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10대 탈선 부추기는 ‘럽실소’ 실태

공고·상고가면 동거에 임신 기본?

[일요시사=사회팀] 10대 청소년 사이에서 일명 럽실소(러브실화소설의 줄임말)가 유행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럽실소는 인터넷 소설 중 하나로 ‘러브’, 즉 사랑 이야기로만 다룬 10대 학생들의 자작 소설이다. 그런데 이 럽실소는 변태적 성행위와 자살 등 자극적인 내용이 담겨있을 뿐 아니라 아무 재제 없이 인터넷 상에 무분별하게 유포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10대의 또 다른 탈선을 부추기는 럽실소. 그 실태를 파헤쳤다.


<오빠 나 해도 돼> <상가 화장실에서 돌림빵> <짝(짝사랑)남이 섹스하면 사귀어준대>….

얼핏 들으면 3류 성인영화 제목이라고 해도 손색없을 만큼 자극적이고 저질스러운 제목들. 최근 인기리에 성행하고 있는 다양한 럽실소(러브실화소설)들 몇 가지를 나열한 것이다.

럽실소는 기존의 인터넷 소설에 비해 10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사랑이야기만 다룰 것 같은 럽실소의 실체는 가히 충격적이다. 폭력적이고 엽기적이며 변태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기 때문. 인터넷에 떠도는 모든 럽실소가 자극적인 제목이나 내용을 다루고 있진 않지만 기본적으로 욕설과 은어, 폭력이 가미돼 있고 술과 담배도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또한 학교 내 일진이나 훈남(훈훈한 남성) 대학생도 단골손님처럼 등장하곤 한다.

문제는 독자층도, 소설을 쓰는 작가도 모두 10대 여학생이라는 것이다. 간혹 여대생이 학창시절의 기억을 회상하며 좋아하던 이성과 교제했던 이야기를 카페나 블로그에 텍스트 파일 형식으로 올리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럽실소 작가층은 10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대학생까지 다양한 독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럽실소는 과연 어떤 내용으로 독자를 현혹시키고 있을까.

100% 실화란 말에
댓글만 수천개

럽실소는 10대가 실제 연애경험을 바탕으로 작성한 인터넷 소설이다. 이 소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단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점에 있다. 그렇다고 모든 독자가 럽실소를 무조건 실화라고 믿지는 않는다. 많은 이들은 실화에 어느 정도 픽션(허구)이 첨가돼 있다고 생각하지만, 소설을 읽을 때만큼은 소설 중 여주인공과 자신을 대입시켜 대리만족을 느끼곤 한다.

그들이 대리만족을 느끼는 이유는 간단하다. 즉 자신이 경험해보지 못한 것에 대한 동경과 열망에서 비롯된 것. 보통 럽실소에 등장하는 남주인공은 아이돌 남자가수와 견줄 만큼 빼어난 외모에 소위 ‘나쁜남자’의 성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달달한 연애를 꿈꾸는 청소년 독자들은 럽실소에서 쉽게 헤어 나오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일부 10대 청소년들은 자극적이고 변태적인 19금 인터넷 소설인 이른바 ‘수위 럽실소’만 다루는 사이트에 방문해 야한 부분만 내려 받아 읽기도 한다. 카페나 블로그에는 럽실소 수위에 대한 특별한 제재가 아직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초등학교 저학년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누구든 내려 받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일명 ‘엄빠(엄마아빠한테 들키지 않게)주의’라는 신조어를 사용해 농도 짙은 럽실소를 게시판에 게재한 후 친구들끼리 공유하기도 한다.

최근 인기를 모은 수위 럽실소는 “연상인 20대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고 말했더니 갑자기 자살을 시도했다”거나 “남자친구의 그곳(항문)에 손가락을 집어넣었더니 피가 철철 흘렀다” “수학여행 가서 OO와 땀을 뻘뻘 흘리며 몸을 뒤섞었다”는 등 변태적이고 자극적인 내용이 사랑이라는 명목으로 아름답게 미화돼 있다. 또 10대가 남자친구와 동거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이나 중학교 시절 성매매 업소에서 일하면서 돈을 벌고 손님과 사랑에 빠졌다는 소설도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다. 이 외에 옆집 아저씨와 불륜을 저지른 고등학생 이야기와 반 남학생들과 둘러 앉아 술 마시다 집단 성폭행을 당한 이야기, 교내 양호실에서 성관계한 이야기 등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었다. 간혹 외국 남성과의 진한 연애담이 게시판에 올라오기도 한다.

대부분 실화에 과장된 픽션…인터넷 소설 보다 인기
미성년자 모텔 가서 연인과 잠자리 등 자극적 내용

럽실소는 10대들의 행위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내용들이 구체적으로 서술돼있어 일부 독자들로부터 꾸며낸 이야기, 즉 ‘허구가 아니냐’라는 의혹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럽실소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러브소설인 만큼 럽실소를 연재하려면 엄격하고 엄격한 인증절차를 걸쳐야 한다. 우선 럽실소 작가로 인정받으려면 실제 경험임을 밝혀야 한다. 예를 들어 자신의 사진과 이성친구의 인증사진을 카페지기에게 보내거나, 연인이 있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카카오톡 대화내용 등을 이메일로 보낸 뒤 연재 허락을 받는 절차까지 거쳐야 하는 등 수고를 감수해야 한다. 이뿐 아니라 심한 욕설과 변태적인 섹스묘사 등을 지속적으로 다뤘을 경우 카페에서 강퇴(강제퇴장)를 당하며 카페 운영자의 강력한 제지를 받기도 한다.

