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악취 진동’ 냄새나는 대장동, 왜?

‘하수 스캔들’ 과태료 때리면 땡?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원주민 L씨는 매일 매일 하수구 뚜껑을 열어본다. 오늘은 좀 나아졌을까? 그대로다. 해결책은 딱히 없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미생물을 투여하는 게 전부다. 구청에 해결책을 물어도 별다른 답이 없다. 이제는 개인하수처리시설 전문가가 다 됐다. 21세기. 2023년에 누가 내 집 앞 오수 때문에 고통받을 줄 알았을까?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에 자리한 조용한 한 빌라. 바로 앞에는 하천이 흐른다. 앞으로 흐르는 동막천의 물로 이곳 주민들은 농사도 짓는다. 어렸을 때는 물에 들어가 물장구를 칠 만큼 맑았다. 대장동 원주민 L씨(대장동 우계이씨 31대손) 역시 이곳에서 나고 자랐다. 

문 열고 
나가면…

그러나 최근 빌라에 터를 잡은 L씨와 이곳의 주민들에게 악몽이 닥쳤다. 몇 명 살지도 않는 조용한 빌라가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며 과태료 폭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L씨의 집은 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나갈 수 있는 좁은 다리를 지나야 비로소 보인다. 차에서 내려 동막천을 마주했을 때 코를 찌르는 듯한 악취가 뿜어져 나왔다. 여름이 다 지났음에도 악취는 계속 났다. 

물에는 이끼 대신 찌꺼기가 채 걸러지지 못한 채 관에 걸려 있어 냄새가 더욱 심했다. 물을 배출하는 커다란 관에서는 오염수가 그대로 뿜어져 나오고 있었고, 뿌연 오염수는 그대로 낙생저수지까지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L씨는 “이 관을 통해 인분까지 나온다. 물 사용량이 많아지고 온도가 올라가면 더욱 심해진다. 겨울에는 바람이 세게 불어 냄새가 덜하지만, 여전하다. 이대로라면 하천 오염이 더 심각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오염이 심각하다는 것을 인지한 것은 지난해 7월경이다. 누군가로부터의 민원으로 빌라 내 개인하수처리시설의 수질이 문제가 발생한 것을 알았다. 처음 주민들은 정화조 청소만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하수구를 열어봤다. 열어본 하수구에는 새카만 물이 고여 있었고, 거기엔 각종 오염물질이 거의 그대로 방치된 채 악취를 뿜어냈다. 

결국 성남시 물순환과로부터 ‘물을 더럽게 써서 그렇다’는 답변과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1차 과태료는 120만원이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민들은 물을 더럽게 쓴 탓이라고 인정하는 분위기였다. 나름대로 물 관리에 힘써야겠다는 생각으로 물을 정화하기 위해 주민들 스스로 노력을 기울였다.

이마저도 쉬운 작업은 아니었다. 물순환과서 알려준 수질개선 업체 3개사와 주민이 알아본 업체 1개사를 통해 수질개선 작업을 의뢰했으나 모두 의뢰를 거절했다.

결국 L씨는 온라인 카페를 통해 케미컬 업체를 알게 됐고, 미생물을 주입하는 장치를 설치 및 매주 대량의 종균제(폐수정화용 고활성 미생물 제제로서 오수 및 유기성 산업폐수를 처리·정화시키기 위한 일종의 미생물 약품)를 투입하는 작업을 3개월간 진행했다. 

L씨는 매일 아침 배달된 미생물(짚신벌레, 아메바 같은 종류)을 양손 가득 들고 하루에 100ℓ씩 아침·저녁으로 개인하수처리시설에 쏟아부었다. 개인하수처리시설 침전물 제거에는 8톤 차량 5대를 동원할 만큼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갔다. 

