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혐한에 맞선 일본인 이야기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10.21 16:26:50
  • 호수 15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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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대신 싸우는 ‘현대판 준사’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오혁진 기자 = 한일 갈등 원인에 관해 일본의 책임론을 주장한 이시바 시게루가 총리로 취임하면서 혐한 문제 해소 등의 기대감이 형성되는 추세다. 그동안 혐한에 맞서던 일본인들의 목소리도 동시에 높아졌다. 거꾸로 일본 내 혐한 기조가 최근까지도 존재했다는 의미다. <일요시사>는 대표적인 친한파로 거론되는 두 일본인을 만났다.

일본 현지서 탈북자의 인권 피해 실상과 혐한 문제를 고발한 고다 하지메와 윤석열정부의 친일 행태를 비판하고 있는 호사카 유지 세종대학교 교수는 흔들림 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마치 임진왜란 때에 활약한 항왜 장수 ‘김충선(일본명 사야가)’이나 ‘준사’를 연상케 했다. 

든든한
열도인

앞서 취재진은 일본 오사카서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이하 조총련) 간부 출신 홍경의 Free 2 Move(이하 F2M) 공동대표를 지난 9월 중순에 만났던 바 있다. 과거 조총련 실세인 허종만 의장을 법적으로 보좌하며 10년 가까이 ‘브레인’ 역할을 담당한 홍 대표는 북한을 30여차례 방문하면서 인권 탄압 등을 목도했다.

그러다 2000년 초, 조총련 내부서 민주화 활동을 벌였다는 이유로 제명당해 인권단체인 F2M을 설립했다.

홍 대표는 ‘든든한 일본인 파트너’라며 고다 하지메 F2M 부대표를 소개했다. 고다 대표는 ‘북한 귀국자의 기록을 기억하는 모임’의 대표로도 활동하며 바쁘게 살아가고 있다. 고다 대표는 아버지의 뜻을 계승한 것이라는 취지로 말했다.


그의 아버지인 고다 사토루 목사는 1970~1990년대에 걸쳐 배우 문성근의 아버지이자 통일운동가인 문익환 목사와 함께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일본인 중 한 사람이다. 특히, 고다 사토루 목사는 1989년 7월 말 한국 방문 후 일본으로 귀국하던 중 한국민주화운동 지원 문제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받아 제주교도소에 일주일간 구류 끝에 일본 정부의 항의로 석방됐다.

재일한국인·조선인의 인권운동에도 지도적 역할을 담당했던 고다 목사는 1977년 ‘일본과 한국 문제를 생각하는 동오사카 시민회’ 대표로 활동했다. 그의 업적을 아들인 고다 대표가 이어받은 셈이다.

‘북한 귀국자의 기록을 기억하는 모임’ 대표로 활동하게 된 이유를 묻자 고다 대표는 “북송재일교포 문제는 조선인들에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본인에게 내재된 약자를 향한 혐오와 차별 문화와 연관된 문제”라고 답했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취재진은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는 “일본 대중 입장서 북송 재일교포와 조총련 문제는 과거사 등 문제와 같은 맥락서 볼 수 있다”며 “조총련이 북한 정권과 한 몸이라는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 하지만 내가 만난 조총련은 북한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이라는 독재국가의 탄생 배경이 일본의 식민지 역사가 낳은 잔재라는 것을 일본인들이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일본인으로서 속죄의 마음이 있기에 조총련 및 북한에 대해 노골적인 비판을 할 자격이 없다. 그렇기에 북한의 인권 피해 실상을 알리는 데 앞장서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인 못잖은 열사들은 왜?
“일 혐오 대상, 한국만 아냐”

고다 대표는 한반도의 분단이 일본의 식민지배와 이를 부정하려는 일본 정부 및 국민에게 책임이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일본 내에 만연하는 혐한과 탈북자 등을 향한 차별과 비판은 멈춰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일동포 청년들은 여전히 취업시장서 유리천장에 막혀, 학생들은 국·공립학교에 입학해 한반도 역사를 왜곡하는 교육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일본 내 헤이트스피치(Hate Speech, 혐오 발언) 대책법은 비교적 뒤늦게 발의됐다. 지난 2016년 5월에 일본 상원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같은 해 6월에 시행됐다. 부당한 차별적 언동을 용서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법률이다. 주요 입법 계기는 극우 단체 등이 주도하는 빈도 높은 혐한, 혐중 시위 등 재일 외국인 및 외국계 일본인에 대한 혐오 시위를 억제하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처음으로 해당 법률의 처벌을 받게 된 인물 역시 혐한 발언으로 인해 체포됐다.

