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20>취득세 감면 연장 효과

바닥 탈출 시그널?…일시적 시한부 땜빵?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 부동산시장의 ‘뜨거운 감자’였던 취득세 감면이 결국 연장된다. 당초 기대했던 1년에서 6개월로 줄었지만 그 효과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작년 말 종료된 감면 조치 6개월 연장
지방세수 부족 지적에 당초 1년서 줄여

설 연휴를 기점으로 전반적인 관망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새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책이 주택거래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부동산 관련 전문가들은 국회가 부동산 취득세 감면 조치를 6월 말까지 연장 시행키로 한 것과 관련, “주택 매수 심리가 어느 정도 살아나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새 정부가 상반기 내 추가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큰 만큼 주택시장은 올해 저점에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전반적 관망세 속
부양책 될까 관심

한 증권회사는 “취득세 감면 연장 기간이 1년에서 6개월로 당초 예상보다 줄어들었다”며 “그러나 취득세 감면 연장은 부동산 거래 수요 회복에 긍정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작년에도 취득세 감면 조치가 담긴 9·10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아파트 거래량이 빠르게 회복된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 증권회사 연구원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작년 동기보다 절반 줄어든 1157건으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며 “이는 취득세 감면 기간 종료로 수요자들이 매수를 미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주택 매매 수요는 취득세 감면 연장 시행 이후 거래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증권회사는 새 정부가 부동산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취득세 감면 조치 외에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정책을 상반기에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내수 경기 활성화를 위해선 주택시장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새 정부가 상반기 내에 추가 정책들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취득세 감면 연장 조치와 함께 부동산시장 심리 개선에 긍정 효과를 낼 것이라고 이 증권회사는 언급했다.

이 증권사는 주택시장이 저점에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 이유로 ▲글로벌 주택시장 개선 효과가 국내 주택시장에 긍정 영향을 미치고 ▲정부 활성화 정책으로 매수 심리가 개선되면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을 것과 ▲수도권에서 주택 가격 하락으로 가격 이점이 생긴데다 ▲아파트 입주물량은 크게 감소해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얼어붙은 주택시장 해빙 전망
활성화엔 역부족 시큰둥 반응도

이 증권회사 애널리스트는 “장기 관점에서 국내 주택시장도 최근 개선되고 있는 해외 주택시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다양한 부동산 활성화 정책 발표와 함께 주택시장은 올해 저점에서 회복할 것”이라고 전했다.

작년 12월 종료됐던 취득세 감면 조치가 6개월 연장된다. 부동산 거래 시 내야하는 세금을 일시적으로 줄여 얼어붙은 주택시장 해빙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지난 6일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취득세 추가감면을 연장하는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수정해 통과시켰다. 당초 취득세 감면은 1년 연장될 계획이었지만 6개월 연장에 그쳤다. 1년간 연장할 경우 지방세수 부족분이 2조9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지적 때문이다.

개정안이 2월 임시국회를 통과하면 취득세율은 9억원 이하 주택 2%에서 1%, 9억원 초과∼12억원 이하 주택은 4%에서 2%, 12억원 초과주택은 4%에서 3%로 각각 낮아진다. 이번 조치에 따른 지방세수 부족분은 중앙정부가 지원할 계획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6개월이란 기간에 대해 다소 불만족하면서도 감면 연장에 대해서는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일부 전문가들은 취득세 감면 조치가 거래량을 크게 늘리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주택시장의 바닥 탈출 시그널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한 은행권 부동산전문위원 관계자는 “현재 부동산시장은 취득세에 울고 웃고 있다”며 “진입장벽이 낮춰지면 거래량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시큰둥한 반응도 있다. 연장기간이 당초 기대했던 1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는 점에 아쉬움을 드러내는 목소리가 들린다. 실제 시행에 들어가기까지 기간을 제외할 경우 실질적인 감면혜택 연장기간이 4∼5개월에 불과해 침체된 시장을 활성화시키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다.