하루에 몇 번씩 하수구 열어봐
빌라 요건에 충족 못 하는 시설


그러나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2차 수질 측정 결과도 기준초과라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오히려 1차로 수질 측정을 했을 때보다도 좋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3차 역시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해 7월부터 이달 10월까지 이곳 주민들이 받은 과태료는 1800만원에 이르렀다. 아무래도 이상했다. 수질관리를 해도 도무지 나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L씨는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대장동과 석운동은 공공하수관이 연결돼있지 않다. 무분별한 난개발을 막기위해서다. 공공하수관이 없는 지역에서는 자기 땅이라도 건축물 개발 행위를 할 수 없다. 결국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설치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이란 건물서 발생한 오수를 침전 및 분해 등의 방법으로 처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빌라에 사는 주민이 평생 하수구를 열어볼 일이 얼마나 될까? L씨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하루에 두 번씩 하수구를 열어봤다. 열어본 횟수만 100회가 넘는다. 매일 수질 걱정에 하수구 두껑을 열다보니 하수구 뚜껑 역시 몇 개가 깨졌다. 

도면도 함께 뒤졌다. 도면상 L씨의 빌라의 개인하수처리시설은 30톤(150인용)과 14톤(70인용)짜리로 시공돼있었다. 2m 높이의 정도 시설이다. 알고 보니 개인하수처리시설의 용량이 빌라서 나오는 오수를 처리하기에 턱없이 부족했던 것. L씨는 개인하수처리시설의 내부가 파손됐는지 내부를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L씨는 “그나마 현재 수질이 조금은 나아진 편이다. 검은색 물은 미생물이 없다는 뜻이다. 미생물이 있는 것은 갈색빛을 띤다. 단순히 주민들이 오염을 시킨 게 아니라 시공이 잘못됐다고 의심이 가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수도법을 근거로 1일 오수 발생량 2톤 이상인 주택은 개인하수처리시설을 시공해 오수를 흘러 보내게 돼있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은 정화조가 앞에 있고, 뒤에 정화시설이 있는 구조다. 오염물질을 걸러 방류해 유기물질이 쌓여 있으면 다시 정화할 수 있는 곳으로 돌려주는 역할을 한다. 

고통받는
원주민들

해당 빌라의 전체 통의 용량은 30톤으로 시공과 동일하다. 문제는 여기에 있었다. 폭기(반응조나 저류지 내 오수나 처리물에 산소를 공급하여 미생물 반응을 일으키는 장치) 처리 능력은 그보다 낮은 8톤이었기 때문이다. 폭기를 담는 통만 컸던 셈이다.

L씨가 거주하는 빌라 주민은 50명이 채 되지 않는다. 전체 세대 중 33%만 거주한다. 많은 인원이 살고 있지도 않음에도 개인하수처리시설의 오염도는 심각하다. 인근 다른 빌라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직접 하수구 뚜껑을 열어봤을 때 오염도는 더욱 심각했다. 석유 같은 검은색으로 아예 오수가 고여 있는 지경이었다. 심지어 폭기는 부숴져 있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였다. 일반적으로 하수도법에 명시돼있는 다세대, 다가구주택의 오수 발생량은 1인당 200ℓ로 규정하고 있다. 1세대는 440ℓ로 계산한다. 

우리나라는 거실 수를 보통 하나로 계산하는데, 계산법은 N=2.7+(r-2)*0.5(N=세대 인원, r=주택의 거실 수)다. 이때 세대 인원은 2.2라는 결과값이 나온다.


이 빌라는 1차 24세대로 계산법을 적용하면 10.5톤의 오수발생량이 도출되고, 2차 15세대는 6.6톤의 오수발생량이 평균 발생량이다. 간단한 계산으로도 폭기 용량보다 많은 오수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산 결과처럼 해당 빌라는 10.5톤 이상의 폭기가 필요한 곳이다. 단순히 주민들의 잘못인 줄 알았으나 처리 능력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을 밝혀냈다. 상식적으로 만수가 돼있는 상태서 8톤의 능력을 가진 시설로는 10.5톤 이상의 오수가 유입되면 정화가 되지 않고 하천으로 흘러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주민들은 개인하수처리시설의 폭기 용량이 왜 갖춰지지 않았는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 결국 주민들은 기술지원까지 받아가며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해 나섰다. 

책임 돌리기
법적인 한계

당시 기술지원은 경기도 환경보건연구원서 공무원과 함께 개인하수처리시설의 문제점을 점검했다. 