‘헤이트스피치 대책법’은 한국의 ‘단통법(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과 마찬가지로 편의상 부르는 명칭일 뿐이며, 정식 법률 명칭은 ‘일본 외 출신자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언동의 해소를 위한 대응 추진에 관한 법률’이다. 문제는 당국의 혐한 시위 제재가 가해지자, 극우 세력이 쿠르드족, 중국, 베트남 등에 과녁을 돌렸다는 점이다.

이를 두고 고다 대표는 “조총련이나 한국만이 차별 대상이 아니고, 일본 사회 자체에 뿌리 박힌 차별 구조가 있다”며 “일본 사회가 성숙해지기 위해선 인권운동가들이 더욱 많이 나서줘야 하는데, 부끄럽지만 한국이 일본보다 시민단체 활동이 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토로했다. 

고다 대표의 말을 빌리자면, 그동안 일본서 북한 인권 문제, 혐한 문제 등에 관해 크게 관심을 가진 정부가 없었다. 애당초 지난 일본 정부의 정책서 인권 개념이 확립된 적이 없으며, ‘인권 문제’라는 국가 어젠다 역시 들어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결국 일본 내 헤이트스피치 세력은 재일교포보다 약한 존재를 향해 혐오 발언을 일삼을 뿐, 근본적인 개선이 없다.

약자 향해
독한 발언

고다 대표는 F2M이 북한 문제를 다루면서 일본 국민들이 식민지 지배에 대한 역사 인식을 가지고 한반도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꾸준히 고민할 예정이라고 한다. 인권 보장이라는 보편적인 가치를 넘어 ‘한반도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관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편, 고다 대표가 속한 ‘북한 귀국자의 기억을 기록하는 회’는 재일 북송 한인들 가운데 탈북해 한국과 일본에 정착한 500여명(한국 300여명, 일본 200여명) 중 약 50명을 만나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과정서 재일 북송 한인들이 목도한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를 파악했다. 

북한 정권이 지난 1959년에서 1984년까지 벌인 재일 한인 북송사업은 유엔 북한인권 조사위원회(COI)가 2014년 최종보고서에서 납치와 강제실종 등 반인도적 범죄로 분류한 대표적인 사례 중 하나다. COI는 보고서에서 25년 동안 북한의 지상낙원 선전에 속아 북한으로 이주한 재일 한인과 가족은 9만3340명에 달하며 여기에는 1831명의 일본인 아내도 포함돼있다고 밝혔다.

독도영유권 문제를 여느 한국인보다 치밀하게 연구하고, 친일세력을 향해 거침없이 비판해온 호사카 유지 교수도 최근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호사카 교수는 일본계 한국인이자 한일관계 전문가로 1956년 일본 도쿄서 태어나 도쿄대학교 공학부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부터 한일관계 연구차 서울서 지내다가 2003년 귀화했다. 그해 부임한 세종대서 줄곧 강단에 서다 2021년 2월 정년 퇴임했다. 현재 세종대 독도종합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사실상 한일 양국의 역사를 철저하게 고증하고 분석해 합리적으로 설득해 온 한일 역사 분야의 권위자다. 


그는 최근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한 유튜버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2심서 일부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10-3부(이상아·송영환·김동현 부장판사)는 호사카 교수가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 김모씨 등 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서 “호사카 교수에게 4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국 사랑한
독도 지킴이

김 대표 등은 2020년 11월~2021년 8월까지 집회와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호사카 교수의 저서 <신친일파> 일부 내용이 허위라며 비난했다. 또 “호사카 교수가 근거 없이 위안부가 강제 동원됐다고 주장해 한일관계를 이간질했다”거나 “일본군이 위안부 대상서 일본인 여성을 제외했다고 썼다”고 주장했다.

호사카 교수는 이들이 허위 사실로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면서 85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심 법원은 “피고들이 일부 허위 사실을 적시해 모욕성 발언을 했다”면서 김 대표가 400만원, 정모씨와 고모씨가 각각 50만원씩 총 500만원을 호사카 교수에게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2심 재판부는 1심서 모욕으로 인정된 발언 중 일부에 대해선 법적으로 인정되는 모욕으로 볼 수 없다며 피고들이 4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손배소송서 승소한 것에 관해 그는 특별한 의견을 내비치지 않았다. 호사카 교수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뉴라이트의 주장에 대한 반박이나 그들과 일본 극우의 관계 등에 관한 강연을 하고 있다”며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석동현 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사무처장이 “호사카 유지 교수가 일본 내 혐한을 부추긴다”는 취지로 비난한 것에 대해선 “어떤 근거도 없는 애기”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석 전 사무처장은 내가 한국 정부 내에 친일파 밀정이 있다고 하니 되려 나를 혐한 세력의 밀정이라고 반박했다. 내가 친일 정부라고 주장하는 내용에는 역사적 맥락서 근거가 있지만, 그가 나를 향해 비판하는 내용에는 근거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석 전 사무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40년 지기’로 알려져 있다.

