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저희는 결제만…” 온누리상품권의 두 얼굴

‘돈 된다’ 소문에 너도나도 허위 매장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소상공인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이 비가맹 서점들의 돈줄로 전락했다. 온누리상품권 비가맹 서점들은 가맹 서점이 돈이 된다는 소문에 너도나도 허위 매장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올바른 경쟁 환경을 위해 만들어진 도서정가제도 무용지물이 됐으며, 온누리상품권의 목적과 취지는 퇴색된 지 오래다. 온누리상품권은 과연 지금도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일까?

현재 온누리상품권 비가맹 서점들이 허위 매장을 만들고 있다. 일부 비가맹점들은 ‘제2의 매장(허위 매장)’을 운영하면서, 실제로 책을 판매하지 않고 결제만 대행하는 방식으로 부당이익을 취하고 있다. 비가맹점들이 편법을 써가며 허위 매장을 내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가맹점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짜 매장들

온누리상품권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정책이지만, 실제로는 특정 온누리상품권 비가맹 서점들이 이를 악용해 불법적인 할인 구조를 만들어내는 데 쓰이고 있다. 온라인 거래상으론 도서정가제가 엄격하게 적용되는 한편, 온누리상품권 가맹 서점서 상품권을 이용한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할인율이 대폭 상승했다.

소비자들은 이를 활용해 정가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책을 구매할 수 있어 가맹 서점으로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고객들은 할인율이 높은 가맹 서점만 찾아다니며 책을 구매하는데, 지역주민이 아니라도 혜택만 보고 타지역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어린이 전집(묶음 도서)의 경우, 평균가격이 40~60만원대로 높은 편이기 때문에 부모들은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한 할인 혜택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

지난해 명절 기간, 온누리상품권은 페이백 이벤트까지 진행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었던 결과, 가맹 서점들은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비가맹 서점들이 이를 악용해 허위 매장을 만들고, 이곳에서 온누리상품권 결제를 대행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온누리상품권의 비가맹 서점들은 제2의 매장(허위 매장)을 만들어 가맹점으로 등록하고 온누리상품권 결제를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운영 매장이 아닌, 결제만 가능한 ‘유령 매장’인 것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A 서점서 책을 고른 후, 여기서 만든 B 서점(허위 매장)서 결제만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서 소비자는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해 최대 10~15%의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으며, 명절 기간에는 페이백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한 서점 관계자는 “온누리 결제가 가능한 곳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면서, 일부 서점서 이런 방식이 사실상 공식적인 판매 루트처럼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현재 확인된 허위 매장만 26곳에 달했다. 심지어는 전국 매출 1‧2위 매장들도 허위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온누리 가맹점 둔갑한 서점들
‘유령 매장’으로 매출 올리기

해당 매장들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린이책 전집을 구매하고 싶다”고 하자,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아님에도 “온누리상품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며 구매를 유도했다. 한 매장은 “가맹점이 아니라 여기서는 결제가 어렵다”며 “책은 이곳에서 보고, 결제는 다른 곳에서 가능하다”며 허위 매장 결제를 안내했다.

한편, 출판사도 허위 매장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눈감아주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보자는 “출판사들도 비가맹점들이 허위 매장을 운영하는 사실을 알면서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 이를 허용해준다”고 주장했다. 해당 의혹을 받고있는 A 출판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며 “알았다면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또 다른 B 출판사는 답을 주지 않았다.

온누리상품권 가맹점 등록에는 일정 요건이 필요하지만, 관리 부실로 인해 허위 매장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맹점 등록은 실제 운영 여부나 재고 보유 여부 확인 없이 단순히 사업자등록증과 매장 사진 등의 서류만으로도 가능했다.

출판업계의 한 관계자는 “온누리 가맹점 등록 절차가 상대적으로 간단하기 때문에 편법을 이용하는 업자들이 쉽게 등록할 수 있는 구조”라며 “실제 판매가 이뤄지지 않는 가맹점들은 전수조사를 통해 가맹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 제20조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이 부정 사용을 하거나 실질적인 거래 없이 결제만 대행하는 경우 가맹점 자격을 박탈할 수 있다’고 명시돼있지만, 현재까지도 정부기관의 단속은 미미한 상태다.

