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특집①> 대한민국 新권력지도-여권 4인방 혼맥 대해부

박근혜… 정·관계 얽히고설킨 혼맥, 건너 건너 MB와 사돈
정몽준… 현대가 통해 이어진 줄기, 재계 막강 인맥 포진
이재오·김문수… 동지 같은 부부애, 운동권 출신 ‘홀로서기’

이른바 ‘혼맥(婚脈)’은 대한민국 정·재계의 중심을 가로지르고 있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 등은 집안끼리의 혼인을 통해 유력 정치인 혹은 재계 인사들과의 인연을 공고히 했다. 서로에게 조력자가 되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재계의 혼맥은 이전보다 많이 약해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정몽준 최고위원, 이재오 전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 많은 지원군을 필요로 하는 여권 4인방의 혼맥은 어디로 이어지고 있을까. 본인의 혼사는 물론 형제 자매, 부모님의 혼맥까지 면밀히 파헤쳐봤다.

한국 정치사에 이름을 남긴 최고 권력자들의 가계도에는 권력과 금력이 직·간접적 연결고리를 통해 씨실과 날실처럼 엮여 있는 모습이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리고 이러한 모습은 여권 잠룡들의 혼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 인맥의 중심 박근혜
정·재계 굵직한 선 이어져

박근혜 전 대표는 결혼을 하지 않았다. 따라서 본인이 직접 연결된 혼맥은 없다. 여동생인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은 지난해 14살 연하의 신동욱 백석문화대학 교수와 결혼했으나 신 교수쪽으로도 뚜렷한 혼맥은 나타나지 않는다. 남동생 박지만 EG정보통신 회장은 2004년 말 서향희 변호사에게 늦장가를 들었다. 그리고 결혼 10개월 만인 2005년 9월12일 아들 세현군을 얻었다.

그러나 부모님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로 거슬러 올라가면 정·재계에 넓고도 깊게 혼맥이 이어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박 전 대통령과 전처 김호남씨 사이에 태어난 딸 재옥씨는 한병기 전 국회의원과 결혼했다. 그리고 근령씨는 풍산그룹 유찬우 회장의 장남 유청씨와 1982년 결혼했으나 6개월도 안 돼 이혼하면서 혼맥이 끊어졌다.


때문에 박 전 대표의 혼맥은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이 아니라 큰아버지인 박상희씨를 중심으로 형성됐다. 박상희씨의 딸 영옥씨는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와 결혼해 정치 혼맥을 형성했다. 막내딸 설자씨는 벽산그룹 김인득 창업자의 아들인 희용씨와 결혼했다. 김희용씨는 벽산계열인 동양물산기업 대표이사 회장이며 그의 형 김희철씨가 벽산그룹 회장이다.

김희철 회장의 아내는 GS그룹 일가인 허영자씨이다. GS그룹과 LG그룹과 겹사돈을 맺고 있어 허씨는 구철회 LG 창업 고문과 두산 창업주인 박우병 전 회장과 사돈지간이다.

박우병 전 회장은 증권업계 대부였던 강성진 증권업협회 전 회장과, 강 회장은 5공 정치인 김복동씨와 사돈이다. 김복동씨는 노태우 전 대통령의 처남이어서 혼맥을 이어가다보면 노 전 대통령과도 이어진다.

또한 노 전 대통령은 신동방그룹 신명수 전 회장과 사돈관계고 신 전 회장의 동서는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이다. 조 회장의 동생이 한국타이어 조양래 회장이며 조양래 회장의 사돈이 이명박 대통령이다. 조양래 회장의 차남 현범씨와 이 대통령의 차녀 수연씨가 결혼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의 어머니인 고 육영수 여사를 통해서도 혼맥이 이어진다. 육 여사의 언니인 육인숙씨의 차녀 홍소자씨는 한승수 국무총리와 결혼했다. 한 총리가 박 전 대표에게 이종사촌 형부가 되는 셈이다.

한 총리의 아들 상준씨는 고 이회림 동양제철화학그룹 명예회장의 삼남인 이화영 유드니 대표의 딸 희현씨와 결혼했으며 딸 상은씨는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낸 고 김진재 의원의 아들 김세연 의원과 연을 맺었다.

현대가 6남 정몽준
부인 통해 재계 혼맥 다양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6남인 정몽준 최고위원은 현대가를 통해 혼맥을 넓혔다. 현대가는 다른 재벌가와는 달리 정략혼이 적은 편이지만 정 명예회장의 여섯 동생이 모두 대기업 창업자인 데다 8남1녀의 혼맥을 무시할 수 없다.


