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범죄도시 4’ 뉴 빌런 김무열

이번엔 이성적인 나쁜 놈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영화, 드라마, 뮤지컬 등에서 이름을 알린 김무열이 <범죄도시 4>로 돌아왔다. 여러 방송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지만 ‘1000만 배우’를 달성한 적은 없다. 배우 마동석과는 영화 <악인전>으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여러 액션 영화서 좋은 연기를 보여주던 김무열이 <범죄도시 4>로 1000만 배우가 될 수 있을까? 

김무열은 2002년 <짱따>를 발판으로 <지하철 1호선> <쓰릴미> <김종욱 찾기> 등을 거치며 ‘뮤지컬계 아이돌’로 떠올랐다. 본인은 이 표현을 상당히 쑥스러워한다. 그러나 2019년 칸에 오르며 그의 진가가 확인되기 시작했다. 

야누스 얼굴
실력파 배우

김무열은 지난 1999년 영화 <사이간>으로 데뷔, 스크린과 뮤지컬 무대, 안방극장까지 모두 섭렵한 실력파 배우다. 특히 그는 연예계 대표적인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연기자로, 다수의 작품서 선과 악을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자신만의 입지를 굳혀왔다.

최근엔 넷플릭스 <스위트홈 2> 영화 <정직한 후보> 시리즈서 투철한 직업 정신의 캐릭터로 이목을 끈 반면, 악역도 어마무시하게 소화해내며 흥미로운 필모그래피를 써내려가고 있다.

악역도 마냥 악랄한 게 아닌, 작품마다 변주를 주며 지켜보는 재미를 안겼다. 대표적으론 드라마 <일지매>의 얄미운 악역을 시작으로 영화 <은교>의 비열한 빌런을 거쳐 영화 <보이스>의 보이스피싱 범죄자 등이 있다. <보이스>는 스스로도 “나도 때려죽이고 싶은 악역”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극악무도한 변신을 보여주며 관객들을 놀라게 했던 바 있다.


김무열은 <은교>서 잠재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스승이 질투할 정도의 재능을 가진 젊은 작가 지우역을 맡았던 그는 기자와 한 인터뷰서 “일상 자체를 시적으로 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작품 준비를 위해 일상서도 캐릭터에 푹 빠지는 그의 패턴은 이후에도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영화 <연평해전> <기억의 밤> <머니백> <인랑>을 비롯해 TV 단막극 등 크고 작은 작품을 두루 경험하며 그는 본인이 출연했던 영화서 최선을 다했다. 

김무열은 “<은교>를 통해 배운 건, 배우로서 내 한계점이 있다는 걸 인식하면서 그 안에서 발버둥을 치기도 했지만 결국 그 순간을 사는 게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연기에 만족하는지 못하는지는 다음 문제 같다. 결국은 정공법밖에 답이 없더라”며 “대본을 여러 번 읽고, 다른 배우와 호흡하며 감독님과 그때그때 얘기하며 잡아갔다. 대사가 입에서 잘 안 나올 때마다 물어봤다. 그렇게 하나씩 하나씩 짚었다”고 말했다. 

다른 배우들이 칸영화제 초청 소감에 대해 재치 있게 말할 때도 그는 “영화를 존중하는 관객을 보며 나 역시 그 이상으로 제 작품을 존중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아내이자 동료 ‘윤승아와 함께 칸에 왔느냐’는 다른 취재진의 질문에도 “아무래도 영화로 여기에 왔고, 저 혼자가 아닌 팀으로 다 함께 왔으며, 이곳에 오지 못한 <악인전> 스태프 분들도 계시다”며 “함께 이곳에 있지 못한 분들께 죄송한 마음인 만큼 영화가 더 조명받길 원한다. 와이프에 대해 길게 말씀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정중하게 답했다. 

1999년 데뷔 뮤지컬·안방극장 활약
<악인전> 호흡 맞춘 마동석과 재회

김무열은 <악인전>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실제 형사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운동으로 예쁘게 가꾸는 몸이 아닌 치열한 삶이 빚어내는 ‘생활형 근육’을 만드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노력으로 정태석을 한결 더 매력적인 캐릭터로 구축해냈으며 마동석과 함께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김무열은 영화, TV, 뮤지컬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넓은 활동 영역을 토대로 캐릭터 표현의 진폭이 큰 배우로서 그 입지를 굳혔다. 특히 한 가지 이미지에 국한되지 않고, 스스로를 자유롭게 변주하며 작품 속 다양한 인물을 소화해내 업계와 대중에게 신뢰를 쌓아왔다.

<악인전>의 첫 공식 상영이 있던 날은 그의 생일이기도 했다. 연출을 맡은 이원태 감독의 큰 그림이었다고 재치 있게 심경을 전하기도 했지만, 그에 앞서 그는 어머니를 언급했다. 

