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이전 의혹’ 맹탕 감사 막전막후

미루고 또 미뤘다…벌써 다섯 번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대통령실 이전 의혹’ 감사 결론 발표가 또 미뤄졌다. 벌써 다섯 번째다. 타 기관 감사 결과 발표 일정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다. 4·10 총선이 두 달도 남지 않은 만큼 감사원의 대통령실 눈치 보기라는 지적이 거세다.

대통령실 이전 의혹에 관한 현장 조사는 지난해 3월17일에 종료됐다. 통상 현장 조사인 실지감사 이후 발표까지는 6개월 정도 소요된다. 그러나 감사원은 1년 가까이 법리 검토와 보고서를 작성 중이다. 지난 2019년부터 작년 7월까지 5년 동안의 감사 가운데 이번처럼 다섯 차례나 연장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다.

요지부동
사실상 보위

대통령실 이전 의혹 감사는 2022년 10월 참여연대의 청구로 시작됐다. 타 사건에 반해 총 다섯 번의 기간 연장으로 사건 축소 의혹까지 제기돼 왔다. 느린 대응은 의혹을 키웠다. 실제 5년간 국민제안 감사 11건 중 감사 기간 연장이 여러 번이었던 사례는 대통령실 이전 의혹 감사가 유일하다.

참여연대가 청구한 감사의 핵심은 크게 5가지다. ▲국가공무원법상 겸직 의무 위반 여부 항목 ▲의사결정 과정서의 직권남용 등 부패행위 ▲건축공사 계약체결 과정서의 국가계약법 위반 여부 ▲이전 비용 추계·책정·집행과 관련한 불법성 및 재정낭비 의혹 ▲대통령실 공무원 채용 과정의 적법성 여부 등이다.

이 중 감사원은 의사결정 과정서의 문제점과 건축공사 계약체결 과정서의 국가계약법 위반 여부만 들여다보기로 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 및 김건희 여사 등과 사적 친분이 있는 인물이 특혜를 받아 대통령실 공무원에 채용됐다는 의혹을 감사해 달라는 요구를 각하하면서 사실상 ‘반쪽 감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참여연대는 기각·각하 결정이 난 ▲대통령실·관저 이전에 따른 비용 추계와 편성 및 집행 과정의 불법성과 재정낭비 의혹 ▲대통령실 소속 공무원의 채용 과정의 적법성 여부 ▲국가공무원법상 겸직 의무 위반 여부 항목과 관련해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진행한 상태다.

감사원의 기간 연장은 통상 90일이다. 다섯 번이 연장되면서 결과 발표도 1년 이상 미뤄진 셈이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해 2월과 5월, 8월 세 차례에 걸쳐 “소명 절차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등의 이유로 감사 기간을 연장했다.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은 국민감사는 실시 결정 후 60일 이내에 감사를 마쳐야 한다고 규정한다.

다만 감사원이 정한 절차에 따른 처분 요구 등이 필요한 경우 관련 규칙에 따라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같은 해 4월 유병호 전 감사원 사무총장이 실무진에게 감사 중단을 압박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감사원 행정안전감사국 1과장이 돌연 사표를 제출했다. 사표 제출 배경을 둘러싸고 내부서부터 유 사무총장의 압력 의혹이 터져 나왔다.

이례적 감사 발표 연기…총선 앞두고 눈치?
2019년 이후 최초 1년 이상 연장 사례 없어

한 감사원 관계자는 “실무 담당 간부가 감사 기간 연장을 요청했지만 유 사무총장이 승인을 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안다”며 “유 사무총장이 ‘더 이상 건들지 말라’며 ‘여기서 끝내라’는 취지로 감사 연장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감사원 규정상 감사 연장 승인 여부 결정권은 감사원 사무차장에게 있다. 연장 승인권이 사무차장에게 있음에도 유 사무총장이 ‘중단 압력’ 결정을 내렸다면 직권남용이라는 비판이 상당했다.

유 전 사무총장이 신임 감사위원으로 임명되면서 감사위원회의 독립성마저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감사위는 감사원 최고의결기구로 감사를 지휘하는 사무처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왔다. 유 전 사무총장의 후임으로는 그의 최측근인 최달영 전 제1사무차장이 임명됐다.

감사원 안팎에서는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표적감사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유 전 사무총장이 중용된 것을 두고 감사원이 ‘정권 보위 감사’를 지속하겠다는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 감사원 관계자는 “내부서도 부적절한 임명이라고 말이 많다. 사무처와 감사위가 사실상 한 식구가 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감사원법상 제척 사유에 따르면 ‘감사위원이 감사위원으로 임명되기 전에 조사 또는 검사에 관여한 사항’(15조 1항)에 대해선 심의에 참여할 수 없다. 또 형사재판 중인 경우, 결과가 확정될 때까지 권한 행사가 정지된다. 사무총장서 감사위원으로 직행하는 사례가 드문 이유다.

