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신문고 - 억울한 사람들>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8.22 00:00:00
  • 호수 149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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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었는데 없어진 CCTV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일요시사>는 ‘일요신문고’ 지면을 통해 억울한 사람을 찾아 그들이 하고 싶은 말을 담고 있습니다. 작은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겠습니다. 이번에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한 직장인의 사연입니다.

폭언과 따돌림 등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지난 한 해에만 1만 건이 넘게 접수됐다. 지난 4월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모두 1만28건이다. 하루 평균 27.5건 꼴로, 전년보다 12% 늘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2019년 7월16일 시행된 후부터 근로자들의 피해 신고는 계속 늘고 있다. 2019년 7~12월 2130건서 2020년 5823건, 2021년 7774건, 2022년엔 8961건으로 증가했다.

승진하고…

도입 첫해 반년간의 신고 건수를 1년으로 단순 환산해 비교해 보면 5년 사이 신고가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지난해의 경우 신고 유형별로는 폭언이 32.8%로 가장 많고, 부당인사가 13.8%, 따돌림·험담이 10.8% 등이다.

지난해 1028건의 신고 가운데 9672건의 처리가 완료됐고, 356건이 아직 처리 중이다. 처리 완료 사건 중 6445건은 조사 결과 ‘법 위반 없음’으로 나타났거나,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 사업장이 아닌 경우, 동일 민원이 중복 신고된 경우 등이었다.

신고인이 취하한 사건은 2197건이 있었다. 직장 내 괴롭힘 행위는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 객관적 조사나 피해자 보호 등 사용자 조치 의무 위반은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다. 작년의 경우 신고 사건의 3.4%만 과태료 또는 검찰 송치로 이어져,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이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한 A씨에게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A씨가 일을 못하는 것도 아니었다. 중학생부터 아르바이트 생활을 했고 고등학생 이후에는 전공을 미용으로 정하면서 미용실서 오랫동안 일하기도 했다. 힘들어도 열심히 했고 그만큼의 보상도 받았다. 직장 상사로부터 일을 잘한다는 칭찬도 종종 들었다.

사회생활에는 자신이 있었던 그였다.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A씨는 오랜 시간 미용실서 일했지만 곧 한계를 느꼈다. 고등학교만 졸업했고 현장 관리직이라 현실적으로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어서였다. 

능력 인정받고 승승장구하다…
무급 근무에 욕설·폭언까지

그는 미용실을 그만두면서 바로 이직을 준비했다. 경력 향상과 성장에 초점을 뒀는데, 운이 좋게 중견기업에 합격했다. 고졸 직원을 뽑는 공채도 아니었는데 모든 채용 절차를 거쳐 합격한 것이다.

A씨는 그렇게 중견기업으로의 이직에 성공했으나 계열사로 발령을 받았다. A씨는 팀 내에서 막내였지만 성실히 일해 성과를 많이 냈고, 결국 계열사에서 자회사로 인사이동 발령을 받고 승진까지 했다. 주위 동료들은 “당연한 결과”라며 A씨의 승진을 축하해줬다.

그는 승진한 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 그 와중에 A씨의 부서 팀장이 퇴사해 팀내 공백이 생겼다. 어수선한 환경에 다른 직원들까지 줄줄이 회사를 그만두면서 A씨 혼자 부서에 남게 됐고 팀장 직책을 맡게 됐다. 이후 팀원을 꾸린 A씨 부서는 성과를 꾸준히 내면서 회사에서 최고라는 말까지 들었다.


이후 A씨에게 고졸 출신이라는 말이 붙지도 않았다. 그렇게 승승장구했던 A씨의 회사 생활이 꼬이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무렵부터였다. 회사 매출이 심각한 수준으로 내려갔고 결국엔 마이너스가 됐다. 구조조정이 이뤄졌고 인원 감축도 피할 수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A씨는 회사에 남을 수 있었는데, 그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 직원을 감축하면서 업무는 A씨에게 과중됐고, 매출 향상과 성과에 과중한 부담을 안겼던 탓이다.