소상공인진흥공단(이하 소진공)은 신고가 접수된 일부 서점들에 대해 단순 유선 계도 조치만 시행했을 뿐, 실질적인 단속은 거의 하지 않았다.

<일요시사>가 소진공의 계도 조치 후 해당 매장에 전화해 확인하자, 여전히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소진공은 “1차적으로 유선 계도 조치 후 재신고가 들어오면 현장 조사를 나간다”며 “현장 조사가 이뤄지려면 명확한 증거자료 제출이 필요하며, 내부서 정한 기준에 충족이 돼야 한다”고 답했다.

기준에 대해선 “답변 드리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결국 대형 출판사들이 이익 독점”
소진공, 신고에도 계도 조치 끝?

온누리상품권의 도서 품목 허용이 도서정가제와 상충된다는 점도 문제다. 온누리상품권이 서점서 결제 수단으로 사용되면서 도서정가제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도서정가제는 서적의 가격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 대형 서점과 중소 서점 간의 공정한 경쟁을 보장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으나, 온누리상품권을 통한 추가 할인과 페이백이 가능해지면서 실제 시장에서는 정가 이상의 할인율이 적용되고 있다.

이 같은 방식은 온누리 상품권 비가맹 서점에 불리하게 작용하며, 결국 온누리 상품권 가맹 서점과의 불공정 경쟁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한 서점 관계자는 “온누리 가맹 서점이 된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의 차이가 커지면서, 서점 간 형평성이 무너지고 있다”며 “결국 대형 출판사들과 일부 온누리 가맹 서점들이 이익을 독점하는 구조로 흘러갈 가능성이 크다”며 우려했다.

온누리상품권 제도가 도서정가제와 충돌하면서 서점 업계 내부에서는 온누리상품권의 도서 품목 적용 여부를 다시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서점 업계 관계자는 “도서정가제는 공정한 경쟁을 위해 만들어진 제도인데, 온누리상품권이 적용되면서 사실상 정가제를 우회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며 “이런 식으로 도서시장이 변질된다면 결국 할인 경쟁이 심화되고 비가맹 서점들이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온누리상품권이 공정 경쟁을 방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는 만큼,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가맹제한업종에 관해 2024년 9월 검토한 바 있으나, 서점은 사업 운영 취지에 어긋나지 않아 제한 업종으로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현재 서점 업계에서는 온누리상품권을 활용한 불공정 거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같은 방식의 편법 거래가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소상공인 위해?

온누리상품권은 소상공인의 매출 증진을 위해 도입됐지만, 현재는 특정 서점들의 편법적인 수단으로 변질되고 있다. 허위 매장을 통한 편법 결제, 도서정가제의 유명무실화,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까지 맞물리면서 공정한 도서시장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온누리상품권이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인지, 특정 업자들의 이익 수단으로 변질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기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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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판 강타 ‘동남풍’ 막전막후

