지만 경쟁심과 함께 묘한 열등감을 심어주었던 수영이라는 존재는 잊혀지지가 않는다. 그리고 엄마가 수영이와 나를 비교하는 ‘훈육법’만 쓰지 않았더라도 수영이와 훨씬 친한 친구가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에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엄마는 수영이란 존재를 통해 나에게 확실한 교사 역할을 했으니 감사를 드려야겠다. 그것은 바로 남과 비교하는 것은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 자체로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 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누군가와 비교 당하는 걸 끔찍이도 싫어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무의식중에 또는 고의적으로 다른 사람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이런 방법을 많이 쓰고 있다.

위험한 비교

아내와 남편 또는 부모 자식 간에 “당신 동기 ○○씨는 벌써 과장 진급을 해 연봉이 당신보다 훨씬 많다면서요?”라든지 “옆집 ○○와이프는 그 나이에도 어떻게 그런 미모를 유지할 수가 있지?”라든지 “네 친구 ○○는 너보다 학원도 적게 다니는데 늘 1등이라면서?” 등의 말을 무심결에 내뱉는다.
<다음호에 계속>

이미선 원장은?
??-서울 출생
-서울시립대 영문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일본 JAL SERVICE ACADEMY 수료
-대한항공 선임 여승무원
-대한항공 사장 의전담당
-대한항공 교육원 서비스아카데미 초대 전임강사
-2002 한일월드컵 문화시민운동 중앙협의회 교육위원
-교육과학기술연수원 초빙교수
-코리아매너스쿨 원장, (주)비즈에이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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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