A씨는 10개월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일을 했다. 주 7일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근무했고, 매번 매출 증대를 위해 마케팅을 기획하고 실행했다. 덕분에 A씨의 업무는 너무 잘 풀렸는데 이로 인해 제대로 쉴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매출이 향상된 것도 아니었다.

이때부터 회사 대표와 부장이 그를 괴롭히기 시작됐다. 이유는 ‘평균 매출만 유지된다’는 것이었다. 회사 CCTV를 통해 감시하면서 A씨가 조금이라도 쉬는 모습이 보이면 본인들의 사적 업무를 시키곤 했다. 담배나 과자 심부름 등이었는데, 당시에도 A씨는 주 7일을 근무하고 있었다.

“신고하면 회사가 알 텐데요”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길”

업무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끊이지 않았고, 일한 만큼의 보상은 받길 원했던 A씨는 대표에게 10개월간의 휴일근로 수당 지급 및 사적인 심부름 자제를 건의했다. 이때 A씨에게 돌아온 것은 폭언과 욕설, 그리고 무시였다.

대표는 “고졸 주제에…” “네가 회사를 위해 하는 일이 뭐가 있느냐” 등 차마 입에도 담지 못할 폭언을 했다. 결국 A씨는 고용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휴일근로 수당 미지급’으로 진정을 제기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로부터 “심한 건 맞다. 휴일근로 수당은 조사해봐야겠지만, 직장 내 괴롭힘은 처벌이 어렵다. 내용은 회사로 통보될 텐데 괜찮겠냐”는 답변이 돌아왔다.

고용노동부 신고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은 더욱 심해졌다. 사과나 반성은 없었고 폭언과 욕설은 계속됐다. “감히 나를” “못된 놈이었다” “잘못 배웠다” 등의 욕설과 폭언을 반복적으로 들어야 했다.

이후 고용노동부로부터 조사 결과가 나왔다. 직장 내 괴롭힘은 업무상 적정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일부 행위만 인정됐고, 휴일근로 수당 미지급 문제도 개인 성과급으로 지급했다며 종결 처리됐다. 억울하고 답답했지만, A씨는 이때부터 근무시간에 녹음기를 켰다. 한 가지 바뀐 부분은 휴일이 생겼다는 것 정도였다.

시간이 지날수록 직장 내 괴롭힘은 심해졌고, 결국 A씨는 병원에 다니기 시작했다. 퇴사 말고는 답이 없어 보였다. A씨는 퇴사를 결심했지만, 그래도 이렇게 끝낼 수는 없었다.

사직서를 제출한 뒤 바로 산재 신청을 했다. 바로 사직서를 처리한 회사에선 산재 신청을 낸 것을 인지한 후 ▲사직 처리 철회 후 무급 휴직으로 변경 ▲실업급여를 받게 해줄 테니 사직 사유를 변경 ▲인사이동(해당 행위자들을 마주치지 않도록 조치 분리) ▲휴일근로 수당을 모두 줄 테니 산재 철회 및 사직 사유 변경 후 퇴사 등의 요구를 해왔다.

대표·부장이…


A씨는 회사 측의 이 같은 요구를 모두 거절했다. 이 기간 A씨는 회사에 형사소송을 걸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객관적 증거자료가 없고 관련 참고인들이 증언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황당한 것은 CCTV 자료는 고장으로 교체했다고 것이었는데, 이로 인해 증거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는 점이다.

