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100번째 금 영광의 주인공은?

양궁이냐 펜싱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2024 파리올림픽이 한 주 앞으로 다가왔다. 한국 선수단은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으로 이번 대회 최소 인원으로 참가한다. 한편 이번 파리올림픽서 사상 통산 100번째 올림픽 금메달 주인공이 나온다. 예상되는 종목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영광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파리올림픽서 대한민국 선수단 사상 100번째 금메달의 주인공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 영광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은 하계올림픽서 총 금메달 96개를 기록 중이며, 이번 파리 대회서 4개를 추가하면 100개를 돌파하게 된다. 

금빛 사냥

대한체육회는 이번 대회서 예상 금메달 수로 5~6개를 목표로 뒀는데 이를 달성한다면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 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파리올림픽서 금메달을 획득할 것으로 예상되는 8개의 종목(수영, 양궁, 배드민턴, 펜싱, 육상, 유도, 태권도) 중 유력한 후보는 23명이 꼽힌다.

현재 우리나라 수영 황금 세대를 이끄는 황선우와 김우민이 금메달 후보로 큰 기대를 받는다. 둘은 지난 2월 2024 도하 세계수영선수권대회서 나란히 개인 주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황선우는 남자 자유형 200m, 김우민이 남자 자유형 400m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둘이 함께 출전한 남자 계영 800m서도 2위에 올라 단체전 첫 메달을 획득했다. 


황선우는 지난 도쿄올림픽서 아쉬운 결과를 기록했지만, 그 기점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남자 자유형 200m서 3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지난 2022년 부다페스트 대회 은메달, 지난해 후쿠오카 대회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김우민은 항저우아시안게임서 자유형 800m, 계영 800m, 자유형 400m서 3관왕에 이어 세계선수권대회서도 정상에 올랐다. 지난달 초 마레 노스트럼 3차 대회서 자유형 400m 개인 최고기록을 3분42초42까지 줄였다. 세계선수권서 작성한 3분42초71을 0.29초 앞당긴 것이다. 

황선우와 김우민이 파리 대회서 시상대에 오를 경우 한국 수영은 박태환 이후 처음으로 올림픽 메달리스트를 배출하게 된다. 

한국의 가장 많은 금메달을 선사한 효자 종목 양궁에서는 남녀 개인전, 남녀 단체전, 혼성전 등 5개 종목 금메달 석권을 노린다. 한국은 올림픽 전 종목을 통틀어 양궁서 가장 많은 27개를 가져왔다. 양궁 대표팀은 지난 도쿄 대회서 남자 개인전을 제외한 4개 종목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임시현, 전훈영, 남수현으로 이뤄진 여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를 정조준하고 있다. 또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으로 이뤄진 남자 양궁 대표팀도 남자 단체전 3연패를 목표로 하고 있다. 

결국 효자 종목서 나올까
300번째 메달 가능성 있어

펜싱의 경우 사브르 단체전에서는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 오상욱이 한 팀을 이뤄 올림픽 3연패를 노리고 있다. 남자 사브르는 2012 런던 대회에 이어 도쿄 대회까지 우승해 2연패를 일궜다.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서 모두 개인전 금메달을 보유한 대표팀 에이스 오상욱은 개인전 금메달 유력 후보로 알려져 있다. 

여자 에페 대표팀도 이번 대회서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지난 도쿄올림픽서 값진 은메달을 획득했던 송세라, 이혜인, 강영미와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던 최인정이 다시 합류해 팀을 구성했다. 

배드민턴에서는 여자 단식 부분에 출전하는 안세영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안세영은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있으며, 지난 항저우 아시안게임서도 엄청난 기량을 선보인 바 있다. 이외에도 복식에서는 세계랭킹 2위에 올라 있는 이소희·백하나 조도 금메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한국 육상 남자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은 개인 세 번째 올림픽 무대인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다. 우상혁은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서 2m26으로 결선 진출에 실패했고 지난 2021년 열린 도쿄 대회에서는 2m35를 넘었지만 아쉽게 4위에 그쳤다. 

그러나 우상혁은 2022 세계실내육상선수권대회서 2m34를 넘어 우승을 차지했고 이어 열린 세계선수권서도 2m35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후 2023 다이아몬드리그 파이널서 2m35를 뛰어넘으며 정상에 올랐다. 개인 최고 2m36의 기록을 보유한 우상혁은 2m37을 목표로 삼아 올림픽 금메달 획득이 가능한 높이로 보고 끊임없이 이 높이에 도전하고 있다. 

유도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남자 최중량급 김민종과 여자 57㎏급 허미미다. 김민종과 허미미는 지난 5월에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 우승을 차지하며 단번에 유력한 파리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김민종은 태극마크를 단 지 1년 만인 지난 2019년 세계선수권대회서 동메달을 따며 한국 유도계에 파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도쿄올림픽에선 경험과 경기 운영 방식서 미숙한 모습을 보이며 16강서 탈락했다. 이후 김민종은 실패를 통한 성장으로 해당 체급 정상급 선수로 올라섰다. 