또, 윤 대통령이 일본과 외교 관계에 있어 저자세를 취하는 것에 관해 “한국의 ‘저자세 외교’는 국익을 해치고 일본의 국익을 챙겨줬다. 일본 측은 윤 대통령과 함께 어려운 사도광산 문제도 해결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의 현안을 일본 중심으로 해결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뉴라이트 지적 나선 호사카 교수
이시바 총리 조기 몰락설도 제기

겉보기에 한층 개선된 한일 관계에 대해서는 한국이 국익, 남북 화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매진해야 한다고 일축했다.

호사카 교수는 “한일 관계는 이를 위한 디딤돌인데,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북한을 적으로 돌리고 한반도의 평화를 분쟁 상태로 향하게 하는 것은 한일 관계 개선이 아니라 미국과 일본 등 강국에 의해 한국을 유린당하게 하는 행동”이라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최근 일본이 국방력을 끌어올리는 이유가 제2의 한국전쟁 시나리오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이에 호사카 교수는 “일본은 남한을 활용해 미국과 함께 북한, 중국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지난 2013년부터 현재까지 갖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2차 식민지배적 시나리오에 관해선 “한·미·일 삼각군 가동맹을 핑계로 주일미군의 심부름으로 자위대가 군사물자를 한국의 주한미군에 운반해준다는 활동이 그 첫 번째 시작”이라며 “일본에 입국하는 한국인의 입국 간소화를 위해 한국 공항에 일본이민국 직원들이 다수 파견된다고 보도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다음 단계는 한국 내에 많아질 일본인들을 보호한다는 명목하에 일본 경찰이 행정적 지배를 위해 한국으로 다수 입국할 것인데, 이것이 일제강점기 이전에 일제가 사용한 방법”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일본이 지정학적으로 한반도를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무대로 만들어야 하는데, 한국과 일본의 시각이 다르다는 점이 문제라고도 짚었다. 일본의 속뜻을 우리 정부가 파악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는 “이시바 총리는 오는 27일 중의원을 조기에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때 크게 패배할 우려가 있어 이시바 내각은 단명할 수 있다는 예측이 많이 나왔다”며 “아마 여성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가 사실상 총리가 될 것이라고 흔히들 말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시바 총리가 성공한다는 것은 한국 내 뉴라이트의 몰락을 의미하지만, 위안부는 매춘부였고 강제 노동이 없었고, 독도는 한국 영토가 아니라는 뉴라이트 측의 주장은 일본 정부와 같다”며 “일본 측은 자민당이라도 한국 정부의 뉴라이트가 존재한다는 것이 싫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친일 정부
밀정 논란

호사카 교수는 뒷배로 일본 극우세력을 지목하고 이들에게 포섭된 신친일파들이 국내서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 극우세력은 한국이나 중국서 ‘일본은 나쁜 짓을 하지 않았다’고 하면 ‘아, 그런가’하고 세계가 믿을 거라고 본다”며 “그래서 여러 사람을 포섭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한국 극우와 일본 극우를 이어주는 일본 사이트인 ‘나데시코 액션’에서는 한일 극우세력 위안부 규탄 소식이 항상 뉴스화되고, 한국의 신친일파 모습이 전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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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특검’ 통일교 문턱 못 넘은 내막

