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3호 세미나?’ 검찰청 쌍방울 술판 파문

공범들 모여 연어 놓고 건배?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검찰청 술판 회유’ 발언 논란이 점차 불어나고 있다. 검찰과 이 전 부지사 측이 반박에 재반박하며 진실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도 검찰을 강하게 압박하며 논란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이재명 구하기에 다시 나섰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법정 진술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 전 부지사가 검찰청서 술 먹으며 진술 회유를 당했다고 주장하자, 민주당이 검찰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검찰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 전 부지사는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신진우) 심리로 지난 4일 열린 특정범죄 가중처벌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재판 과정서 “내 진술이 결정적 고리가 돼 이재명 지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구속시키려는 상황이 만들어진 게 도저히 아니라는 생각에 진술을 번복했다”며 검찰청사 내에서 ‘세미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술 마셨다”
법정 진술

그는 ‘세미나’가 무엇인지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수원지검)1313호 검사실 바로 앞에 ‘창고’라고 붙은 세미나실이 있었다”며 “회의용 테이블에 나, 김성태, 방용철을 다 모아놨고, 외부서 두 사람을 뒷바라지하는 쌍방울 직원들도 와서 음식도 갖다주고 심지어 술도 먹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 

이어 “계속 토론도 하고 설득도 당하고 그런 과정이 있었는데, 김성태가 나와 단둘이 있을 때 ‘이재명이 제3자 뇌물로 기소되지 않으면 형님이 큰일난다. 이재명이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또 “술을 마신 게 맞다”며 “김성태가 연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연어를 깔아놨더라. 성찬이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검찰은 곧장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이 허위라고 반박했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당시 구속 수감돼 교도관의 엄격한 계호 하에 있었던 이 전 부지사가 검찰청서 김 전 회장 등과 술을 마시며 진술을 조작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이 전 부지사는 법정서 자신의 진술을 번복한 이후에도 이 같은 주장을 전혀 하지 않다가 재판 종결을 앞둔 피고인 신문 과정서 명백히 사실과 다른 일방적 허위 주장을 했다”고 말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되자 대검찰청은 이 전 부지사의 사건을 수사한 수원지검에 재소자 출정기록, 음식 주문·결제 내역, 폐쇄회로(CC)TV 유무 등을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 전 부지사와 검찰은 서로 반박에 재반박을 하며 진실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이 자료 확보에 나서자 이 전 부지사 측은 검찰청사 도면까지 그리며 지난해 6월 말 검찰 청사 안에서 술자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 변호인은 “술자리가 벌어진 시기는 지난해 6월 말에서 7월 초순경”이라며 “6월30일 19회차 조서를 쓴 직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이화영 법정 진술
반박에 재반박하며 진실게임

이어 “술자리에는 이 전 부지사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 수사 검사와 수사관 1~2명, 쌍방울 관계자 1명에 추가로 1명이 더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술자리 장소는 당초 이 전 부지사가 재판서 말한 1315호 창고가 아니라 맞은편 1313호 검사실 오른편 진술녹화실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진술녹화실 대기공간에 교도관을 위치시키고 칸막이 안에서 중요한 얘기를 나눴다고 한다”며 “녹화는 안된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쌍방울 관계자가 연어를 가져온 게 오후 5~6시”라며 “김 전 회장이 얼굴이 시뻘게질 때까지 술을 마셔서 (검찰이)시간을 끌어서 술을 깨게 만들어서 보냈다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 전 부지사의 반박에 진상조사를 마친 수원지검은 지난 17일 장문의 입장문을 내놨다.

수원지검은 “검찰 조사에 입회한 변호사, 계호 교도관 38명 전원, 대질조사를 받은 김성태, 방용철 등 쌍방울 관계자, 음식 주문 및 출정기록을 확인한 결과 검찰청사에 술이 반입된 바가 없어 음주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하고, 쌍방울 관계자가 음식조차도 반입한 사실이 일체 없으며, 음주 장소로 언급된 사무실(1315호)은 식사 장소로 사용된 사실 자체가 없고, 오늘 음주 일시로 새롭게 주장된 2023년 6월30일에는 검사실이 아닌 별도 건물인 구치감서 식사를 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 전 부지사가 주장하는 시기에(2023 5~7월) 계호 교도관 전원(38명)에 대해 전수조사 결과, 밀착 계호하는 상황서 음주는 불가능하며 이를 목격한 적도 없고, 외부인이 가져온 식사를 제공한 사실은 전혀 없다고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또 청사 CCTV를 확인하라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주장에 대해 “청사 CCTV는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청사 방호 용도로 복도에만 설치돼 복도 이동 상황만 녹화되며(보존기간 30일), 사무실에는 설치돼있지 않다”며 “검사실 음식 주문 내역과 식당 관계자를 상대로 확인한 결과, 검사실서 주문된 식사에 주류는 포함되지 않은 사실이 명백히 확인됐다”고 반박했다.

“김성태·방용철
검사·수사관과…”

그러면서 수원지검은 “이 전 부지사는 2023년 7월 민주당 관계자 등과 접촉한 이후부터 조작·회유를 주장하기 시작한 후 재판서 수많은 객관적 증언과 물증에도 불구하고 그 증거들이 조작됐다는 등 상식 밖의 허위 변명으로 일관했다”며 “이 전 부지사의 근거 없는 일방적인 허위 주장을 마치 진실인 양 계속해 주장하는 것은, 검찰에 대한 부당한 외압을 넘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법원의 재판에도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므로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하며, 이 같은 일이 계속될 경우 법적 대응 조치를 적극 검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법적 대응 예고에도 이 전 부지사 측은 지난 18일, 10쪽 분량의 입장문을 내놓으며 다시 재반박에 나섰다. 