다른 감사원 관계자도 “감사원법에 따라 명백하게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 관해 독립의 지위를 가진다. 정치적 독립성·중립성을 핵심 존재 근거로 규정하고 있는데 ‘표적 감사’서 자유롭지 못한 인물이 감사위원이 된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친윤석열정부 성향으로 꾸려진 감사원은 더욱 견고해질 전망이다. 올해도 문재인정부 정책에 관한 감사에 나서면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압박 수위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일방적 연장
결과는 언제?

감사원은 먼저 선거철 공직자의 정치 중립성 훼손 행위와 정당한 사유 없는 민원 처리 지연·부당 반려·거부 등 소극행정과 관료주의 행태를 면밀히 들여다볼 계획이다. 감사원은 감사위원회서 의결된 이 같은 내용의 ‘2024년도 연간 감사계획’을 지난 15일 발표했다.

감사원은 매년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감사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월 안으로 연간 감사계획을 확정한 뒤 그에 따라 연말까지 감사를 진행한다. 올해 감사계획에는 문정부서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 다수 포함됐다.

5년 연속 적자가 누적된 고용보험기금과 준비금 소진이 우려되는 노인장기요양보험, 국가채무 관리체계와 국세 체납관리 실태, 공공기관 재무건전성, 국가연구개발(R&D)사업 과제 선정 및 관리 실태, 대학재정지원 및 학자금 지원사업 등이다.

전임 정부 당시 코로나19 발생·확산·재확산 과정서 노출된 문제의 원인을 시계열로 진단·분석한다. 특히 품귀 현상을 보였던 백신과 마스크 등 방역 물품의 수급·관리 실태를 파악하고, 공공병원 의료인력 등 헌신한 현장 종사자에 대한 보상체계가 적정하게 작동했는지 검토해 국가적 위기 극복을 위해 희생한 노고를 평가할 방침이다.


이 중 고용보험기금과 코로나 대응 감사는 당초 지난해에 실시하려다가 잼버리 파행 등 예정에 없던 굵직한 사안이 발생하면서 일정을 미룬 경우다.

지방공항과 일반국도 관련 계획·건설·운영 등의 적정성 여부도 살피기로 했다. 이는 통상적인 제정법 및 항공 관련 법령 등에 따라 전임 정부서 시작돼 현 정부서 계획·추진 중인 시설을 망라한다.

그러나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문정부가 사상 처음으로 사회기반시설(SOC) 건설에 특별법을 갖다 붙여가며 밀어붙인 부산 가덕도 신공항 등은 제외한다. 감사원은 통상 지난 2~5년치 업무를 들여다보는 특성상 전임 정부와 관련한 사안으로 채워지는 게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때 그때
때가 되면?

황 실장은 “1000명 안팎의 인력을 갖고 감사하는 데 한계가 있어 순기에 따라 ‘때가 되면 한다’는 접근이 바람직하며 국민의 시각서 사각이 없도록 감사의 필요성이 있을 때 나름대로의 기준에 따라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감사를 왜 하고 왜 안하냐라고 하면 저희로선 당황스럽다. 오해가 많다”고 했다.

기관 정기감사로는 총 54곳을 대상으로 상·하반기로 나눠 진행한다.


상반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세청 및 부산지방국세청,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환경부, 국회사무처, 국방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한국주택금융공사, 한국가스공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방기술품질원, 경기교육청, 서울 노원구·송파구, 경기 고양시·화성시, 강원특별자치도, 인천 서구·계양구, 충청남도 및 천안시, 전남 담양군·곡성군, 전라북도, 경상남도 및 창원시·밀양시, 대구광역시, 경북 울진군·영덕군 등 34곳이다.

하반기에는 공수처와 함께 외교부, 경찰청 및 서울·부산지방경찰청, 문화체육관광부, 조달청, 대전·광주지방국세청, 농림축산식품부, 공무원연금공단·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한국철도공사, 한국마사회,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장학재단, 대구·경북교육청, 서울 동대문구, 경기 평택시 등 20곳이다.

국가안보 등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할 우려가 있거나 공공의 안전과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기관에 대한 감사 계획은 공개되지 않은 만큼 이보다 더 많을 수 있다.

