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전 의혹’ 맹탕 감사 막전막후

미루고 또 미뤘다…벌써 다섯 번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대통령실 이전 의혹’ 감사 결론 발표가 또 미뤄졌다. 벌써 다섯 번째다. 타 기관 감사 결과 발표 일정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4·10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만큼 감사원의 대통령실 눈치 보기라는 지적이 거세다.

대통령실 이전 의혹에 관한 현장 조사는 지난해 3월17일에 종료됐다. 통상 현장 조사인 실지감사 이후 발표까지는 6개월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감사원은 1년 가까이 법리 검토와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지난 2019년부터 작년 7월까지 5년 동안의 감사 가운데 이번처럼 다섯 차례나 연장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요지부동
사실상 보위

대통령실 이전 의혹 감사는 2022년 10월 참여연대의 청구로 시작됐다. 타 사건에 반해 총 다섯 번의 기간 연장으로 사건 축소 의혹까지 제기돼 왔다. 느린 대응은 의혹을 키웠다. 실제 5년간 국민제안 감사 11건 중 감사 기간 연장이 여러 번이었던 사례는 대통령실 이전 의혹 감사가 유일하다.

참여연대가 청구한 감사의 핵심은 크게 5가지다. ▲국가공무원법상 겸직 의무 위반 여부 항목 ▲의사결정 과정서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 ▲건축공사 계약체결 과정서의 국가계약법 위반 여부 ▲이전 비용 추계·책정·집행과 관련한 불법성 및 재정낭비 의혹 ▲대통령실 공무원 채용 과정의 적법성 여부 등이다.

이 중 감사원은 의사결정 과정서의 문제점과 건축공사 계약체결 과정서의 국가계약법 위반 여부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및 김건희 여사 등과 사적 친분이 있는 인물이 특혜를 받아 대통령실 공무원에 채용됐다는 의혹을 감사해 달라는 요구를 각하하면서 사실상 ‘반쪽 감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기각·각하 결정이 난 ▲대통령실·관저 이전에 따른 비용 추계와 편성 및 집행 과정의 불법성과 재정낭비 의혹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의 채용 과정의 적법성 여부 ▲국가공무원법상 겸직 의무 위반 여부 항목과 관련해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진행한 상태다.

감사원의 기간 연장은 통상 90일이다. 다섯 번이 연장되면서 결과 발표도 1년 이상 미뤄진 셈이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2월과 5월, 8월 세 차례에 걸쳐 “소명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감사 기간을 연장했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은 국민감사는 실시 결정 후 60일 이내에 감사를 마쳐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감사원이 정한 절차에 따른 처분 요구 등이 필요한 경우 관련 규칙에 따라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같은 해 4월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실무진에게 감사 중단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감사원 행정안전감사국 1과장이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 제출 배경을 둘러싸고 내부서부터 유 사무총장의 압력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례적 감사 발표 연기…총선 앞두고 눈치?
2019년 이후 최초 1년 이상 연장 사례 없어

한 감사원 관계자는 “실무 담당 간부가 감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유 사무총장이 승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며 “유 사무총장이 ‘더 이상 건들지 말라’며 ‘여기서 끝내라’는 취지로 감사 연장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규정상 감사 연장 승인 여부 결정권은 감사원 사무차장에게 있다. 연장 승인권이 사무차장에게 있음에도 유 사무총장이 ‘중단 압력’ 결정을 내렸다면 직권남용이라는 비판이 상당했다.

유 전 사무총장이 신임 감사위원으로 임명되면서 감사위원회의 독립성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감사위는 감사원 최고의결기구로 감사를 지휘하는 사무처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유 전 사무총장의 후임으로는 그의 최측근인 최달영 전 제1사무차장이 임명됐다.

감사원 안팎에서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감사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유 전 사무총장이 중용된 것을 두고 감사원이 ‘정권 보위 감사’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감사원 관계자는 “내부서도 부적절한 임명이라고 말이 많다. 사무처와 감사위가 사실상 한 식구가 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감사원법상 제척 사유에 따르면 ‘감사위원이 감사위원으로 임명되기 전에 조사 또는 검사에 관여한 사항’(15조 1항)에 대해선 심의에 참여할 수 없다. 또 형사재판 중인 경우,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사무총장서 감사위원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드문 이유다.

다른 감사원 관계자도 “감사원법에 따라 명백하게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해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 정치적 독립성·중립성을 핵심 존재 근거로 규정하고 있는데 ‘표적 감사’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 감사위원이 된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친윤석열정부 성향으로 꾸려진 감사원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올해도 문재인정부 정책에 관한 감사에 나서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일방적 연장
결과는 언제?

감사원은 먼저 선거철 공직자의 정치 중립성 훼손 행위와 정당한 사유 없는 민원 처리 지연·부당 반려·거부 등 소극행정과 관료주의 행태를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감사원은 감사위원회서 의결된 이 같은 내용의 ‘2024년도 연간 감사계획’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매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월 안으로 연간 감사계획을 확정한 뒤 그에 따라 연말까지 감사를 진행한다. 올해 감사계획에는 문정부서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5년 연속 적자가 누적된 고용보험기금과 준비금 소진이 우려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가채무 관리체계와 국세 체납관리 실태,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국가연구개발(R&D)사업 과제 선정 및 관리 실태, 대학재정지원 및 학자금 지원사업 등이다.

