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경영’이석채 KT 사장

‘속도전’으로 KT 개혁 ‘확’ 잡는다!



취임 당일 ‘올 뉴 KT’ 선언…대대적 조직 개편 단행
주인의식·혁신·효율 … 내부경영 쇄신 3원칙 천명

공룡 통신사 KT가 출렁이고 있다. 이석채 KT 사장의 ‘스피드 경영’ 때문이다. 이 사장은 지난 1월14일 임시주총에서 KT 사장으로 취임하자마자 ‘올 뉴KT(All New KT)’를 선언,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지난달 20일에는 또 KTF와의 합병을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같은 달 25일에는 KTF와의 합병으로 인한 주가하락을 저지하기 위해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등 주주가치 제고방안을 내놓았다. 이에 앞서 하루 전인 24일에는 합병에 대비해 회장제를 도입하고 부문장 중심의 독립경영체제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런 이 사장의 경영스타일에 대해 일각에선 “너무 속도가 빨라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라며 혀를 내두를 정도다.

공기업 성격이 짙었던 KT가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일각에선 “변화의 속도가 지금과 같다면 1년 뒤에는 모든 직원이 뼛속까지 바뀌어 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이런 변화의 진원지는 이석채 KT 사장이다. 이 사장은 KT의 성장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속도전’을 강조하고 있다. ‘먼저 보고 먼저 생각하고 먼저 실행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KT의 미래상은‘All New KT’

이 사장은 남중수 전 KT 사장이 인사 및 사업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아 지난해 11월 구속·사임함으로써 지난 1월14일 KT 사장으로 취임했다.

취임 당시 이 사장은 “지난 40일간 사장 후보자 신분으로 KT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많은 사람들로부터 비판적인 진단을 들었다”면서 “KT를 활력과 창의가 넘치는 성장기업, KT에서 일했던 사람들을 다른 곳에서 모셔가고 싶은 기업으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KT의 미래상을 ‘All New KT’라고 강조하면서 ▲주인의식 ▲혁신 ▲효율 등 3가지 원칙을 제시했다.

이 사장은 “주인의식을 가진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하고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다”며 “4만여 KT그룹 가족 모두가 주인이 되면 전혀 새로운 KT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하는 방식, 조직, 인사,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의 혁신을 강조했다.

또한 “효율과 생산성 향상이 KT의 생명줄이라는 인식 하에 전사적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런 이 사장의 주문은 자신의 경영스타일인 ‘스피드 경영’에 걸맞게 곧바로 행동으로 옮겨졌다. 그는 취임한 당일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그동안 KT를 이끌어오던 임원들은 과감하게 정리하고 현장에서 메가패스, 와이브로를 홍보하라며 본사와 지역본부 직원 6500명 중 3000명을 영업 등 현장에 배치했다.

지역본부를 18개 지역으로 세분화도 했다. 이와 함께 CEO의 창조적 통합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CC(Corporate Center)를 신설하고 IPTV사업을 총괄하는 미디어본부는 육성하는 차원에서 독립부서화했다. 아울러 이 사장은 고비용, 저효율의 구조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저비용, 고효율 체제로 바꾼다는 방침아래 강도 높은 비용절감노력을 기울일 것을 주문했다.

이 사장은 당시 “변화와 개혁의 앞에는 즐거움보다 괴로움이 있을 것”이라며 강도 높은 개혁을 요구했다.

이어 지난달 20일에는 자회사 KTF를 합병하겠다고 공식발표하고 곧바로 방송통신위원회에 합병인가를 신청했다. 또한 올해 19조원인 합병법인의 매출액을 2011년에는 20조7000억원까지 높이겠다는 청사진도 펼쳐보였다.


