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강혜경 법률 대리인 노영희 변호사가 짚은 ‘명태균 게이트’ 핵심

“본질은 돈 아닌 사인 국정 농단”

[일요시사 정치·취재1팀] 박희영·오혁진 기자 = ‘명태균 게이트’가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 대통령 부부가 공천에 개입했다는 사상 초유의 의혹이 제기되면서 세간이 발칵 뒤집힌 것이다.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들이 너도나도 한마디씩 말을 얹으면서 진실공방으로 번졌다. 이제는 법원의 시간이라지만 아직 해소되지 않은 의혹들이 꼬리에 꼬리 무는 형국이다.

김건희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으로 시작한 사건이 명태균씨와 그를 둘러싼 정치 자금 문제로 번지는 모양새다. 검찰도 명씨에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공익 제보자 강혜경씨의 법률 대리인인 노영희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사인의 국정농단’과 ‘공천 매관매직’이라고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다음은 노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최근 명태균씨가 검찰 조사에 출석해 “강혜경씨가 발생한(만든) 거짓의 산이 무너질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강씨의 반응은 어땠나?

▲“대응할 가치도 없다”며 분노했다. 지금까지 강씨가 말한 것들은 대부분 사실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 근거는 강씨가 제출한 음성 녹음을 비롯해 제3자가 제출한 음성 녹음, 제보자의 진술 및 녹취, 신용한 교수 등의 증언과 자료, 김태열 소장의 증언과 자료 등이다. 명씨와 김소연 변호사, 심지어 윤석열 대통령까지 강씨가 진술한 내용에 부합하는 답변을 하는데 이것만 보더라도 누구의 말이 거짓인지는 너무도 분명하다.

강씨가 쌓고 있는 ‘진실의 산’이 무엇인지, 명씨가 만들어 가는 ‘거짓의 산’이 무엇인지는 자명하기에 강씨를 비롯한 공익 제보자들은 이 상황의 끝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 검찰이 있는 자료들을 왜곡하지 않고 정의롭게, 제대로 된 수사를 한다면 분명히 진실은 밝혀질 거라 믿는다.

-돈 문제를 놓고 명씨가 자신의 주장을 번복하면서 강씨와의 진실공방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이번 사건의 본질은 무엇인가?

▲이번 사건의 본질은 강씨와 명씨,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간의 돈 문제가 아니다. 돈 문제는 부수적이고, 중요한 것은 사인의 국정 농단과 대한민국 5선 국회의원이라는 사람이 사인과 공천을 매관매직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명태균이라는 사인이 그런 매관매직의 주범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과 그 부인의 공천 개입, 그리고 사인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때문이라고 본다.

-불법 여론조사에 대한 의혹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명씨는 대선후보 경선 당시 윤 대통령 부부에게 ‘불법적이고 편법적인 방식으로 이뤄진 여론조사와 그 결과’를 적극적으로 제공했다. 대통령 부부는 미필적 고의를 가지고 상황을 인식했던 것으로 보이므로 선거 부정에 대한 수사가 특검 형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동안 명씨는 공짜 여론조사를 수도 없이 하면서 정치권서 인맥을 넓혀왔다. 대통령 부부 역시 공짜 여론조사를 받고 명씨의 역할로 경선서 승리자가 됐으며 그 후 대통령까지 당선됐기에 그 대가로 명씨가 지목하는 사람에게 공천을 줬다.

이는 대통령의 육성, 여사와 주고 받은 메시지, 김 변호사의 진술 및 당시 당 대표였던 이준석 의원과 나눴던 대화 및 문자, 카톡 등을 통해 분명하게 확인된다. 특히 그 수혜자인 김 전 의원의 육성 녹음과 이른바 ‘세비 반띵’이 결정적인 정황이다.

-명씨는 “강씨가 의붓아버지 병원비로 2000만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강씨의 입장은?

▲우선 김 전 의원은 본인 지역 사무실 운영비 등을 강씨에게 곧바로 주지 않았다. 강씨가 먼저 사비로 지출하고 추후 변제받는 방식이었다. 김 전 의원이 강씨에게 줄 돈이 쌓여 있던 상황서 강씨가 “아버지가 아파서 큰돈이 필요하니 그 돈을 돌려달라”고 말했던 것이다.