이번 세제감면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선거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도입시기의 문제로 인식돼 왔다. 때문에 시장의 기대치를 뛰어넘는 수준은 아니어서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 팀장은 “취득세 감면은 시장에서 예측됐던 정책인 데다 재시행 시기도 너무 늦어 영향력이 다소 약해졌다”며 “주택가격 하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실거래 위주로 거래량이 소폭 늘어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권 부동산팀 관계자는 “숨통을 틔우는 효과는 있겠지만 시행 시한이 절반으로 줄어 주택거래 활성화를 꾀하긴 힘들 것”이라며 “거래 비수기가 지나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실질적으로 3개월 정도에 불구하고 종료 이후에는 거래가 급감하는 현상이 되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취득세 감면 시한이 당초계획보다 절반 수준에 불과하단 측면에서 향후 정부의 부동산 종합대책의 강도도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 부동산시장은 ‘거래절벽’상태에 빠졌다. 서울시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서울 아파트거래량은 1164건으로 집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2월(6일 기준) 거래량도 총 71건으로 부진한 상태다. 이는 일일 평균 거래량이 11건으로 전달(일일 평균 31건)보다 낮은 수치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는 “설 연휴가 끝나고 거래 성수기에 접어들면 거래량이 조금씩 회복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하지만 시장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부동산 종합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도 전체적인 분위기는 취득세 감면 연장으로 꽁꽁 얼어붙었던 거래에 숨통이 트일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 취득세 감면 연장 여부를 지켜보던 실수요자들이 서서히 거래에 나서는 상황이다.
송파구 한 중개업소 대표는 “그동안 집을 팔겠다는 사람만 많았는데 최근 법안이 통과된 뒤 매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발표 이후 벌써 몇 건이 거래됐다. 살 사람이 나타나자 매도자가 매물을 거둬들이기까지 한다”고 말했다.

“실질적 연장기간
4∼5개월에 불과”

1, 2월 입주하려던 전국 약 1만8000여 채 아파트의 계약자들도 취득세 감면 효과를 본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취득세 연장 여부가 불확실해 잔금 납부를 미루며 입주를 망설이는 계약자가 많았는데 이제 안심하는 분위기”라며 “입주 잔금이 들어오면 건설사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증권회사 연구원은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가 역대 최저였던 것도 취득세 감면 여부를 지켜보며 매수를 미뤘기 때문”이라며 “이번 조치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 거래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은행권 부동산 팀장은 “감면 기간이 너무 짧아 집값이 회복되거나 거래가 크게 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반기 감면 연장이 끝나도 거래가 위축되지 않도록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폐지나 총부재상환비율(DTI) 규제 완화 같은 보완책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조치는 올 들어 취득한 주택까지 소급 적용된다. 특히 9억∼12억 원대 준고가주택의 감면 혜택이 큰 편이다. 예를 들면 10억원인 전용 85m²짜리 아파트의 취득세는 현재 4400만원에서 2200만원으로 줄어든다. 중형차 1대 값에 맞먹는 세금이 빠지는 셈이다.

다만 이 감면 혜택은 1주택자가 전용 85m² 이하 주택을 취득할 때만 적용된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라면 9억원 초과 주택은 감면 세율을 적용받지만 9억원 이하 주택은 2%가 적용된다. 또 85m² 초과 주택이면 1주택자라도 세율은 더 높아진다. 이때 1주택자 기준은 가구별이 아니라 본인 명의 주택이 1채인 경우, 즉 1인 1주택을 뜻한다.

취득세 감면 조치로 수도권에 입지가 좋은 미분양 아파트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분양 아파트는 잘 찾아보면 알짜 혜택들도 많아 취득세 감면과 미분양 혜택까지 ‘일석이조’효과를 얻을 수 있어 이참에 내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다음은 취득세 감면 연장 수혜지로 꼽히는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다.