이 사장은 이날 “KT 주식 1주와 KTF 주식 0.72주를 교환하는 방식으로 양사를 합병하기로 했다”며 “방송통신위원회 합병인가를 거쳐 3월 말 KT와 KTF 합병승인 주주총회를 열고 5월18일 통합법인을 출범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유선과 무선통신 사업자 결합은 컨버전스 시대의 세계적 조류”라며 “세계에 비해 결합이 늦었지만 우리 IT산업의 동반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합병을 서둘러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합병 걸림돌로 여겨졌던 외국인 지분한도 문제도 바로 해결했다. NTT도코모가 보유하고 있는 KTF 지분의 60%를 넘겨받는 대신 5년 만기 교환사채(EB) 2억5000만 달러어치를 발행해 NTT도코모에 넘기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회사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과 조신 SK브로드밴드 사장은 지난달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KT와 KTF가 합병하면 전체 통신 가입자의 51.3%, 매출액의 46.4%를 독식하는 거대 통신사업자가 되기 때문에 공정경쟁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된다”며 “경쟁이 안 되면 통신소비자의 후생도 후퇴하기 때문에 합병에 절대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하게 내비쳤다.

LG그룹 통신회사들도 “KT의 시장 지배력이 KTF에 전이되는 만큼 시내망 분리와 초고속인터넷망 공동사용 등 조건이 붙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뿐만 아니다. 내부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합병 후 3만8000명에 달하게 되는 인력문제다. 이 사장은 “인력 구조조정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고 있지만 직원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KT내부에서도 본사 스태프 6500명 중 3000여명을 현장에 배치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불안감에 떨고 있는 상태다. 게다가 합병 뒤에는 두 회사의 스태프 부서 인원 상당부분이 현장에 배치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여 내부 반발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 사장은 “합병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면서 “KTF합병 성사를 위해 KT가 보유한 모든 카드를 쓸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달 25일 이 사장은 KT광화문 사옥에서 직접 기자간담회를 열고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합병후 당기순이익의 50% 주주환원 ▲향후 5년간 총 5000억원 비용 절감 등을 골자로 한 주가 부양책을 발표했다. KT가 주가 부양책을 발효한 것은 KT와 KTF의 주가가 하락, 주주들이 대거 주식 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자칫 합병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KT, KTF 합병 사실상 완료

지난달 23일부터 합병에 따른 경쟁 제한성 여부를 심사해 오던 공정거래위원회는 마침 이날 ‘조건 없이 허용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T?KTF 합병 심사 시 공정위 의견을 들어 승인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 있다. 이로 인해 앞으로 방통위가 3월 중 합병 승인 결정을 내리고 KT?KTF가 주주총회를 거치면 합병 작업은 사실상 완료된다.

KT는 이에 앞서 고객별 조직개편과 현장중심으로의 인력배치를 시행한 데 이어 지난달 18일자로 임원 승진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는 비상 경영 상황임을 감안해 예년에 비해 축소된 범위인 45명에 그쳤다.

임원급에서는 GSS(Group Shared Service)부문장을 맡고 있는 서유열 상무가 전무로, 현장의 네트워크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남일성 단장과 엄주욱 단장이 상무보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상무보 승진자는 총 9명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이동통신시장 1위 업체 NTC의 김영택 법인장을 비롯해 이석채 사장의 현장 중심 경영방침에 따라 현장마케팅 책임자가 4명 포함됐다.

KT측은 “공정하고 투명한 구매를 통해 파트너사와의 상생협력을 이끌 수 있는 인재가 발탁됐다”고 밝혔다. 부장에서 상무대우로는 여성 인력 2명을 포함해 총 33명이 승진했다. KT측은 “상무보 승진과 마찬가지로 현장에서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는 인물들이 대거 포함됐다”고 평했다.

이와 함께 하위직 인사까지 마무리함으로써 조직변화에 따른 틀을 다진 후, 2월19일에는 이 사장 자신을 위원장으로 하는 ‘그린(Green) IT 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지난달 24일에는 합병 이후 유무선 통합 경영체제에 대비한 경영체제 정비, CEO의 명칭을 사장에서 회장으로 한 단계 높이고 3~4개 사업부문을 소사장제(CIC)로 전환하는 한편 사업목적에 신재생에너지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KT측은 “재계 9위(공기업 제외)의 통신전문그룹의 위상을 반영하고 대외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것”이라며 “5개 부문(홈고객, 개인고객, 기업고객, 서비스디자인, 네트워크)의 일부 또는 전부가 사내독립기업제(CIC) 형태로 전환될 수 있으며 각 부문별로 권한과 책임이 강화되는 것이 골자”라고 설명했다.

