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강혜경 법률 대리인 노영희 변호사가 짚은 ‘명태균 게이트’ 핵심

“본질은 돈 아닌 사인 국정 농단”

[일요시사 정치·취재1팀] 박희영·오혁진 기자 = ‘명태균 게이트’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대통령 부부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사상 초유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세간이 발칵 뒤집힌 것이다.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말을 얹으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이제는 법원의 시간이라지만 아직 해소되지 않은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 무는 형국이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으로 시작한 사건이 명태균씨와 그를 둘러싼 정치 자금 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검찰도 명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익 제보자 강혜경씨의 법률 대리인인 노영희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사인의 국정농단’과 ‘공천 매관매직’이라고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다음은 노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최근 명태균씨가 검찰 조사에 출석해 “강혜경씨가 발생한(만든) 거짓의 산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강씨의 반응은 어땠나?

▲“대응할 가치도 없다”며 분노했다. 지금까지 강씨가 말한 것들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근거는 강씨가 제출한 음성 녹음을 비롯해 제3자가 제출한 음성 녹음, 제보자의 진술 및 녹취, 신용한 교수 등의 증언과 자료, 김태열 소장의 증언과 자료 등이다. 명씨와 김소연 변호사,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강씨가 진술한 내용에 부합하는 답변을 하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누구의 말이 거짓인지는 너무도 분명하다.

강씨가 쌓고 있는 ‘진실의 산’이 무엇인지, 명씨가 만들어 가는 ‘거짓의 산’이 무엇인지는 자명하기에 강씨를 비롯한 공익 제보자들은 이 상황의 끝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검찰이 있는 자료들을 왜곡하지 않고 정의롭게, 제대로 된 수사를 한다면 분명히 진실은 밝혀질 거라 믿는다.

-돈 문제를 놓고 명씨가 자신의 주장을 번복하면서 강씨와의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번 사건의 본질은 강씨와 명씨,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간의 돈 문제가 아니다. 돈 문제는 부수적이고, 중요한 것은 사인의 국정 농단과 대한민국 5선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사인과 공천을 매관매직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명태균이라는 사인이 그런 매관매직의 주범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과 그 부인의 공천 개입, 그리고 사인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때문이라고 본다.

-불법 여론조사에 대한 의혹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명씨는 대선후보 경선 당시 윤 대통령 부부에게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여론조사와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대통령 부부는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상황을 인식했던 것으로 보이므로 선거 부정에 대한 수사가 특검 형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명씨는 공짜 여론조사를 수도 없이 하면서 정치권서 인맥을 넓혀왔다. 대통령 부부 역시 공짜 여론조사를 받고 명씨의 역할로 경선서 승리자가 됐으며 그 후 대통령까지 당선됐기에 그 대가로 명씨가 지목하는 사람에게 공천을 줬다.

이는 대통령의 육성, 여사와 주고 받은 메시지, 김 변호사의 진술 및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과 나눴던 대화 및 문자, 카톡 등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된다. 특히 그 수혜자인 김 전 의원의 육성 녹음과 이른바 ‘세비 반띵’이 결정적인 정황이다.

-명씨는 “강씨가 의붓아버지 병원비로 2000만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강씨의 입장은?

▲우선 김 전 의원은 본인 지역 사무실 운영비 등을 강씨에게 곧바로 주지 않았다. 강씨가 먼저 사비로 지출하고 추후 변제받는 방식이었다. 김 전 의원이 강씨에게 줄 돈이 쌓여 있던 상황서 강씨가 “아버지가 아파서 큰돈이 필요하니 그 돈을 돌려달라”고 말했던 것이다.

강씨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해 항상 죄스러운 마음으로 살았는데 명씨는 굳이 ‘의붓아버지’라는 단어를 써가며 강씨의 가족사를 왜곡했다. 10년 넘게 같이 일하면서 알고 지냈던 명씨가 ‘의붓아버지’ 운운했다는 사실을 강씨의 모친이 알면 아마 마음이 찢어지실 것이다.

-명씨는 예비후보로부터 현금만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명씨는 “단 1원도 받지 않았다”며 ‘계좌 추적’을 거듭 강조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신용불량자가 계좌를 이용한 거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명씨는 계좌를 살펴봤을 때 본인이 취득한 이득을 밝혀내기 어렵다고 생각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자금 흐름을 강조하면서 “정치자금법에만 국한해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자기 명의로 돈을 수취한 적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부정한 돈을 취득한 적이 없고, 본인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 역시 현재 구속영장 청구서에서는 선관위서 고발된 정치자금법 위반만 적시해뒀으나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검찰이 용산의 명령으로 사건을 축소한다’는 오명을 받고 싶지 않다면 제대로 된 수사를 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겠다면 특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명씨는 SNS를 통해 “지선 예비후보가 건넨 억대 돈이 왜 강혜경·김태열 개인 통장으로 들어갔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강씨의 입장은 무엇인가?

▲지방선거 예비후보가 제공한 돈은 명목과 성격이 부정하기 때문에 이를 미래한국연구소 명의로 입금해 처리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김 전 의원의 정치 계좌로 받을 수도 없었으며, 신용불량자인 명씨의 계좌로 받을 수는 더더욱 없었다.

결국 회계책임자인 강씨 명의의 통장으로 받아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씨는 입금 후 사용처를 꼼꼼히 정리해뒀기에 검찰에 제대로 모든 것을 소명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 또한 강씨가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명씨는 김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돈 9000만원에 대해 “빌려준 돈을 받았다”고 해명했는데 수십억원대 자산가가 돈을 빌렸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의 육성 녹취를 보면 스스로 모든 것을 자인하고 있다. 또 자신이 수십억원대 자산가라고 하면서도 명씨 역시 그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하지 않는가. 김 전 의원은 돈 한 푼 쓰지 않고 당선됐는데, 그렇다면 급하게 써야 하는 필요 비용은 누가 댄 것인가? 자금의 출처를 찾아가다 보면 결국 강씨가 자신의 계좌를 적극 활용해 당시 상황을 정리했음이 너무도 분명하다.