“새정부가 상반기 추가
대책 내놓으면 시너지”

▲아스테리움 서울 = 서울 용산구 동자동 ‘아스테리움 서울’은 지난 1월 말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현재 남산 조망권을 갖춘 펜트하우스 물량을 분양 중이다. 주거와 문화, 상업이 어우러진 고급 주거복합 빌딩으로 전용 128∼208㎡ 총 278가구로 지어진다. 남산조망권을 살리기 위해 A동 17층에 스카이라운지를 설치해 서울의 야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교통은 서울역 지하철 1, 4호선과 지하연결통로를 통해 바로 연결되며 인천공항철도 개통으로 인천국제공항까지 약 50분 만에 이동이 가능하다.

▲상도엠코타운 = 서울 동작구 상도동 ‘상도엠코타운’은 지난해 9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총 1559가구(전용 59∼118㎡) 규모다. 84㎡와 118㎡를 선착순 분양 중이다. 서울 지하철 7호선 숭실대입구역이 도보 3분 거리이다.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GX룸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이 단지 중앙에 있으며 단지 곳곳에 주민운동시설, 레크리에이션 시설이 마련됐다. 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비용을 포함해 약 10%가량 할인받을 수 있다.


▲삼송 호반베르디움 = 호반건설은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A9블록에서 ‘고양 삼송 호반베르디움’아파트를 공급 중이다. 이 아파트는 총 353가구(전용면적 84∼109㎡)로 구성됐다. 단지와 가까운 지하철 3호선 삼송역을 이용해 2개 정거장만 이동하면 은평뉴타운이 위치해 사실상 서울 생활권과 다름없는 환경을 갖췄다. 고양 삼송택지개발지구는 서울시청에서 14㎞ 정도 떨어져 있으며 서울 서북부(은평뉴타운)와 일산시도시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충지에 자리 잡고 있다. 지하철 3호선 삼송역, 서울 외곽순환도로, 통일로 등이 이용 가능해 뛰어난 서울 도심 접근성을 갖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신세계그룹이 LH와 삼송지구 내 9만6555㎡(2만9208평) 부지를 1777억원에 매입, 총 4000억원 규모로 2017년까지 교외형 복합쇼핑몰을 건립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호반건설 측은 그 동안 단점으로 지적됐던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산 국립공원이 삼송지구를 둘러싸고 있는데다, 단지 서쪽으로 총 18홀 규모의 뉴코리아CC가 있어 그린 조망권 확보가 가능하다. 호반건설은 현재 분양가 60%에 대해 3∼5년간 이자지원 또는 2∼3년간 납부유예 중 택일하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공급 중이며, 이 경우 인근 은평뉴타운의 전세가보다도 낮은 1억2000만원 내외의 금액으로 실입주가 가능하다.

▲아이파크시티 2차 = 현대산업개발은 경기도 수원시 권선동에 일부 잔여가구가 남아있는 ‘아이파크시티 2차’를 분양하고 있다. 이곳 C2블록은 지하 2층∼지상 14층 26개동 전용 84∼202㎡ 1135가구의 규모로 구성됐다. 단지 서쪽에 우시장천의 수변공간과 맞닿아 있으며, 내부 인테리어와 친환경으로 설계돼 있다. 지하철 1호선 세류역이 가깝고 1번국도, 남부우회로, 동수원로 등의 편리한 이용이 가능하다. 편의시설로 이마트가 단지와 인접해 있다. 수원지역의 갤러리아 백화점, 그랜드 백화점, 애경백화점과 농수산물시장, 홈플러스 이용이 가능하다.

“규제 완화 보완책
계속 나와야 효과”

▲부천약대아이파크 = 경기도 부천시 약대동 ‘부천약대아이파크’는 3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총 1613가구(전용 85~208㎡) 중 416가구가 일반 물량이다. 이 아파트는 중동신도시가 인근에 있어 홈플러스, 약대공원, 부천체육관 등 풍부한 편의시설 이용이 가능하다. 계약금 10%에 주택형별로 분양가 할인이 적용되고 있다.

