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기획> 정치인-연예인 가족 대공개

‘상부상조’ 꿩먹고 알먹는 로열패밀리

소문난 엄친아·엄친딸…고윤·이하늬
현직 대통령 조카로 승승장구…은지원
대대로 정치인 집안…송일국·윤일구
처조카에 시삼촌까지…
싹싹 끌어모아 선거유세 


[일요시사=사회팀] 4·24 보선에서 부산 영도구 의원으로 당선된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의 아들 고윤(본명 김종민)이 온라인에서 아버지와 맞먹는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 네티즌들은 배우 고윤의 정체가 알려지자마자 ‘연예계 최강 엄친아’가 떠올랐다며 부러운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이처럼 정치인과 가족 및 친인척 관계에 있는 연예인들은 많다.

 

[김무성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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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 고윤 ]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 부산 영도구에 당선되면서 그의 훈남 아들 고윤도 덩달아 온라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차지했다. 고윤은 떠오르는 신인배우로, 종영한 KBS 2TV <아이리스2>에서 장혁과 이다해 등 주인공과 맞서는 킬러리스트로 열연한 바 있다. 정치인 아버지와 명지대 피아노과 교수 어머니 밑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고윤은 6년 동안의 유학생활 중 나라의 부름을 받고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연예계로 발을 디뎠다. 그는 5선에 달하는 든든한 지원자 정치인 아버지와 교수 어머니가 있었지만, 부모의 후광으로 연기를 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기 싫어 이름도 예명으로 바꿔 활동해오고 있다. 평소 고윤은 가족관계에 대해 잘 말하고 다니지 않아 대부분의 관계자들은 눈치 채지 못했으며, 절친한 동료 등 소수 몇 명만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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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촌 조카 은지원]

1대 아이돌 젝스키스 멤버이자 현재 랩퍼 및 예능인으로 종횡무진 활동 중인 은지원 역시 박근혜 대통령의 5촌 조카로 데뷔 초부터 유명세를 떨쳤다. 은지원의 할머니 박귀희씨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큰누나로, 박근혜 대통령에게는 큰고모인 셈. 그는 지난해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후보에 나섰을 때 지원 유세에 동참하기도 했으며, 취임식을 할 때에는 가족 자격으로 참석해 로열패밀리의 위상을 보여줬다.


정치인의 조카에서 단번에 대통령의 조카로 등극한 그는 대중의 부러움을 한몸에 받았지만 그에 따른 남모를 고충도 있다고 전해진다. 그는 지난 2011년 고교 때 만난 첫사랑과 하와이에서 결혼을 하고 신혼생활을 만끽했지만 성격차이의 이유 등으로 지난해 8월 이혼을 결심했다. 그러나 당시 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선거 유세를 할 시기였기 때문에 누가 될까 6개월간 이혼을 숨겨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윤보선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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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촌 조카 윤인구]

현재 KBS 앵커로 활약 중인 윤인구 아나운서는 예능인 못지않은 센스와 말끔한 진행이 돋보이는 방송인재다. 그는 윤보선 전 대통령의 5촌 조카로 최초로 로열패밀리 연예인에 등극했다. 그는 특히 지난 2007년 10월 치렀던 결혼식 피로연을 서울 종로구 안국동의 윤 전 대통령 자택에서 치러 화제를 모은 동시에 세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하기도 했다.

또한 윤인구는 제헌 국회의원과 초대 내무부 장관, 서울특별시장, 공화당 의장 등을 지냈던 윤치영 선생의 손자임이 밝혀지면서 집안 내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윤치영 선생은 전두환 대통령 시절 국정자문회의 위원직을 맡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6월 개인적 친분으로 전두환 전 대통령 손녀의 결혼식 사회를 맡아 대중의 비난세례를 한몸에 받았다.

[서종철 전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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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녀 서지영  ]

혼성그룹 샵 출신 서지영은 장군의 손녀다. 서지영은 데뷔 초부터 고 서종철 전 국방부 장관의 손녀로 눈길을 끌면서 일찌감치 로열패밀리 명단에 올랐다. 서지영의 할아버지인 서종철 전 국방부 장관 역시 박 당선인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이 있다. 서 전 장관은 박 전 대통령의 육군사관학교 1년 선배로 5·16 군사쿠데타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지휘소로 썼던 6관구의 사령관이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인연을 이어가며 박정희 정부에서 육군참모총장·대통령안보담당 특별보좌관 등을 지냈다. 또 그는 박근혜정부 첫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에 오른 서승환 연세대 교수의 조카이기도 하다. 서 교수는 약 10년 전부터 박 대통령에게 주택·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조언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서지영은 2011년 명문대 출신의 금융맨과 결혼한 뒤 방송 활동을 쉬고 있다.

