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돌아온 빈대 설왕설래

  • 박민우 기자 pmw@ilyosisa.co.kr
  • 등록 2023.10.23 09:11:09
  • 호수 14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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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충 끝판왕의 습격

[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빈대의 습격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최근 프랑스가 빈대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빈대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발원지는 인천이다. 9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생물 전문 유튜버 다흑은 지난 11일 인천의 한 사우나서 빈대를 여러 마리 발견하고 위험성을 경고했다.

유튜버 발견

영상은 충격적이다. 다흑은 사우나에 비치돼있던 수면용 매트와 바닥서 잇따라 빈대를 찾아냈다. 큰 빈대서부터 새끼 빈대까지 8마리를 잡아 비닐봉지에 담았다.

업주에게 연락해 “빈대가 많이 있는 사실을 알고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소독하고 있다. 내일 중으로(할 예정이다). 손님 안 받고 소독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다흑은 “간과하면 안되는 게 빈대는 내가 알고 있는 모든 해충 중에 톱”이라며 “이건 그냥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정말 큰 사건이다. 새끼 빈대까지 있다. 그 안에서 번식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얘들이 거기서 계속 늘어나고 이게 무한히 반복되면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방송 이후 행정당국이 조치에 나섰다. 인천 서구는 지난 13일 해당 사우나를 점검했다. 그 결과 찜질방 매트 아래쪽에서 살아있는 빈대 성충과 유충을 1마리씩 발견해 경고 처분을 내렸다. 추후 점검서도 청결 유지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 영업 정지 등으로 처분을 강화할 방침이다.

업주는 “한 달 전부터 빈대가 출몰해 조치 중이나 박멸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나는 당분간 찜질방 운영을 중단하고, 서구 보건소와 함께 소독 작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없어졌나 했는데…인천 사우나 출몰
기하급수적 무서운 번식력 “큰 사건”

세계 공통종인 빈대는 주로 침대나 이불, 바닥 등에 숨어 있다가 야간에 잠든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다. 전염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물리면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최근 프랑스서도 영화관, 기차, 지하철 등지서 잇따라 빈대가 발견돼 프랑스 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학교 여러 곳이 방역을 위해 줄줄이 문을 닫기도 했다.

국내에선 1960년대 새마을운동과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 주거 환경이 개선되면서 거의 자취를 감췄지만, 해외 방문객 등으로부터 유입되는 경우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번식력이 엄청나다는데 걱정이다’<mela****> ‘와∼지금껏 한 번도 못 본 걸 보게 생겼네’<youn****> ‘찜질방, 사우나 가지 마라. 대다수가 이렇다’<husi****> ‘지하철, 기차 좌석도 못 믿겠네요’<tedd****> ‘규모 있는 찜질방은 관광객들 단체로 많이 와서 안 간다’<hand****> ‘찜질방에 노숙자부터 여행객까지 온갖 사람들이 다 있으니까 빈대가 없을 수가 있나’<gett****>

‘초가삼간 다 태운다’
괜히 있는 말 아니다

‘오늘날 빈대가 있다니 충격입니다. 찜질방 업주는 빈대가 있는 것을 알았다면 더 큰 확산을 막기 위해 바로 영업을 중지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sytu****> ‘옷에 빈대 한 마리 붙어오면 집이 초토화된다. 어느 구석에 있는지 알 수 없어서 세간살이 다 버려야 한다’<mari****> ‘전국을 전 국민이 나서 살충제로 방역 소독하자’<eagi****>

‘근데 저걸 저렇게 콕 집어서 발견해서 촬영까지 한다고? 난 그것도 신기하다’<clar****> ‘입국할 때 트렁크 소독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soph****> ‘속담에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말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k299****> ‘빈대 잡기가 어렵다. 보건소는 지체하지 말고 바로 방역해라. 전국으로 번지는 건 시간문제다’<isun****>

‘청소를 안 하니 빈대가 생기지…뭐 다른 이유가 있는 건가?’<kang****> ‘특히 프랑스서 들어오는 사람들 철저히 방역하시길’<yky5****> ‘위생관리가 엉망이니 생기는 거지, 우리나라도 관리 엉망인 곳은 많다’<mnh1****> ‘외국서 물려봤는데 진짜 장난 아니다. 모기에 물린 거보다 정확히 수백배 더 가렵다. 사람 미친다’<ptfo****>

프랑스발?

‘솔직히 모기에 물린 건 아무 것도 아니다. 빈대에 물리면 정말…한 군데만 무는 게 아니라 줄줄이 물면서 올라간다’<kyli****> ‘절차 따지고 순서 따지고 공휴일 따지다가 전국으로 퍼진다’<fenn****> ‘일본서도 최근 관광지 호텔서 비슷한 사례가 발생, 문제가 된다고 하네요. 우리나라도 남의 일이라 생각하지 말고 관광객이 찾는 숙박업소부터 점검합시다.’<yujo****>

<pmw@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빈대에 물리면?

빈대에게 물리면 피부에 붉거나 흰색의 부어오르는 자국, 수포 농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물린 자국이 2~3개씩 그룹을 짓거나 원형을 보이는 특징이 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2차 감염 방지를 위해 긁어서는 안 된다.

가려움이 심하다면 병원을 찾아 경구 항히스타민제를 처방 받아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야 한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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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