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이후···4인 파워게임> 고비 넘긴 이재명

‘공룡 야당’ 목줄을 쥐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22대 총선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민주당 공천이 ‘비명 학살’서 ‘과반 압승’으로 바뀐 순간이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정치 행보에 마침내 파란불이 켜졌다. 대권주자로서의 행보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지난 10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한자리에 모였다. 오후 6시 정각을 알리는 카운트다운과 동시에 화면에는 지상파 3사(KBS·MBC·SBS)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그동안 민주당이 바라던 151석을 훌쩍 넘은 숫자였다.

당과 지역구
모두 승리로

화면을 바라보던 이 대표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피었다. 개표 방송을 참관하던 지지자들은 박수와 함께 환호했다. 곧이어 인천 계양을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 대표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를 꺾으며 당선이 확실시됐다. 연이은 호재에 회의실은 또 한 번 지지자들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 이튿날인 11일, 22대 국회의원 선거 최종 개표 결과 민주당은 175석(지역구 161+비례 14), 국민의힘은 108석(지역구 90+비례 18)으로 집계됐다. 국민이 정권 심판론과 야당 심판론 사이서 전자를 택한 것이다. 이로써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다시 한번 여소야대 정국이 펼쳐지게 됐다.

이 대표의 득표율은 54.12%로 45.45%를 얻은 국민의힘 원희룡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원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계양 주민들의 뜻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그동안 저와 함께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패배를 인정했다.


이 대표는 지역구 승리에 대해 “유권자 여러분의 요구대로 이 나라 국정의 퇴행을 멈추고 다시 미래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겠다”며 “저에 대한 여러분의 선택은 윤석열정권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지만, 민생을 책임지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라는 책임을 부과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번 선거서 당과 지역구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정치권은 민주당의 심판론이 제대로 먹혔다고 봤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민주당이 180석이라는 거대 의석수를 가지고 그동안 대체 뭘 했냐”는 여론이 들끓었는데, 이를 뒤집을 만큼 민심이 크게 일렁였다는 분석이다.

이로써 제1당을 지켜낸 민주당은 막강한 입법 권력을 계속 행사할 수 있게 된다. 범야권을 합하면 192석까지 가능한 만큼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으로 법안을 강행할 수 있고 반대 측의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하는 권한도 생긴다. 국무총리나 대법관 등 임명동의안은 물론 국회의장도 당에서 배출할 수 있다.

계양·민주당 둘 다 지켰다
리더십 회복에 대권도 탄력

정치권에서는 민주당이 22대 국회에 들어섬과 동시에 범야권과 힘을 합쳐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사수할 것으로 예측했다. 법사위원장은 법안 처리를 비롯한 체계자구 심사권을 가지고 있다. 지난 21대 국회의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었는데 당시 쟁점 법안을 두고 여야가 강하게 부딪히면서 갈등이 빚어졌다.

초반부터 법안·예산 처리의 주도권을 잡아 22대 국회에서 우위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선거 이튿날 이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서 “이제 선거는 끝났다. 여야 정치권 모두가 민생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서 온 힘을 함께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당면한 민생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며 “대한민국을 살리는 민생 정치로 국민의 기대와 성원에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해찬 상임공동선대위원장은 “이번에는 처음부터 당이 단결해서 꼭 필요한 개혁 과제를 단호하게 추진해나가는 의지와 기개를 잘 보여야 한다”며 당선인에게 사명감을 갖고 활동할 것을 당부했다.

김부겸 상임공동선대위원장도 “무능과 불통의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견제함과 동시에 민생을 최우선시해 내일을 탄탄히 준비해 나가는 정당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은 조속한 시일 내에 제1야당의 이재명 대표를 만나서 향후 국정운영의 방향에 대해서 논의하고 국가적 과제 해결 방안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주당은 지난 국회서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시행한 각종 법안을 다시 띄우면서 용산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미 ‘이종섭 특검법’을 발의하겠다며 22대 국회 들어서기 전부터 정부여당을 몰아세우는 이들도 있었다.