현장에 참여한 환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빌라 1차 24세대의 개인하수처리시설 정화 능력은 8톤, 빌라 2차 15세대의 정화 능력은 3.77톤이다. 현재 세대의 오수를 정화하는 능력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L씨는 준공 당시 구청의 공무원들이 나와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L씨는 “(공무원들이 나와)사진을 찍고 규격에 맞게 했는지 시운전을 하면서 물이 정확하게 정화됐는지 현장을 확인해야 하는데 그런 작업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분당구청서 환경부에 인증받은 제품을 환경부서 인증한 시공업체서 서류 몇 장으로 결재를 요청하니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L씨가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요청한 시험 성적서와 시운전 자료는 구청서 갖고 있지 않았다. 참을 수 없던 주민들은 결국 구청에 항의하러 찾아갔지만, 잘못에 대해 인정하지 않았고 여전히 바뀌는 게 없었다.

L씨와 주민들이 요구하는 부분은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개인하수처리시설의 전면 재시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구청서 허가를 해줬으니, 악취 문제도 개선해줘야 한다는 논리다. 

두 번째는 하수도법과 관련해 수질 측정은 1년에 4회 이뤄지는데, 수질 측정을 중지 또는 면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애초에 수질개선이 시설의 능력이 떨어져 개선하기 어렵다는 게 이유다. 또 그동안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도 멈춰야 한다고도 입을 모으고 있다.

구청은 여전히 이곳 주민들에게 과태료를 부과하는 중이다. 주민들은 ‘과태료 부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소송을 내 현재 진행 중이다.

“잘못해놓고 떠넘긴다”
분당구청 안일한 대처

주민들은 과태료 소송서 패배하고 공공하수처리시설이 지어질 때까지 수질 측정 대상이 돼 이를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지속적으로 과태료를 내야 한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과태료를 내면서 공공하수처리시설이 지어질 때까지 버티자는 의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이마저도 쉽지 않다. 공공하수처리시설의 연결 역시 지속적으로 미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L씨와 주민들은 분당구청뿐 아니라 시공사도 책임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당시 개인하수처리시설을 매립할 때, 환경부 인증 제품을 사용했지만, 턱없이 부족한 용량인데 과연 제대로 따져본 게 맞냐는 의구심에서다.

<일요시사>는 해당 빌라에 개인하수처리시설 시공을 한 업체에 직접 물었다. 해당 업체는 “분당구청에 문의하라”며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답했다. 

기자가 ‘빌라의 처리 능력에 떨어지는 제품을 설치한 게 맞느냐’는 질문에 업체 관계자는 “정당하게 오수량을 산정해서 합당한 공사를 해 준공까지 난 사안”이라며 “사후관리를 못한 주민 탓이며 과학적으로 산정된 근거에 따라 시공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2007년 하수도법이 개정되면서 수질 기준 초과로 발생하는 과태료는 오롯이 주택 소유자에게 부과하도록 법이 변경됐다. 이때 환경부서 인증받은 업체만 제작 및 시공이 가능하도록 법이 바뀌었다.

개정법은 여러 폐단을 낳았다. 전국적으로 심각한 오폐수 문제 발생은 당연했고, 불량하수처리시설도 너무 많았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까지도 등록 제품에 대한 준공 취소는 거의 불가능했다. 지난해 12월이 돼서야 비로소 성능 검사와 관련된 법안이 강화됐다. 

통상 건축 허가가 신청되면 편의상 건축과서 하수처리시설, 정화조 허가가 나간다. 과거에는 제품이 인증, 등록이 돼있으면 시험 조사가 다 통과돼 그대로 사용했다.

책임 소재의 여지가 있는 분당구청에도 이 빌라의 상황에 대해 물었다. 분당구청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검증됐다고 건축과서 하나하나 확인하는 게 아니다. 등록된 제품을 써 당연히 검증된 것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분당구청의 말 대로라면 제품이 이미 인증됐기 때문에 구청서 별다른 처리를 할 의무는 없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 관계자는 “그 당시 법의 테두리가 조금 세밀하지 못했다. 앞으로 더욱 세밀하게 살피겠다”고 부연했다. 

소유주들은 분당구청서 준공 승인을 내줘 주택을 분양받은 것뿐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신도 모르게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범법자가 돼있었다.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설명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대목이다. 

