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김건희 의혹 중앙지검 이송 노림수

특검 막고 부부 소환 플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명태균·김건희 게이트’ 사건이 창원지검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송됐다. 주요 피의자들의 거주지가 수도권에 위치한다는 게 이유다. 중앙지검은 창원지검 특별수사팀보다 월등한 수사력을 갖추고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강제소환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사실상 야권발 특검을 막기 위한 전략적 판단이라는 분석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연루된 ‘명태균 게이트’는 이제 김건희 게이트로 불리기 시작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김 여사가 직접적으로 대화를 나눈 증거들이 드러나면서 공천 개입 의혹의 실마리도 풀리고 있다. 창원지검 특별수사팀은 이 사실을 지난해 11월부터 알고 있으면서도 김 여사를 조사하지 않았다. 사건을 서울중앙지검에 이송한 수사팀은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특별수사팀
신뢰 박살

중앙지검은 지난 17일 창원지검으로부터 명씨를 둘러싼 선거 개입 의혹과 대선 경선 여론조사 조작 의혹 등 각종 사건을 이송받았다. 지난해 11월 창원지검에 12명 규모의 명태균 전담수사팀(팀장 이지형 부산지검 2차장)이 꾸려진 지 세 달여 만이다.

검찰은 “사건 관련자 대부분이 서울에 거주하고 있고, 행위지도 주로 서울 지역인 점을 감안했다”고 이송 이유를 밝혔다.

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차장검사 등 전담수사팀 검사 7명이 중앙지검 공공수사2부 소속으로 직무대리 발령을 받아 수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기존 중앙지검 검사들은 관여하지 않을 계획이다. 수사 대상에 오른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와 편의성 등을 고려해 ‘서울팀’과 ‘창원팀’으로 수사팀을 나눴다.


검찰 관계자는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등이 조사 받을 때 창원지검 검사가 서울까지 왔다. 대부분 수도권이 거주지인 사람들은 서울동부지검서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역 범죄에 가까운 창원 국가산업단지 정보 누설 의혹, 명태균 처남 남명학사 특혜 채용 의혹 등은 창원지검서 계속 수사한다.

중앙지검은 공천 개입 의혹 사건부터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앞서 ‘명태균 황금폰’ 포렌식 등을 통해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보궐선거 공천 발표 전날인 2022년 5월9일 명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윤상현이한테 한 번 더 이야기할게. 걔가 공관위원장이니까”, 김건희 여사가 “당선인이 지금 전화했어요” “걱정하지 마세요. 잘 될 거예요”라고 말하는 등 공천에 개입한 듯한 정황이 다수 드러났다.

그러나 창원지검은 김 전 의원과 명씨를 기소했을 뿐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

창원지검, 여사 개입 정황 알고도 침묵
조사 통보도 안 해…정치적 여파 부담?

창원지검은 명씨 핸드폰 포렌식을 통해 대선 경선 국면이었던 지난 2021년 8~10월 윤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국힘 책임당원 5044명 여론조사 결과’ 등 비공표 여론조사 결과를 최소 네 차례 무상으로 제공받은 정황을 확인했다.

특히 명씨 측 법률대리인인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 20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지난해 2월18일 김 여사와 김 전 의원 사이에 오간 대화 내용을 언급했다.


남 변호사는 “김 전 의원이 김해공항서 김포공항으로 가는 길에 김건희 여사와 김해 출마 건으로 몇 차례 텔레그램 전화로 통화했고, 김포공항에 도착한 후에는 김 여사가 텔레그램이 아닌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김 여사가 김 전 의원에게 ‘창원 의창구에 김상민 검사가 당선되도록 지원해라. 그러면 선거가 끝나고 장관 또는 공기업 사장 자리를 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공기업인지, 어떤 부처 장관 자리인지에 대해서는 특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 변호사는 이 같은 내용을 “명씨로부터 들었다”며 “일반 휴대전화 통화로 이뤄진 대화이기에 녹음이 돼있다”고 주장했다.