‘김건희 특검’ 통일교 문턱 못 넘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김건희 특별검사팀이 수사를 마무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디올백 등 검찰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부분을 파악해 재판에 넘기는 성과를 남겼다. 하지만 통일교 의혹은 절반도 파헤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사건의 규모가 방대했던 만큼 수사할 시간 턱없이 부족했다는 게 특검팀 파견됐던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통일교 의혹을 매듭짓지 못해 아쉽다.” 김건희 특별검사팀(민중기 특별검사)에 파견됐던 한 경찰의 말이다. 특검팀은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수사 과정에서 야권 정치인들을 구속 기소했지만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언급되면서 수사가 주춤했다. 결론적으로 ‘여권 봐주기’가 아니냐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여전한 의혹들 특검팀의 첫 수사는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이었다. 현판식 이튿날이었던 지난해 7월3일부터 삼부토건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한 특검팀의 수사 의지는 강했다. 처음 기소한 대상도 삼부토건 관련 인물들이다. 특검팀은 8월1일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과 이응근 전 대표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삼부토건 주가조작의 기획자로 지목된 이기훈 전 부회장도 도주 55일 만인 9월10일 검거해 같은 달 26일 재판에 넘겼다. 특검팀은 삼부토건 전·현직 경영진들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투자자들을 속여 주가를 띄웠다고 판단했다.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삼부토건이 경영 악화로 사업을 추진할 능력이 없는 걸 알았음에도 주가를 부양시켜 369억원의 차익을 챙겼다. 그러나 김건희씨와의 연결고리는 찾지 못했다. 삼부토건과 김씨를 잇는 연결고리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의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1차 주포이자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에도 연루된 김씨의 최측근 인물 가운데 한 명이다. 특검팀은 이 전 대표가 삼부토건 주가 상승 직전인 2023년 5월14일 오후 5시40분쯤 ‘멋쟁해병’이라는 카카오톡 단체대화방에 ‘삼부 내일 체크’라는 메시지를 남긴 점에 주목해 그가 주가조작에 개입했다고 보고 수사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해당 메시지를 전달한 이후 젤렌스카 우크라이나 영부인이 한국에 입국했다. 다음 날 윤석열·김건희 부부와의 접견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특검팀은 김씨가 삼부토건 사건의 정점에 있다고 의심했다. 실제 한국 정부는 접견 이후 우크라이나 재건 지원 계획을 발표했고 1000원 초반대에 불과했던 삼부토건의 주가는 급등했다. 삼부토건·도이치 주가조작 검찰 봐주기 확인 “연락만 해” 김건희 직접 연결고리 확인 못해 특검팀은 이 전 대표의 아내가 2023년 7월쯤 삼부토건 관계사 웰바이오텍의 주식거래로 2000만원가량 이득을 본 경위를 파악하는 데만 성공했다. 양남희 웰바이오텍 회장을 주가조작 의혹으로 구속하기도 했지만 자금 추적 결과 김씨와의 직접적 관련성을 확인하지 못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해선 실무자들만 기소했을 뿐 책임자로 볼 수 있는 윗선을 압박하지 못했다. 양평 의혹은 당초 경기 양평군 양서면에 종점을 두는 것으로 기획됐다. 2021년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통과했다. 그러나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인 2023년 5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종점이 강상면으로 변경됐다. 민주당은 강상면으로 노선을 변경할 경우 사업비는 약 600억원 증가하지만 실익을 얻는 것은 김건희 일가뿐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실제 강상면 일대에는 김씨 일가 명의로 된 토지 29필지(약 1만평, 3만3000㎡ 규모)가 분포돼있다. 특검팀은 수사 초기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 양평군청 등 관련 기관을 전격 압수수색하며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고, 윤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파견됐던 김모 국토부 과장을 주요 피의자로 지목했다. 김 과장은 2022년 3월 인수위 파견 당시 도로 사업 실무자들에게 “김건희 여사 일가의 땅이 포함된 대안 노선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노선 변경 결정에 당시 대통령 인수위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특검팀은 김 과장을 포함해 직원 2명(직권남용), 국토부 관계자 2명(공용전자기록 손상), 용역업체 관계자 2명(증거은닉교사) 등 실무진 7명을 기소했지만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과 국민의힘 김선교 의원(당시 양평군수)은 조사하지 못했다. 두 사람에 대한 출국금지만 세 차례 연장했을 뿐이다. 외압은 그대로 내란 특검팀은 수사기한 직전 김씨가 검찰 수사와 인사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포착했다. 김씨가 비교적 최근 관저에서 사용했던 휴대전화를 압수해 포렌식하는 과정에서 2024년 5월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를 복원한 것이다. 해당 메시지에는 김씨가 박 전 장관에게 본인의 수사 진행 상황을 물으며 ‘검찰국장에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언급한 내용이 포함됐다. 당시 김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디올백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라 있었다. 2024년 3월 총선에서 175석을 얻은 민주당은 김씨에 대한 소환 조사를 강하게 촉구했고 이에 이원석 전 검찰총장은 그해 5월2일 서울중앙지검에 전담수사팀을 꾸려 김씨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착수를 지시한 상태였다. 하지만 김씨가 문자를 보내고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 김창진 전 1차장검사, 고형곤 전 4차장검사 등이 돌연 좌천성 인사로 교체됐다. 