김무열은 “어찌하다 보니 생일날 상영하게 됐는데 누가 마이크를 들이대면 뭐라 말할까 고민도 했는데 제 생애 최고 생일이라는 말밖에 할 게 없더라. 생일은 제가 축하받기보다는 어머니께 더 감사드려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뇌출혈로 쓰러진 아버지를 대신해 성인이 되자마자 실질적 가장 역할을 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직후 그는 너무 힘들었던 심경을 기자에게 고백하며 “돈이 전부라고 생각했을 때 의지했던 유일한 존재가 어머니였다. 대학로서 연극할 때 어머니가 옆집서 차비를 꿔서 주시곤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지금까지 당연하게 연기할 수 있던 건 어머니 덕이다. 날 그나마 아름다운 사람으로 만든 게 어머니”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무열의 모친은 소설가 박민형씨. <은교> 당시 김무열은 어머니와 시를 문자로 주고받으며 문학의 힘에 대해 새삼 체감했다고 회상했다. 

<악인전>도 그렇다. 설정만 놓고 보면 그간 한국영화서 무수히 재생산된 누아르 및 범죄물이지만 깡패 같아 보이는 형사 태석역을 그가 맡으며 질감이 달라졌다. 체중도 15kg 늘렸다. 김무열이 체중을 늘렸다면 김성규는 10kg 감량했다. <악인전>서 그가 맡은 연쇄살인범 K는 극 초반부터 등장해 관객의 눈을 사로잡았다.

더 매력적인 
캐릭터 구축

오는 24일 개봉하는 영화 <범죄도시 4>서 김무열은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을 움직이는 특수부대 용병 출신 빌런 백창기역을 맡았다. 김무열과 마동석은 영화 <악인전>에 이어 다시 한번 호흡을 맞추게 됐다. 이번 <범죄도시4> 출연도 마동석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김무열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서 “<범죄도시>가 시리즈화될 거라고 생각 못했다. 영화를 재미있게 봐서 나도 어떤 역할이든 재미있게 했을 거라고 생각하며 아쉬웠는데, 마동석 형의 선구안과 추진력이 대단한 것 같다”며 “4편 제안이 왔을 때 무슨 역할을 주든 잘해낼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바로 답은 안 했지만, 내심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백창기는 오히려 대본을 보니까 어렵더라. 어떻게 그려내야 할지 막막했다. 행동은 분명한데 속을 알 수 없는 인물이라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 같았다. 그렇지만 형에 대한 믿음으로 출연했다”고 설명했다.

배우이자 제작자로 함께한 마동석에 대해선 “훌륭한 연기자라는 걸 알게 됐고 상대 배우로 연기할 때 느껴지는 것도 훌륭하다. 배우 외에도 작품을 제작하고 기획하는 아이디어도 많고 끊임없이 탐구한다”며 “작가들을 만나서 늘 소재거리를 찾아 이야기를 나누고 만들어본다”고 언급했다.

이어 “촬영할 때도 한두 시간 자고 나온다. 다음날 찍은 장면을 고민해서 나온다. <범죄도시> 시리즈 장점 중 하나가 애드리브인지 아닌지 선이 모호한 대사들인데, 늘 아이디어를 짜고 기획해서 온다. 새벽 3시 반쯤에 다음 날 찍을 장면에 대해서 문자가 온다. 그 정도로 열심히 하는 분을 많이 못봤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이전 빌런들이 악으로 깡으로 분노했다면 백창기는 최대한 감추고 억누르는 인물 같았다. 그동안 빌런 가운데 가장 이성적으로 위기를 넘길 수 있는, 생존에 최적화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영화를 본 지인들이 살쾡이 같은 형형한 눈빛이 좋았다고 하더라. 사선을 넘나들면서 살아남았고, 이 사람 입장서 기회라고 포착되는 장면들서 그런 느낌을 줘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반응을 보고 그건 성공했구나 싶다”고 평가했다.

<범죄도시>
세계관으로

그러면서 “20대 때 단검을 쓰는 칼리아르니스란 무술을 배운 경험이 있다.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아는 상태였다. <범죄도시 4> 촬영 전에 <스위트홈> 시리즈를 촬영했는데 거긴 특수부대 중사 역할을 해서 근접 격투 세미나도 받고 훈련도 했다. 의도치 않게 맥락이 맞아떨어져서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김무열은 “이전 빌런들과 차별점을 당연히 생각했는데, 그것에 매몰되면 안 된다. 좋은 걸 가져갈 수도 있고 단점은 배제할 수도 있고 영리하게 해보려고 했다. 그런 데이터가 있다는 건 제게 좋은 거지 않나. 그래서 장점으로 가져오려고 했다. 그런 것에 신경을 쓰고 매몰되기보다 상대 배우와 호흡을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지환, 이동휘, 김민재, 이지훈 등 같이 한다고 해서 제가 하는 작업이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건 맞는데 더 중요한 건 공동 작업이다. 재미있는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며 “캐릭터에 매몰돼 먼저 생각하기 시작하면 엇나갈 수 있다. <범죄도시> 세계관을 지키면서, 그 세계관 안에 녹아들어야 하고 기존 배우들과 호흡도 중요했다. 그런 배우들과 호흡, 상대와 어떤 식으로 만들어 갈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마동석도 김무열에 대해 언론 인터뷰서 “그만큼 액션을 난이도 있게 동작을 할 수 있는 배우들이 많이 없다. 배워서 하는 것과 몸을 잘 쓰는 사람과 하는 게 다르다”며 “김무열은 연기도 훌륭하고 그런 액션도 할 수 있는 배우라 생각하고 있었고 너무 고맙게 해준다고 해서 굉장히 고마웠다”고 설명했다.


