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알쏭달쏭 민낯 남현희

모르고 만났나 알고도 받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짧은 팔다리의 악재를 극복한 펜싱 국민 영웅이 몰락하고 있다. 재벌 3세이며 대단한 투자자를 사칭한 전청조와 사랑에 빠진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의 이야기다. 남현희는 자신의 유명세를 빌려주고 사기에 가담했다는 의혹에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 희대의 사기꾼인 전청조와의 결혼 발표부터 10일간 이야기를 <일요시사>가 다뤘다.

“그 악마를 제가 믿고 함께했던 그 시간들이 저 또한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라는 생각이 들어요.” 남현희 전 펜싱 국가대표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한 말이다. 이처럼 남현희는 전청조의 사기 행각을 몰랐다고 부인하고 있다. 전청조가 검거된 후 남현희가 이미 다 알고 있었다는 폭로가 나오며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수강생에서
약혼남으로

남현희는 대한민국의 전 펜싱 국가대표였다. 그는 아시아 최초 국제펜싱연맹 세계랭킹 1위였으며 아시안게임과 올림픽 등 국제대회서 메달 99개를 획득한 한국의 펜싱 영웅이다. 2020년 8월부터 TV예능 <노는 언니> <골때리는 그녀들>에 출연하며 대중들에게 친근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남현희는 은퇴 후 서울 강남서 펜싱 학원을 운영했다. 28세 여성인데 펜싱을 남현희에게 직접 배우고 싶다는 전청조의 요청으로 이들의 인연은 시작됐다. 펜싱 수업을 진행하며 친구로, 친구서 동거인으로 관계는 점점 깊어졌다.

지난 8월21일, 남현희는 SNS로 이혼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연인(전청조)이 생겼음을 알렸다. 남현희는 선수 시절인 2011년 11월20일 사이클 선수 공효석과 결혼했고 2013년 4월25일 딸을 출산했다. 지난달 23일에는 <여성조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벌 3세이자 15세 연하인 전청조와 재혼한다고 밝혔다.


남현희는 이 시기 전청조에게 받은 각종 명품과 2억9000만원서 3억원을 호가하는 벤틀리 벤테이가 등 고가의 선물을 자신의 SNS에 자랑하듯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재혼 발표 이후 상황은 바뀌었다. 언론사 홈페이지나 유튜브, 각종 커뮤니티에 약혼자인 전청조에 관해 사기, 사기 미수, 재벌 3세 사칭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이에 남현희는 지난달 24일 SNS를 통해 “축하 주시는 분들, 걱정 주시는 분들 모두 그저 감사하다. 저 이제는 정말 행복하고 싶다. 딸과 행복하게 살 거다. 여기서 많은 이야기를 다 담을 수는 없지만 세상에 정말 못된 사람 많은 거 같다. 걱정해주시는 것만큼 하나씩 하고픈 말 풀면서 세상 더 잘 살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보도된 기사를 통해 거짓 또는 악의적이거나 허위 사실을 담은 게시글 등으로 허위 사실이 유포될 경우 강력히 대응해나갈 예정”이라고 경고했다.

다음날 전청조의 사기에 관해 뒷받침해주는 증거와 자료들이 언론에 공개됐다. 전과도 점차 밝혀졌다. 전청조는 ‘원금 보장 투자 사기’ ‘결혼 사기’ ‘재벌 3세 사칭’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상대로 현금을 편취했다. 전청조에 관한 다수의 고소·고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재혼 발표 후 혼외자·성전환·임신 수면 위로
“악마에게 속았다” 폭로 상황 180도 뒤집혀

남현희는 논란이 거세지자 “다 전씨가 하자고 주도해서 움직인 것들이 거의 다”라며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였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전청조가 상위 0.001%의 고위층 자녀들을 대상으로 하는 펜싱 사업이기 때문에 집도 시그니엘로 이사해야 하고 명품을 입어야 하고 고가의 차를 타야 한다며 자신을 조종했다”고 설명했다. 남현희는 전청조가 자신의 유명세를 이용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을 이용해서 주변 사람들을 타깃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전청조가 가짜 임신테스트기를 통해 임신인 것처럼 속였으며 “내가 파라다이스를 물려받을 건데 나도 내 자식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고도 폭로했다. 

그러나 사설탐정 겸 유튜버 ‘카라큘라’가 전청조 사기 사건 관련 남현희의 공범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사건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갔다. 카라큘라는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커뮤니티에 ‘남현희 감독님, 정말로 무고한 피해자 맞습니까’로 시작하는 글을 올렸다.