강씨는 아버지의 임종을 지키지 못해 항상 죄스러운 마음으로 살았는데 명씨는 굳이 ‘의붓아버지’라는 단어를 써가며 강씨의 가족사를 왜곡했다. 10년 넘게 같이 일하면서 알고 지냈던 명씨가 ‘의붓아버지’ 운운했다는 사실을 강씨의 모친이 알면 아마 마음이 찢어지실 것이다.

-명씨는 예비후보로부터 현금만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명씨는 “단 1원도 받지 않았다”며 ‘계좌 추적’을 거듭 강조하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는지?

▲신용불량자가 계좌를 이용한 거래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명씨는 계좌를 살펴봤을 때 본인이 취득한 이득을 밝혀내기 어렵다고 생각해 이런 주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자금 흐름을 강조하면서 “정치자금법에만 국한해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이는 자기 명의로 돈을 수취한 적이 없다는 점에 착안해 부정한 돈을 취득한 적이 없고, 본인은 정치인이 아니기 때문에 빠져나갈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 역시 현재 구속영장 청구서에서는 선관위서 고발된 정치자금법 위반만 적시해뒀으나 수사를 확대할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한다. ‘검찰이 용산의 명령으로 사건을 축소한다’는 오명을 받고 싶지 않다면 제대로 된 수사를 해야 하고 그렇지 못하겠다면 특검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명씨는 SNS를 통해 “지선 예비후보가 건넨 억대 돈이 왜 강혜경·김태열 개인 통장으로 들어갔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강씨의 입장은 무엇인가?

▲지방선거 예비후보가 제공한 돈은 명목과 성격이 부정하기 때문에 이를 미래한국연구소 명의로 입금해 처리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김 전 의원의 정치 계좌로 받을 수도 없었으며, 신용불량자인 명씨의 계좌로 받을 수는 더더욱 없었다.

결국 회계책임자인 강씨 명의의 통장으로 받아서 처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강씨는 입금 후 사용처를 꼼꼼히 정리해뒀기에 검찰에 제대로 모든 것을 소명했다고 한다.

-김 전 의원 또한 강씨가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명씨는 김 전 의원으로부터 받은 돈 9000만원에 대해 “빌려준 돈을 받았다”고 해명했는데 수십억원대 자산가가 돈을 빌렸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전 의원의 육성 녹취를 보면 스스로 모든 것을 자인하고 있다. 또 자신이 수십억원대 자산가라고 하면서도 명씨 역시 그에게 돈을 빌려줬다고 하지 않는가. 김 전 의원은 돈 한 푼 쓰지 않고 당선됐는데, 그렇다면 급하게 써야 하는 필요 비용은 누가 댄 것인가? 자금의 출처를 찾아가다 보면 결국 강씨가 자신의 계좌를 적극 활용해 당시 상황을 정리했음이 너무도 분명하다.

-하지만 두 사람 간의 금전거래가 공천 대가성이라는 명확한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김 전 의원을 공천해달라는 명씨의 말, 대통령의 육성 녹음, 그리고 공천관리위원회서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관계자들이 김 전 의원의 공천을 확정한 녹음파일이 존재하는데 당사자가 부인하면 ‘인정 안 하는 것’인가?

-명씨는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누구나 사람을 추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논리는 어떻게 보고 계시는지?

▲누구나 사람을 추천할 수는 있지만 ‘추천의 방식’은 인사 시스템이 정한 바에 따라야 한다. 대통령을 안다고 해서 대통령에게 개인적으로 문자를 보내 아무 이유도 없이 누구를 추천하고, 대통령은 그 말을 듣고 또 그 사람을 공천하는 식이라면 인사 시스템은 이미 망가진 것이다.

법조인으로서 수십년을 살고 있는 나도 대통령에게 사사로이 추천할 수는 없고 꼭 추천을 하고 싶으면 공적 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명씨가 그런 시스템을 통해 추천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없고, 대통령은 “추천만 받았다”는 입장이지만 결국 명씨가 추천한 사람이 공천됐기 때문에 그런 변명은 받아들이기 힘들다.

-공천 개입과 비슷한 맥락으로 ‘창원국가산단 선정 개입’ 의혹이 나오자 명씨는 “정책 의견을 내는 게 잘못됐느냐”고 말하기도 했는데…

▲정책에 대한 의견은 누구든지 낼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공적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 명씨가 어떤 시스템을 이용해 정책을 냈는지 궁금하다. 그냥 친한 관계라는 것을 이용해 사적으로 모의하고 그 모의에 따라 상황을 만들어 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되면 나라는 망한다. 특히 청와대-용산 이전이나 창원 산단 지정, 투기 과열 지정 해제 등은 나라의 중요한 정책인데 이런 정책이 친한 몇 명의 귓속말로 이뤄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강씨는 여론조사 업체 미래한국연구소의 실소유주가 명씨라고 주장했다. 근거는 무엇인가?