여전히 회사와 싸우고 있는 A씨는 민사소송도 제기했다. A씨는 “회사에 있으면서 죽는 것까지 생각했다. 이제는 다른 피해자가 없길 바란다”고 토로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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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벌써 두 달’ 쿠팡발 관세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쿠팡 사태의 ‘나비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에 태풍을 일으킨다는 뜻처럼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외교전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더불어 쿠팡의 ‘믿는 구석’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나라 정치권을 넘어 미국 정가마저 반응하고 있는 쿠팡 사태를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지난해 11월 말 온라인 이커머스 업체 쿠팡에서 고객의 개인정보가 3000만건 이상 유출됐다. 지난해 4월 SKT 개인정보 유출 사태 규모를 웃도는 수치였다. 지난달 28일로 쿠팡 사태는 두 달째를 맞았다. 그동안 정치권은 물론 대통령까지 쿠팡 사태를 언급했다. 미국 기업 방패 삼아 하지만 쿠팡의 태도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뻔뻔함’을 앞세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쿠팡 사태는 지난해 11월29일 쿠팡 고객에게 발송된 문자로 시작됐다. 문자에는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배송 주소록, 주문 정보 등 개인정보가 ‘노출’됐다는 내용이 담겼다. 쿠팡 측은 결제 정보와 로그인 관련 정보는 괜찮다고 했다. 주말 사이에 문자를 받은 고객들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앞서 상반기 SK텔레콤 개인정보 유출 사태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그보다 더 큰 규모의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무엇보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 외부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 직원의 소행이라는 의혹이 번지면서 충격을 더했다. 사태가 쿠팡 시스템 문제로 번질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정부는 쿠팡 사태 발생 직후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경찰은 쿠팡 본사 현장을 압수 수색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청문회를 진행했다. 정부는 쿠팡 유출 대응 범부처 TF를 구성해 압박 수위를 높였다. 국세청도 가세해 전방위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말을 보탰다. 이 대통령은 쿠팡 사태가 일어난 지 사흘 만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쿠팡 때문에 우리 국민이 걱정이 많다”며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관계 부처는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에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역대 정부 최초로 생중계된 기관별 업무보고에서도 쿠팡에 대한 질책을 이어갔다. 당시 이 대통령은 “‘무슨 팡’인가 하는 곳에서 규정을 어기지 않았나. 그 사람들은 처벌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에 대한 처벌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전방위서 압박했는데도… 그러면서 “야간 노동자의 건강권 이야기가 사실 쿠팡 때문 아니냐. 너무 가혹하고 심야 노동 때문에 많이 죽는 것 아니냐. 금지시키자는 주장도 있다”며 “새로운 노동 형태이기 때문에 새로운 규제 기법이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뿐만 아니라 쿠팡 자체를 정조준한 것이다. 문제는 이 정도의 전방위적 공격에도 쿠팡의 태도는 그대로였다는 점이다. 정부와 논의되지 않은 자체 조사 결과를 기습적으로 발표한 것도 모자라 실제 개인정보 유출 규모는 3000여건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쿠팡의 ‘셀프 조사’ 결과에 경찰 등이 반박했지만 쿠팡은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쿠팡의 주장대로면 피해 규모는 1만분의 1로 줄어든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의 대국민 사과도 사태 발생 한 달 만에야 나왔다. 김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고개를 숙이면서도 자체 조사 결과를 인용했다. 하지만 국회 6개 상임위원회가 진행한 청문회에는 출석하지 않아 사과의 진정성이 바랬다. 실제 김 의장뿐만 아니라 김유석 쿠팡 부사장 등도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쿠팡에서 제시한 보상안은 부정적인 여론에 기름을 부었다. 쿠팡은 1인당 5만원 상당의 쿠폰을 지급하는 등 총 3370만명의 고객에게 1조6850억원 규모의 보상안을 마련했다고 대대적으로 발표했다. 하지만 현금 배상이 아니라 쿠팡, 쿠팡이츠(배달), 쿠팡트래블(여행), 쿠팡알럭스(명품)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으로 쪼개놓은 것도 모자라 소비를 유도하는 방식의 지급이라 비판이 빗발쳤다. 대통령도 나섰는데 심지어 사용 조건도 까다롭게 설정해 놨다. 쿠폰 사용 기간을 지급일로부터 3개월로 제한하고 도서, 주류, 상품권 등은 구매할 수 없으며, 쿠팡이츠에서 사용할 때는 최소 주문 금액 이상일 때만 사용할 수 있다는 식이었다. 보상안에 대해서는 시민단체까지 나서서 비판했지만 쿠팡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이 이 정도까지 되다 보니 쿠팡의 ‘뻣뻣한’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대체 쿠팡의 ‘믿는 구석’이 뭐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쿠팡이 그동안 정치권 인사를 영입한 게 도움이 되는 게 아니냐는 주장이 언급됐다. 쿠팡은 정부 부처 출신을 많이 데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치권 인사와 쿠팡 관계자가 식사했던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을 탈당한 김병기 전 원내대표는 쿠팡 대표와 고가의 식사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쿠팡으로 이직한 전직 보좌관 관련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자신의 비리 의혹을 폭로한 전직 보좌관에 대해 인사 불이익을 요구했다는 내용이다. 