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기획>충격의 토요일! 노무현 서거④ 만만찮은 사회적 파장

비통에 빠진 국민들 “촛불이라도 들자”



노 전 대통령 투신자살로 슬픔과 분노에 빠진 국민들
“촛불집회 열자” 목소리 높여…현정권에 대한 불만 터질듯
무리한 수사 벌인 검찰에 자살 책임 돌리는 목소리 높아

노무현 전 대통령이 끝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토요일 아침의 갑작스런 비보에 국민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전직 대통령의 불명예스런 검찰조사에 가뜩이나 어깨가 처져있던 국민들은 이번 소식에 말할 수 없는 슬픔과 당혹감에 빠졌다. 문제는 앞으로 다가올 후폭풍이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무자비한 수사에 불만을 품고 있던 노사모 등 국민들이 그의 죽음을 계기로 분노를 표출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또 유명인의 자살이 발생할 때마다 나타났던 베르테르 효과가 또다시 나타날지도 모른다는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인 서거가 가져올 각종 파장을 전망했다.

뇌물수수 혐의에 휘말려 검찰조사를 받던 노무현 전 대통령이 비극적인 서거를 맞았다. 퇴임 이후 꾸려나가던 사업체의 이름으로 정할 만큼 사랑했던 봉하마을 사저 뒷산에서 파란만장했던 생을 마감했다.

전국에 애도의 물결
촛불집회 움직임도

사상초유의 전직 대통령 자살에 국민들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서거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온라인, 오프라인 할 것 없이 애도의 물결이 파도처럼 일고 있다. 또 일부 시민들은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 이들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의 반응만으로도 앞으로 펼쳐질 후폭풍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할 수 있다. 비보를 접한 네티즌들의 폭주로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사람 사는 세상’은 서버가 다운됐고 ‘노사모’ 홈페이지 역시 네티즌들의 쇄도로 마비상태가 됐다.

많은 네티즌들은 믿을 수 없는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까만 리본을 달고 애도를 표하고 있다. 다음 아고라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뉴스를 듣고 또 들어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정말 존경했습니다. 이제 편히 쉬세요. 정말 보고 싶습니다”라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임기 당시엔 현직 대통령 탄핵이라는 초유의 일을 겪더니, 더 많은 부정부패로 엄청난 뇌물을 받고도 국가에 돌려주지 않으면서도 살아가는 전직 대통령도 있는데…”라고 꼬집었다.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글을 올린 한 네티즌은 “그렇게 견디기가 힘드셨습니까. 그래도 우리를 위해 견디셔야 하지 않으셨을까요. 이제 우린 누구에게서 희망을 봐야 하나요”라며 허망해 하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서명도 이어지고 있다. 다음 아고라 등에는 인터넷으로나마 추모서명을 하고 헌화를 하며 죽음을 애도하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노 전 대통령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성토하며 촛불시위를 제안하고 있어 미국산 광우병 소고기 파문 이후 또다시 대규모 촛불집회가 벌어질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한 네티즌은 ‘다 함께 촛불을 밝힙시다’라는 제목의 추모서명을 통해 대대적인 촛불집회를 제안하고 나섰다.

이 네티즌은 “너무나 마음이 아픕니다. 봉화산을 오르는 그의 발걸음은 얼마나 무겁고 외로웠을까. 그의 마지막 가는 길에 촛불을 밝힙시다. 이명박 정권도 이번만큼은 우리의 촛불을 가로막지 못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의 글을 올려 촛불집회를 독려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한 당일인 5월23일부터 당장 촛불집회를 열자는 목소리도 높았다. 한 네티즌은 “모든 짐을 홀로 지고 가셨네요. 공과는 역사에 맡기고 그분의 추모를 위해 모이기 바랍니다”라며 서울 청계천에 모여 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처럼 네티즌들이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촛불집회로 마음을 보여주자는 목소리를 높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본격적인 대규모 촛불집회의 발단이 된 것이 노 전 대통령 임기 당시 탄핵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국민들은 촛불을 밝힘으로써 대통령의 탄핵이 부당함을 밝혔다. 이것을 시작으로 국민들은 단합된 마음을 보여야 할 때마다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와 평화적인 시위를 벌였다.

