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재>'분쟁조정의 달인' 임성학의 실타래를 풀어라(56)

일이 꼬이는 건지, 악마의 장난인지

컨설팅전문가인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은 자타가 공인한 ‘분쟁조정의 달인’이다. 그런 그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침서 <실타래를 풀어라>를 펴냈다. 책은 성공이 아닌 문제를 극복해 내는 과정의 13가지 에피소드를 에세이 형식으로 담았다. 복잡하게 뒤엉키는 일로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기 위해 책을 펴냈다는 임 소장. 그의 숨은 비결을 <일요시사>가 단독 연재한다.

안 좋은 예감은 항상 틀린 적이 없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

“아이고, 수고 많았네.”
각서를 받아든 오 선배가 마치 잃어버렸던 돈을 되찾기라도 한 듯 입이 헤벌어지고 있었다. 나는 오 선배를 향해 앞으로의 일에 대해 일러주었다.
“이 각서도 중요하지만 선배님 명의로 이전등기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아직 모든 게 끝난 게 아닙니다. 밤새 안녕이란 말처럼 박 사장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 그래.”

약속을 받아내다

“그리고 저한테 한 가지 약속만은 해줘야 합니다. 이번 건이 마무리가 잘 되어 새로 투자한 돈과 빌려준 원금과 이자를 모두 건지고, 남는 게 있으면 박 사장에게 일부라도 돌려줘야 합니다.”
혹시라도 내가 박 사장과 약속한 게 틀어질까봐 미리 다짐을 해두었다. 화장실 들어갈 때와 나올 때 심정이 다른 게 또한 인간이기 때문이었다.
“물론이지. 자네가 뭘 걱정하는지 알아. 자네야 신용으로 살아온 사람이 아닌가. 내가 일이 잘 되면 박 사장에게 돈을 돌려줄 테니 믿어봐. 내가 설마하니 자네에게 거짓말 하겠나.”

다음 날, 기다리던 박 사장의 전화는 오전 내내 오지 않았다. 애가 타는 사람은 오 선배뿐 아니라 나 역시 은근히 걱정이 되었다. 일이 틀어진 건 아닐까 조바심이 들기도 했다.
그러는 사이 오후 2시가 되었다. 조용하던 휴대폰 벨이 울리고 있었다. 박 사장이었다. 나는 반가우면서도 초조한 마음을 내색하지 않고 여유롭게 전화를 받았다. 박 사장 음성에 힘이 들어가 있음을 느끼고는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박 사장. 그래 식사했는가?”
“예, 이사님은 식사하셨어요? 제가 지금 막 법무사에 전화를 걸어 명의 이전에 필요한 구비서류를 알아봤습니다.”

“그래 잘하셨네. 그럼 어디서 만날까?”
“오 사장님께서는 뭐라고 하셨어요?”
“오 선배님도 모든 걸 좋게 해결하자고 하셨네. 오 선배는 내가 책임지고 설득할 테니 걱정하지 말고 만나서 진행하자고.”
“잘 됐네요. 이사님, 그러면 오늘은 제가 인감 등 구비서류를 준비하고 내일 오전에 만나면 어떨까요?”
“아, 그런가? 그럼 그렇게 하지. 다만 내가 오후에는 회사 중요한 업무가 있어 시간을 낼 수가 없으니 오전 약속을 틀림없이 지켜주기 바라네.”


나는 여전히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또 하루를 보내야 했다. 다음 날이 되자마자 오 선배와 나는 박 사장이 일러준 서초동 소재 법무사 사무실로 갔다. 그곳에는 박 사장과 건축업자 추 사장이 우리보다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법무사가 건네준 서류에 도장을 찍고, 자신들이 가지고온 토지 매매계약 관련 서류들을 꺼내 사무장에게 건네주었다. 그런데 작은 문제가 발생해버렸다.

오 선배가 명의이전에 필요한 이전등기 비용 일체를 박 사장에게 부담하라고 요구하고 있었다. 순간적으로 일이 틀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이 없어서 공사를 중단하고 수억원 이상 되는 부동산을 대물변제해주는 박 사장에게 이전등기 비용까지 지불하라고 하면, 어려운 처지의 박 사장이 어디 가서 비용을 구한단 말인가.
이전비용 문제로 일이 다시 꼬일까봐 걱정이 됐다. 나는 오 선배를 잠시 불러 둘이서 얘기를 나누었다.