선거판 강타 ‘동남풍’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영남권에서 시작된 동남풍이 이번 6·3 지방선거 승패를 가를 변곡점이 됐다. 텃밭에서조차 무력하던 국민의힘이지만 서서히 보수 결집이 일어나면서 작게나마 희망을 본 모양새다. 국민의힘이 동남풍을 타고 역전승에 성공할지, 더불어민주당이 그 기세를 꺾을지, 여야 모두 위태로운 길목에 서 있다. 장동혁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가 보수 텃밭 민심을 훑는 등 연일 광폭 행보에 나섰다. 벼랑까지 몰렸던 장 대표는 3일 연속 영남권을 찾아 보수 지지층 결집에 힘을 쏟고 있다. 이제부터 추격전 지난 10일 장 대표는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날 장 대표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후보는 정치도 모르고, 정치를 할 줄도 모르고, 정치를 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며 “대한민국을 통째로 망가뜨리고 있는 이재명과 같이 일하다가 이재명이 찍어서 내려보낸 후보”라고 발언했다. 부산 북갑에 출사표를 던진 하정우 전 AI수석을 정면 겨냥한 발언으로 현 정부 견제에 나선 것이다. 일정을 마친 장 대표는 곧바로 대구 달성군을 찾아 이진숙 예비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며 “지금까지 싸울 때 제대로 싸워왔던 사람, 국회에 와서 함께 싸워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힘을 실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발대식에도 자리해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와 이철우 경북도지사 후보의 손을 잡고 ‘만세’를 해보이기도 했다. 마이크를 잡은 장 대표는 “지방선거 끝나면 세금폭탄 터질 것” “독재 권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구해내는 선거” “대구까지 민주당 좌파에 넘어가면 대한민국에 미래는 없다” 등 보수 유권자를 의식한 발언을 이어갔다. 이날 울산도 찾았던 그는 “이번 지방선거는 울산을 지키고 대한민국을 지키는 전쟁이다. 울산의 심장이 멈추면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도 약해진다”며 보수 결집을 거듭 강조했다. 특히 비상계엄 당시 국민의힘을 탈당한 뒤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로 나선 김상욱 의원을 겨냥해 “함께 타고 있던 배에 불을 지르고 혼자 구명보트를 타고 도망간 사람에게 울산 시민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느냐”며 “시민을 배신한 대가를 표로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보수 지지층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배신자 프레임’을 띄우며 원팀 굳히기에 나선 것이다. 지난 12일에는 빨간색 선거 유세 점퍼를 입고 충남 천안에서 열린 충남도당 당직자 회의 및 필승 결의대회에 참석했다. 마찬가지로 장 대표는 “충청 출신의 민주당 박성준 의원은 국민이 공소 취소가 뭔지 모른다며 바보 취급하고 있고, 금산 출신 정청래 대표는 부산 가서 ‘오빠’ 불러보라고 애걸하다가 국민적 망신 대상이 됐다”며 공세를 이어갔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여의도를 떠나지 않던 장 대표가 달라진 모습을 보이자 정치권에서는 “오차범위 내 접전인 여론조사 결과에 자신감을 얻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민주당이 앞서던 과거와 달리 양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다투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샤이 보수’가 결집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움직이기 시작한 부울경 샤이 보수 ‘조작 기소 특검법’ 결정적 한 방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가장 먼저 변화가 감지됐다. ‘구원투수’로 나선 민주당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와 국민의힘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의 여론조사가 오차범위 내 접전으로 나타나자 “동남풍이 불고 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JTBC 의뢰로 메타보이스와 리서치랩이 지난 5~6일 대구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4명을 대상으로 대구시장 선거 가상 양자 대결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 41% ▲민주당 김부겸 후보 40% 등으로 오차범위까지 추격했다. 그동안 김 후보가 오차범위 밖에서 국민의힘 후보보다 앞섰지만 불과 한 달 만에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따라잡은 것이다. 부산도 마찬가지다. <뉴스1>·한국갤럽이 지난 10~11일 부산에 사는 18세 이상 801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부산시장 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전재수 후보 43%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41%로 오차범위 내에서 겨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여론조사 모두 가상 전화번호를 활용한 무선전화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5%p다. 응답률은 대구시장과 부산시장 조사 각각 11.3%, 14.7%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반면 울산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박맹우 전 시장이 컷오프되는 등 끊임없이 잡음이 이어졌고 결국 보수 지지층이 대거 이탈하면서 결집력이 약해진 것이다. 