‘노사모’의 행보도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이 정치적 위기를 맞을 때마다 힘을 모았던 노사모가 이번 사건에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에 이목이 쏠리는 것은 당연지사. 특히 노사모는 박연차 게이트와 관련해 내달 13일부터 정기총회를 열기로 한 바 있는데 총회의 성격과 일시가 바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가 가져올 또 다른 파장은 검찰수사에 대한 불신감이 커질 우려가 있다는 것.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한 검찰수사 초기부터 전직 대통령을 전방위로 압박하는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도마에 올랐다.

“왜 그따위로 수사해?”
검찰수사 불신감 커져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 3월 중순부터 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아들 건호씨와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 회장으로부터 600만 달러를 받은 사실을 알고 있다고 판단하고 그에 초점을 맞춘 수사를 진행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무자비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또 노 전 대통령이 뇌물을 수수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 없이 정황과 상식만을 들어 죄인으로 몰고 갔다는 비난도 조금씩 수면 위로 오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벌어진 노 전 대통령의 자살은 검찰에 대한 비난을 가열시키고 있다. 이는 대검찰청 홈페이지에 쏟아지고 있는 국민들의 원성으로 알 수 있다. 노 전 대통령 서거소식이 알려진 이후 ‘국민의 소리’ 코너는 전직 대통령의 서거의 책임을 검찰에게 묻는 규탄의 목소리로 가득하다. 네티즌들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검찰에 대한 불신과 원망을 가득 담아 글을 올렸다.

한 네티즌은 ‘당신들의 칼은 정의롭지 않습니다’라는 글을 통해 “당신들의 칼이 항상 지금처럼 날 서 있었다면 우리는 지금처럼 감정에 휩쓸려 검찰을 일방적으로 비난하지 않았을 것이다. 수많은 비리와 권력 관련 사건들에서 강한 자들을 대상으로 얼렁뚱땅 수사를 무마하는 것을 우리 국민들은 수없이 보아왔다. 일개 소장검사까지 말대답하는 만만한 대통령에겐 그토록 날 선 칼을 휘둘렀는가”라고 꼬집으며 검찰수사의 부당함을 성토했다.

또 다른 시민은 “단 한 점의 의혹도 결코 지나치지 않는 우리 검찰의 단호함. 힘이 부칠 때면 여론재판을 해서라도, 피의자의 인권보다는 진실을 밝히는 것이 우선인 우리 검찰의 사명감. 인권의 무시가 가져온 주검을 보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우리 검찰의 굳건함. 흐르는 눈물을 닦다가 자랑스러운 우리 검찰의 모습을 한순간이라도 놓칠 새라 눈물을 그냥 흘려보내며 지켜보렵니다”라고 비꼬며 검찰을 강하게 비난했다.

사실 검찰이 보이지 않는 힘에 좌지우지되어 투명하고 공정한 수사를 하지 않는다는 불신은 꾸준히 제기되었다. 그런데 이번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이 검찰에 대한 국민들의 불만을 폭발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어 또 다른 파장을 몰고 올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명인이 자살한 이후 어김없이 나타났던 ‘베르테르 효과’가 나타날 우려감도 커져 또 다른 파장을 불러올 조짐이다. 베르테르 효과란 독일의 문호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유래했다. 소설 속 주인공 베르테르는 연인과 헤어진 뒤 자살을 택하는데 책이 출간된 후 유럽에서 모방 자살이 급증했다. 이를 두고 유명인의 자살 이후 자살률이 급증하는 현상을 두고 베르테르 효과란 말이 생겨난 것.

이 현상은 우리나라에서도 입증된 바 있다. 2005년 2월 영화배우 이은주가 자살한 뒤 1개월간 자살 건수가 다른 해 같은 기간보다 58% 증가했다는 연구결과가 이를 보여준다. 또 정다빈, 유니 등 젊은 연예인들이 자살한 이후에도 자살률이 증가한 바 있다.

“나도 따라 죽을래”
베르테르 효과 우려

이 베르테르 효과가 눈에 띄게 나타난 것은 지난해 탤런트 고 안재환과 최진실의 자살 이후였다. 당시 슬픔과 당혹감에 잠겼던 국민들 중 일부가 그들이 자살한 것과 유사한 방식으로 목숨을 끊어 사회적 문제가 됐다.

안재환 자살 이후에는 우울증에 시달리던 고등학생부터 사업실패의 두려움을 안고 살던 30대까지 수 건의 연탄가스 중독 자살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또 최진실 자살 이후에는 압박붕대를 이용해 자살을 하는 이들이 속출한 바 있다. 그 중 한 남성은 거실바닥에는 ‘최진실의 영원한 팬이다. 뒤따라간다’는 내용이 적힌 찢어진 달력을 유서로 남기고 자살을 해 베르테르 효과를 극명히 보여주기도 했다.