“선배님! 까닥 잘못하면 ‘소탐대실’ 할 수가 있어요. 비용을 납부치 않으면 등기를 할 수가 없게 되고, 이게 소문이라도 나면 박 사장의 채권자들이 달려들 게 빤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면 먼저 먹는 자가 임자라고 누군가가 박 사장을 설득해서 현장을 낚아채 갈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오 선배는 내 말을 무시하며 자신만만했다.
“임 이사, 너무 걱정 마. 이미 각서까지 썼고 법무사에 도장 찍어놨는데 박 사장이 변심이야 하겠어? 지금까지 들어간 돈이 얼만데, 등기비용까지 물어 줄 수는 없지 않는가?”

낙동강 오리알 격

오 선배의 입장을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사안이 중요한지라 답답하였으나 그렇다고 억지로 비용을 지불하라고 권할 수도 없었다. 
우리 일행은 법무사에서 대지권에 대해 명의이전을 받기 위한 수순을 마친 후, 건축물 권리이전을 위해 관할 구청으로 가야 했다. 신축건물은 아직 준공이 나지 않은 미완성 건물로 미등기인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일이 꼬이려고 그랬는지 아니면 일이 너무 쉽게 풀리는 걸 질투한 악마의 장난인지 난처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법무사를 나온 오 선배가 갑자기 우거지상이 되어 배가 아프다고 화장실을 찾았다. 배탈이 난 모양이었다. 시간은 촉박하고 일은 바쁜데 엉뚱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화장실에 다녀온 오 선배가 자신은 구청에 가지 않을 테니 박 사장 혼자 동의서를 작성해서 권리이전을 해달라고 했다. 나는 오 선배에게 당사자가 함께 참석해서 이전 받는 게 원칙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오 선배는 영 귀찮다는 표정으로, 굳이 함께 갈 이유가 뭐 있겠냐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무래도 일이 잘못되고 있었다. 그렇지만 본인이 가지 않겠다는데 내가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었다. 그때 건축업자 추 사장이 나서면서 자신이 박 사장과 동행하겠노라고 했다.

나는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고 있었으나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나 역시 사무실에 들어가 임원회의에 참석해야 하는 시간이 촉박하여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었다. 하는 수없이 박 사장에게 약속대로 잘 마무리해 달라고 다짐하고는 헤어질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되고 말았다. 내가 염려하고 있던 상황이 현실로 된 것이다. 구청으로 이전 동의서를 작성하러 간 박 사장이 동행해서 따라간 추 사장에게 신축 건물을 넘겨주고 만 것이다. 건축업자 추 사장은 만일을 대비해서 자신의 처 명의로 이전을 해놓고 말았다.


추 사장 입장에서야 공사현장을 오 선배에게 양도해주고 나면 자신이 공사에 투입한 자재대금 등의 책임 여지가 있었기에 자구책을 쓴 것이다. 여차하면 빚만 안게 되고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판이니, 박 사장을 꼬드겨서 공사한 건축물을 공사대금으로 달라고 요구했던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임성학은?