KT는 또한 부사장, 전무, 상무 및 상무보로 명시돼 있던 집행 임원의 구분을 경영상황에 따라 이사회가 정하도록 했다. 이사회의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경영권 이양이 수반되는 자회사 지분 매각에 대해선 지분가액이 10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이사회에 상정토록 조정했다.


KT는 또 무선통신사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목적 사항에 추가, 유휴 토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 사업에 진출하고 탄소배출권을 획득함으로써 이산화탄소저감 비용 상쇄, 보유자산의 생산성 향상을 꾀하기로 했다.

이 사장은 또한 KTF와의 합병을 위해 새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KT그룹의 인사체계가 연공서열을 탈피한 능력위주의 인사로 바뀔 전망이다.

업계에 따르면 KT는 합병에 대비해 현재 부장-과장-대리-사원으로 정해진 사원 직급 체계가 부장-차장-과장-대리-사원인 KTF와 맞지 않아 직급 간 구분을 없애고 팀장 외에 같은 직급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최근 경영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부사장-전무-상무-상무보로 명시된 집행임원의 구분을 경영상황에 맞게 이사회가 정하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직급파괴에 따른 보완책으로 KT는 근무연한, 업무 성과도, 인사평가에 따라 호봉을 정리하고 과장급 이상에 적용되는 연봉제를 전 사원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또 KT와 KTF의 임금 격차를 정비하기 위해 ‘유연한 성과급제’를 도입, 출신회사직원 간 성과급여액에 차이를 두는 방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새 인사제도는 양사 합병절차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통합 법인이 출범하는 오는 5월18일 직후 시행될 예정이다.

‘스피드 경영’KT 안팎 “놀랍다” 평가

이런 일련의 일들이 이 사장이 취임한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모두 이뤄졌다. 그러다 보니 일각에서는 “벌써 취임 1년은 된 것 같다. 정신을 못 차릴 지경이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이는 이 사장이 짧은 기간 워낙 많은 일을 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KT주변에서는 이런 이 사장의 ‘스피드 경영’을 두고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고 있다. KT 관계자도 “보고를 들어가면 검토해보자거나 지켜보자는 말씀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내부 직원들도 놀랍다고 말할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전했다.

이 사장은 취임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래를 위해 움직여야 하는데 멈칫하면 뒤처진다”면서 “과감하게 뚫고 나가서 어떻게 살아남느냐, 힘을 얻느냐를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석채 KT사장은 누구?
지난 1월14일 제 11대 KT 사장으로 선임된 이석채 전 정통부 장관은 경북 성주 출신으로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제7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관계에 입문했다.

이 사장은 5공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의 총애로 만 40세가 되기도 전에 청와대 부이사관으로 발탁된 뒤 6공 출범 초기 1년을 빼고 8년간 청와대에서 근무하며 5·6공의 경제정책 수립에 깊이 관여했다. 문민정부 시절에는 청와대 경제수석에 발탁되기도 했다. 지난 1994년에는 농수산부 차관으로 우루과이라운드 협상을 맡았다.

1995년에는 재정경제원 차관으로 영전,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남북한 쌀협상에 정부대표로 참석했다. 이어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자 선정 직전인 95년 정통부 장관 자리에 오르는 등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 전 장관은 PCS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심사기준 등을 특정업체에 유리하게 바꾸는 등 비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아오다 검찰수사에서 지난 1996년 LG텔레콤으로부터 3000만원을 받은 혐의가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재계 랭킹 3위였던 LG가 1,2위인 삼성, 현대 컨소시엄인 에버넷을 물리치고 사업권을 따내자 이 전 장관에 대한 의혹이 증폭됐다.

청와대 경제수석 시절에는 한보 불법대출 연루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 전 장관은 1997년 10월 미국 하와이대 동서문제연구소 객원연구원 자격으로 출국한 뒤 PCS 비리에 대한 검찰수사가 시작되자 귀국을 포기하고 장기체류 생활에 돌입했다. 하지만 2003년 기나긴 법정 투쟁으로 결국 무죄판결을 받으며 명예를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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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