이 과정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나선 정황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전 총장이 전담수사팀 지시를 내린 이틀 뒤인 4일 박 전 장관과 약 1시간15분가량 통화했다. 또 송 전 지검장 등이 좌천되기 바로 전날(12일)에는 박 전 장관과 4차례에 걸쳐 총 42분간 통화하기도 했다. 검찰 인사 이후 김씨는 검찰청이 아닌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대통령 경호처 부속시설에서 ‘황제 조사’를 받았다. 그해 10월 김씨는 주가조작과 디올백 수수 의혹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김씨 혐의에 대한 수사 무마나 외압 의혹 규명은 김건희 특검의 몫이었다. 특검팀은 김씨가 자신에 대한 수사를 무마한 의혹을 들여다보기 위해 내란 특검 사무실과 서울중앙지검, 대검찰청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집행했다. 또 박 전 장관을 비롯해 심우정 전 검찰총장, 이창수 전 서울중앙지검장 등 김씨 무혐의 처분 당시 수뇌부에 있거나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서기도 했다. 반쪽만 도려내 구체적인 정황 증거가 확인됐지만 특검팀은 끝내 아무도 기소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압수물에 대한 분석 결과, 수사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수사의 단서가 될 만한 유의미한 내용들을 확인했다”면서도 “소환 당사자들이 출석에 불응한 가운데 특검의 수사 기간 만료로 당사자들에 대한 조사는 불발되고 말았다. 향후 국수본이 신속히 수사를 이어갈 수 있도록 수사기록 정리에 만전을 기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23명 규모의 특별전담수사팀을 꾸리고 지난달 11일부터 통일교 수사에 나섰다. 이 팀은 경찰청 국가부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 내에 설치됐다. 팀장은 내란 특검팀에 파견됐다가 복귀한 중대범죄수사과장 박창환 총경이 맡았다. 이 사건은 통일교 2인자로 알려진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진술에서 비롯됐다. 의혹의 핵심은 통일교 측이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 터널’ 등의 현안을 위해서 전재수·임종성·김규환 등 정치권 인사들에게 금품을 제공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과 임 전 의원, 김 전 의원 등은 금품수수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넘어온 기록을 검토하는 한편, 일부 의혹 당사자들과 소환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다. 경찰은 전담팀 출범 당일부터 수사에 고삐를 당겼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공소시효가 7년이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해 8월 특검팀 면담 조사 과정에서 ‘당시 국회의원인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게 2018년~2020년 불가리·까르띠에 시계와 현금을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여권 언급되자 통일교 수사 주춤 경찰만으로 힘들어 합수본 검토? 다만 지난달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 전 본부장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세간에 회자되는 부분도 제 의도와 전혀, 그런 진술을 한 적이 없는데, 그래서 조심스럽다”며 돌연 입장을 뒤집었다. 특검팀이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사건을 경찰에 넘기긴 했지만, 특검팀이 고의로 수사를 안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에서 가려지게 됐다. 통일교 수사 2라운드는 ‘정교유착’ 의혹이었다. 특검팀은 통일교가 전당대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려 신자들을 국민의힘에 대거 입당시켰다고 보고 강제 수사에 나섰는데,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 측과 마찰도 있었다. 통일교에 대한 특검 수사가 정점인 한학자 총재를 향하는 과정에선 논란도 있었다. 한 총재 변호인단에 포함됐던 변호사가 소환을 앞둔 시기, 과거 인연을 이유로 민중기 특검을 사무실에서 독대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일상적 인사만 나눴다고 하지만, 공정성에 대한 비판을 피할 순 없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통일교 의혹과 관련해 검경 합동수사본부 구성 검토를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든 야든 누구든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다 수사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질 건 책임을 물어야 다시는 이런 일이 안 생기지 않겠나”라며 “특검만 기다리긴 그래서 그 부분을 행정안전부가 경찰과 검찰과 합수본을 만들든지 검토해달라”고 지시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에 앞서 국민의힘과의 유착 의혹이 제기된 신천지에 대한 특별수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총리는 국무회의에서 “통일교가 됐든, 신천지가 됐든 정치에 과도하게 개입하고 관여하고 심지어 돈이 왔다 갔다 하고 대선에 개입하려 하고, 권력에 손을 뻗치려 하는 행태는 완전히 끝나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정부 차원의 특별수사본부 구성 검토를 제안했다. 방대한 사건 부족한 시간 국회에서 논의 중인 통일교 특검과 관련해 민주당은 신천지 유착 의혹도 함께 수사 대상에 포함하자는 입장인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물타기 시도”라고 반대하며 민 특검의 편파 수사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양측 간 협상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에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경찰과 논의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특검팀은 앞으로 미처리 사건을 국가수사본부에 인계하고 공소 유지 체제로 전환한다. 파견 인력은 단계적으로 감축하고, 특별검사보 역시 재판 진행 상황에 따라 줄여나갈 방침이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