이후 박 전 시장의 컷오프가 무소속 출마로 이어지면서 민주당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이 발의한 ‘조작 기소 특검법’이 보수 결집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공소 취소를 위한 특검이라는 프레임이 작동하면서 “거대 여당의 폭주를 막아야 한다”는 위기감이 보수 결집을 유도했다는 해석이다. 신율 명지대학교 정치학과 교수는 <일요시사>를 통해 “조작 기소 특검법이 보수 결집의 계기”라며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 선거에 나가지 않으려고 했던 사람들을 투표장에 나오도록 하는 게 핵심인데, 민주당의 특검법을 보고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보수 유권자를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민주당은 ‘조작 기소 국조 특위’ 활동을 마친 직후 대장동·위례 사건이나 대북송금 사건 등에 대한 수사·기소 조작 의혹을 다룰 특검법을 발의했다. 해당 특검법에는 ‘공소취소권 부여’로 해석 가능한 조항이 포함된 만큼 특검의 배경을 놓고 이 대통령을 향한 정치적 논란이 불거졌다. 만일 특검법안이 민주당의 주도로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이 대통령이 재판받는 사건 8개가 모두 무효화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면서 야당의 공세가 이어졌다. 하나의 트리거 결국 청와대가 나서서 “구체적인 시기와 절차에 대해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서 판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도입 시기에 관해 “국민과 당원, 국회의원들의 총의를 모아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민주당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국민의힘은 장 대표를 중심으로 한 ‘국민 무시 심판 공소 취소 저지 국민선대위’를 띄우며 총공세에 나섰다. 이를 접한 민주당은 “내란 잔재 청산 선대위를 하시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비꼬았지만 험지에서 고군분투하는 민주당 후보에게는 어느쪽이든 악재이긴 마찬가지다. 김부겸 대구시장 후보는 직접 나서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특검법 처리에) 신중해 달라고 요청하고 싶다”고도 전했다. 민주당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는 조작 기소 특검법안이 보수 결집을 불러왔다는 주장에 “선동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추 후보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같이 밝히며 “선거는 100가지 핑계를 대려면 다 핑계가 있는 것이다. 선거가 이렇게 선동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내란을 키운 세력인 국민의힘은 12·3 불법 계엄이 계속 내란이 아니라고 했지 않으냐”며 “조작 기소 특검법안 역시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조작 기소 특검법안을 둘러싼 비판에 대해서는 “조작 기소를 밝히자는 것이 잘못됐다고 하는 것은 그 정의를 누르겠다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정치적 목적을 위해 남용했다면 반드시 진상을 밝혀야 하고, 수사를 통해서 밝혀진다면 처벌해야 한다. 억울한 피해자가 있다면 그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보수 진영 입장에서는 ‘정권 견제론’을 내세울 명분이 생겼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범야권 수도권 광역단체장은 긴급 연석회의를 열고 공동성명을 통해 해당 특검법을 ‘범죄 삭제 특검법’으로 규정하고 “사법 쿠데타를 막기 위한 범국민 저항 운동을 시작한다”며 단일 대오를 갖췄다. 이날 회의에는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비롯한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 ▲양향자 경기도지사 후보 ▲개혁신당 조응천 경기도지사 후보 ▲김정철 서울시장 후보 등이 이름을 올렸다. 당 지도부 전략 싸움 조 후보는 공동성명 발표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 연석 회의가 단일화 논의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에 대해 “여기서 밀리면 낙동강에서 줄줄 밀려 부산 앞바다로 다 빠진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하는 것”이라며 “정치공학적으로 단일화에 도움이 되느냐 마느냐는 생각은 하나도 없다”고 답했다. 보수 결집 조짐이 보이자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아직 겨뤄볼 만하다”는 조심스러운 의견도 나온다. 최근 불거진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국민배당금’ 발언을 비롯해 부동산 정책, 특검법 등에 총공세를 이어간다면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이하 PK)을 맴도는 동남풍을 수도권까지 끌고 올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오른쪽으로 기우는 민심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 지도부와 후보 간의 커플링·디커플링(비동조화) 전략을 적절히 취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장 대표가 PK 라인을 따라 보수 결집을 유도하되, 일부 지역에서는 디커플링 효과를 노려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장 대표가 이 이상 행동 반경을 넓혀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 교수는 “지금 보수 지지율이 잘나오는 건 민주당의 실책 때문이지, 장 대표 때문이 아니다. 