- 대한신용조사 상무이사 역임

- 화진그룹 총괄 관리이사 역임

- 임성학 멘토링컨설팅연구소 소장

- PIA 사설탐정학회·협회 부회장 겸 운영위원

- PIA 동국대·광운대 최고위과정 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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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검머외 쿠팡’ 막가는 싸가지 행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객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쿠팡의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재까지 대응만 봐서는 국민은 물론, 정부와도 전면전을 벌일 기세다. 새어나간 정보의 범위와 규모가 ‘역대급’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악의 사태임에도 불구하고 쿠팡의 고개는 꺾일 줄 모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뭘 믿고 저러나’ 소리가 나오는 중이다.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건, 이른바 쿠팡 사태가 점입가경이다. 사태가 일어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수습은커녕 국민의 화만 돋우고 있다. 쿠팡의 대응 태도가 미지근한 수준을 넘어 뻔뻔한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 김범석 의장은 모습을 비추지 않고 보상안은 꼼수로 가득하다. 국민을 조롱하는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 달 만에 고개 숙여 지난해 11월 말 3370만명에 이르는 쿠팡 고객의 개인정보가 ‘탈탈’ 털렸다. 앞서 쿠팡은 4500여건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정부 당국에 신고했지만 2주 만에 그 수치는 7500배까지 늘어났다. 전 국민의 65% 수준이며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범위(2300만명)를 훌쩍 넘는 사태였다. 쿠팡은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다. 대형마트 등이 규제에 막혀 뒷걸음질 칠 때 쿠팡은 로켓배송으로 시장을 싹쓸이했다. 전날 저녁에 주문해도 새벽이면 물건이 문 앞에 와 있는 총알 배송에 소비자는 쿠팡으로 몰렸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을 받던 물류센터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아이러니하게도 쿠팡이 국민의 실생활에 얼마나 스며들어있는지를 바로 보여줬다. 쿠팡 사태가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쿠팡이 경쟁자가 없는 시장 지위를 누리고 있고 한국 고객이 데이터 유출에 덜 민감해 보인다”며 “잠재적 고객의 이탈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놨다. 그래서일까? 쿠팡은 역대 최악의 정보 유출 사태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도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대통령이 언급하고 정부 차원의 TF가 꾸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힘겨루기’를 하는 태도를 보이는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의 반박에도 자체 조사 결과를 고집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행보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쿠팡은 지난달 25일 ‘정보 유출자는 3300만개 계정에 접근했으나 실제 저장한 정보는 3000여개에 불과하며 제3자 유출 정황은 없는 등 피해가 미미하다’는 내용의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면서 “(유출자는)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언론 보도를 접한 이후 저장했던 정보를 모두 삭제하고 범죄에 사용한 노트북을 파손해 하천에 던졌다”고 주장했다. 쿠팡은 “잠수부들이 벽돌에 담긴 쿠팡 가방에 든 노트북을 하천에서 회수했고 유출자가 클라우드 계정에 등록한 일련번호와 해당 노트북의 일련번호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범행에 사용된 PC 와 노트북 등 모든 장치를 회수해 안전하게 확보했고 글로벌 보안업체들의 조사 결과도 진술 내용과 같았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매출 90% 나오는데 정보 유출 태도·대응 낙제점 쿠팡이 발표한 대로라면 고객 정보 유출 피해 규모는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든다. 또 유출자와 접촉해 장치를 확보했으니 추가 피해는 없다. 전체적으로 사건이 축소되는 것이다. 쿠팡의 발표에 정부는 강하게 반발했다. 쿠팡의 조사 내용은 사전에 정부와 어떤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됐다는 설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정보 유출 종류와 규모, 경위 등은 민관합동조사단이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쿠팡이 발표한 내용은 조사단에 의해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과도 “쿠팡 측이 제출한 진술서와 노트북 등 증거물을 분석 중”이라며 “사실관계를 면밀하게 확인하겠다”고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쿠팡은 정부의 지시를 받아 조사를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은 사전 협의가 없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사실관계가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쿠팡은 지난달 26일 내놓은 입장문에서 “정부의 지시에 따라 수주간 진행한 조사였다”고 선을 그었다. 같은 달 9일 정부가 쿠팡 측에 유출자와 접촉할 것을 제안했고 14일 쿠팡은 유출자를 처음 만난 뒤 해당 사실을 정부에 보고했으며 16일에는 정부 지시에 따라 유출자의 데스크톱과 하드드라이브를 정부에 제공했다는 게 쿠팡 측 주장이다. 하지만 국가정보원(이하 국정원)도 “쿠팡의 입장문 형식의 보도자료에서 정부와 협력했다는 내용 중 일부 국정원으로 추정되는 부분도 사실과 다르거나 왜곡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했다. 쿠팡이 자체 조사와 관련해 정부와 사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건 발생 한 달여 만에 사과했다. 그동안 박대준 전 대표가 청문회 등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동안에도 김 의장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랬던 그가 정부의 압박이 거세지자 처음으로 입을 연 것이다. 5만원 상당 속사정은? 김 의장은 지난달 28일 “쿠팡의 창업자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쿠팡 전체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의 책임으로 발생한 이번 데이터 유출로 인해 많은 분께서 자신의 개인정보가 안전하지 않다는 두려움과 불안을 느꼈고 사고 초기부터 명확하게 직접적으로 소통하지 못한 점으로 인해 큰 좌절감과 실망을 안겨 드렸다”며 “사고 직후 미흡했던 초기 대응과 소통 부족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한 달 만에야 입을 연 부분에 대해 “무엇보다 제 사과가 늦었다”면서 “모든 사실이 확인된 이후에 공개적으로 소통하고 사과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이는 잘못된 판단”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비판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인다고도 했다. 