남 변호사는 김 검사를 지원하라는 김 여사의 제안에 김 전 의원이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그는 “김 전 의원이 ‘김건희가 나한테 어떻게 그럴 수가 있나, 내가 지난 대선 때 얼마나 죽을힘을 다해 도왔는데 자기 새끼 공천주려고 5선 의원인 나를 자르고, 그것도 모자라서 나보고 지 새끼를 도우라고?’라며 격분했다”고 강조했다.

남 변호사는 “이 일이(3월1일) 칠불사 회동(개혁신당 이준석·천하람 측과 김영선·명태균 측의 접촉)과 연결된다”며 “이 대화 내용을 칠불사 회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 이야기해줬다”고 설명했다.

남 변호사는 “이 통화가 (김 전 의원의)개혁신당 비례대표 1번 입당 타진의 트리거가 됐다”고 전했다. 그런데도 이후 무산된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적 견해를 전제로 “개혁신당 이미지가 ‘개혁’으로 김영선 전 의원은 이미지에 맞지 않았던 것 같고 ‘이 정도로 (윤석열 정권에) 타격을 줄 수 있을까. 약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알면서
미공개

창원지검은 김 여사가 국민의힘 공천에 깊숙하게 개입한 정황을 지난해 수사를 마무리하기 이전부터 알고 있었다. 지난 13일 <뉴스타파>는 창원지검이 지난해 11월9일 작성한 수사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검찰은 명씨와 윤 대통령 부부의 통화 녹음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두 김 전 의원 공천과 관련된 통화였다. 검찰은 이 의원과 명씨가 나눈 카카오톡 대화 메시지도 확보해 ‘공천 개입’ 의혹을 적극적으로 들여다봤다.

먼저 이 의원은 명씨에게 “창원 의창구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이 아닌, 경선이 될 것 같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명씨는 김 여사가 “윤상현 의원(공천관리위원장)에게 두 번이나 전화를 했다”면서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이 확실하다고 했다.

이어 이 의원에게 “사모님과 당선인에게 물어보세요” “사모님이 대표님께 전화할 겁니다”면서 김 여사가 김 전 의원 단수공천을 확정했다는 취지로 반복해서 말했다. 이들의 대화 말미에서 명씨는 이 의원에게 “의문이 있으면 사모님께 전화하면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두 사람의 마지막 카톡 대화 1시간 뒤인 5월9일 오전 10시1분이다. 검찰은 명씨가 윤 대통령과 통화하며 녹음한 사실을 확인했다. 녹음파일의 제목은 ‘통화녹음 윤석열대통령_220509_100104’. 2분30초짜리 파일이다. 검찰은 명씨가 이 녹음파일을 저장한 USB를 자신의 PC에 꽂아서 지난 2023년 4월과 7월경에 수차례에 걸쳐서 재생한 사실을 PC 포렌식을 통해 파악했다.


지난해 민주당이 공개한 20초 분량의 윤 대통령 육성이 이날 녹음된 통화 중 일부다.

같은 날 명씨는 이 의원에게 “윤 대통령께서 저한테 전화오셨습니다. 윤한홍·권성동 의원에게 그런 말 들은 적 없다고 하시면서 윤상현 의원에게 전화해서 김 전 의원으로 전략공천 주라고 전화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

계속 나오는
연락 내역

검찰은 명씨가 김 여사와 약 1분간 통화하며 녹음한 사실도 파악했다. 검찰은 두 사람의 통화 녹음파일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명씨가 자신의 PC서 해당 파일을 재생한 시점까지 확인해 수사보고서에 담았다. 하지만 정작 통화 내용은 보고서에 담지 않았다. 통화 재생기록만 있을 뿐 녹음파일은 없다고 적시했다.

수사보고서 작성 한 달여 뒤인 지난해 12월12일, 명씨는 황금폰(갤럭시 2대)과 USB를 검찰에 제출했다. 명태균-윤석열, 명태균-김건희의 통화 녹음파일은 ‘깡통 로봇’ 모양의 USB에 저장돼있었다. 검찰 제출 전 명씨 측은 패턴 잠금을 풀지 못한 황금폰(갤럭시 엣지)을 복제하지는 못했지만, USB는 복사해서 따로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2월18일부터 3월1일까지 11차례에 걸쳐 김 여사와 통화나 문자로 연락했다.