이처럼 유명인의 자살에 따른 베르테르 효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명인들이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 자신의 자살을 합리화하는 경향이 높아진다. 또 ‘저 사람도 자살하는데 나 같은 하찮은 사람이 살면 뭐하나’라는 생각에 자살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특히 이번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연예인들의 자살과는 다르다는 점에서 자살을 택하는 이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 국가의 수장이었던 인물의 자살이 불러일으키는 파장은 연예인이나 다른 유명인과는 비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노 전 대통령을 아끼고 그의 사상을 존경하는 이들 역시 극단적 선택을 할 위험성이 있어 그 어떤 유명인의 자살보다 부정적인 영향력이 클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가 이미지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전직 대통령들의 잇단 검찰조사로 실추된 국가 이미지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것.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전직 대통령의 비극적인 자살은 이미 외신을 통해 대서특필된 상황이고, 그들의 눈에 비친 한국의 이미지는 결코 좋을 리 없다.

이처럼 노 전 대통령의 서거는 수많은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총체적인 혼란과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불안감이 시중에 떠도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국민 모두가 감당하기 힘든 일을 겪은 만큼 모두가 힘을 합쳐 슬픔을 헤쳐 나가는 슬기가 필요한 때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단독] 경찰 압수 비트코인 ‘1400억’ 털린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경찰이 압수한 비트코인 1700여개 중 1400개 이상이 사라졌다. 전체 피해액은 최소 1300억원에서 최대 1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충격적인 것은 탈취 시점과 방식, 그리고 접속 기기까지 모두 경찰 수사 과정과 맞물려 있다는 점이다. 단순 해킹으로 보기 어려운 정황이 잇따라 확인되면서 사건의 성격이 ‘내부 연루 의혹’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사건의 출발은 2021년 11월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불법 도박사이트 수사였다. 광주청 수사과 소속 경사 김모씨 등은 범죄수익은닉 혐의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하며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을 받은 비트세븐 거래소 대표 이모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에 접속했다. 6분 간격 연결고리 당시 경찰은 피의자 이씨의 블록체인닷컴 지갑 계정에 접속해 비트코인 1798개를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전 11시58분부터 약 40분간 27차례에 걸쳐 135개를 이체하며 1차 압수를 진행했다. 이후 접속이 차단됐다고 주장했지만, 불과 몇 시간 뒤인 11월10일 새벽과 오후, 경찰청 사무실에서 추가로 185개를 더 이체했다. 총 320개가 ‘정식 압수’됐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2021년 11월10일 오후 8시28분. 김 경사는 압수된 계정의 연동 이메일을 자신의 구글 계정으로 변경한다. 그리고 불과 12분 뒤인 8시40분부터, 지갑에 남아 있던 비트코인 1477개가 195차례에 걸쳐 외부 주소로 빠져나갔다. 압수 직후, 그것도 계정 권한이 경찰에게 완전히 넘어간 직후 벌어진 대규모 탈취였다. 블록체인닷컴이 제출한 IP 로그는 더욱 노골적이다. 11월9일부터 10일 오후 8시32분까지 모두 한국 IP를 사용한 수사관 접속 기록이다. 이후 마지막 김 경사의 접속 6분 뒤, 미국·우크라이나·캐나다 IP를 통한 접속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VPN을 이용한 김 경사로 의심되는 ‘탈취자’의 접속이다. 수사관 로그인 → 6분 후 탈취 로그인 → 즉시 대량 이체로 이어진 것이다. 외부 해커의 우연한 침입이라 보기에는 타이밍이 지나치게 촘촘하고 정교하다. 결정적인 단서는 디바이스 로그다. 블록체인닷컴 측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계정에는 단 두 종류의 기기만 기록돼있다. 하나는 윈도우 기반 데스크톱, 다른 하나는 안드로이드 모바일이다. 이 중 안드로이드 접속은 단 한 번, 우크라이나 IP를 통해 이뤄졌다. 나머지 탈취 접속은 모두 윈도우 데스크톱이다. 문제는 그 윈도우 기기다. 로그에는 수사관이 사용한 윈도우 기기 외에 다른 데스크톱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탈취자가 사용한 윈도우 PC가 별도 기기였다면 반드시 추가 로그가 남아야 하지만 그마저도 없다. 