그는 2022 세계선수권대회서 동메달,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서 동메달에 이어 지난 5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서 우승을 차지해 파리올림픽 금메달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단체 구기 종목들 줄줄 탈락
48년 만에 최소 인원 파견

허미미는 아랍에미리트(UAE)서 열린 세계선수권 여자 57㎏ 이하급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여자 선수로선 무려 29년 만이다.

2022 트빌리시 그랜드슬램 국제유도대회에 출전한 허미미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 세계 강호들을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해 포르투갈 그랑프리 유도 여자 57㎏급서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태권도서 가장 기대를 많이 받고 있는 선수는 첫 올림픽에 출전하는 박태준이다. 박태준은 도쿄올림픽 동메달리스트이자 항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장준(한국가스공사)을 꺾고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어 금메달 후보 1순위로 거론된다. 

대표팀 중 첫 주자로 나서는 박태준은 대표팀에서는 막내지만 지난 2022년 10월 맨체스터 월드그랑프리 남자 58㎏급에 이어 지난해 5월 바쿠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4㎏급서 모두 우승을 차지한 만큼 올림픽 금메달과 가장 근접해 있다. 

한국의 파리올림픽 4번째이자 하계올림픽 통산 100번째 금메달이 어느 종목서 나올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섣불리 예상하기는 힘들지만 여러 변수를 넘어 8월 초 효자 종목인 양궁과 배드민턴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2부터 4일까지 양궁 혼성전과 여자 개인전, 남자 개인전이 열리며, 같은 달 5일 배드민턴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이 나서는 여자 결승이 예정돼있다.

또 한국은 이번 대회서 금·은·동메달을 포함해 12개 메달을 추가하면 300번째 메달을 수확하게 된다. 서울 올림픽부터는 대회마다 20개 이상의 메달이 꾸준히 나오고 있어 이번 대회서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24 파리올림픽은 오는 26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총 17일 동안 진행된다. 이번 대회서 한국은 22개 종목에 총 262명(선수 144명·지도자 118명)을 파견한다. 단체 구기 종목의 부진으로 지난 1976년 몬트리올 대회 이래 48년 만에 최소 인원이다.


마지막 결의

대한체육회는 지난 9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서 2024 파리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결단식을 개최했다. 이날 한국 선수단은 선전을 다짐하고 결의를 모았다. 결단식에는 선수단과 한덕수 국무총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등이 참석해 국가대표 선수들을 격려했다. 결단식을 마친 한국 선수단은 종목 일정에 따라 다음 주부터 파리로 출발한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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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이 자랑이라고···노소영 카드에 국민들 화났다