소문난 엄친아·엄친딸…고윤·이하늬
현직 대통령 조카로 승승장구…은지원
대대로 정치인 집안…송일국·윤일구


[김을동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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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송일국]

가장 잘 알려진 정치인 아들은 송일국이다. 배우 송일국은 김을동 새누리당 의원의 장남이다. 김 의원은 청산리전투로 유명한 김좌진 장군의 외손녀로 현재까지 ‘장군의 손녀’로 불리고 있다. ‘장군의 아들’로 유명한 송일국의 할아버지 고 김두한 역시 과거 국회의원을 두 번이나 역임했던 정치인이다. 김 의원은 과거 아버지가 정치인으로 있던 시절 돈 한 푼 갖다 주지 않는 등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서운함을 드러내며 정치인 행보에 난색을 표한 바 있다. 그러나 결국 그는 아버지의 행보를 그대로 따라갔고, 지난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을 시작으로 제19대 국회의원직까지 연임하고 있어 아버지 고 김두한과 같이 의원직을 연임하며 정치인 행보를 걷고 있다.



[문희상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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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조카 이하늬]

배우 이하늬도 원조 로열패밀리 소속 연예인이다. 이하늬는 서울대 국악과를 졸업해 데뷔 초부터 김태희와 맞먹는 엄친딸로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그의 경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06년 제50회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미스코리아 진’으로 선발됐으며 다음해에는 미스유니버스대회에서 당당히 4위에 오르며 한국인의 자긍심을 부추기는 큰 역할을 했다. 엄친딸의 집안 역시 대중의 시선을 끌만큼 화려했다. 이하늬의 아버지는 전 국정원 2차장 출신 이상업씨이며 어머니는 이화여자대학교 교수이자 무형문화재 문재숙씨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하늬의 외삼촌은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인 것으로 알려져 로열패밀리의 정점을 찍었다. 이하늬는 문 위원을 위해 지난해 19대 총선 당시 직접 유세 현장에 참석하며 지원유세에 힘을 싣기도 했다.

[김부겸 전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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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윤세인  ]

MBC 주말드라마 <아들녀석들>에서 서인국과 함께 부부로 열연한 배우 윤세인(본명 김지수)은 김부겸 전 민주통합당 의원의 딸이다. 윤세인은 이미 데뷔 초에 민주당 최고위원인 김부겸 의원의 딸이라는 사실이 공개돼 화제가 됐으나 선배 연기자인 김지수와 동명이인이라는 점을 감안, 본명을 포기하고 예명으로 활동 중이다. 윤세인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대구 수성구로 내려가 아버지 김부겸 전 의원과 함께 지역구 시장 등지를 돌며 선거유세에 참여, 지지를 적극 호소했다. 김 전 의원은 현재 민주통합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겸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직을 맡고 있다.

처조카에 시삼촌까지…
싹싹 끌어모아 선거유세 

[이경재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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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이윤정  ]

이경재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의 차녀는 90년대 인기가수 ‘삐삐밴드’ 출신 이윤정이다. 친박계 중진으로 4선 의원 출신인 이 위원장의 막내딸은 삐삐밴드 출신 가수 이윤정은 1995년 삐삐밴드로 가요계에 데뷔했으며, 2000년대 초에는 스타일리스트로 변신해 케이블채널 Mnet <트렌드리포트 필>에서 MC로 나서는 등 패션계에서 종횡무진 활동하기도 했다. 이윤정은 설치미술가이자 사운드 프로듀서인 이현준과 지난 2010년 결혼했고, 당시 주례는 박관용 전 국회의장이 맡았다. 이윤정은 남편과 토탈 아트 퍼포먼스 팀 ‘EE’를 결성해 활동 중이다.

[김영환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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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조카 양현석]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엔터테인먼트 사장, 양현석 YG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의 이모부는 김영환 민주통합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3선(15·18·19대) 야당의원으로 역임 중이며 양현석과는 이모부와 처조카 사이로 알려져 대중의 관심을 모았다. 양현석은 90대 초 ‘서태지와 아이들’의 멤버로 활동한 뒤 1997년 은퇴를 선언, 이후 지누션과 1TYM 등을 키우며 엔터테인먼트 대표로 변신했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로는 그룹 빅뱅과 투애니원, 빌보드 가수 싸이가 있으며, 양 대표는 뮤직비디오 하나로 국제가수 경지에 오른 싸이 덕에 수백억원에 달하는 주식 부자가 됐다.