탈취 접속에 사용된 윈도우 기기가 수사관이 사용한 기기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수사관 접속 후 VPN 유출 시작 경찰이 사용한 기기가 쓰였다? 탈취 당시 상황도 석연치 않다. 계정 연동 이메일이 김 경사의 개인 계정으로 바뀐 직후 탈취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최소 198건의 출금이 발생했다. 정상이라면 동일 수량의 알림 이메일이 수신돼야 한다. 그러나 김 경사의 이메일에는 단 7건만 남아 있다. 나머지 191건은 흔적조차 없다. 더욱이 김 경사는 당시 사무실에 남아 있었고, 탈취 시간 동안 계정 재접속을 시도했다고 진술했다. 그럼에도 본인 이메일로 전송된 출금 알림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단순 실수로 보기엔 삭제 규모가 과도하다. 선택적 삭제 가능성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수사 협조 전문가 박모씨의 분석 자료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정황이 발견됐다. 박씨는 11월11일 저녁, 탈취 자금 흐름을 분석한 노드 자료를 김 경사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해당 자료에는 그 시점 기준 아직 발생하지 않은 미래 트랜잭션이 포함돼있었다. 실제 해당 거래는 다음 날 새벽에야 블록체인에 기록된 것으로 확인된다. 블록체인 구조상 발생하지 않은 거래를 사전에 확인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해당 자료가 사후 수정됐거나, 탈취 경로를 사전에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씨는 사건 발생 한 달 뒤 탈취 사실을 인지하고 검찰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후 추가 진정까지 제출했지만, 수사는 2024년까지 사실상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수사가 이뤄졌고, 결과는 반전이었다. 탈취 의혹은 규명되지 않은 채, 오히려 피해자가 허위 고발을 했다며 무고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국가 수사기관이 압수한 비트코인이 경찰 손을 거친 직후 대량으로 사라졌으나, 코인의 주인은 구속되고 경찰은 의심에서 벗어났다. 단순 해킹이라 보기에는 시점과 방식, 그리고 이후 수사 흐름까지 모든 것이 비정상적이다. 법원도 이미 “누군가 계정에 접근해 비트코인을 이체했다”고 판단했고, 검찰은 수사 정보 유출 의혹까지 제기하고 경찰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였다. 정작 탈취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무고 혐의로 법정에 서 있는 상황이다. ‘누가 훔쳤는가’라는 본질적 질문은 여전히 답을 얻지 못한 채 사건은 미궁으로 빠졌다. 알림 191건 흔적 없이… 경찰은 1일 전송 한도 때문에 압수가 며칠에 걸쳐 이뤄지는 사이, 이씨 측이 이를 빼돌렸다고 판단했다. 반면 이씨 측은 정반대 주장을 펼쳤다. 계정 접근권한을 사실상 장악한 수사기관 내부에서 탈취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사건은 단순 범죄수익 환수 문제를 넘어 ‘압수된 국가 관리 자산이 어떻게 사라졌는가’라는 근본적 의문으로 확장됐다. 광주지법 항소심은 도박공간 개설과 범죄수익은닉 혐의 자체는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사라진 1476개 비트코인에 대해서는 이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누군가 이씨의 블록체인 계정에 접근해 당시까지 남아있던 비트코인 대부분을 다른 지갑으로 이체해 갔다”고 판시했다. 이는 곧 해당 비트코인의 이동 주체가 이씨로 특정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1심에서 600억원대에 달했던 불법 도박장 개설 혐의 등에 대한 추징금은 항소심에서 15억원 수준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이 판결은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법원이 최소한 “외부 혹은 제3자의 개입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다. 즉, 단순히 피고인이 숨기거나 빼돌린 사건이 아니라, 압수된 계정에 대한 추가 접근이 있었고 실제 자산 이동이 발생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되지 않았다. 검찰 역시 이 사건을 단순히 피고인 책임으로만 보지 않았다. 2023년 11월 검찰은 광주경찰청과 서부경찰서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수사 정보가 외부로 유출됐을 가능성과 압수 과정의 적법성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이 과정에서 사건 브로커와 거액 자금 흐름까지 거론되며 사건은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번졌다. 단순한 도박사이트 수사가 아니라 수사 기밀, 로비, 가상자산 이동이 뒤엉킨 구조적 사건으로 확장된 것이다. 최근 공판에서는 또 다른 쟁점이 드러났다. 