세부적으로 보면 중진공의 경우 2019년 이후 5년 만의 정기감사를 받는다. 2018년 3월 이상직 전 국회의원의 이사장 임명을 대가로 항공직 경력이 없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사위를 타이이스타젯에 특혜 채용을 한 의혹을 검찰이 수사 중인 상황서 감사가 이뤄지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문체부 감사에는 광화문 월대(月臺·건물 앞에 넓게 설치한 대) 복원 사업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날 한 매체는 유인촌 문화체육부 장관이 감사 의사를 밝혔다고 보도했지만, 감사원 측은 감사 청구가 접수된 바 없고 유 장관으로부터 요청받은 사실도 없다고 설명했다.

유병호 감사위원 영전
최측근 사무총장 직행

강원도 감사에서는 레고랜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와 플라이강원에 대한 지원 적정성 등을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윤정부를 겨냥한 감사에는 소극적이다. 대통령실 이전 의혹 외에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감사를 실시하기로 의결하고도 공식 석상서 “구체적인 감사 계획이 없다”고 발표했다. 정권의 눈치를 살핀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감사원은 결국 지난해 10월 이태원 참사에 관한 예비감사에 착수했다. 윤정부에 관한 감사는 소극적으로 진행해 온 만큼 최종 결과가 나오는 건 오는 10월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엔 13일 만에, 새만금 잼버리 파행이 끝난 지 나흘 만에 감사에 착수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감사원 행정안전국은 같은 해 10월 초부터 실지감사를 위한 자료수집을 진행했다. 감사의 구체적인 범위와 대상을 정했지만 정식 명칭은 ‘이태원 참사 감사’가 아닌 재난·안전관리체계 점검 감사로 정했다.

감사원의 대통령실 이전 의혹 감사는 마지막 단계다. 대통령실 이전에 관여한 대통령실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치고 감사 보고서 작성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 보고서 작성 과정서 남은 의문점에 대해 대통령실에 서면 보충질의를 보냈고, 수백여쪽의 답변서를 받았다.

감사원은 대통령 집무실 및 관저 이전에 관여한 공사업체를 직접 찾아가 공사 발주 내용과 실제 공사 이력을 비교하는 등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서 정부의 공사 발주 관련 감사 경험이 풍부한 특별조사국 출신 감사관도 추가로 투입했다.

감사원은 대통령실 이전이 정부 초기에 이뤄져 공사 발주처가 대통령실 비서실과 경호처, 행정안전부, 조달청 등으로 나뉘어 있다 보니 확인 작업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감사원은 보고서 작성을 마치는 대로 주심 감사위원의 검토 작업을 거쳐 감사위원회의에 감사 결과를 부의하게 된다.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는 것이 감사원 사무처의 입장이지만, 감사위원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감사위 의결이 두 달여 안에 이뤄지는 경우가 없는 만큼 총선 이후에나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독립성 상실
봐주기 여전