하지만 자체 조사 논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의장은 “쿠팡은 조사 초기부터 정부에 전면적으로 협력해 왔다”며 “일련의 과정에서 많은 오정보가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기밀 유지’ 요청을 엄격히 준수했다”고 주장했다. 김 의장의 사과는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참여하는 대규모 연석 청문회를 이틀 앞두고 나왔다. 정부가 범부처 TF를 과기부 총리 산하로 확대하고 다각도로 압수수색과 조사를 진행하는 등 대응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 압박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그러나 사과와는 별개로 김 의장은 청문회에 불출석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뿐만 아니라 동생인 김유석 쿠팡 부사장, 강한승 전 쿠팡 대표 등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면서 쿠팡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여기에 쿠팡이 내놓은 보상안도 도마 위에 올랐다. 쿠팡은 지난달 29일 고객 정보 유출 사태와 관련해 총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보면 1인당 5만원 상당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뜯어보면 쿠팡의 ‘꼼수’가 보인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보상안은 ▲쿠팡 전 상품 구매 이용권 5000원 ▲쿠팡이츠 5000원 ▲쿠팡트래블 2만원 ▲명품 플랫폼 알럭스 2만원 등으로 구성됐다. 소비자들은 보상금의 상당 부분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 등 평소 이용 빈도가 낮은 서비스 이용권 위주로 구성된 점을 지적했다. 실제 이번 보상안을 통해 쿠팡트래블과 알럭스를 처음 알게 됐다는 소비자도 있다. 시민단체도 쿠팡의 보상안에 반발했다. 참여연대는 “1인당 5만원 보상이라고 했지만 현금이 아닌 구매 이용권으로 사실상 강제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이라며 “보상이 아니라 매출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내용의 논평을 발표했다. 쿠팡의 행보는 사사건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민을 조롱하고 정부를 기만하는 게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쿠팡이 미국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지만 매출 대부분을 우리나라에서 벌어들이는 상황인데도 이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분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회원 탈퇴, 보상안 거부, 집단소송 참여 움직임이 거세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이재명 대통령도 쿠팡 사태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나고 사흘 뒤인 지난달 2일 “쿠팡 때문에 국민의 걱정이 많다”면서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도 현실화하는 등 실질적인 실효적 대책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뒤늦은 사과·꼼수 보상안 도마 위에 이래서 정치권 인사 영입했나? 의혹 12일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반복되는 것에 대해 “경제 제재가 너무 약해서 규정 위반을 밥 먹듯이 한다”며 “앞으로는 규정을 위반해 국민에게 피해를 주면 엄청난 경제 제재를 당해서 ‘회사가 망한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정을 위반하면 난리가 나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런데 위반해도 태도를 보면 ‘그래서 어쩔 건데’ 이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정부도 쿠팡에 강력하게 경고하며 전방위 대응을 예고했다. 실제로 같은 달 29일,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 주재로 ‘쿠팡 사태 범정부TF’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과기부와 경찰청, 개인정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은 역할을 분담해 신속한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배 부총리는 “쿠팡이 국내 고객 정보 3000만건 이상을 유출한 것은 명백한 국내법 위반 사항으로 정부는 쿠팡이 관련 법령을 위반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다른 기업과 동일하게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서는 영업정지 여부도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방에서 몰아치는 압박에도 쿠팡이 연달아 이상한 행보를 보이자 ‘믿는 구석’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그 정도로 쿠팡의 현재 대응 방식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쿠팡이 미국 기업인 것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쿠팡의 모든 결정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는 것이다. 실제 쿠팡이 자체 조사 결과를 발표한 다음 날 미국 뉴욕 증시에서 쿠팡의 주가는 6% 급등했다. 국내에서는 쿠팡의 ‘셀프 조사’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데 미국 시장에는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쿠팡이 정치·국회 인사를 대거 영입한 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정치권 인사를 영입해 쿠팡 관련 각종 논란을 틀어막고 있다는 의혹이다. 해당 의혹은 ‘강력 경고’ ‘전방위적 대응’ 등의 수사를 사용하고 있지만 실제 조사는 흐지부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는 배경으로도 꼽힌다. 변죽 울리다 무사통과? 실제 최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국정감사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및 대관 총괄과 오찬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당시 쿠팡이 일용직 퇴직금 미지급 사건에서 검찰 외압 의혹, 물류센터·배송 기사의 과로 및 산재 사망 문제가 제기된 상황이었던 만큼 적절성 논란이 불거졌다. 김 의원은 그달 16일 자신의 SNS에 “공개 일정이고 적어도 5명이 (함께) 식사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만남보다 대화의 내용이 중요한 것 아니냐? 참고로 지난해 7월16일 쿠팡 물류센터도 방문했었다”고 적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