카라큘라는 벤틀리 소유주, 펜싱협회, 대기업 아나운서 출신 며느리, 펜싱 학원비 등에 관한 여러 의혹을 제기했다.

카라큘라는 “남현희가 전청조에게 선물받은 벤틀리는 전액 현금으로 구입한 3억8000만원 상당의 ‘남현희 소유’ 차량이며 이와 더불어 채무 변제금과 명품 선물까지 합치면 남현희는 전씨에게서 최소 10억원을 제공받은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전청조가 평소 타고 다니던 벤츠 마이바흐 차량은 남현희 명의로 계약된 리스 차량이다. 심지어 마이바흐가 아닌 벤츠 S450 차량으로, 엠블럼만 가짜로 붙인 짝퉁”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전청조가 펜싱계에 30억원을 투자한다는 빌미로 펜싱협회장을 함께 만나서 차기 회장 자리 약속받고 밥도 먹고 술도 먹은 것도 남현희는 원치 않았던 일인데 전청조가 푸시해서 한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사기 공범?
진흙탕 싸움

다만 펜싱협회 관계자는 전청조와 만남을 가진 것은 맞지만 문제가 될까 우려해 투자 제안을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남현희 측이 투자 대가로 차기 협회장 자리를 요구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카라큘라는 “펜싱 클럽에 자녀를 보낸 모 대기업 일가의 며느리이자 아나운서 출신으로 유명한 학부모를 전청조에게 소개해준 것도 남현희 본인 아니냐”며 “본인 개인 빚 1억4000만원은 왜 전청조가 대신 갚아줬나? 이것도 본인은 원하지 않은 건데 전청조가 억지로 한 것이냐”고 꼬집었다.

그는 “펜싱 클럽서 교육생들에게 사업자 통장이 아닌 개인 통장으로 교육비를 받으셨던데 설마 이것도 전청조가 억지로 시킨 건가”라고 묻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기친 돈으로 함께 호의호식하다 모든 것이 밝혀지고 난 뒤 ‘난 몰랐다’는 눈물의 호소와 의혹을 제기하는 자들에게는 무더기 경찰 고소(했다)”라며 “화가 난 일가 친척들이 집으로 달려가 말싸움이 벌어지고 새벽 4시에 경찰이 출동할 만큼, 난리가 났던데 혹시 벤틀리가 전청조가 사준 올캐시 현금 차량인 걸 그동안 가족들에게 숨겼던 것이냐”고 남현희의 모순적인 행동을 지적했다.


입을 다물고 있던 전창조도 남현희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진흙탕 싸움은 더욱 깊어졌다. 전청조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유명 그룹의 혼외자이자 재벌 3세가 아닌 할머니와 함께 자란 ‘법적 여성’이라고 시인했다. 이어 앱 개발 등 투자 사기로 고소·고발된 사건에 대해 금전적 이득을 챙긴 사실도 인정하면서도 받은 투자금 대부분은 남현희와 남현희의 가족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전청조는 “남현희 대출금 갚아주고, 남현희 차 사주고 남현희 딸에게 용돈 등으로 쓰이기도 했고, 남현희 어머님한테 매달 용돈 드렸고, 남현희 명품 뭐 이런 것들 카드값 내주고”라면서 “따로 모아놨거나 그런 돈은 없다”고 반박했다.

전청조는 남현희가 재벌 3세가 아니라는 자신의 실체를 지난 2월에 알았다고 주장했다. 재벌 3세로 사칭하려 기자 역할 대행을 고용한 사실을 남현희가 알아챘고, 그 당시 모든 걸 사실대로 털어놨다는 것이다.

또 현재 법적으로 여성이 맞고 성전환이 끝난 게 아니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법적으로 여자다. 성전환 수술을 하지 않았고, 남자가 되기 위해 현재 그 과정을 거치고 있는 중이다. 호르몬 주사를 맞았다”고 주장했다.

대질조사 요구
수사 상황은?

지난 7월 가슴 절제 수술을 했는데, 이는 남현희가 먼저 권유했다고 주장했다. 전청조는 “(남현희가)저한테 줄곧 ‘너가 가슴 때문에 남들한테 여자라고 들키겠어’라는 말을 했고, 진심으로 (남현희를)사랑했기 때문에 저 또한 큰 결심을 해서 수술을 하러 간 거였다”고 말했다.


또 남현희에게 가짜 임신테스트기를 건넨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산부인과도 함께 찾았는데, 의사로부터 ‘유산이 된 것 같다’는 진단도 받았다고 한다.