검찰은 명씨가 지난해 2월18일 김 여사에게 “김 전 의원은 김해에 연고가 없어, 경선에 참여하면 이길 방법이 없다”는 취지로 단수공천을 요청하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고, 김 여사는 “단수공천을 주면 좋지만 기본 전략은 경선”이라고 답한 것으로 확인했다.

검찰은 김 여사와 명씨의 이 텔레그램 대화가 오후 3시30분쯤 있었던 것으로 추정했다. 김 여사는 1시간여 뒤인 오후 5시쯤 김 전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6초, 11분9초간 통화했고 오후 8시24분 즈음 1분38초간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전 의원 측은 당일 밤 현역 지역구인 창원 의창 출마를 포기하고 김해 갑에 출마하기로 했다는 보도자료를 언론에 배포했다.

명씨는 이 외에도 지난 2022년 6·1 지방선거 공천 당시 컷오프(공천 탈락) 위기에 처한 김진태 당시 강원도지사 예비후보에게 김 여사의 연락처를 건넸다.

지난 2022년 4월13일 오전, 김 지사는 명씨에게 “저는 이 상황서도 명 대표님 믿고 어젯밤 잘 잤다. 집채 만한 파도가 밀려오는데도 조개 몇 개 주우러 강원도 정선으로 출발했다. 부디 이 고난을 이겨내길 믿는다. 아멘”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혜성 출장 조사 사실상 불가능
“특검 막아야” 3월 초 소환 전망

이날 밤 10시39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황상무 전 수석의 전략공천을 검토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김진태 캠프가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내용도 기사에 담겼는데, 이는 김 지사가 자신의 컷오프를 미리 알았던 정황으로 풀이된다.

명씨는 지난해 말 검찰 조사에서 “윤석열 측으로서는 태극기 부대를 뒤에 업고 있는 김진태와 화해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2021년 6~7월쯤 양측이 서로 연락할 수 있도록 해준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김 지사는 명씨와 대통령 부부와의 친분을 미리 알고 접근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공관위가 황 전 수석을 단수공천하겠다고 발표하자, 김 지사는 이날(4월14일) 오전 9시45분 명씨에게 “황상무 단수 추천”이라는 카톡 메시지를 보냈다. 그런데 1분 후인 오전 9시46분, 명씨는 강혜경씨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제 김진태 날아갈라 하다가 어젯밤에 살렸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같은 날 오전 11시10분 “공관위 결정을 수용할 수 없다”는 취지의 입장문을 명씨에게 보내면서 “제 입장문 이렇게 냈다”고 했고, 명씨는 “잘하셨다”고 답했다. 4일 후인 4월18일 오후, 국민의힘 공관위는 황 전 수석 단수공천을 뒤집고, 경선을 하기로 결정한다.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김 지사가 명씨의 가족을 강원도청과 도지사 공관에 초청해 찍은 사진도 포함돼있다. 김 지사가 명씨를 얼마나 각별히 챙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명씨는 검찰 조사에서 “김진태가 레고랜드 사태 등등과 관련해 저에게 자문을 구해서 도와준 일이 있다 보니, 저희 가족을 강원도청에 초청해 찾아간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김 지사가 자신의 정치적 위기를 타개하는 묘책을 명씨와 상의하는 대화 장면도 다수 포함됐다.

중앙지검은 윤 대통령보다는 김 여사를 먼저 소환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내란·외환죄 외에는 불소추특권을 적용받는 현직 대통령인 데다 12·3 비상계엄으로 구속돼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과 형사 재판을 받고 있어 당장 조사가 어렵기 때문이다.

드러났는데
침묵 일관

법조계에서는 지난해 디올백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김 여사에게 수사 특혜를 줬다는 정치적 비판으로 인해 소환조사를 강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이번엔 청사로 직접 부를 것으로 보인다. 이원석 전 총장이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던 사안까지 고려하면 중앙지검 내 갈등이 수사 시작 전부터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특검이 변수”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권은 지난 11일 명태균 특검법을 발의하고 오는 27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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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