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집 일요대담> ‘산으로 가는 당정을 말하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원내수석부대표

“무능, 무책임, 무비전…있는 게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거리의 변호사’로 통한다. 그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사무차장과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이 사회적 참사로 슬픔에 빠져 있을 때도 여의도 안팎을 뛰어다니며 약자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 이를 대변하듯 그의 옷깃에는 그동안의 행보와도 같은 배지들이 달려 있었다.

최근 원내 지도부에 합류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주민 의원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대통령의 측근들이 앞다퉈 몸풀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제1야당 대표를 겨냥한 표적 수사의 종점은 까마득하다. 박 의원은 이 모든 상황이 기괴하다고 말한다. 2023년 한 해의 끝에서 <일요시사>와 만난 박 의원은 현 정부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어나갔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지난 9월 원내운영수석부대표로 임명됐다. 어떤 자세로 임하고 있는지?

▲민주당은 의석수가 많은 것에 비해 기대에 못 미친다는 국민의 평가가 있는 만큼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로 열심히 하고 있다. 우리 당이 할 수 있는 건 모두 하고 있다.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쥐고 있는 상임위에서는 핵심 법안을 통과시켜 법사위로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십년 동안 정체됐던 가맹사업법 개정안을 정무위서 통과시켰다. 지난 8일 거부권이 행사됐지만 ‘노란봉투법’과 ‘방송 3법’을 표결에 부쳤다.

-해병대 고 채상병 순직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해서 국정조사를 추진했다. 현재까지의 진행 상황을 말해준다면?

▲국정조사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법적 절차는 마무리지었다. 국정조사는 100명 이상의 국회의원이 요구서를 제출하면 본회의에 보고된다. 이후 의장이 교섭단체 원내대표와 협의를 거쳐 특위를 구성할지 관련된 상임위서 진행할지 결정짓는다. 현재로서는 의장의 판단만 남아 있고, 본청 앞에서 천막 농성을 진행하고 있다. 의장님 뵐 때마다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는데, 아직 설득은 안 됐다.

-현재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정치 현안은 무엇인가?

▲원내서 일하다 보니 여러 사안이 많지만 우선 예산안이 잘 통과됐으면 한다. 아직 통과하지 못한 전세사기 피해 지원 특별법 개정안도 마무리되길 바란다. 비록 법사위서 막힐지라도 민주당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래서 “민주당이 열심히 하고 잘하려고 하는구나” 이런 말을 들으면 좋겠다.

-윤석열정부가 내년을 기점으로 3년 차에 접어든다. 그동안 행보를 평가한다면?

▲‘무능’ ‘무책임’ ‘무비전’. 한 마디로 미래가 없다. 여러 국가적인 상황서도 제대로 된 능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책임감 없는 모습만 보여준다. 앞으로 계획이 무엇인지,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떨지 이야기하는 게 있었던가? 국민 대부분이 들어보지 못했다고 답할 것이다. 정말이지 처음 겪는 정권이다. 적어도 다른 보수정권은 무언가를 하겠다는 목표는 있었다.

-윤정부의 인사 관련해서도 논란이 많다.

▲윤석열 대통령이 당을 대하는 태도는 희귀하고 기괴하다. 문제는 아무도 비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상식적인 모습을 연속적으로 보니 다들 무감각해진 모양이다. 대통령이 당 대표를 두 번이나 내쫓고 그 자리에 자신의 가장 측근을 앉히는 이 모든 과정이 이상하다. 과거 우리나라 정치서 당 대표가 아니라 총재 권한대행이 있던 시절 같다.

“권한은 떠나고 대행만 남았네요.” 우스갯소리일지도 모르지만, 김대중 전 대통령이 외국 순방길에 오르자 공항에 있던 관계자가 한 말이라고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상황이다. ‘권한’은 없고 ‘대행’만 남았다.

-인사 관련 문제의 연장선상서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후보로 김홍일 전 권익위원장이 지목됐다. 이 부분은 어떻게 보시는지?

▲김홍일 후보를 그 자리에 앉히는 게 윤 대통령의 친한 형이기 때문이라는 말이 있다. 자기 손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사람을 앉히겠다는 것 말고는 설명이 안 된다.

-인사 검증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건가?

▲인사 검증 시스템이 지금 작동이 되고 있나? 전혀 아니다. 윤정부 인사를 통한 ‘권력기관 장악’이라는 목적 아래에 인사 검증 시스템과 인사 검증 기능은 마비됐다. 최근 강도현 해수부 장관 후보자가 음주운전과 폭력 전과로 논란이 됐다. 기억할지 모르겠지만 이전에 고위직 후보가 자녀의 학교폭력 때문에 줄줄이 낙마한 적도 있다. 이 정부의 검증 시스템은 완전히 고장 났다.

-지난 21일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직을 수락했다.

▲나는 이 상황에 두 가지 의문이 있다. 현재 검찰, 그것도 특수부 출신의 소수 검찰이 인맥을 통해 국가 여러 기관의 수장과 요직을 맡고 있다. 정상적이지 않다고 보는 국민도 많다. 그런 상황서 또다시 검찰 출신이 여당을 장악하는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가 나의 첫 번째 의문이다.