비자금이 자랑이라고···노소영 카드에 국민들 화났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전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소송이 노태우정권의 비자금 논란으로 번졌다. 김영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을 조사해 과세해달라’고 강민수 국세청장에게 요구하기도 했다. 수십년간 숨겨온 노씨 일가의 ‘안방 비자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노소영 전 나비 관장은 ‘노태우 비자금이 SK그룹을 성장시켰고, 늘어난 자산의 상당 부분을 나눠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해 왔다. 두 사람의 이혼소송 항소심을 맡은 재판부도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가운데 300억원이 SK에 유입된 것으로 인정했다. 문제는 300억원의 출처와 성격이다. 자기 돈도 아니면서··· 노 전 관장 측은 항소심서 아버지인 노 전 대통령의 아내 김옥숙 여사가 1998~1999년 사이 작성한 비자금 메모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해당 메모에는 ‘선경(SK 전신) 300억원’이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노 전 관장 측은 최태원 회장의 아버지인 최종현 전 선경 회장에게 비자금 300억원을 주고받은 것이라며, 지난 1991년 선경건설 명의의 50억원짜리 약속어음 6장에 대한 사진 등도 제출했다. 일각에선 노 전 대통령의 ‘폭력적 불법 비자금’이 노 전 관장에 의해 소환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 재계 인사는 “불법 비자금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조차 없이 자랑스럽게 노태우 비자금을 언급하는 노 전 관장은 ‘그 아버지에 그 딸’이라고 인식되기에 충분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퇴임할 때도 ‘재산이 5억’이라며 ‘그 정도면 족하다’고 먼저 얘기했던 사람이다. 실제론 임기 동안 선경에게 불법 비자금을 거둬들이는 이중적인 행태를 보였으니 비판받아야 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SK 2인자’ 손길승 명예회장도 같은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먼저 노태우정부 시절 경제수석 등을 지낸 김 전 비대위원장은 “노태우 전 대통령 측에서 퇴임 이후에도 이게 과연 제대로 줄 것이냐 이런 부분에 대한 의문이 있어 이를 확약하는 증표로서 일단 뭘 좀 주라고 해서 어음 자체를 준 것”이라고 부연했다. 실제 어음 발행일은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틀 전인 지난 1992년 12월로 알려졌다. 선경건설이 당시 발행한 50억짜리 약속어음 실물 4장은 1995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비자금 수사와 재판에선 드러나지 않았다가 이번 이혼소송 과정서 처음으로 등장한 것이다. 일각선 “죽은 아버지 부관참시 꼴” 지적 국민들은 “그 아버지에 그 딸” 비웃음도 이현종 <문화일보> 논설위원과 정혁진 변호사도 지난달 9일 방송된 <어벤저스 전략회의>서 김 여사가 보관해 온 선경건설 명의의 약속어음은 노 전 대통령의 노후 자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후광’이나 ‘비자금’이 SK의 성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고 판결했다. 노 전 관장 측 역시 같은 맥락의 주장이었다. 재판부는 노 전 관장 측의 기여도가 크다고 보고, 최 회장이 1조3808억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항소심 판결에 즉각 반발했고, 최근 상고심 시작에 앞서 500여쪽에 달하는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상고이유서에 따르면 다양한 쟁점 가운데 핵심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및 후광 등은 SK그룹의 성장 과정에 오히려 손해가 됐다는 주장이다. 즉, SK가 국내 재계 2위까지 발돋움할 수 있던 배경에 노 전 관장 측의 큰 도움이 없어 재산분할 금액이 축소돼야 한다는 얘기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자금이 당시 태평양증권(현 SK증권) 인수 등에 쓰였다고 판단했으나, ‘SK 2인자’ 손길승 명예회장은 반박했다. 되로 주고 말로 받다 손 명예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심부름을 하던 이원조 경제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지낼 거처와 생활비 등을 요구해 생활비 명목으로 매달 전달했다”며 “정권 말이 되니 퇴임 후에도 지속 제공하겠다는 증표를 달라고 요구해 어음으로 준 것”이라고 밝혔다. 노 전 관장 측의 “300억원이 태평양증권 인수 자금 등으로 쓰여 SK 성장에 기여했다”는 주장에 전면 반박한 것이다. 그러면서 재판 과정서 SK 측은 300억원을 노 전 대통령 측으로부터 받은 적이 없고, 퇴임 후 그에 상당하는 돈을 노 전 대통령에게 주기로 약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노 전 관장 측이 제기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의혹은 은닉재산마저 들춰냈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조성했다가 추징된 2628억원과 별도로 부인 김 여사가 관리해 온 드러나지 않은 돈이 있다는 ‘안방 비자금’ 의혹이다. 이혼소송서 제출한 904억원의 내역이 적힌 ‘김옥숙 메모’ 외에 노 전 대통령 일가서 또 다른 자금흐름이 포착된 것이다. 먼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원장(이사장)을 맡고 있는 동아시아문화센터에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김 여사 명의로 출연금 147억원이 입금됐다. 김 여사는 지난 2016년과 2017년 각각 현금 10억원, 2018년 예적금 12억원, 2020년 예적금 95억원, 2021년 예적금 20억원을 출연했다. 특히 아들 재헌씨가 원장으로 취임한 지난 2020년 출연금 규모(95억원)가 두드러진다. 재헌씨는 2019년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부친을 대신해 사죄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병세로 재헌씨가 대외 활동에 나선 시점과 자금 출연 시점이 맞물린다. 동아시아문화센터는 지난 2012년 설립된 한중문화센터서 시작된 재단으로 동아시아국가 상호 간 전략문화 협력과 청년 교류를 주요 사업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실제론 북방정책 평가사업 등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 정책 기념사업이 대부분인 사실상의 노씨 일가 재단에 불과하다. 