전임 정부 당시 코로나19 발생·확산·재확산 과정서 노출된 문제의 원인을 시계열로 진단·분석한다. 특히 품귀 현상을 보였던 백신과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의 수급·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공공병원 의료인력 등 헌신한 현장 종사자에 대한 보상체계가 적정하게 작동했는지 검토해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희생한 노고를 평가할 방침이다.


이 중 고용보험기금과 코로나 대응 감사는 당초 지난해에 실시하려다가 잼버리 파행 등 예정에 없던 굵직한 사안이 발생하면서 일정을 미룬 경우다.

지방공항과 일반국도 관련 계획·건설·운영 등의 적정성 여부도 살피기로 했다. 이는 통상적인 제정법 및 항공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전임 정부서 시작돼 현 정부서 계획·추진 중인 시설을 망라한다.

그러나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문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에 특별법을 갖다 붙여가며 밀어붙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 등은 제외한다. 감사원은 통상 지난 2~5년치 업무를 들여다보는 특성상 전임 정부와 관련한 사안으로 채워지는 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때 그때
때가 되면?

황 실장은 “1000명 안팎의 인력을 갖고 감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순기에 따라 ‘때가 되면 한다’는 접근이 바람직하며 국민의 시각서 사각이 없도록 감사의 필요성이 있을 때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감사를 왜 하고 왜 안하냐라고 하면 저희로선 당황스럽다. 오해가 많다”고 했다.

기관 정기감사로는 총 54곳을 대상으로 상·하반기로 나눠 진행한다.


상반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세청 및 부산지방국세청,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국회사무처, 국방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가스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방기술품질원, 경기교육청, 서울 노원구·송파구, 경기 고양시·화성시, 강원특별자치도, 인천 서구·계양구, 충청남도 및 천안시, 전남 담양군·곡성군, 전라북도, 경상남도 및 창원시·밀양시, 대구광역시, 경북 울진군·영덕군 등 34곳이다.

하반기에는 공수처와 함께 외교부, 경찰청 및 서울·부산지방경찰청, 문화체육관광부, 조달청, 대전·광주지방국세청,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연금공단·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한국철도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장학재단, 대구·경북교육청, 서울 동대문구, 경기 평택시 등 20곳이다.

국가안보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거나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기관에 대한 감사 계획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진공의 경우 2019년 이후 5년 만의 정기감사를 받는다. 2018년 3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이사장 임명을 대가로 항공직 경력이 없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를 타이이스타젯에 특혜 채용을 한 의혹을 검찰이 수사 중인 상황서 감사가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체부 감사에는 광화문 월대(月臺·건물 앞에 넓게 설치한 대) 복원 사업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날 한 매체는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감사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지만, 감사원 측은 감사 청구가 접수된 바 없고 유 장관으로부터 요청받은 사실도 없다고 설명했다.

유병호 감사위원 영전
최측근 사무총장 직행

강원도 감사에서는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와 플라이강원에 대한 지원 적정성 등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윤정부를 겨냥한 감사에는 소극적이다. 대통령실 이전 의혹 외에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의결하고도 공식 석상서 “구체적인 감사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정권의 눈치를 살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감사원은 결국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에 관한 예비감사에 착수했다. 윤정부에 관한 감사는 소극적으로 진행해 온 만큼 최종 결과가 나오는 건 오는 10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엔 13일 만에, 새만금 잼버리 파행이 끝난 지 나흘 만에 감사에 착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감사원 행정안전국은 같은 해 10월 초부터 실지감사를 위한 자료수집을 진행했다. 감사의 구체적인 범위와 대상을 정했지만 정식 명칭은 ‘이태원 참사 감사’가 아닌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감사로 정했다.

감사원의 대통령실 이전 의혹 감사는 마지막 단계다. 대통령실 이전에 관여한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치고 감사 보고서 작성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 보고서 작성 과정서 남은 의문점에 대해 대통령실에 서면 보충질의를 보냈고, 수백여쪽의 답변서를 받았다.

감사원은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에 관여한 공사업체를 직접 찾아가 공사 발주 내용과 실제 공사 이력을 비교하는 등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서 정부의 공사 발주 관련 감사 경험이 풍부한 특별조사국 출신 감사관도 추가로 투입했다.

감사원은 대통령실 이전이 정부 초기에 이뤄져 공사 발주처가 대통령실 비서실과 경호처, 행정안전부, 조달청 등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확인 작업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보고서 작성을 마치는 대로 주심 감사위원의 검토 작업을 거쳐 감사위원회의에 감사 결과를 부의하게 된다.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 감사원 사무처의 입장이지만, 감사위원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감사위 의결이 두 달여 안에 이뤄지는 경우가 없는 만큼 총선 이후에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독립성 상실
봐주기 여전

감사원 출신 한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한 달 전부터 보고서를 쓰기 시작했다면 감사위 의결까지 두 달 안으로 종결된다. 그러나 윤석열정부에 관한 감사가 차일피일 미뤄진 만큼 6월에야 결과가 나오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다른 감사원 관계자도 “총선 전 용산에 타격이 될 내용이 발표되면 이는 곧 총선서 야권에게 좋은 아이템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총선 이후에 발표하는 게 감사원에게도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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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