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실화 기반의 <서울의 봄>은 어떻게 다룰려고 했는지? 어떤 걸 말하기 위해 포인트를 잡았나?
김성수 감독 : 어떻게 보셨는지 모르겠지만, 제가 19세 고3 때 집이 한남동이라 육군 참모총장이 납치될 때 그 총격전을 들었어요. 총소리 듣고, 또 바로 앞까지 가서 들었는데, 그 땐 정말 무슨 일인지 알 수가 없었어요.
왜냐면 굉장히 오랫동안 꽁꽁 숨겨져 있던 일이었고, 나중에 30대 중반이 돼 한 16년 지나서 알게 됐을 때 많이 당혹스럽고 놀라웠어요. ‘이렇게 쉽게 우리나라 군부가 무너져 내렸나? 그것도 불과 하룻밤 사이에?’ 이런 놀라움과 의구심이(들었죠). 벌써 제가 그 총소리를 들었던 겨울밤으로부터 44년이 지났는데…계속 마음속에 의구심이라는 게 있었고…
대체 ‘그날 무슨 일이 있었길래 그날의 사건이 한국 현대사에 어떤 운명적인 전환점이 됐나?’ 이런 것들이 저한테는 뭐 일종의 화두같은 거였던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오래된 숙제를 이 영화로 이렇게 여러분들에게 보여드린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저는 인생에서 중요한 순간이 되면 우리가 각자 자신의 생애와 가치관 및 세계관으로 결정과 판단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79년도 12월12일로 되돌아가 제가 생각하는 그때의 상황을 다시 재현해, 여기에 휩쓸렸던 사람들이 어떤 결정을 내리고 어떤 판단을 내리고 하는 것을 상상력을 가미해서 극화시키고 관객들을 그 순간으로 밀어넣고 당신들이 이 상황을 한번 경험해보시라고 하는 그런…
그렇게 하면 영화를 재미있게 보면서도 끝나고 나서 궁금증이 생기면 진짜 역사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찾아뵙지 않을까 이런 마음으로 만들었습니다.
Q. 실화 기반의 12·12사태, 어떤 마음으로 참여했나요?
배우 황정민 : <서울의 봄> 시나리오 안에 모든 것들이 다 정답이 나와 있으니까 그 안에 철저하게 분석해서 그 인물의 전두광이라는 인물을 제가 만들어낸 거고요. 또 하나는…그게 지금 보신 결과물인 것 같습니다.
배우 정우성 :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 걸 부정할 수는 없죠. 하지만 이제 영화는 영화 나름의 제 해석이 있는 거니까 실제 사건에 대한 어떤 부담감을 털어내고 어떤 모티브가 되는 어떤 인물들이 각각 배치돼있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이태신이라는 인물을 만들 때 오히려 그 당시에 수도경비사령관 임무를 맡고 계셨던 분의 이야기를 오히려 더 배척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리고 감독님도 ‘<서울의 봄>에서는 아마 이태신이라는 인물이 실제 사건서 가장 먼, 가공된 인물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렇다면 이태신이라는 인물은 어떤 인물이 돼야 할까 하면서 찾아가는 작업의 연속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전 감독님과의 작업에 비하면 감독님에게 더 많이 기댔던 그런 인물이었던 것 같아요.
촬영/ 편집: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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