-하지만 두 사람 간의 금전거래가 공천 대가성이라는 명확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김 전 의원을 공천해달라는 명씨의 말, 대통령의 육성 녹음, 그리고 공천관리위원회서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관계자들이 김 전 의원의 공천을 확정한 녹음파일이 존재하는데 당사자가 부인하면 ‘인정 안 하는 것’인가?

-명씨는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누구나 사람을 추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논리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누구나 사람을 추천할 수는 있지만 ‘추천의 방식’은 인사 시스템이 정한 바에 따라야 한다. 대통령을 안다고 해서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문자를 보내 아무 이유도 없이 누구를 추천하고, 대통령은 그 말을 듣고 또 그 사람을 공천하는 식이라면 인사 시스템은 이미 망가진 것이다.

법조인으로서 수십년을 살고 있는 나도 대통령에게 사사로이 추천할 수는 없고 꼭 추천을 하고 싶으면 공적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명씨가 그런 시스템을 통해 추천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고, 대통령은 “추천만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명씨가 추천한 사람이 공천됐기 때문에 그런 변명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공천 개입과 비슷한 맥락으로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 의혹이 나오자 명씨는 “정책 의견을 내는 게 잘못됐느냐”고 말하기도 했는데…

▲정책에 대한 의견은 누구든지 낼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공적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 명씨가 어떤 시스템을 이용해 정책을 냈는지 궁금하다. 그냥 친한 관계라는 것을 이용해 사적으로 모의하고 그 모의에 따라 상황을 만들어 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나라는 망한다. 특히 청와대-용산 이전이나 창원 산단 지정, 투기 과열 지정 해제 등은 나라의 중요한 정책인데 이런 정책이 친한 몇 명의 귓속말로 이뤄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강씨는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소유주가 명씨라고 주장했다. 근거는 무엇인가?

▲명씨는 해당 연구소를 이미 김태열 소장에게 넘겼다고 주장하나, 어떻게 넘겼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 당시 미래한국연구소는 이전에 명씨가 운영하던 <시사경남>을 넘길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빚에 허덕이는 곳이었다. 또 여론조사의 불투명성과 조작, 선거 방해 행위 명목으로 이미 행정처분과 형사처분을 여러 번 받은 업체였다.

수천통의 전화 녹취를 보더라도 미래한국연구소서 행하는 모든 종류의 여론조사와 의사결정은 모두 명씨의 일방적 지시에 의해 이뤄졌으며 강씨와 김 소장 누구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특히 강씨는 김 소장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미래한국연구소의 법인 등기상 대표자가 김씨라고 해서 그가 실소유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강씨가 소유한 녹취록 중 더 언급될 부분이 있나? 강씨가 언급했던 리스트를 보면 명씨가 여야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 같은데?

▲강씨가 소유한 녹취록은 아직도 분석 중이다. 더 꼼꼼히 들여다봐야겠지만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문제는 강씨가 가진 녹취록의 한계는 강씨에게 전화를 걸었거나 강씨가 전화를 건 사람들의 대화만이 저장돼있다는 것이다. 즉, 대면 상태서 이뤄진 중요한 지시나 진술들은 녹취 형태로 남아있지 않다.

다행스러운 것은 제3의 제보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 강씨가 제공할 수 없는 녹취나 증거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명씨는 “돈만 주면 여론조사를 어떤 방식으로든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평소 말해왔다. 여야 가릴 것 없었지만 주로 여권 인사들이 주요 고객이었다. 이와 관련된 증거는 계속 나올 것으로 본다.

-명씨가 어떻게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알게 됐는지,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배경이 미스터리다. 나름 잘나갔던 ‘브로커(?)’라는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명씨는 김 전 의원을 매개로 여권의 거물 정치인들을 모두 알게 됐다고 한다. 물론 그 전에도 여론조사 등을 하면서 창원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등과 친분이 있었다고 하지만, 김 전 의원과 엮이고 나서부터는 이를 적극 활용해 “명태균은 믿을 수 있는 거물”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게다가 김 전 의원을 통해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된 이후에는 특유의 무속적 접근으로 여사를 사로잡았고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 전 사건이 접수됐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불거진 후에야 검찰이 뒤늦게 수사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검찰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인가?

▲처음에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가 없었고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역시 작게 축소해 정리하려고 했었다. 이는 김 전 의원과 강씨의 대화에도 나온다. 김 전 의원이 선관위와 검찰 관계자에게 “잘 말해뒀다”고 암시하는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김 전 의원이 이번 총선서 6선이 됐다면 이 사건은 묻혔을 것이다. 모든 비극은 본인들이 기대했던 바대로 이뤄지지 않은 우연적 변수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검찰은 현재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나올 수많은 증거에도 눈을 감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끝으로, 강씨는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공익 제보자로 나섰다. 그가 이번 사건서 반드시 밝혀내고 싶어 하는 것은 뭔가?

▲진실이 드러나지 않고 은폐된다면 이런 일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사인의 국정 농단이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는 것에 대한 자괴감, 그들이 너무도 태연하게 잘살고 있다는 점에 대한 놀람 등 다양한 감정이 들었다.

강씨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처벌받겠다고 했다. 이미 명씨와 김 전 의원이 강씨, 김 소장에게 모든 것을 덮어씌운 정황과 당시 모의했던 메모 등이 검찰에 제출됐다. 이번 제보를 계기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hypak28@ilyosisa.co.kr>
<hound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