전청조는 “임신테스트기는 모두 경호원분들이 사서 전달했고 두 줄이 나왔다”고 했다. 남현희가 자신과의 관계로는 임신이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었음에도 아이를 낳자고 한 이유에 대해 전청조는 “누구 아이라도 중요하지 않았다”고 했다.

남현희는 전청조의 범행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전청조와 대질조사를 경찰에 요구했다. 남현희 측 변호인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어떤 형태의 조사에도 응하겠다며 거짓말탐지기 조사도 요청했다.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재판 과정서 직접 증거로 채택되기 어렵다. 하지만 공범 의심을 받는 남현희가 억울함을 벗겠다는 뜻으로 이를 신청했으며 전청조와 직접 만나 결백을 입증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전청조를 고소·고발한 다수 건에 관한 수사는 서울송파경찰서 관할로 병합됐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전청조에 관한 체포영장과 통신내역 등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다음날 서울동부지법은 오후 1시45분경 전청조에게 청구된 체포·통신·압수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압수영장은 청구된 2건 중 1건만 발부됐다.

경찰은 영장이 발부된 지 3시간도 지나지 않아서 전청조를 경기도 김포 소재의 친척집서 체포했다. 앞서 지난 2일, 경찰은 전청조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언론 플레이’ 서로에게 자충수
사기 가담 여부…조만간 조사

경찰에 따르면 전청조에 의한 사기 범행 피해자 수는 15명으로 피해 규모는 19억원이 상회한다. 전청조는 조사 과정서 대체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피해 규모는 계속 늘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청조는 사기 혐의와 별건으로 스토킹 혐의, 아동폭행 혐의로 성남중원경찰서에서 내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현희가 전청조에게 받은 벤틀리 차량이 남현희의 명의로 등록돼있고 전청조가 운영한 펜싱학원 수익을 본인 계좌로 받았다는 정황이 곳곳서 나오면서 남현희가 공범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남현희는 아직 입건되지 않았다. 다만 남현희에 대한 고소도 진행된 만큼 조만간 입건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청조가 범죄수익을 남현희를 위해 사용했다고 주장한 만큼 남현희는 사기 및 범죄수익 관련 피의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남현희와 전청조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남현희의 사기 행위에 대한 공조 및 가담 여부가 이번 사건의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남현희가 전창조의 사기 행위를 인지하고 있었고 자신의 신용을 이용하도록 하고 이익을 분배받았다면 사기죄에 대한 공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기망행위를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도 방조범으로 같이 처벌받을 수도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남현희가 전청조의 피해자들에게 직접 요리를 해줬다는 증언이다. 남현희가 전청조의 기망 행위를 인지하고도 전청조가 데려온 사기 피해자들에게 요리를 해줘 신뢰를 쌓았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안영림 법무법인 선승 변호사는 “남현희에 대한 고소도 같이 진행되고 있기에 단순 참고인으로 볼 수 없다. 전청조의 앞선 진술도 있기에 남씨가 사기 및 범죄수익 관련 피의자로 전환될 것 같다”며 “남현희가 요청한 대질조사를 통해 스스로 ‘혐의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현희, 전청조의 주장이 상이한 만큼 중요한 증거가 있다. 김민석 강서구의회 의원이 MBN서 공개한 전청조의 통화 녹취에 따르면 전청조는 남현희가 경찰에 제출한 자신의 ‘세컨폰’에 공모한 정황이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해당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진행 중이다. 

경찰도 진상규명에 열중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달 30일 정례 간담회서 “전청조 관련 사건을 국가수사본부 차원서 최대한 신속하고 엄정하게 수사하겠다”며 “남씨의 공범 여부도 종합적으로 확인할 방침”라고 말했다. 송파경찰서는 현재 남현희 측과 참고인 조사와 고소인 조사 시점을 조율 중이다. 

여전히 피해자
공범입증 쟁점

남현희는 여전히 자신도 피해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남현희는 송파경찰서에 전창조와 그의 어머니에 대한 고소장 및 고발장을 접수했다. 이와 함께 김 의원에 대해서도 무고,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진행했다.

앞서 김 의원은 경찰에 전청조의 사기와 관련해 “남현희는 전청조로부터 명품 가방 등을 선물받았고, 전청조가 (투자금을 돌려 달라는)피해자들에게 ‘남현희에게 달라고 하면 된다’고 말할 정도로 깊은 관계로 보인다”며 남현희의 공범 여부를 수사해달라고 진정서를 접수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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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