또 다른 ‘안방 비자금’ 포착 김옥숙 여사 ‘돈세탁’ 의혹 법인결산 공시서 지난 2021년 기준 총 사업비용 3억5000만원 중 공익목적 사업비로 분류한 2억6000여만원의 쓰임새도 눈길을 끈다. 이는 노 전 대통령 치적으로 평가받는 한중수교 30주년 기념사업과 정치적 기반이었던 대구지역 학생 장학금 등 ‘노태우 기념’ 용도로 쓰였다. 센터 자산도 대부분 김 여사의 출연금으로 이뤄졌다. 지난 2021년 기준 총 자산가액 153억원 가운데 그의 출연금(147억원)이 96%에 달한다. 재단이 지출하는 연간 사업비용은 김 여사 기부금의 이자 수준인 1~2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결론이다. 지난해 기준 연간 총사업비용은 1억9000만원이고 이 중 공익목적 사업은 5000여만원이다. 2022년도에는 총 2억4700만원 중의 사업수행 비용 중 공익목적은 1억3000만원이다. 사무실 주소는 노 전 대통령이 살았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건물이다. 이 건물은 노 전 대통령 별세 이후 부인인 김 여사가 상속받았다. 법조계에서는 김 여사가 5차례에 걸쳐 출연한 거액의 자금 출처를 두고 의혹이 나온다. 김 여사가 출처 불문의 거액과 노 전 대통령의 집권 시절 조성한 비자금을 아들이 운영하는 재단에 출연하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김 여사는 280여억원을 미납 중이던 2010년, 모교인 경북여고에 5000만원을 기부해 사회적 지탄을 받은 바 있다. 김 여사가 만약 비자금으로 아들이 운영하는 재단에 기부했다면 정당성과 절차 모두 문제될 여지가 있다. 특히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에 따른 출연자 명세서에 이사장인 노재헌 원장과 기부자인 김 여사의 관계에는 모자지간임에도 ‘해당없음’으로 기재됐다. 뻔뻔히 꺼내다 이는 과세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여사가 영부인이던 시절 청와대서 대기업 총수 부인이나 여성 기업인들과 수시로 면담하면서 현금을 받았다는 의혹은 전두환·노태우정부 비자금 수사가 한창이던 1995년에도 제기됐다. 당시 민주당 비자금 진상조사위원장이었던 고 강창성 의원은 국회서 “김옥숙 여사 친·인척이 관리하는 것은 전혀 노출되지 않는데 이 문제까지 이번에 조사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씨 일가는 46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로 지난 1997년 4월 대법원서 징역 17년에 추징금 2628억9600만원을 선고받았다. 지난 2013년 이를 완납했으며, 이 과정서 추징금 낼 돈이 없다며 노 전 대통령의 동생인 노재우씨와 아들 재헌씨의 처가인 신동방 측과도 소송전을 벌였다. 법조계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 일가가 2013년 추징금을 완납하는 과정서 돈이 없다면서 노 전 대통령의 동생 재우씨와 아들 재헌씨의 장인이었던 신명수 전 신동방그룹 회장과 재산 환수 소송까지 벌였던 것을 되짚어보면 재단 출연금의 출처가 더 석연치 않다”며 “연간 사업비가 2억~3억원 수준인 재단에 100억원이 넘는 돈을 출연한 것 자체가 출처가 불명확한 자금을 편법 증여해 세탁하는 용도로 활용한 게 아닌가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드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 여사가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규칙에 따른 출연자 명세서에 ‘이사장(원장)과의 관계’에 대해 ‘해당없음’이라고 적시한 것을 두고도 과세당국의 눈을 피하기 위한 것이 아닌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차남 노재헌에 흘러간 수백억원? 정치권 “철저히 조사해 환수해야” 노씨 일가의 은닉재산 논란에 대한 국세청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국회서도 잇따른다. 국세청은 상속세 등을 부과할 수 있는지 등을 두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영환 의원은 지난달 27일 기재위 전체회의서 노 전 대통령의 불법 정치자금에 대해 과세해달라는 내용의 탈세 제보서를 강민수 국세청장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과정서 김 여사가 작성한 비자금 메모가 증거로 인용됐다는 점을 토대로 비자금에 대해 과세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김 의원은 “김 여사의 메모에 기록된 904억원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은 노 전 대통령이 오랜 기간 은닉하다가 가족들에게 사전 증여했거나, 사망 후 상속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이혼소송서 쟁점이 된 300억원은 그 일부로, 상속세 부과 제척 기간이 남아 있어 과세에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이혼소송서 드러난 300억원뿐 아니라 메모 속 기록된 채권, 금고 등에 숨겨둔 904억원의 은닉재산을 철저히 조사해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서의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한 법조계 인사는 “김 여사가 만약 부정 축적한 ‘안방 비자금’을 숨겨왔다가 아들이 운영하는 재단에 출연한 것이라면 과세 여부 문제를 넘어 법적 정당성과 안정성 측면서 모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법조계에선 재판부가 재산분할과 위자료 등을 포함해 ‘1조3803억원과 20억원을 노 전 관장에게 주라’고 판결한 것을 두고 법무법인 평안 이상원 변호사의 역할이 컸다고 봤다. 이 변호사는 노태우정권서 황태자로 불렸고 노태우 대통령 부인인 김 여사의 이종사촌 동생인 박철언 전 장관의 사위다. 히든카드가 국회 이슈로 박 전 장관은 노태우정권 당시 정무 장관, 체육청소년부 장관을 지냈다. 이상원 변호사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이완구 전 국무총리를 변호해 무죄 판결을 받아냈다. 이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연루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사법 행정권 남용 사태로 재판을 받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1심 변호인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노 전 관장이 불법 비자금임을 알면서도 당당히 300억 카드를 꺼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믿는 구석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