▲영종하늘도시 우미린 = 우미건설의 ‘영종하늘도시 우미린 1·2차’ 총 2967가구가 지난 8월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1차는 지하 2층∼지상 36층, 12개동, 48∼59㎡, 1680가구로 구성됐다. 2차는 지하 1층∼지상 38층, 9개 동, 84㎡, 1287가구가 들어섰다. 국제규격 축구장 33개 규모의 초대형 중앙광장이 설치됐다. 공항철도 운서역을 통해 서울역까지 40분대 접근이 가능해 도심 출퇴근이 용이하다. 2차와 인접한 영종초교를 비롯해 영종중, 인천국제고, 인천과학고 등의 학군이 형성돼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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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마지막 관문<br> ‘헌법 제84조’ 대해부

이재명 마지막 관문
‘헌법 제84조’ 대해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의 앞길에 주황불과 녹색불이 번갈아 들어서고 있다. 2심서 무죄를 받은 공직선거법 판결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면서 여전히 사법 리스크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형국이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 남은 재판을 어떻게 이어갈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정치권은 ‘대통령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를 나노 단위로 뜯어 살피고 있다. 지난 1일 대법원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이 확정되면 5년간 피선거권이 박탈된다. 당선돼도 찝찝하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 2021년 20대 대선후보이던 당시 “고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을 모른다”는 발언과 국정감사에서 성남시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용도변경 과정에 “국토교통부의 협박이 있었다”고 말해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지만 2심은 이 같은 발언은 의견 표명에 불과하다며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구체적으로 1심 재판부는 이 후보의 “김 전 처장과 골프 친 사진은 조작됐다”는 발언을 유죄로 봤지만 2심 재판부는 “김 전 처장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취지고, 아무리 확장 해석해도 같이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해석할 여지는 없다”며 1심을 뒤엎었다. 백현동 발언에 대해서도 “의견 표명에 해당하기 때문에 허위 사실 공표로 해석할 수 없어 처벌할 수 없다”고 봤다. 무죄 판결이 난 바로 다음 날 검찰은 곧바로 상고했다. 항소심이 끝난 지 하루 만에 상고장을 접수한 만큼 대법원 판단을 빠르게 받아보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대법원서 다루는 상고심은 항소심 재판에 대한 불복 신청을 토대로 하는 만큼 사실관계를 판단하지 않는 법률심이다. 판결을 앞두고 국민의힘은 “신속하게 원칙에 따라 재판을 해서 정의가 바로잡히기를 기대한다”며 내심 유죄를 희망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대법원서 판결이 뒤집혀야 한다고 보느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에 “항소심 법원의 논리를 잘 이해할 수 없다. 대법원서 바로잡혀야 한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역시 “1심과 2심의 판단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대법원서 결정을 내려줘야 법적인 논란이 종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 된 밥에 또…파기환송 ‘주황불’ “노골적 대선 개입” 대법원장 탄핵? 반면 민주당 사법정의실현 및 검찰독재대책위원회는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의 즉시항고를 포기한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상고도 포기하길 바란다”며 맞불을 놨다.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대법원은 법리 해석에 오류가 있다고 판단해 무죄였던 2심 판결을 깼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이하 전합)는 “‘골프 발언’과 ‘백현동 관련 발언’은 공직선거법 250조 제1항에 따른 허위 사실 공표에 해당한다”며 “2심 판단에는 공직선거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합 선고에는 조희대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 등 총 12명이 참여했다. 대법원은 이 후보의 “사진이 조작됐다”는 취지의 발언은 허위 사실 공표가 맞다고 판단했다. 백현동 용도변경과 관련해서도 “국토부가 성남시에 직무유기를 문제 삼겠다고 협박한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피고인이 허위 발언을 했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이번 선고는 대법관 10명 다수 의견으로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 결정됐고 2명이 반대 의견을 냈다. 