증인으로 출석한 전문가 박씨 측 인물은 사라진 비트코인의 이동 경로를 분석한 결과 특정 거래소 계열 지갑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확인된다며, 도박사이트 운영 세력이 직접 자금을 이동시켰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의심받는 수사관 반면 이씨 측은 사건 직후 오히려 검찰에 진정을 제기하며 탈취 의혹을 먼저 제기한 점을 강조하며, 스스로 범행을 저질렀다면 그런 행동을 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블록체인닷컴 측 자료에 따르면 ‘탈취자’는 VPN을 이용해 해외 IP로 접속했으며, 일부 접속은 데스크톱 환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만약 이 분석이 사실이라면, 압수 과정에서 사용된 기기와 탈취에 사용된 기기가 동일하거나 밀접하게 연관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기술적 분석은 현재까지 법원에서 확정된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메일 기록 역시 의문을 키운다. 탈취 과정에서 수백건에 달하는 출금이 발생했다면 이에 상응하는 알림 메일이 존재해야 정상이다. 그러나 일부 기록만 남아 있고 상당수는 확인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만약 실제로 알림이 발송됐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면, 이는 단순 오류가 아니라 의도적 삭제 가능성까지 의심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결국 이 사건은 세 가지 축으로 압축된다. 첫째, 경찰이 압수한 가상자산이 왜 완전히 확보되지 못했는가. 둘째, 압수 이후 누가 해당 계정에 접근해 자산을 이동시켰는가. 셋째, 그 과정에서 수사기관 내부 혹은 외부 세력의 개입이 있었는가다. 상식적으로 국가가 압수한 자산은 그 어떤 개인소유보다도 안전하게 보호돼야 한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는 정반대 결과가 나타났다. 압수 직후 대규모 자산이 사라졌고, 책임 소재는 규명되지 않았으며,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는 오히려 피고인 신분이 됐다. 계정 변경 직후 사라져 이메일 변경 직후 작업 이 사건이 단순한 형사사건을 넘어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만약 압수된 자산조차 안전하게 관리되지 못한다면, 국가 형사사법 시스템에 대한 신뢰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다. 특히 가상자산과 같이 추적과 관리가 기술적으로 가능한 자산에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는 점은 더욱 심각하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만 놓고 보면, 이 사건은 ‘탈취’가 아니라 ‘내부 유출’ 가능성을 강하게 의심케 한다. 한편, 지난달 15일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인물은 범행 주체가 경찰이 아니라 탈취범으로 지목된 이씨와 그의 아버지일 가능성이 크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광주지방법원 형사10단독 유형웅 판사는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이씨 부녀에 대한 속행 공판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씨 부녀는 2021년 11월 경찰 압수수색이 진행되던 중 자신의 블록체인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76개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검사는 이날 A씨를 증인으로 신청해 신문했다. A씨는 과거 이씨 측 부탁을 받고 비트코인 환전에 도움 준 인물이다. 현재는 코인 관련 별도 사기 혐의로 보석 상태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A씨는 이날 검사의 질문을 받고 “이씨 지갑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00여개의 행방을 쫓기 위해 거래 내역을 분석한 결과, 비트세븐 거래소와 연결된 지갑이 다수 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일일 전송 제한량이 걸려 있어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을 여러 날에 걸쳐 경찰 지갑으로 옮겨 압수했는데, 같은 시기 탈취범은 순식간에 이씨 지갑에 있던 비트코인 1400여개를 빼간 것으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달리 이씨 지갑에서 순식간에 다량의 비트코인을 탈취해 간 점, 탈취된 비트코인 이동 경로에 비트세븐 거래소 지갑이 활용된 점을 고려할 때 탈취범은 비트세븐 거래소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이라며 사실상 이씨 부녀를 겨냥했다. 구속된 코인 주인 A씨가 언급한 비트세븐 거래소는 정상적인 가상자산 거래소가 아니라, 이씨 부녀가 해외에 서버를 두고 운영했던 도박사이트라는 주장이다. 비트세븐 거래소와 관련해 이씨는 도박공간 개설 혐의 등으로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다만 해당 재판에서 사라진 비트코인 1476개에 관한 추징(현 시세 기준 약 1620억원) 책임은 인정되지 않아, 검찰은 범죄수익은닉 혐의를 적용해 이씨를 부친과 함께 추가 기소했다. A씨의 증언에 대해 이씨 부녀 측은 즉각 반박하는 대신 별도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