[정진석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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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며느리 이영애]

고 정석모 의원의 아들 정진석 국회 사무총장은 영화배우 이영애의 남편 정호영씨의 삼촌이다. 이영애는 정진석의 조카며느리가 된다. 이는 지난해 4.11 총선 당시 이영애가 정진석의 유세 현장에 나타나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졌다. 단순한 친분이 아닌 친인척이라는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더 화제가 된 것이다. 신비주의 배우 이영애가 정 사무총장의 지난해 총선 유세현장에 나타난 것은 남편 정씨의 권유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애의 적극 선거 유세에 정 사무총장은 잠시 고무적인 지지율을 얻었으나 결국 총선에서 낙선하고 말았다.

한편 이영애는 지난 2009년 하와이에서 사업가 정씨와 조용히 결혼식을 치른 후 2011년 2월 아들과 딸 쌍둥이를 출산한 뒤, CF 이외에는 배우활동을 접은 상태다.


김하은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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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발 검찰과의 전쟁 막전막후

여당발 검찰과의 전쟁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후폭풍이 거세다. 더불어민주당과 검찰의 시각이 크게 엇갈리면서 서로를 향해 날을 겨누는 형국이다. 검찰청은 내년 9월 폐지될 시한부 운명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검찰개혁’을 필두로 이참에 검찰의 뿌리를 뽑겠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을 등에 업고 버티기에 나선 검찰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아 당분간 양측 간의 힘겨루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 7일 서울중앙지검이 대장동 사건에 대한 항소 시한을 넘기면서 논란에 불이 붙었다. 서울중앙지검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비롯해 ▲남욱 변호사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일당에 대한 1심 판결에 항소하지 않은 것이다. 꺾이거나 되치거나 검찰이 항소를 포기하면서 ‘불이익변경 금지 원칙’에 따라 피고인에게 더 무거운 형을 선고할 수 없게 됐다. 대장동 개발 비리로 발생한 범죄수익의 국고 환수 규모가 축소될 것이란 해석에도 힘이 실린다. 화살은 곧바로 이재명 대통령에게로 향했다. 이 대통령은 대장동 사건에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데, 이미 대장동 민간업자 재판에서 무죄가 나온 만큼 항소 포기로 인해 추가로 다툴 여지를 차단했다는 게 국민의힘의 설명이다. 여기에 대통령실이 항소 포기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이재명 면죄부’라고도 주장했다. 국민의힘 곽규택 대변인은 “대통령실 민정수석실 비서관 4명 중 3명,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법제처장, 국정원 기조실장까지 모두 이 대통령의 변호인 출신”이라며 “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장동 사건 주요 피고인 정진상, 김용, 이화영 등을 특별 면회하면서 ‘검찰은 증거가 없다’는 발언으로 회유를 시도한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보수 성향인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역시 “국가의 유례없는 사법 정의 포기 사태는 이재명정부의 책임”이라며 “공소 사실의 핵심에 무죄 선고가 난 사건에 검찰이 항소를 포기한 전례를 찾기 어렵다. 대통령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진 것은 부인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부 출범 이후 대검찰청 차장검사로 승진한 노만석 검찰총장을 겨냥해서는 책임론이 불거졌다. 법조계에 따르면 항소 시한을 앞두고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일동에 대해 일부 무죄가 선고되는 등 다툼의 여지가 있는 1심 판결에 대해 “관행대로 항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를 전해 들은 대검 수뇌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노 대행은 지난 9일 “대장동 사건은 일선 검찰청의 보고를 받고 통상의 중요 사건의 경우처럼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후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역시 대장동 일동에 대해 검찰의 구형량보다 높은 형량이 선고된 만큼 항소 포기가 ‘적절한 판단’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항소 포기 지시는 없었다”고 일축했다. 화약고에 불붙인 ‘항소 포기’ 후폭풍 이재명·노만석·정성호 몽땅 도마 위로 정 장관은 지난 12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이진수) 법무부 차관에게 대장동 사건 관련으로 어떤 지시를 했느냐’는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의 질문에 “노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지휘권을 행사할 수도 있으니 항소를 알아서 포기하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정 장관은 총 3번 정도 대장동 사건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언급하며 “(두 번째인) 11월6일 목요일에는 국회에서 예결위 종합질의가 있어 국회에 왔는데, 예결위 끝나고 대검에서 항소할 필요성이 있다고 한 의견을 들었다”며 “당시 ‘중형이 선고됐는데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하지 않는가’란 정도의 이야기만 하고 돌아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음 날인 11월7일에도 마찬가지”라며 “저녁에 예결위가 잠시 휴정돼 검찰에서 항소할 것 같다는 구두 보고를 식사 중에 받았고, 그날 저녁 예결위가 끝난 후 최종적으로 항고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부연했다.