반대 의견을 낸 이흥구·오경미 대법관은 “골프 발언은 6~7년 전에 있었던 기억을 주제로 한 발언에 불과하고, 백현동 관련 발언은 국토부의 의무 조항을 지적한 부분이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빠르게 닥쳐온 위기에 민주당은 “노골적인 대선 개입”이라며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안을 발의하겠다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통상 파기환송심은 상고심 판결에 기속되는 만큼 불리한 판결이 나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의 탄핵에 속도를 냈지만 이 후보는 “당에서 알아서 할 것”이라며 다소 거리를 뒀다. 문제는 대법원이 파기환송을 결정하면서 대통령의 불소추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에 관한 해석은 밝히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訴追)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정치권은 물론 법조계까지 해석이 갈린 것이다. 어떻게 읽어도…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소추는 ‘형사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는 일’로 정의할 수 있다. 소추의 범위가 ‘검찰의 공소 제기’만을 의미하는지, ‘진행 중인 재판’까지 포함하는지가 최대 관건이다. 현직 대통령을 내란, 또는 외환죄가 아니면 새로 기소할 수 없다는 점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내·외환죄가 아닌 죄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던 중 대통령으로 당선된다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지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한자로 풀어서 본다면 소는 기소, 추는 좇다, 즉 소추는 ‘공소와 공소 유지’를 뜻해 재판을 그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게 첫 번째 해석이다. 기소가 중단될 수는 있지만 진행 중인 재판까지 중단시킬 수는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렇게 된다면 이 후보는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더라도 재임 중 5개 사건 재판에 출석해야 한다. 현재 이 후보는 ▲대장동·백현동 개발 특혜 ▲선거법 위반·위증교사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 5개의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하나라도 유죄가 확정된다면 대통령직서 물러나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반면 소추가 기소까지만 포함하는 개념으로 정의된다면 이 후보의 모든 재판은 당선 즉시 중단된다. 이는 민주당이 주장하는 해석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하는 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검사의 수사와 소추권을 다룬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사건의 각하 결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 다시 주목된다. 당시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은 “형사상 소추는 심판 기관과 분리된 소추권자가 유죄 판결 및 적정한 처벌을 구하는 활동으로 소추 기능은 공소의 제기와 유지 여부의 결정 및 공개된 법정서 피고인의 상대방 당사자로서 수행하는 변론 및 입증 활동, 이에 관한 법원의 재판에 대한 불복 등을 포함한다”고 밝힌 것이다. 만일 이 후보가 당선된다면 재판 진행 여부는 이 후보의 재판을 맡은 각각의 재판부의 몫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법원이 헌법 제84조와 관련해 개별 재판부에 재판을 어떻게 운영하라고 지시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각 재판관이 알아서 진행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재 구조상으로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 대법원이 법률심으로 만약에 그런 쟁점을 다루게 된다면 판단을 내릴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현재까지 상황만 놓고 본다면 고등법원과 지방법원 등 재판부가 헌법 제84조를 해석해야 하지만 최종 결론은 대법원의 몫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에 권한쟁의심판까지 이뤄진다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까지 다방면으로 충돌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헌재가 대통령과 법원 사이서 어떤 해석을 내리는지에 따라 운명이 갈리는 것이다. 한차례 끓어 올랐던 헌법 제84조 논란은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연기되면서 일단락하는 분위기다. 지난 7일 파기환송심을 맡은 재판부가 오는 15일 예정됐던 첫 공판을 대선 이후인 다음 달 18일로 연기한 것이다. 재판부는 “대통령 후보인 피고인에게 균등한 선거운동의 기회를 보장하고 재판의 공정성 논란을 없애기 위함”이라며 재판 기일을 대통령선거일 이후로 변경했다. 