이걸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며 “장 대표가 여러 군데 돌아다닐수록 효과가 떨어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어차피 오를 지지율이었다”며 “국민의힘 후보 정리가 끝났으니 갈 곳 잃은 집토끼가 다시 응답한 것 아니겠느냐”라고 설명했다. 영남권에서 탄력을 받은 장 대표의 행보가 수도권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지만 일부 후보들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 보수 결집을 호소하는 장 대표의 메시지가 보수 텃밭을 벗어난 곳에서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미지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서울시당은 지난달 열린 필승 결의대회와 마찬가지로 선대위 발대식에 지도부를 초청하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 “와주시겠다는 마음은 고맙지만 지금 꼭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고 에둘러 거절했다. 국민의힘 주광덕 남양주시장 후보 역시 “당 대표와 지도부를 향한 원망, 선거를 앞두고 분열을 반복하는 당을 향한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장 대표가 2선으로 후퇴하지 않는다면 이번 선거에서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며 비판 수위를 높이기도 했다. 여 ‘디커플링’ 야 ‘겸손 모드’ 끝나지 않은 선거, 생존 수단은? 국민의힘과 마찬가지로 변곡점에 선 민주당은 “아직은 괜찮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조승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최근 영남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보수 결집 현상에 대해 “이미 예상하고 예측했던 흐름”이라고 불안 여론을 일축했다. 조 본부장은 최근 영남 지역에서 민주당 후보와 국민의힘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가 잇달아 나온 것에 대해 “당연히 선거를 처음 준비할 때부터 지지율의 변동 혹은 조정 등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며 오히려 보수 결집이 민주당의 예상보다 늦게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경선이 마무리된 지난달 20일을 지나 25일 무렵부터 보수 결집이 이뤄질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오히려 그보다 늦은 어린이날 무렵에야 지지율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운 민주당이 대구·경북(TK)와 제주를 제외하고 전국을 석권한 ‘2018년 지방선거의 영광’을 다시 누릴 가능성까지 내다봤다. 지방선거 레이스 막이 오르기 전 민주당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지만 16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경북지사를 제외한 15곳 석권을 벼르며 압승에 가까운 승리를 노렸다. 동남풍을 차단하기 위해 민주당은 ‘낙관론 프레임’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는 과제를 떠안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절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초반에 기세 좋게 밀고 나갔지만 유권자의 마음이 바뀌는 것은 한 순간”이라며 “한번 모이기 시작한 표심이 다시 흩어지긴 쉽지 않다. 이제부터는 중도 보수를 끌어오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기류를 의식한 듯 지난 12일 출범한 민주당 ‘대한민국 국가 정상화 선대위’는 이정부 뒷받침과 내란 세력 청산이라는 기존의 전략을 강조하면서도 ‘압도적 승리’ 대신 ‘낮고 겸손한 태도’를 강조했다. 여론조사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만큼 정부의 경제·부동산·민생 정책, 국민의힘의 쇄신, 후보들의 추가 리스크 등 선거판이 출렁일 가능성은 남아있다. PK를 구심점으로 한 동남풍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선거의 막판 변수다. 민주당 박홍배 의원은 “몇몇 여론조사에서 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지역들이 나타나고 있는 것은 저도 인지하고 있다”면서도 “오히려 이 지역에서 ‘푸른 동남풍’이 불고 있다”고 주장했다. 막판 뒤집기 충분한 시간 박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번 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이 아닌 지방 정부를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관한 선거”라며 “국민께서 이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는 데에는 대부분 동의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권자들은 본인 지역의 경제적 침체나 일자리 문제 등을 중앙정부와 손발을 맞춰 해결할 사람을 면밀하게 보고 있다”며 “일 잘하는 이 대통령과 함께 손발 맞춰서 지역 경제과 일자리 산업을 바꿀 수 있는 지역 일꾼들을 뽑을 마음의 준비를 마치신 것 같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