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대목을 놓고 국민의힘은 “신중한 검토(판단)가 곧 항소 포기인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며 법무부가 사실상 외압을 행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신중하게 판단하라는 이 8글자에 모든 것이 함축적으로 들어가 있다”며 “법무부 장관이 개인적인 견해임을 전제로 하며 검찰에 지시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대장동 사건 수사·공판팀을 이끌었던 일선 검사를 중심으로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다. 김영석 대검찰청 감찰1과 검사는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를 통해 “검찰 역사상 일부 무죄가 선고되고 엄청난 금액의 추징이 선고되지 않은 사건에서 항소 포기를 한 전례가 있었나”라며 이번 결정으로 대장동 일당 등 민간업자에게 수천억원 상당의 범죄수익이 돌아간 점을 꼬집었다. 대장동 사건의 수사·공판팀을 이끌었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도 “항소 포기로 남욱·정영학을 상대로는 범죄수익을 단 한 푼도 환수할 수 없게 됐고, 김만배를 상대로는 당초 예상 금액의 1/10에 불과한 금액만 추징 선고가 이뤄졌음에도 이를 묵과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지적했다. 기막힌 타이밍 검찰 안팎에서 책임론이 확산하자 결국 노 대행은 항소 포기 논란이 불거진 지 닷새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자 일선 검사들은 ‘검찰총장 권한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린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항소 포기 과정에 대한 상세 설명을 요구하는 입장문을 냈다. 해당 입장문은 박재억 수원지검장을 비롯해 ▲박현준 서울북부지검장 ▲박영빈 인천지검장 ▲박현철 광주지검장▲임승철 서울서부지검장 ▲김창진 부산지검장 등 검사장 18명 명의로 작성됐다. 이들은 “서울중앙지검장은 명백히 항소 의견이었지만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항소 포기 지시를 존중해 최종적으로 공판팀에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며 “검찰총장 권한대행을 상대로 항소 의견을 관철하지 못하고 책임지고 사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어제 배포한 입장문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의 항소 의견을 보고받고 법무부의 의견도 참고한 뒤 해당 판결의 취지 및 내용, 항소 기준,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며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책임 하에 서울중앙지검장과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항소 포기를 지시했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하담미 수원지검 안양지청장 ▲최행관 부산지검 동부지청장 ▲신동원 대구지검 서부지청장 등 8개 대형 지청을 이끄는 지청장들도 집단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번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지시는 그 결정에 이른 경위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면 검찰이 지켜야 할 가치, 검찰의 존재 이유에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를 남기게 될 것”이라며 “그간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입장문, 법무부 장관의 설명만으로는 항소를 포기한 구체적 경위가 설명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법적·행정적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정치 검사들의 반란을 분쇄하겠다”며 검찰의 집단 반발을 ‘항명’이라고 규정하고 이에 대한 징계를 예고했다. 현재 일반 공무원은 6단계 징계 처분(파면·해임·강등·정직·감봉·견책)이 가능하지만, 검사는 파면에 해당하는 징계 규정이 없다. 검사에 대한 징계는 검사징계법에 따라 이뤄지는데, 이를 ‘검사 특혜법’이라고 지적하며 폐지하겠다는 설명이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정치 검사들의 반란에 철저하게 책임을 묻겠다”며 사실상 검찰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 법무부 장관께 강력히 요청한다. 항명 검사장 전원을 즉시 보직 해임하고 이들이 의원면직하지 못하게 징계 절차를 바로 개시하라”며 “항명에 가담한 지청장과 일반 검사들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이후 김 원내대표가 검사징계법 폐지 법률안·검찰청법 개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하면서 사실상 검찰 징계는 당론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항소 포기 논란 이후 박재억 수원지검장에 이어 송강 광주고검장이 연달아 사의를 표명했지만 민주당은 “사표를 수리하지 말고 징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며 퇴로를 막았다. 항명? 투쟁? 