숨 가쁜
법안 릴레이

윤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양곡관리법을 시작으로 총 9번의 거부권을 행사했다. 그중에는 노란봉투법, 방송3법, 간호법, 이태원참사특별법 등이 포함됐다.

특히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과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별검사법을 다루는 일명 ‘쌍특검’을 강하게 재추진하겠단 입장이다. 쌍특검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지 55일 만에 재표결에 부쳐졌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결국 최종 폐기됐다.

이를 기점으로 민주당은 ‘민심을 거부했다’는 주장을 펼치며 심판론을 띄우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선거를 하루 앞둔 지난 9일 법원에 들어서기 전까지 윤정부의 실점을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서 예정돼있던 대장동·성남FC·백현동 관련 재판 참석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11분간 말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잡으라는 물가는 못 잡고 정적과 반대 세력만 때려잡는다”며 “총선을 겨냥해 사기성 정책을 남발해 분명한 불법 관권선거를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기자회견 도중 이태원 참사와 채 상병 순직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오직 은폐에만 혈안이 된, 비정하기 이를 데 없는 정권”이라며 “‘입틀막’ ‘칼틀막’도 모자라서 ‘파틀막’까지 일삼는 바람에 독재화가 진행된 국가라고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어 “국민통합에 앞장서야 할 대통령이 최일선에서 이념전쟁을 벌이고 폭압적인 검찰통치가 이어지면서 대화·타협·공존은 사라지고 법치주의·삼권분립·헌정질서는 급격히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국민을 완전히 능멸하는 정권”이라고 쏘아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다른 때와 달리 날이 서 있다는 평을 받았다. 총선이 하루 남긴 시점이었던 만큼 자신을 향한 정치 수사의 부당함과 윤정부 심판론을 동시에 부각시킨 것이다.


계파 갈등
정면 돌파

결과적으로 이 같은 이 대표의 전략은 대성공이었다. 대선 패배의 쓰린 상처를 뒤로하고 자신의 얼굴로 치른 선거서 압승을 거두면서 대권주자로서 또 한 번 입지를 다졌다.

그동안 이 대표는 크고 작은 풍파를 겪었다. 2022년 3월 대선서 패했지만 곧바로 당권을 잡으면서 계파 갈등의 시작점을 알렸다. 이후 친명(친 이재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충돌하면서 ‘심리적 분당’이라는 말도 생겼다.

지난 1월부터 친명과 친문(친 문재인)이 크게 부딪혔다. 공천 파동이 끝나지 않을 것처럼 이어지면서 민주당이 이대로 총선에서 패배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됐다. 이 대표는 계파 갈등을 정면으로 돌파했다. 지지율을 깎으면서까지 친명 체제 구축에 힘을 쏟았다.

줄 탈당이 이어지고 당적을 옮기는 이들이 생겼지만 이 대표는 노선을 틀지 않았다.

이 과정서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기 위한 ‘방탕 정당’이라는 비판도 적잖게 나왔다. 지난해 9월 자신의 불체포특권 가결 사태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점에서다.


당시 국회서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표결에 부친 결과 재석 295명 가운데 찬성 149표, 반대 136표로 국회를 통과됐다. 국민의힘 111명과 정의당 6명 등 가결표를 던졌을 것으로 예상되는 120명을 제외하고도 최소 29명의 이탈표가 민주당서 나온 셈이다.

경선이 거듭되고 공천이 마무리될 때 즈음 더 이상 당내서 날선 목소리는 들려오지 않았다. 이 대표를 구심점으로 한 친명계가 당을 장악한 것이었다.