이 지역은 현재 난개발을 막기 위해 건축허가 등이 이뤄지기 어렵다. 2016년 분당구청은 해당 빌라 인근에 건축물 허가를 승인해주면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치지 않았고, 시에 관련 조례도 없는 것으로 확인돼 멋대로 건축허가를 내줬다는 의혹을 많이 받았다.

“시공업자
알았을 것”

기술지원에 나섰던 경기도 환경보건연구원 관계자는 “등록 제품이기 때문에 허술한 과정에 따라 등록이 나 문제가 생겼다. 건축주와 주민들 입장에서는 성능검사를 받은 제품을 선택해 묻었는데, 피해자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도 “시공업자가 정상적으로 중공 채수했을 때 방류 기준이 초과되는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ckcjfdo@ilyo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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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①어떻게 살아왔나

[지령 1500호 특집기획] 한눈에 보는 김건희 8가지 의혹 총정리 ①어떻게 살아왔나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어릴 적부터 예술에 재능을 보이며, 화려한 경력을 쌓은 김건희는 무려 10살 차이를 극복하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 현재 영부인의 자리까지 올랐다. 개명하기 전 이름인 김명신의 과거 행적 의혹이 제기됐지만, 현재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고 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녹취록 공개 파장에 무속 논란으로 후폭풍을 맞기도 했다. 의혹이 빗발치자 조용한 내조를 약속했으나 이를 까먹은 듯 광폭 행보를 이어 나가는 중이다. 김건희는 지난 1972년 9월2일 경기도 양평군서 아버지 고 김광섭, 어머니 최은순 사이서 셋째로 태어났다. 서울 남동부로 이주해 지금의 송파구에 살며 잠동초등학교, 잠실중학교를 졸업하고 강동구로 이사한 후 명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당시 이름은 김명신이다. 예술 두각 숱한 경력 김건희가 15세 때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어머니 최은순이 홀로 자식들을 키웠다. 부친 김광섭은 양평군청 공무원으로 지낸 것으로 알려졌고, 지난 1987년 작고했다. 김건희는 어린 시절 오래된 골동품이나 예술품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자연스레 그림과 예술에 관심이 커진 김건희는 향후 문화예술 사업에 뛰어든다. 서울 명일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기대학교 예체능대학 회화과(서양화 전공)서 학사학위를 취득했던 그는 이 시기부터 예술적 재능을 발휘했다. 지난 1995년 ‘대한민국미술대전’서 입선을 차지하는 등 주목받는 작품을 선보였다. 대학 졸업 후 다양한 교육과 업무 경험을 쌓으며 전문가로서 발전을 거듭해 왔다. 지난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숙명여자대학교 교육대학원서 미술교육전공으로 석사 과정을 수료한 후, 교육 분야서 전문성을 증명했다. 이후 2001년 영락여자상업고등학교서 미술 강사로 활동하며 경험을 쌓았고, 한림성심대서도 강단에 섰다. 서일대학교와 서울정보기능대학교서도 강의를 맡으며 디자인과 컴퓨터 그래픽스 분야 전문 지식을 공유했다.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에서는 경영학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인문학 과정(AFP)과 글로벌 리더 과정(GLA)을 이수하며 지식을 넓혔다. 지난 2007년 해외 유명 소장품과 미술품을 전시하는 회사인 ‘코바나컨텐츠’를 설립하고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창의적인 문화예술 활동을 이어갔다. 그는 국내서 보기 힘든 유명 작품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전시를 다수 기획했다. 2015년 ‘마코 로스코 전시’ 2016년 ‘르 코르뷔지에 서울특별전’ 2018년 ‘알베르토 자코메티 전시’ 등이 대표적이다. 결혼 후엔 안양대학교와 국민대학교 등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며 문화 콘텐츠와 색채, 대중문화 등 다양한 분야서 학문적인 역량을 발휘했다. 또 단국대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예술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하고, 테크노디자인대학원서 강의를 통해 학문적 기여를 이어갔다. 