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멈추는 지하철 원인 보니…

고장·사고 늘어도 출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서울 시내 지하철의 노후화율이 절반을 훨씬 넘어섰다. 66.2%다. 이로 인한 무정차 통과및 차량 연기 발생이 잇따르고 있다. 예견된 사고였다는 지적이 거세지만 정부는 침묵 중이다. 예산 배정 의무가 있는 정치권도 관심 밖인 건 마찬가지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는 비판은 사그라들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 시내 지하철이 개통된 지 50년이 지났다. 반세기가 지난 만큼 시설물과 구조물의 노후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이런 상황에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이하 예결위)는 지하철 노후화 보수에 예산 배정을 해마다 건너뛰고 있다.

노후화율 66%

이렇다 보니 시민들의 발로 통하는 도시철도서 크고 작은 사고가 매년 일어나고 있다. 가장 최근 발생했던 사건은 지난 1일 오전, 출근길 3호선 도곡역과 대치역 사이의 선로서 작업 중이던 특수차량서 연기가 발생해 열차 운행이 임시 중단된 일이다.

지난 1일과 5일 지하철 9호선 흑석역에선 원인을 알 수 없는 연기가 발생하면서 상하행선을 무정차 통과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들은 리튬배터리 화재와 공조 기계실의 팬 벨트가 마모되면서 발생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8월 사이 서울지하철 1∼9호선서 발생한 안전사고 부상자는 2485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2019년 671명 ▲2020년 457명 ▲2021년 482명 ▲2022년 584명이었으며 지난해는 291명(8월30일 기준)이 다쳤다.

계속되는 지하철 역사 및 전동차 사고 중 가장 우려되는 것은 노후화로 인해 발생한 사고다. 특히 서울지하철은 1974년 8월 국내서 처음 운행을 시작했던 만큼 노후화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지하철 시설의 노후화율(2023년 기준)은 66.2%며, 오래된 1~4호선의 노후화율은 73.1%에 달한다. 세부적으론 ▲구조물 37.4% ▲궤도 43.7% ▲건축물 39.3% ▲전철 전력 82.7% ▲신호제어 59.7% 등이다. 

실제로 최초로 개통된 서울역부터 청량리역까지의 역사는 벽면은 페인트가 벗겨지고 천장에선 누수가 발생하는 일이 많다. 지하철을 타는 플랫폼 쪽에 설치된 환기구가 시민 머리 높이에 노출돼있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현재 서울 전체 지하철역 275곳 중 105곳이 사용연수 30년을 지나 노후화가 심각해 안전사고가 우려된다. 이 중 서울교통공사(이하 서교공)가 관리하는 지하철 중 노후화된 역사는 총 48개역이다.

관리 필요 역사 48개 
‘모르쇠’ 사실상 방치

이들 노후화 역사 중 지하역사는 31역, 고가역사는 17역으로 35년 이상 된 역사는 32역에 달하고 40년이 경과된 역사도 13역에 달한다. 이 중 리모델링이 진행된 역사는 ▲시청역 ▲종로5가 ▲동대문 ▲신설동역(1호선) ▲잠실새내역(2호선) ▲미아역 ▲쌍문역(4호선) 등 단 7개 역사뿐이다.


게다가 전동차의 내구연한도 한계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서울지하철의 1~8호선 전동차 총 3667칸(량) 중 20년 이상 된 차량은 1767칸(48.2%)에 달했다. 특히 이 중에서 법적 최대 내구연한인 25년을 넘은 차량은 1078칸(29.4%), 30년 이상된 노후 차량은 402칸(11%)이었다. 

이 중 개량 및 개조를 통해 연장 사용을 한 차량은 1호선 64칸, 2호선 22칸이었다. 다만 개조를 통해 사용을 연장한 2호선 차량들은 연장 사용 기한마저도 이듬해에 끝나게 된다. 더불어 안전사고가 많이 발생했던 4호선 차량은 신종 전동차로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교공의 <2022년 안전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최근 5년간 서울지하철 철도사고·운행장애 건수는 ▲2018년 7건 ▲2019년 7건 ▲2020년 10건 ▲2021년 22건 ▲2022년 17건으로 매년 증가하다가 소폭 감소한 상황이다.

해당 기간 유형별 발생 건수는 철도교통사고 10건(충돌 3건·탈선 4건·기타 3건), 철도안전사고 18건(철도 화재 3건·철도시설파손 2건·기타 13건), 운행장애 24건(20분 이상 운행 지연 21건, 무정차 통과 3건)이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열차 고장·사고 원인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지만 내구연한이 다 된 노후 전동차 영향도 크다고 지적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보통 지하철 고장에는 인적·전기적 문제 등 다양한 문제와 연관이 있다”면서도 “분명 30년 이상 된 노후화 열차가 과도하게 배차돼 운행이 되면 고장은 잦을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를 방치하면 자칫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서울시 ‘노후철’ 논란에도 뒷짐
재투자 2000억원도 부족 “지원 절실”

상황이 심각하지만 해결 상황은 요원해 보인다. 지하철역 노후화 개선 작업은 역당 최대 6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들어가는 대규모 프로젝트라 국비 지원이 필수인데, 매년 국회 예결위서 사업이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서교공 관계자는 “노후 역사 등 건축 분야는 추가 지원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지원을 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국가서 지원해주는 것은 1~4호선의 경우 역사 내 전기, 신호, 통신, 궤도, 구조물 분야에 대해서는 사업비의 30%를, 국토부서 전동차는 2021년부터 사업비의 25%를 지원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그나마 서울시에서 이번 추경예산을 통해 4·7·9호선 전동차 증차에 178억원, 지하철 1~4호선 노후시설 재투자에 206억원, 시내버스와 지하철, 경전철 재정 지원에 897억원을 편성했지만 사실상 노후화된 전 차량 교체와 역사 리모델링에 사용되기엔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는 지난해 예산안 검토 과정서 기존 예산안 항목인 ‘도시철도 노후시설 개선사업’ 또는 ‘도시철도 노후차량 개선 지원사업’ 등에 예산을 증액하거나 신규 사업을 편성하는 방안을 놓고 종합적인 검토에 들어가기도 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지하철 예산은 기본적으로 지자체 관할 사업이기 때문에 정부서 관여하지 않지만 심각한 노후화 상태를 고려해 주요 민생사업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 같은 검토 결과를 별도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정부서 검토한 자료는 올해 예산 국회 심의 과정서 참고자료로 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예산 확보가 안 되는 상황에도 서교공은 전기·통신·기계·신호·구조물·건축물 등 6개 분야 26개 사업을 진행해 노후 시설물에 대한 재투자를 실시한다고 지난 4월 밝혔다.

이유 있다

총사업비는 1977억9500만원으로 국비 413억원, 시와 공사에서 각각 782억원을 들이기로 했다. 이 중 1377억4600만원은 1~4호선에, 600억4800만원은 5~8호선에 투입한다. 국비는 개통 후 30년 이상 경과한 1~4호선에 한정해 지원할 예정이다.

서교공 관계자는 “현재 계획한 예산을 모두 맞추기 위해 시와 협의했지만 필요한 금액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올해 시작이 무산된 노후화 시설 재투자 사업은 계속해서 진행할 예정인 만큼 시와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kcj5121@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