정 명예회장의 형제 중에는 정인영 한라그룹 창업자, 정순영 성우그룹 창업자가 있다. 세영씨는 현대자동차를 운영했고 독일 유학 중 사망한 신영씨의 부인은 장정자 현대학원 이사장이다. 상영씨는 KCC 금강종합건설을 이끌고 있으며 희영씨 일가는 한국프랜지의 사주이다.

정 최고위원은 형제들의 혼맥을 통해 LG, 쌍용, 강원산업 등 재계 가문과 사돈관계를 맺고 있다. 그의 형제 중 다섯째 형 몽헌씨의 부인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현영원 전 유양해운 회장의 딸이다. 동생 몽윤씨의 부인 혜영씨는 부친이 부국물산 회장을 지낸 김진형씨고, 누나 경희씨는 현대 출신인 정희영 선진종합 회장과 결혼했다.

조카들도 재벌가문과 인연을 맺었다. 몽필씨의 차녀 유희씨는 김석원 쌍용 명예회장의 장남 김지용 용평리조트 상무와, 몽구씨의 외아들 의선씨는 정도원 전 강원산업 부회장의 딸 지선씨와 결혼했다. 몽우씨의 장남인 정일선 BNG스틸 전무는 구자엽 LG건설 부사장의 장녀 은희씨와 결혼했으며 삼남인 대선씨는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와 결혼, 화제를 낳기도 했다.

또한 정상영 KCC 명예회장의 둘째 아들 정몽익 KCC 사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여동생인 신정숙씨의 딸 최은정씨와 결혼했다.

정 최고위원은 현대가뿐만 아니라 부인인 김영명씨를 통해서도 다양한 재계 인맥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1978년 미국 MIT대 유학중 형수 소개로 김동조 전 외무부 장관의 2남4녀 중 막내인 김영명씨와 만나 1년여 연애 끝에 결혼했는데 장인인 김 전 장관이 재계와 다양한 혼맥으로 얽혀 있다.

김 전 장관의 차녀인 영숙씨는 손원일 초대 해군 참모총장의 장남 손명원 스카이웍스솔루션코리아 고문과 결혼했다. 이들의 둘째 사위가 홍정욱 한나라당 의원이다.

삼녀인 영자씨는 GS그룹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과 결혼했다. 허 회장의 부친 허정구 전 명예회장은 한때 삼성물산과 제일제당 등 삼성계열사의 경영을 맡았고, LG그룹공동창업 공신인 허준구 LG건설 명예회장의 맏형이다.

허 회장은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과 형제고 GS그룹 허창수 회장과는 사촌지간이다. 허 회장의 장녀인 유정씨는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아들 준오씨와 결혼했다.

대한민국 정·재계 혼맥의 중심에 있는 박 전 대표, 정 최고위원에 비하면 이재오 전 의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의 혼맥은 미약하다.

운동권 출신 이재오·김문수
가족 내력 ‘보일락 말락’

이재오 전 의원의 가족 중 이름이 알려진 이는 부인인 추영례씨 정도다. 1남2녀 중 장녀 고은씨와 차녀 은별씨는 결혼했으며 장남이면서 막내인 아들 민호씨는 군대 제대 후 남은 학업을 마무리했다.

이 전 의원은 1940년대 일본에 부역을 나갔다가 만난 양가 부친의 소개로 부인을 만나게 됐다. 아직도 회자되는 이들의 결혼식은 1971년 10월9일에 치러졌다. 결혼식 당일 수배령이 내려졌고 자리를 지키던 안기부 직원은 단식농성 중에 달려와 허겁지겁 식을 올리는 이 전 의원에게 “오늘은 봐주고 내일부터 잡을 테니 알아서 도망가라”고 했다.

이후 그들은 동지라는 말이 더 어울리는 부부가 됐다. 이 전 의원이 자전거로 지역구를 누빈다면 추씨는 내내 골목골목을 걸어서 누비며 ‘조용한 내조’를 보이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부인 설난영씨와의 사이에 외동딸 동주씨만을 두고 있다. 김 지사는 경북 영천에서 4남3녀 중 여섯째로 태어났으나 아버지가 빚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가세가 기울어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위장 취업노동자로 노동운동을 하던 중 세진전자 노조지부장직에서 쫓겨나 노동자로 전자제품 조립을 하던 설난영씨를 만나 결혼했다. 이들의 결혼식도 눈길을 끌었다. 1981년 9월26일 치러진 이들의 결혼식은 시위를 열기 위한 ‘위장 결혼식’으로 의심받아 결혼식장 주변에 전경버스 다섯 대가 대기해 있었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가 ‘대통령의 딸’로, 정 최고위원이 ‘현대가의 아들’로 다양한 혼맥의 중심에 있었던 것과 달리 운동권 출신 인사인 이 전 의원과 김 지사에게는 부인과 가족이 혼인으로 얻은 최고의 ‘동지’인 셈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