마동석은 신선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사실 모든 배우를 캐스팅할 때 모든 다양한 방면의 우려가 있었다. 1편 윤계상의 캐스팅도 말이 많았고 2편의 손석구는 더 많았고, 3편은 이준혁이 할 때도 많았고 그런데 우리가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이렇게 하면 이 역할이 새로운 느낌이 들 수 있겠다는 배우들을 시도하고 접촉하는 거라, 그 앞에 전에 있는 배우나 누구를 염두에 두고 하는 건 없다”고 말했다.

마동석은 앞서 윤계상을 호랑이, 손석구를 사자, 이준혁을 늑대 등에 비유한 바 있다. 그는 김무열에 대해서도 비유해달라는 말에 “굉장히 날렵하고 검은, 다크한 느낌이 난다. (김무열은)표정도 별로 없다. 그렇게 느끼니까 흑표범 같은 느낌이 있었다. 실제 액션할 때 찍은 거 보고 흑표범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답했다.

대규모 온라인 불법 도박 조직
특수부대 용병 출신 백창기역

그러면서 “굉장히 날렵하고 파워있고 그런 동작을 한 테이크로 해내고 본인이 직접 날아다니기 쉽지 않은데 제가 무열이 잘하는 거 알고 캐스팅했으니 내가 잘한 것”이라고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한편 김무열은 배우 윤승아와 결혼 8년 만인 지난해 6월 건강한 아들을 품에 안았다. 그는 “믿기지 않는다. 아들을 보고 있으면 아직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것 같다. 아들이 자는 모습만 봐도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어 아들이 누구를 더 닮았는지 묻자 “제가 아침에 잘 붓는 스타일인데, 아들도 아침에 일어나면 부어 있다(웃음). 엎드려서 자다 보니 더 붓는 것 같다. 오전에 보면 저를 닮았고, 오후에는 아내와 더 닮은 것 같다”고 전했다.

아빠가 된 소감을 묻자 “현장서 일할 때 아들이 보고 싶고 생각이 난다. 이전에는 내가 하는 연기가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으로 연결된다는 생각은 못했다. 최근 뉴스에 나간 적이 있는데, 어머님이랑 장모님이랑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서 봤는데 아들도 같이 봤다고 하더라”며 “생애 첫 TV 시청이었다. 아빠 목소리가 나오니까 신기해했다고 하더라. 그때 연기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잘 살아나갈지 생각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아내도 영화를 재미있게 봤고 잘될 것 같다고 해주더라. 저도 잘됐으면 좋겠다”면서도 “1000만 이야기가 나오는 건 입에 오르는 것도 그렇고 조심스럽다. 요즘 날씨도 좋고 힘든 분들도 많은데, <범죄도시>를 보는 동안이라도 마석도 등에 엎혀서 그런 걸 잠깐이나마 잊었으면 좋겠다. 마동석 형님이 <범죄도시>는 ‘엔터테이닝’이라고 말한 것처럼 많이 즐겼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김무열과 윤승아의 연애 스토리는 유명하다. 시작은 윤승아였다. 김무열이 2009년에 출연한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을 보고 첫눈에 반한 것. 윤승아는 “엄청 신선하고 충격적이었다”며 지인인 배다해에게 김무열에 대한 호감을 표하며 “혹시 그가 싱글이면 소개시켜달라”고 적극적으로 다가갔다. 

윤승아가 자신에게 관심있다는 얘기를 들은 김무열도 인터넷에 그녀를 직접 검색했다가 한눈에 반했고, 윤승아에게 만나자고 연락했다. 우여곡절 끝에 해외 일정을 앞두고 출국 직전에 만난 두 사람. 김무열은 실제로 윤승아를 만난 뒤 미모에 반했고, 두 사람의 연애가 시작됐다.

지금은 
육아 중

비밀스럽게 연애를 이어갔던 두 사람이었지만, 김무열의 트위터 글이 세간에 공개되면서 사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김무열이 새벽에 술에 취해 윤승아에게만 보내려던 메시지를 모두가 볼 수 있게 보내고 만 것이다. 김무열의 감성 가득한 고백은 큰 화제를 모았고, 촬영 중이던 윤승아는 뒤늦게 소식을 접했다. 실수로 사귄다는 게 알려졌지만, 윤승아는 쿨하게 받아들였고 두 사람은 연인임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결혼한 후 알콩달콩 잘살고 있는 이들은 많은 이의 워너비 부부로 손꼽히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 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 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전 주도 윤 지지자 극우 집회 직접 참석 김과 텔레그램으로 부정선거 자료 공유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까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초,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조치’ ‘2시간짜리 계엄’ 겹치는 윤·노 발언 "서버 확보하려 했다면 선관위가 폭파했을 것” 주장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가 헌법기관인데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