▲명씨는 해당 연구소를 이미 김태열 소장에게 넘겼다고 주장하나, 어떻게 넘겼는지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다. 당시 미래한국연구소는 이전에 명씨가 운영하던 <시사경남>을 넘길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빚에 허덕이는 곳이었다. 또 여론조사의 불투명성과 조작, 선거 방해 행위 명목으로 이미 행정처분과 형사처분을 여러 번 받은 업체였다.

수천통의 전화 녹취를 보더라도 미래한국연구소서 행하는 모든 종류의 여론조사와 의사결정은 모두 명씨의 일방적 지시에 의해 이뤄졌으며 강씨와 김 소장 누구도 이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특히 강씨는 김 소장으로부터 (업무)지시를 받아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미래한국연구소의 법인 등기상 대표자가 김씨라고 해서 그가 실소유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강씨가 소유한 녹취록 중 더 언급될 부분이 있나? 강씨가 언급했던 리스트를 보면 명씨가 여야 모두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 같은데?

▲강씨가 소유한 녹취록은 아직도 분석 중이다. 더 꼼꼼히 들여다봐야겠지만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다. 문제는 강씨가 가진 녹취록의 한계는 강씨에게 전화를 걸었거나 강씨가 전화를 건 사람들의 대화만이 저장돼있다는 것이다. 즉, 대면 상태서 이뤄진 중요한 지시나 진술들은 녹취 형태로 남아있지 않다.

다행스러운 것은 제3의 제보자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어, 강씨가 제공할 수 없는 녹취나 증거들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명씨는 “돈만 주면 여론조사를 어떤 방식으로든 원하는 결과를 이룰 수 있도록 만들어 줄 수 있다”고 평소 말해왔다. 여야 가릴 것 없었지만 주로 여권 인사들이 주요 고객이었다. 이와 관련된 증거는 계속 나올 것으로 본다.

-명씨가 어떻게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알게 됐는지, 정치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 배경이 미스터리다. 나름 잘나갔던 ‘브로커(?)’라는 의혹이 제대로 규명되지 않았다.

▲명씨는 김 전 의원을 매개로 여권의 거물 정치인들을 모두 알게 됐다고 한다. 물론 그 전에도 여론조사 등을 하면서 창원서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 등과 친분이 있었다고 하지만, 김 전 의원과 엮이고 나서부터는 이를 적극 활용해 “명태균은 믿을 수 있는 거물”이라는 이미지를 만들었다.

게다가 김 전 의원을 통해 대통령 부부와 인연이 된 이후에는 특유의 무속적 접근으로 여사를 사로잡았고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수개월 전 사건이 접수됐음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불거진 후에야 검찰이 뒤늦게 수사 강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검찰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인가?

▲처음에 검찰은 이 사건에 대한 수사 의지가 없었고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역시 작게 축소해 정리하려고 했었다. 이는 김 전 의원과 강씨의 대화에도 나온다. 김 전 의원이 선관위와 검찰 관계자에게 “잘 말해뒀다”고 암시하는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만약 김 전 의원이 이번 총선서 6선이 됐다면 이 사건은 묻혔을 것이다. 모든 비극은 본인들이 기대했던 바대로 이뤄지지 않은 우연적 변수에 의해 발생한 것이다. 검찰은 현재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나올 수많은 증거에도 눈을 감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

-끝으로, 강씨는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공익 제보자로 나섰다. 그가 이번 사건서 반드시 밝혀내고 싶어 하는 것은 뭔가?

▲진실이 드러나지 않고 은폐된다면 이런 일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사인의 국정 농단이 너무도 아무렇지 않게 자행되고 있는 것에 대한 자괴감, 그들이 너무도 태연하게 잘살고 있다는 점에 대한 놀람 등 다양한 감정이 들었다.

강씨는 자신이 잘못한 것이 있다면 처벌받겠다고 했다. 이미 명씨와 김 전 의원이 강씨, 김 소장에게 모든 것을 덮어씌운 정황과 당시 모의했던 메모 등이 검찰에 제출됐다. 이번 제보를 계기로 더욱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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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