법무부 내부에서 집단행동에 나선 일부 검사장을 대상으로 평검사 보직이동을 하거나 국가공무원법 위반 등으로 형사 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면서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검찰 측에서는 “보복용 강등”이라는 거센 반발이 나오지만 법무부는 “검사장은 직급이 아닌 보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강등·징계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검사장의 집단행동을 비판하며 징계의 타당성을 주장했지만, 일선 검사들은 항소 포기 판단 경위에 대해 추가 설명을 요청한 것이 어떻게 항명이냐며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그동안 민주당 의원들이 앞다퉈 일선 검사장을 향해 “빨리 나가라”고 윽박지르던 것과 달리 최근 지도부는 숨 고르기에 돌입한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계속해서 이정부와 대장동을 엮어 공격하는가 하면, 이 대통령의 UAE(아랍에미리트) 순방 성과가 묻힐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톤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이 대통령이 순방을 떠난 17일부터 이틀간 공개 석상에서 검사 항명, 징계 등 관련 현안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 등 일부 최고위원이 내란전담재판부 도입을 주장했으나 당은 “지도부 차원의 의견은 아니”라며 거리를 뒀다. 정 법무부 장관 역시 지난 18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검사장 징계 검토 관련 질문에 “어떤 것이 좋은 방법인지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건 국민을 위해 법무부나 검찰이 안정되는 것”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택했다. 낮은 볼륨을 유지하는 지도부와 달리 의원 개개인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한 라디오를 통해 정 법무부 장관의 ‘검찰조직 안정’ 발언에 대한 질문에 “아무 일 없었던 듯이 넘어가는 것이 조직의 안정을 위해서 도움이 되는 방법은 아니”라고 답했다. 이어 “정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와 검찰 전체를 총괄하는 수장이기 때문에 고민이 있으신 것 같다”면서도 “다만 중요한 것은 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현재 민주당이 내세우는 원칙은 항명 검사에 대한 징계로, 그 원칙을 지키는 것이 국민 여론이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몰아붙이던 지도부 잠시 숨 고르기 이제는 각개전투…검사들도 ‘부글’ 민주당이 다수 석을 차지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에서는 ‘집단 항명 검사장 18인’ 전원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하는 검사장 18명을 겨냥해 “헌정 질서의 근본인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과 검찰조직의 지휘 감독체계를 정면으로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비판하며 법적 조치에 나선 것이다. 지난 19일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조국혁신당·무소속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검찰의 집단 항명은 정치적 집단행동으로 헌정 질서를 훼손하는 중대 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의 행동은 단순한 의견 개진이 아니었으며 법이 명백히 금지한 공무의 집단행위, 즉 집단적 항명”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피고발인 18명은 모두 각 검찰청을 대표하는 검사장급 고위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이 누구보다 강하게 요구되는 위치에 있다”며 “그런데 이들은 서로 합의해 공동성명을 작성하고 이를 동시에 내부망과 언론에 공개했다. 이는 다수가 결집해 실력으로 주장을 관철하려는 집단적 압력 행위”라고 말했다.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지자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의 임기가 끝난 뒤 검사들이 반격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권력이 교체됨에 따라 검사의 태도 역시 손바닥 뒤집듯 바뀌고, 만일 보수 세력에게 정권이 넘어갈 경우 검사의 날이 다시 이 대통령을 향할 것이란 점에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내년 10월 해체 예정인 검찰청이지만 막강한 권력을 지니던 시절의 관행을 버리지 못한다면 이들을 중심으로 정치 검찰의 모습을 한 또 다른 집단이 탄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실은 “검사 인사권은 법무부에 있다”며 이번 사안에 직접 개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논란의 중심으로부터 최대한 거리를 유지하며 대통령실이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 역시 “‘대통령실 외압’은 궁지에 몰린 국민의힘의 프레임”이라며 “만약 5년 뒤에 검찰이 반기를 들면 그때는 (이 대통령의 거취를) 국민 여론에 맡기면 된다. 지난 몇 년간 수십번의 압수수색과 조사가 이뤄졌고, 그 결과를 전부 국민이 지켜봤다”고 설명했다. 피바람 과도기 이 모든 과정을 놓고 최요한 정치 평론가는 “과도기”라고 설명했다. 최 평론가는 <일요시사>를 통해 “검찰이 하나의 권력으로 등장해 민주주의를 유린했다. 그 대상을 개혁하는 일은 굉장히 어려운 문제고, 이정부는 그걸 시스템으로 헤쳐나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혁은 혁명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혁명은 싹을 자르면 되지만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라며 “검사 징계, 검찰개혁을 놓고 같은 진보라 하더라도 결이 다르지 않나. 다양한 논의와 의견을 두들겨 맞춰서 하나의 안을 만드는 게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개혁안은 보수도 일정 정도 동의를 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시스템 개혁이라는 건 단칼에 두부처럼 잘리는 게 아닐뿐더러 이정부가 끝날 때까지 (개혁을) 시도하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