쿠팡이 독점적 지위를 무기로 뻔뻔하게 굴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현재 쿠팡은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서 독보적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판에도 전국에 지어놓은 물류센터가 배송 거점 역할을 하는 중이고 ‘로켓배송’이라 이름 붙인 새벽배송은 배달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았다. 월 구독료 7890원의 ‘로켓와우’ 서비스는 2024년 말 기준으로 1500만명 이상 가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로켓와우에 가입하면 무료 배송, 무료 반품은 물론 쿠팡에서 론칭한 OTT ‘쿠팡플레이’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회원 탈퇴 등으로 이용자가 감소 중이지만, 여전히 후발 주자와는 격차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격 없이 흘러가나 실제 사건 발생 직후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쿠팡에 미칠 손실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독점적 지위’를 언급했다. 쿠팡이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에 개인정보가 유출됐어도 이용자는 계속 사용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다 최근 또 하나의 의견이 더해졌다. 쿠팡이 미국을 믿고 우리나라 상황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쿠팡은 우리나라에서 매출 대부분을 올리고 있지만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한 미국 기업이다. 쿠팡의 대처가 주가에 미칠 영향만을 고려한 행보였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사태 규모를 축소한 자체 조사 결과가 주가 방어용이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의견은 최근 미국의 행보로 힘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상호 관세를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국회가 미국과의 관세 협정에 대해 승인을 하지 않고 있는 점을 배경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무역 협정은 미국에 매우 중요하다. 우리는 합의된 거래에 따라 신속하게 관세를 낮췄고 당연히 우리의 무역 파트너들도 같은 조치를 취하길 기대한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지난해 7월30일 양국 모두에 훌륭한 협정을 체결했으며 지난해 10월29일 한국을 방문했을 때 그 조건을 다시 확인했다. 그런데 왜 한국 국회는 이를 승인하지 않고 있나”라고 적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외신은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최근 김민석 국무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한국 정부가 미국 기업들에 불이익 조치를 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인상을 기습적으로 발표하기 전에 오간 대화라는 점에서 쿠팡 사태가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뻔뻔한 태도 일관하더니 ‘믿는 구석’ 있었나 의심 <WSJ>는 관계자 발언 등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지난주 워싱턴 D.C.에서 김 총리와 만나 쿠팡을 포함한 미국 기술 기업들에 불이익을 주는 조치를 하지 말 것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대화는 양국 간 무역 긴장이 정점에 이르기 불과 며칠 전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쿠팡의 미국 투자사들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에 대한 우리나라의 대응이 일반적인 규제 집행 수준을 넘어섰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 대응이 주가 하락 등 손실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허위조작 정보 근절법)과 입법을 추진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 규제에 대해서도 트럼프정부와 의회 일부에서는 검열이자 미국 기업 차별이라는 비판을 냈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체결한 대미 투자 관련 양해각서(MOU)에 “한국이 미국에 35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내용,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차별 금지 약속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 발표는 이에 대한 압박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관계자를 급파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 등과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메시지가 나온 뒤 저희가 미국 국무부와 접촉한 바로는 쿠팡이나 온라인 플랫폼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것으로 그렇게 결론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분간 안갯속 조 장관은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추정되는 어떤 특별한 이유를 특정키가 어렵다”며 “그런 이유에서 트럼프 대통령도 추가 메시지를 낸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인상 발표 하루 뒤인 지난달 27일 “한국과 함께 해결책을 마련할 것”이라면서 협상 여지를 남겼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한국 국회가 무역 합의를 통과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이 승인하기 전까지는 한국과의 무역 합의는 없는 것”이라고 한 언론 인터뷰에서 말했다. 또 한 번 우리나라가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의 늪에 빠진 셈이다. 동시에 쿠팡 사태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