감사원 출신 한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한 달 전부터 보고서를 쓰기 시작했다면 감사위 의결까지 두 달 안으로 종결된다. 그러나 윤석열정부에 관한 감사가 차일피일 미뤄진 만큼 6월에야 결과가 나오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다른 감사원 관계자도 “총선 전 용산에 타격이 될 내용이 발표되면 이는 곧 총선서 야권에게 좋은 아이템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총선 이후에 발표하는 게 감사원에게도 부담이 적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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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단독] 황하나 ‘경찰 야당’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김성민 기자 =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가 스스로 입국한 지 이틀 만에 구속됐다. 도주의 우려가 크다는 게 재판부의 판단이다. 경찰은 약 2년간 황하나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해 왔다. 지난해에는 은거하던 장소를 특정했다. 일부러 검거하지 않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던 이유다. 정보기관 안팎에서는 그간 황하나가 경찰에 마약 관련 정보를 제공해 왔다고 보고 있다. 황하나는 지난해 초 돌연 태국으로 출국했다가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경찰은 공식적인 입국 기록이 없었기에 국내로 데려오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한다. 결국 황하나가 어떤 범죄에 연루됐는지 행적만 추적할 수 있었다. 은신처 알고도… 경기 과천경찰서가 황하나를 추적하기 시작한 건 지난 2023년부터다. 같은 해 황하나가 서울 강남의 모처에서 지인 2명과 필로폰을 매수해 투약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과천경찰서는 그의 해외 이동 경로를 추적했다. 압박감을 느낀 황하나는 2023년 12월 갑작스레 태국으로 출국했다. 황하나는 당시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태국에 있는데, 아파서 병원에 왔다. 나중에 연락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인터폴 청색수배 대상이 된 황하나는 육로를 통해 캄보디아로 밀입국했다. <일요시사> 취재와 정보기관이 파악한 내용을 종합하면, 황하나는 망고·태자 단지 배트남계 보이스피싱 조직 간부 또는 자금 세탁범들과 어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캄보디아 카르텔에 20~30대 한국인 여성들을 공급해 성접대를 강요한 원정 성매매 알선 의혹을 받는다. 지난 24일 오전 2시 황하나는 캄보디아 프놈펜 태초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대한항공 항공기에 탑승했다. 경찰은 캄보디아로 건너가 현지 영사와 협의를 거쳐 항공기 내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5시간 후 과천경찰서 수사관들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 도착한 황하나를 압송했다. 황하나는 “해외로 수차례 한국 여성들을 불러들인 이유가 무엇이냐?” “마약 유통과 투약 혐의를 인정하느냐?” “자진해서 입국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일요시사>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을 들여다보지 않던 과천경찰서는 갑자기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 본래 황하나의 성매매 알선 의혹은 다른 청에서 내사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과천경찰서는 황하나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관련 의혹을 캐물을 방침이다. 태국·캄보디아 전전…갑자기 자진 입국 밀입국 이후 1년 넘게 고급 호텔서 생활 황하나는 이달 초 경찰 측에 자진 입국 의사를 밝혔다. 2년 가까이 해외 도피 생활을 하다 갑자기 말이다.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게 황하나의 입장이다. 그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캄보디아에서 출산한 아이를 제대로 책임지고 싶어 스스로 귀국을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마약 투약 혐의도 “필로폰을 투약한 사실이 없고 지인에게 투약해준 적도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수원지법 안양지원 서효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황하나가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장기간 해외에 체류하며 수사를 피해 온 점과 동종 범죄 전력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보기관은 황하나가 아이를 책임지기 위해 스스로 입국했다는 주장에 대해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캄보디아에 밀입국한 정황이 있고 1년 넘게 호화로운 생활을 이어갈 정도로 자본적 여유가 충분했다는 게 근거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최소한 아이를 키우지 못할 정도로 가난하게 생활하진 않았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게 더 나은 환경일 순 있겠지만, 황하나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으려면 현재 아이의 아버지와 연락이 끊겼다거나 캄보디아에서 끼니를 굶을 정도로 생활력이 되지 않았어야 했는데 그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황하나의 자진 입국이 과천경찰서와의 사전 조율이라는 시각도 있다. 실제 황하나가 이달 초 과천경찰서 측에 변호사를 통해 자진 입국 의견을 전달하긴 했으나 이전부터 그가 수사기관의 ‘야당’ 역할을 해왔다는 게 골자다. 정보기관 “아이 때문에? 신빙성 부족” 마약 정보 제공 ‘플리바기닝’ 노리나 실제 황하나는 경찰 측과 직접 연락하거나 측근을 통해 특정 인물들에 대해 ‘마약을 투약했다’ ‘한국으로 유통하는 것 같다’는 등의 정보를 전달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곧 황하나에 대한 ‘플리바기닝(plea bargaining)’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바기닝은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하거나 공범에 대해 증언하는 조건으로 검찰이 구형량을 낮춰주거나 불기소 처분하는 것을 일컫는다. 검찰뿐만 아니라 경찰도 수사 과정에서 협상의 일종인 ‘플리바기닝’을 피의자에게 제안하기도 한다. 이미 검거한 마약사범을 통해 상위 공급책을 잡으려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검찰은 지난 10년간 플리바기닝 제도화를 추진했지만, 오·남용을 우려하는 목소리에 막혀 추진하지 못했다. 추적이 어렵고, 증거 확보가 어려운 범죄가 늘고 있어 플리바기닝 공식 제도화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한 마약 전문 변호사는 “플리바기닝은 수사기관의 오랜 관행이다. 마약범을 더 많이 잡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허위 진술이 내재돼있을 가능성이 있어 간혹 마약범에게 억울한 혐의가 추가될 때도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하나를 국내로 데려오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지난해부터 캄보디아 당국에 황하나의 위치를 파악했으니 협조해달라는 요청을 한 것도 한번으로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한다. 또 다른 이유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가 밀입국했기 때문에 캄보디아 입국 기록이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캄보디아에 있으니 잡아달라고 할 수 없었고 거주지를 특정한 이후 협조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며 “캄보디아 당국이 한국 경찰에 비협조하는 일이 빈번한 건 사실이지 않나”고 반문했다. 다른 경찰 관계자는 “황하나 측과 연락했던 건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설득의 과정이었다”며 “일부 마약 관련 정보를 들은 경찰도 있겠지만 황하나를 비호해 온 것처럼 보인다는 건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