이 전 부지사 측은 입장문을 통해 “김성태 등을 통한 회유·압박은 주로 3곳에서 이뤄졌다”며 “1313호실(검사실) 앞 창고, 1313호실과 연결되는 진술녹화실(이하 진술녹화실), 1313호실과 연결되는 검사 개인 휴게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창고에는 교도관이 들어와 감독했지만 진술녹화실과 검사 휴게실에는 교도관이 들어오지 못했다”며 “검사가 휴게실에 이화영과 김성태 등만 남겨놓고 이화영을 회유·압박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고 주장했다.

또 “진술녹화실 안의 상황에 대해 교도관들이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며 “이 같은 사정을 소상히 아는 수원지검이 교도관을 확인하고 음주 사실이 없다고 발표하는 것은 언어도단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수원지검 지하 1층 출입구를 통해 사전에 허가된 일반인의 출입이 가능하다며 음주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힌 수원지검의 주장엔 지하 1층으로 술 반입이 가능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회유 주장
지검 입장은?

이 전 부지사 측은 “검찰이 교도관 출정 일지 등을 통해 확인했다지만, 일지를 구체적으로 작성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지를 통해 김성태 등이 함께 식사했는지 확인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검찰은 변죽만 울리지 말고 전 기간 김성태, 방용철, 안부수, 이화영의 출정 기록과 쌍방울 직원들의 검찰 출입 기록, 교도관의 출정일지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 측의 술판 주장이 연일 이어지자 출정일지 사본과 호송계획서 사본을 공개했다. 해당 자료에는 이 전 부지사 측이 주장한 시간에 검찰청서 이 전 부지사가 나온 것으로 적혀 있다.

민주당은 총선 이후 해당 발언을 두고 검찰에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5일 “구속 수감자들이 검찰청에 불려가서 다 한 방에 모여서 술 파티를 하고 연어 파티하고 무슨 모여서 작전회의를 했다는 게 검사 승인 없이 가능하냐”며 “교도관들이 술 먹는 술 파티하는 걸 방치했다는 건 검사 명령, 지시 없이는 불가능하다. 나라가 정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엄정하게 진상규명해야 되지 않겠느냐”며 “어떻게 누군가를 잡아넣기 위해서 구속 수감자들을 불러 모아서 술 파티하고 진술조작 작전회의를 하고, 검찰이 사실상 승인하고 이게 나라냐”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배임·뇌물 등 혐의 재판에 참석하면서 “검찰의 태도로 봐서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은 100% 사실로 보인다”며 “검찰이 CCTV, 출정 기록, 담당 교도관 진술을 확인하면 간단하다”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기도 했다.

총선 끝나자 민주 총공세
본격적인 이재명 구하기?

지난 17일에는 당 최고위원회의 후 진상조사단을 꾸리기로 했다. 그러면서 수원지검과 대검찰청, 수원구치소에 항의 방문을 계획했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와 민주당 현직 의원, 민주당 당선인 등 30여명은 지난 18일, 수원지검과 대검찰청을 항의 방문해 “수사 농단, 국기문란”이라며 대검의 감찰을 촉구했다.

박찬대 의원은 “정치 검찰이 야당 대표를 탄압하고 죽이기 위해 없는 죄를 만들기 위한 수사 농단”이라면서 “대검이 공식적으로 감찰해야 한다”고 소리쳤다.

김승원 의원도 “수원지검은 수사 주체가 아닌 수사 대상”이라면서 “검찰이 명백한 허위라고 주장하면 명백한 허위가 되느냐”고 반문했다.

대책위는 “사실이라면 검찰을 해체해야 할 국기문란 사건”이라며 “대통령이 직접 답해라. 이 전 부지사가 이 일을 거짓으로 이야기해서 얻을 이익이 단 한 개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술 파티 의혹에 대해 수원지검이 진실을 밝히지 않으면 국정조사와 특검까지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민주당이 이 전 부지사의 법정 발언에 총공세를 펼치는 이유는 이 대표가 피의자로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돼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이 전 부지사의 주장이 1심 선고만 남겨놓은 상황서 수사의 절차적 정당성을 흔들어 재판 결과를 뒤집으려는 의도라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이 이 전 부지사의 재판 결과가 나온 이후 이 대표를 기소할 방침이니 재판 결과를 뒤집어 이 대표 기소 시기를 늦추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의 회유·협박 등 의혹이 제기돼야 이 전 부지사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야권서도 ‘정당하지 않은 판결’이라는 주장을 펼칠 수 있지 않겠느냐”며 “결국은 이 대표의 기소를 막기 위한 주장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진실게임 
양상으로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이 전 부지사가 1심서 유죄를 선고받으면 이 대표도 공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질 가능성이 있다”며 “위법 수사로 몰아가기 위한 포석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정치권 인사는 “과거 한명숙 국무총리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수사 당시에도 검찰이 재소자들을 회유했다는 의혹을 두고 민주당서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며 “한명숙 구하기서 이재명 구하기로 구하는 사람만 바뀐 민주당의 행보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전 부지사는 결심공판서 뇌물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2년과 벌금 10억, 추징금 3억 3427만5000원을, 외국환 거래법 위반 및 증거인멸교사는 징역 3년을 구형받았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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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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