이로써 이 후보의 사법 리스크는 사실상 해소됐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마찬가지로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사건 등의 공판기일도 다음 달인 24일로 변경되면서 조 대법원장을 겨냥한 민주당의 날선 반응도 다소 누그러졌다. 상고심 일정이 연기되면서 한숨 돌리나 싶더니 민주당이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서 대통령 당선 시 진행 중인 형사 재판을 정지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삼권분립이 붕괴된 좋지 않은 선례”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불소추특권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확실히 못을 박는 분위기다. 이 후보의 파기환송이 결정된 다음 날인 지난 2일 법사위원장인 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자신의 SNS에 “국민 여러분 너무 걱정하지 마시라. 대법원의 비이성적 폭거를 막겠다. 헌법 제84조 정신에 맞게 곧 법 개정안(재판중지)을 법사위서 통과시키겠다”며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예고대로 지난 7일 민주당은 형사소송법 제306조에 ‘피고인이 대통령선거에 당선되면 당선된 날부터 임기 종료 시까지 공판 절차를 정지한다’는 내용 신설을 골자로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원회서 단독 처리했다. 대통령이 재판을? ‘소추’ 범위 물음표 최종심 연기됐지만…개정안 밀어 붙인다 민주당은 “헌법 제84조는 대통령의 헌정 수행 기능 보장을 위한 불소추특권을 규정하고 있으나, 현행 법령 체계에서는 기소 후 재판이 계속되는 경우 이를 중단할 법적 근거가 없다”며 “재판 계속은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형사·사법기관이 대통령을 대상으로 재판을 계속하는 모순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법안 상정 당시부터 반발하며 퇴장했다. 권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서 “이런 무도한 집단이 깡패집단이지 정당이라고 할 수 있느냐”라며 “차라리 ‘이재명 유죄 금지법’을 제정하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왜 애꿎은 허위 사실 공표죄만 개정하느냐. 이참에 위증교사죄도 폐지하라. 대장동·백현동 관련 죄도 폐지해서 이 후보를 무죄로 만들라”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법무부는 “대통령 취임 전에 범한 범죄는 대통령의 직무 수행과 무관함에도 재판을 정지하는 것은 공직 자격 요건을 엄격히 제한하는 법률 규정을 무력화하고 자격이 없는 피고인에게 부당하게 그 임기를 보장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로써 대통령직이 범죄의 도피처로 전락할 우려가 있고 헌법 수호 의무를 지는 대통령의 지위와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어 국민 신뢰를 훼손하고 대한민국의 신인도 및 국격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법무부 장관을 지낸 한동훈 전 대표 역시 “이 후보의 재판 날짜를 잡으면 권력을 총동원해서 팔을 비틀고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을 규정한) 헌법 제84조가 자기들 입맛대로 해석되지 않을 것 같으니 재판을 못하도록 법을 위헌적으로 뜯어고치는 것도 모자라 이제는 유죄 판결을 한 대법원장이 보복 특검을 받아야 하는 세상이 눈앞에 와 있다”고 비판했다. 이 후보는 헌법 제84조에 대해 “만사 때가 되면 그때 가서 판단하면 된다. 법과 상식, 국민적 합리성을 가지고 상식대로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어차피 부질없다 헌법 제84조와 소추의 정의를 놓고 저마다 해석에 나섰지만 이 후보의 최종심 날짜가 대선 이후로 연기되면서 의미 없는 논쟁이 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강신업 변호사는 와의 전화 통화서 “(소추에 대한 정의는)대법원이 결정하면 그만인데, 만약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권한쟁의심판을 할 것이고 해당 문제는 헌재로 가게 된다”며 “(대통령이 된 이 대표가)두 명의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 헌재를 장악하는 수순이다. 결국 헌재는 대통령 편을 들 테니 사실상 그때 가서 헌법 제84조를 논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도 달리는 이재명 대권 열차 대선 기간 동안은 사법 리스크 부담을 지우게 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본격적으로 민생·경제에 집중할 전망이다. 우선 이 후보는 지난 8일 경제5단체장을 만나 경제위기 극복에 방점을 찍었다. 이날 이 후보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등 각 단체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내수 침체, 민생 경제 등을 논의했다.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하는 12일부터는 ‘빛의 혁명’의 상징인 서울 광화문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선거 유세에 나선다. 한편 이 후보와 별개로 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거취를 압박하는 등 사법부를 겨냥한 전방위 공세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