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 ‘에티켓 전도사’ 이미선의 차가운 머리로 만나고 뜨거운 가슴으로 다가서라①

자신의 이미지에 점수를 매겨라

품격 있는 에티켓을 가르치는 이미선 코리아매너스쿨 원장은 기본 에티켓을 제반으로 한 고객만족서비스교육을 실시해 경제효과를 증대시키는 데 앞장서는 인물이다. 몇년 전 그가 펴내 인기몰이를 했던 저서 <차가운 머리로 만나고 뜨거운 가슴으로 다가서라>는 타인의 마음을 단번에 사로잡는 삶의 지침서이다. 이 원장이 전하는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하라
인생의 변화는 ‘첫인상 바꾸기’에서부터

나이가 많든 적든, 태어나서 한 번쯤은 타인이 언급하는 당신의 이미지에 관해 들어보았을 것이다. 그 사람이 당신에 대해 많이 알든 그렇지 않든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처음 만났을 때 상대가 당신을 어떻게 기억하는가?’ 그것이 바로 당신의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이미지 메이킹의 중요성

우리는 흔히 ‘연예인들은 이미지를 먹고 산다’고 표현하곤 한다. 대중들이 그들 혹은 그녀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출연작과 CF, 더 나아가 몸값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들은 자신들의 이미지를 좋게 만들기 위해 모든 에너지를 소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좋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들은 그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이미지가 다소 나쁜 사람들은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노력한다. 또, 한 번 손상된 이미지를 회복하는 것은 이미지가 처음부터 안 좋은 경우보다 몇 배의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사생활이나 출연작 등에서 무척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대중에게 호감을 주는 이미지 메이킹에 성공한 대표적인 연예인으로 션과 정혜영 부부를 꼽을 수 있다. 션은 결혼 후, ‘가정을 사랑하는 책임감 있고 성실한 가장’이라는 이미지와 더불어 정혜영씨와 함께 결혼기념일마다 봉사활동과 기부를 하는 인간적인 모습 등이 널리 알려지면서 광고계에서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고, 나눔을 생활화 하고 있는 따뜻한 일상을 담은 포토 에세이집 <오늘 더 사랑해>를 발간하면서 더욱 큰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가수 장나라씨도 자신만의 이미지를 잘 구축한 예이다. 꾸밈없이 항상 웃고 있는 귀여운 얼굴과 사람들에게 친근감을 주는 털털한 말솜씨는 보기만 해도 기분을 좋게 만드는 매력을 발산한다. 평소 봉사활동에도 앞장서는 그녀의 예쁜 마음 또한 그녀의 이미지를 더욱 높이고 있다. 국민 MC 유재석씨는 또 어떤가? 몇년째 변치 않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는 바로 편안함이다. 정·재계의 많은 유명 인사들도 연예인들처럼 드러내지 않을 뿐 나름대로 자신들의 이미지를 열심히 관리하고 있다.
여기서 당신이 명심해야 할 것은 좋은 이미지를 만들고 가꾸는 것은 유명 인사들만이 해야 할 일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는 것이다. 익명의 시대, 하루에도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을 반복하는 당신 또한 당신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이목구비를 스스로의 힘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좋은 이미지는 노력에 의해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 자신의 이미지에 객관적으로 점수를 매겨라. 그리고 지금까지 남에게 별로 호감을 주지 못하는 이미지 때문에 손해를 보았거나 고민한 적이 있었다면, 지금 당장 자기 학대는 그만두어라. 사람마다 발산하는 매력의 색은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대신 거울을 보면서 자신만의 매력적이고도 멋진 이미지를 구축하도록 노력하라. 노력하고 준비하는 자를 이길 수 있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첫인상’이다. 청년 실업 100만 명을 넘는 이 시대에 똑같은 실력을 갖추었다 하더라도 첫인상이 좋은 사람은 합격의 영광을, 그렇지 않은 사람은 실패의 쓴 잔을 마시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남녀의 만남에서도 첫인상은 다음 만남을 기약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 한 결혼정보회사가 조사한 통계에 의하면, 상대방을 다음에 다시 만날 것인지, 딱지를 놓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는 불과 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굳이 이런 통계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만남에서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이는 별로 없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또는 소설 속에서 두 남녀가 만나자마자 눈에 불꽃이 튀면서 사랑에 빠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에 대해 처음 만남에서 상대방을 어떻게 알 수 있느냐고, 극적인 요소로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설정된 장치일 뿐이라고 항변한다면 딱히 부정할 말은 없다.
하지만 실제 주변에서 결혼에 골인한 사람들이나 사랑에 빠진 연인들에게 “상대방에게 언제 호감을 느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면 상당수가 “첫눈에 반했다”고 대답을 하니, 단순히 드라마적 설정이라고 치부하기엔 뭔가 부족한 부분이 있는 듯하다.

과연 첫 만남, 혹은 첫인상은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일까?
폴란드 태생의 미국 심리학자 솔로몬 아시는 ‘이미지 메이커의 대부’라 불릴 정도로 권위 있는 학자다. 그는 어떤 인상이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지, 그리고 첫인상이 나중에까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실험을 하고 이론화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여러 가지 실험을 통해 첫인상이 나중에도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는데, 이를 ‘초두(初頭) 효과’라고 한다. 초두 효과란, 사람은 일단 첫인상이 형성되면 후에 들어오는 정보에 귀를 기울이지 않게 될 뿐만 아니라, 첫인상은 나중에 들어오는 정보를 해석하는 기준이 되는 것을 뜻한다. 
물론 자꾸 볼수록 인상이 달라지기도 하고, 처음엔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들도 만날수록 진국임이 밝혀지는 경우도 있다. 이를 ‘빈발(頻發) 효과’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초두 효과’에 비해 약하다. 첫 대면, 면접, 첫 선에서 좋은 첫인상을 주느라 노력하는 편이 나쁘게 각인된 첫인상을 지우느라 애먹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라는 뜻이다.

비즈니스 심리학에서는 모든 첫 만남에서 중간 이상의 호감은 주어야 어느 정도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한다. 만약 호감도가 너무 낮은 사람이 자신의 목적을 관철시키기 위해 만남을 계속 시도한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제 남녀 관계에서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지는 경우에 대해 어느 정도 설명이 가능할 듯하다. 처음 만났을 때 누군가에게 호감을 느끼고 좋은 느낌을 받았다면, 나중에 그 사람이 약간의 실수를 했거나 잘못을 해도 단점을 커버하고 이해하려고 한다. 자신이 호감을 가진 사람한테서는 좋은 점만 보려고 애쓰는 속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면 좋지 않은 인상을 받은 사람에게는 장점을 찾기보다는 부정적인 시각으로 계속 바라보게 된다. 이처럼 긍정적인 부분만을 보려고 노력하기 때문에 첫눈에 마음에 든 사람을 사랑할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시각이 첫인상 좌우

자, 그럼 여기서 첫인상을 좌우하는 비밀에 대해 살펴보자. 미국의 심리학자 메라비언은 첫인상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표정·자세·동작·옷차림 등 시각적인 이미지가 55%, 말투·목소리 등 청각적인 이미지가 38%, 말의 내용이 7%로 조사됐다. <다음호에 계속>

 

이미선 원장은?
-서울 출생
-서울시립대 영문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
-일본 JAL SERVICE ACADEMY 수료
-대한항공 선임 여승무원
-대한항공 사장 의전담당
-대한항공 교육원 서비스아카데미 초대 전임강사
-2002 한일월드컵 문화시민운동 중앙협의회 교육위원
-교육과학기술연수원 초빙교수
-코리아매너스쿨 원장, (주)비즈에이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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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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