실제로 럽실소가 공유되는 몇몇 인터넷 카페에서는 ‘10대 청소년 회원들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자극적인 내용은 피해 달라’며 대대적으로 공지하고 있지만 여지없이 야하고 폭력적인 내용의 럽실소들이 매일 업로드 되는 실정이라 일일이 단속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 포털사이트에서 럽실소를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만 10여 개가 뜰 정도니 말이다.

야설·야동 맞먹는
수위 높은 성 묘사

럽실소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빗나간 성 묘사였다. 12세 이상이라는 나이가 제한돼 있지만 성인코드인 수위 높은 성적 소설들만 난무하다. 특히 럽실소는 초등학생도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내려 받아 볼 수 있기 때문에 아직 성에 눈뜨지 못한 어린 학생들에게는 다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럽실소앱이 따로 제작돼 불특정다수에게 무료로 유통되고 있어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본 기자는 10대들에게 인기가 높은 럽실소 시리즈 중 몇 가지를 입수했다. 다양한 장르의 럽실소를 훑어본 결과 이들이 갖고 있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럽실소의 머리말에는 항상 실화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어 작가는 “여기 나오는 모든 인물들의 이름은 가명임을 밝히며, 개인소장하시기를 정중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들이 쓰는 가명은 대부분 연예인 이름,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 이름이나 지인의 이름을 빌린 것이며, 욕설과 구체적인 성적 은어가 들어갈 때는 자음만 쓰기도 한다. 자음만 쓰는 경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괄호 안에 추가설명을 해주는 세심함도 잊지 않는다. 물론 그 흔한 띄어쓰기조차 돼 있지 않은 것은 인터넷 소설임을 다시 한 번 증명해주는 대목이었다.

성관계·자살 등 대리만족
19금 내용 초중고생 공유

다음은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공고가면 임신한대>의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우리는 천천히 내려가면서 뽀뽀했지. 그니깐 갑자기 혁이가 일어서더니 날 눕히고 우린 폭풍 키스했어. 키스를 하는데 고개도 좌우로 바꾸고 내가 혁이 목에 손을 걸치고 있었고 혁인 한손은 침대에 올려놓고 있고 또 한손은 내 골반 근처에 두고 있었는데 갑자기 티 안으로 손이 올라오는 거야. 이런 이야기 별로 안 좋게 보는 언니들도 있을 텐데, 혁이랑 나랑은 오랫동안 사귀었고 그만큼 믿으니깐 성관계도 하는 거야. 이상하게 안 봤으면 좋겠어. 혁이가 목이랑 쇄골 쪽을 번갈아가면서 핥는데 미치겠고. 아무튼 혁이가 내 위에 있었는데 혁이 밑에가 볼록한 느낌(?)이 들고. 그렇게 하다가 혁이가 브라후크를 풀고 또 온몸을 애무했지. 그렇게 하다가 가슴을 만지고 빨고 하는데…. 이렇게 자세히 적어도 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가슴 애무하다가 혁이가 넣으려고 했나봐 ‘아픈데 괜찮겠나?’라고 물어서 난 고개만 살짝 끄덕이고 혁이는 삽입을 했지. 그리고 막 흔들어댔어. 내가 신음소리 내니까 혁이 더 흥분했어.(중략)”

이는 수위 럽실소지만 그나마 양호한 편이다. 구체적인 성적 묘사가 난무한 럽실소는 잘못된 성의식을 심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럽실소에서 나오는 공고나 상고학생들은 모두 공부는 뒷전이고, 질이 낮으며 비행에 거리낌이 없는 학생들로 묘사돼 있던 것이다. 공고나 상고학생들은 임신과 동거는 기본이고, 최악의 경우 선배들이나 또래 남학생들로부터 화장실이나 인적이 드문 곳에서 집단 성폭행을 저지르거나 당한다고 그려지기도 했다. 

대리만족 러브스토리
나이 불문 인기 만점

서울 중랑구의 한 여중생 이모(15)양은 “요즘 학교에서 럽실소 안 보는 애들을 거의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다. 전교 학생들이 돌려가며 럽실소를 공유하고 있고, 요즘은 스마트폰 앱도 출시돼 수업시간에도 선생님 눈치 보며 몰래 읽곤 한다”며 “야하고 폭력적인 럽실소들이 인기가 높은 이유는 공감대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주위에서 소설과 같은 일을 경험한 친구들이 실제로 있다. 우리 나이대와 딱 맞고, 소설 속 주인공처럼 사랑하고 싶은 마음에 끊기가 힘들다”고 털어놨다.

인근의 모 초등학교 여학생 고모(12)양도 “야한 럽실소는 남자 애들한테도 인기가 많다. 남자애들은 일부러 야한 것만 골라서 보는 것 같다. 나나 친구들이 럽실소를 보는 이유는 재밌기도 하지만 내가 럽실소에 나오는 훈남이랑 사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더 찾게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학부모 단체의 한 관계자는 “성인물이나 마찬가지인 이런 소설이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으니 청소년들이 이를 사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크다”며 “해당 소설들을 강제로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주변으로부터 주목받고 싶어 하는 10대의 심리가 자칫 왜곡된 성의식을 표현하는 자극적인 글을 양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청소년들이 이런 소설을 쓰기 위해 상상 속의 일을 실제 행동으로 옮길 수도 있고, 보는 10대 역시 ‘아, 저렇게 해도 되는구나’ 식의 학습에 따르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사회성 결여 부추기는
인터넷 소설의 함정

인터넷 소설 중 하나인 럽실소. 최근 10대 청소년들이 럽실소 등 인터넷 소설 읽기에 중독되면서 타인과 소통하기 보다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길어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자칫 사회성 결여라는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어 또 다른 사회적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 심리 전문가는 “인터넷 소설 읽기에 빠질수록 타인과 소통하지 않고 혼자있는 것을 더 선호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인터넷 소설에만 빠지지 않도록 학부모와 교사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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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