‘공천 학살’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이 대표는 혁신 공천을 강조했다. 결국 이번 총선서 민주당이 승기를 거머쥐면서 이 대표의 선택이 옳았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이 대표가 재선에 성공하면서 불체포특권도 지켜냈다. 민주당의 발목을 잡았던 방탄 프레임의 덫에 또다시 놓일 수 있는 상황이다.

공천 학살, 경선 후폭풍…
큰 그림 마지막 목표는?

방탄 논란은 여당은 물론 비명계 인사들이 여러 차례 지적했던 부분이다. 현재 민주당이 친명 일색으로 꾸려졌다지만 또다시 갈등이 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관건은 오는 8월에 열리는 전당대회다. 친명 지도부가 들어선다면 대선을 치르기 전 남은 3년 동안 이 대표의 정치 행보가 평탄할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발자취와도 닮았다. 문 전 대통령도 2016년 총선을 석 달 앞두고 김종인 당시 선거대책위원장에게 권한을 넘긴 뒤 사퇴했다. 자신이 영입한 인물에게 모든 걸 맡긴 상태서 안정적으로 대권을 준비한 것이다. 이처럼 이 대표가 자신의 세력을 당 곳곳에 심고 떠날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부터 정치권 안팎에서는 차기 당 대표를 추려내기도 했다. 경력이 많은 거물급 인사를 비롯해 ‘강경 친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이 하나둘 이름을 올렸다.

전남 해남·완도·진도에 당선돼 4년 만에 여의도로 돌아온 ‘정치 9단’ 박지원 당선인도 그중 하나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자신의 지역구는 물론 다른 민주당 후보를 찾아 선거유세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더 많은 지지자에게 자신을 알리는 등 차기 당 대표를 염두에 둔 ‘셀프 홍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주당 정청래·박찬대·우원식 등 굵직한 친명 의원 또한 자칭타칭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된다.

현재 이 대표는 ‘전당대회 출마설’에 대해 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 그는 지난달 기자회견서 전당대회와 관련한 질문에 “당 대표는 정말 3D 중에서도 3D”라며 “누가 억지로 시켜도 다시 하고 싶지 않다”고 손사래를 쳤다.

일각에서는 친명으로 뭉친 민주당이 오히려 이 대표의 약점이 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대권주자로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중도층 표심을 확보해야 하는데 현재 상황에서는 폭넓은 확장이 어렵다는 것이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아군?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총선서 컷오프된 임종석 전 청와대비서실장과 경선서 탈락한 비명계 박용진 의원을 차기 당 대표로 거론했다. 이른바 ‘비명횡사 친명횡재(비 이재명계는 죽고 친 이재명계는 산다)’ 공천으로 논란이 됐던 인사를 지도부로 내세우면서 중도층에게 단합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다.

지금의 민주당은 이 대표를 중심으로 똘똘 뭉쳤다. 한몸이 된 민주당은 21대 민주당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정치 호황기’를 맞은 이 대표의 두 손에 민주당의 생명이 달렸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화영 15년 구형, 이재명 재판 영향은?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8일 검찰이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징역 15년을 구형했다.

이 전 부지사는 쌍방울 그룹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대북송금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받는다.

이날 이 부지사는 최후 변론서 “검찰 조사 내내 저는 이재명 대표를 구속시키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구나 생각했다”며 “변호인도 ‘검찰이 사건을 이렇게 만들어가는구나’라고 표현할 정도로 검찰이 정치적 도구가 돼 없는 사실을 만들어내고 거짓 증언과 허위진술을 강요하는 건 이제 그만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죽이기’ 공작 수사를 해놓고 군사 독재 연상케 하는 정치검찰의 잔인한 구형”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부지사가 검찰 수사 과정서 대북송금 의혹에 이 대표가 연루돼있다는 진술을 하라는 압박을 받았다는 게 민주당 측의 주장이다.

현재 이 대표 또한 대북송금 의혹으로 재판을 받는 만큼 이 전 부지사의 형량이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된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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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모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정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이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을 점을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 현안 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 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안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별검사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