줄줄이 용산 꿰차는 대통령발 낙하산 인사
윤정부 3년 차 “마비된 검증 시스템 여전”

두 번째는 대통령이 당에 개입하는 행위다. 윤정부가 들어서고 당 대표가 두 번이나 물러났다. 국민조차도 내막에 대통령이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정상적이지 않은 과정을 거쳐서 당 대표가 두 번이나 물러났고, 배후에 더 큰 권력이 있다고 의심받는 상황서 대통령의 최측근이 비대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런데 언론은 ‘한동훈’이라는 인물만 놓고 평가를 한다. 앞서 말한 김홍일 후보도 비슷하다. 대통령의 측근들이 자리를 꿰차는 이 과정을 주목해야 한다. 당이 20~30년 전으로 회귀하고 있는 것 같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이외에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물망에 올랐었는데…

▲거듭 말하지만 인물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과정을 봐줬으면 한다. 당 대표를 두 번이나 내친 사람이 대통령이다. 한 위원장, 인 위원장 그 누가 뽑혀도 결국 ‘대통령 아바타’ 역할일 뿐이다.

-특정 인물이 아닌 인선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 과정의 끝에는 무엇이 있다고 보나?

▲정말 말도 안 되는 이 인사의 끝은 국가기관에 대한 장악이다. 다른 이유는 없다.

-12월 말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국회 최대 쟁점이다. 만일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역풍은 불가피한데, 어떤 선택을 내릴 거라고 보는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사건에 문제가 없어 거부권을 행사하는 게 아니다. 사건 특성상 일부 공범자의 입만 단속시키면 진상 파악이 어렵다는 점을 노리는 것이다. 소위 말해서 ‘잘 덮을 수 있는’ 사건이다. 특검법을 받는다면 정부는 다른 방향으로 방어에 나설 것이다.

-김 여사의 디올백 논란이 또 다른 리스크다. 청탁금지법 위반 소지가 있지만 ‘금지’만 규정하기 때문에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주장이 나온다. 반대로 공직자의 배우자에게 금품을 준 공여자는 처벌 대상이기 때문에 법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제기됐는데.

▲조항 자체에 구조적인 문제가 존재할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법의 구조가 그렇다 하더라도 사건의 진상은 밝혀져야 한다. 어떤 경로로 수수가 이뤄졌는지가 관건이다. 보수 언론이나 여당 중심으로 ‘함정 취재’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김 여사가 물건을 받은 게 핵심이다. 논란에 대해 여러 가지 밝혀질 필요가 있다.

-민주당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이재명 대표를 향한 수사가 장기간 진행되고 있는데 이 수사가 끝나는 시점이 언제가 될 것으로 보는지?

▲나도 언제 끝날지 궁금하다. 지금 검찰은 이미 했던 수사를 계속해서 반복하고 있다. 얼마 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대체 언제까지 압수수색할 거냐”고 화를 냈다고 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조차 ‘정치보복’ 프레임에 갇히지 않을지 걱정된다며 “이만큼 했으면 그만하는 게 맞다”고 할 정도다.

“디올백은 덮어두고 애먼 사람만 때린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에 두 가지 의문 제기

지난 2년 동안 그렇게 많은 인력을 투입해서 수사를 진행했는데 또 수사한다는 건 검찰의 무능함을 자백하는 거다. 이제 수사를 그만둬야 할 것 같은데, 아무래도 그럴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의 한계점은 무엇인가?

▲한 사람의 수사를 위해 많은 인원과 강제수사 수단을 동원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명백하게 드러난 증거가 없다. 혐의점이 나올 때까지, 무언가 걸릴 때까지 목표를 정해두고 수사하는 느낌이 든다.

-선거제 개편을 둘러싸고 당내 갈등이 빚어진 듯하다. 지도부 차원서 어느 정도 논의됐는지 궁금한데.

▲논의는 계속 하고 있다. 지도부 차원서도 얘기하고 있는데 아직 결론은 못 내린 상황이다.

-지도부 결단이 늦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

▲필요한 시간을 거치고 있다고 이해해주길 바란다. 물론 빠르면 더 좋겠지만 지난 21대 총선을 위한 선거제도는 그해 2월에 결정됐다. 풀어서 얘기하자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아 있다는 것이다. 물론 그때까지 시간을 끌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당내에도 여러 의견이 있는 만큼 지도부가 ‘뚝딱’ 결정할 수 없다.

-민주당 내에서 병립형 회귀를 반대하는 의원과 어떻게 이견을 조율해 나갈 계획인가?

▲병립형으로 결정됐으면 그분들을 설득해야 하는 거고, 연동형으로 결정됐으면 병립형을 주장하는 분들을 설득해야 한다. 아직은 의원들이 다양한 각도서 토론하고 있는 단계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국민이 원하는 민주당은 어떤 모습인가?

▲정부와 여당이 무능하고 무책임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고 믿고 기댈 수 있는 당을 기대하신다고 생각한다. 신뢰할 수 있는 사람과 그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지금의 민주당은 그런 의견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보는지?

▲현재 민주당은 다양한 분야서 민생 관련된 법안을 발의하고 있다. 몇 십년 동안 막혀 있던 과제들도 하나씩 풀어가고 있다. 그래도 국민이 보시기엔 부족할 것이다. 더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

-2023년 한 해도 마무리에 접어들었다. 원내 지도부로서 다가오는 2024년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한다면?

▲과거의 연속선상이다. 지금 국민은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겪고 있다. 가계부채나 경제 등 여러 이유로 자산과 소득이 줄어들었다. 민주당이 다시 한번 국민에게 희망을 가져다주는 역할을 하게 됐으면 한다. 출산율 등만 봤을 때도 지금 대한민국은 위기에 봉착했다. 획기적인 변화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민주당이 되겠다.

-끝으로 국민에게 어떤 국회의원으로 기억에 남고 싶은지?

▲‘국민을 위해 성과를 냈던 의원’으로 기억해주시면 좋겠다. 나는 죽기 전에 역사의 수레바퀴를 단 1㎜라도 굴리고 싶다. 사회와 역사가 긍정적으로, 또 진보적으로 나가는 데 기여한 사람으로 남기를 희망한다.

<hypak28@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