김건희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부 1과장 시절이던 지난 2012년 3월 결혼했다. 결혼 당시 윤 대통령의 나이는 52세로, 40세였던 김건희와 12살 띠동갑의 나이 차이를 극복했다. 그는 과거 한 언론 인터뷰서 윤 대통령과 결혼을 결심하게 된 계기에 대해 “오래전부터 그냥 ‘아는 아저씨’로 알고 지내다 한 스님이 나서서 연을 맺어줬다”고 밝힌 바 있다. “과거에 유흥주점 근무” 주장 “쥴리 하고 싶어도 못해” 반박 윤 대통령 주변 인사는 “김건희를 처음 만난 자리서 마음에 들었지만, 나이 차가 많고 여건상 이뤄지기 어렵다는 생각에 김건희의 명함을 버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얼마 후 윤 대통령은 명함에 적혀있던 김건희의 이메일 주소를 기억해 메일을 보내 마음을 표현했고 지인들의 도움으로 다시 만났다고 한다. 지난 2017년 남편인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검사장으로 임명됐을 당시 그의 직업적 성취와 함께 김건희는 사회적으로도 주목받았다. 이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승진하면서 더 큰 관심을 받게 됐으며, 지난 2019년 청와대서 검찰총장 임명장을 수여받는 자리에도 함께 참석했다. 윤 대통령의 재산은 대부분 김건희 명의로 밝혀졌다. 그는 결혼 당시 윤 대통령의 재산이 불과 2000만원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대선후보 시절 윤 대통령이 신고한 재산은 약 77억4500만원이다. 신고액 중 68억9900여만원이 김건희의 재산이다. 대부분 김건희가 소유한 땅과 건물, 예금이다. 재산 형성 과정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난 1990년대 IT붐이 일었을 당시 주식으로 번 돈이 밑천이 돼 사업체를 키웠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부부는 역대 대통령 배우자 중 유일하게 자녀가 없다. 한 번 임신한 적이 있었는데, 스트레스로 유산한 후 다시는 임신하지 못했다. 김건희는 지난 2021년 12월 허위 경력 의혹으로 열린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당시 “결혼 후 어렵게 아이를 가졌지만, 남편의 직장 때문에 몸과 마음이 지쳐 아이를 잃었다”며 “예쁜 아이를 낳으면 업고 출근하겠다던 남편의 간절한 소원도 들어줄 수 없게 됐다”고 유산 경험을 털어놓기도 했다. 당시 심리적으로 힘들었던 그는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를 키우고 있다. 이들 가운데 비숑 프리제 종 2마리를 제외한 반려견 2마리와 반려묘 3마리는 모두 유기동물을 입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의 대선 기간 중 각종 소문에 시달리기도 했다. 특히 유흥업소서 일했다는 의혹과 경력 관련 논란은 진위 여부를 떠나 그를 난처하게 만들었다. 정천수 열린공감TV 대표와 안해욱 전 한국초등학교태권도연맹 회장 등은 김건희가 과거 서울 강남구에 위치했던 라마다르네상스호텔 지하 1층 모 나이트클럽서 ‘쥴리’라는 예명으로 활동했다고 수차례에 걸쳐 언급해 왔다. 나이트클럽서 접대부로 활동했던 김건희를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 개인 접대 공간(호텔 6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 앞에서 봤다고 말한 사람이 적지 않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었다. 이에 김건희는 지난 2021년 6월 <뉴스버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의혹에 해명했다. 먼저 ‘강남 유흥주점의 접객원 쥴리로 검사들과 친밀한 관계를 맺어왔다’는 의혹을 두고 김건희는 “누가 소설을 쓴 것”이라며 “기가 막힌다”고 억울해했다. 각종 소문들 숨겨진 과거 이어 “제가 원래 좀 남자 같고 털털한 스타일이고 오히려 일 중독”이라며 “석사학위 두 개에 박사학위까지 받고, 대학 강의 나가고 사업하느라 정말 쥴리를 하고 싶어도 시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도 “김건희가 술 마시고 흥청거리는 것을 싫어한다”며 “이런 사람이 술집 가서 이상한 짓 했다는 얘기가 상식적으로 안 맞다”고 반박했다. 이어 “집사람은 새벽 2~3시까지 책을 읽거나 컴퓨터 앞에 앉아 있을 만큼 쉴 틈 없이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라며 “고교 교사와 대학 초빙 겸임교수도 했고, 석사학위도 2개나 받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나이트클럽 운영자들 역시 정천수 대표와 안해욱 전 회장의 주장을 모두 부인한 상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10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천수 전 대표와 안해욱 전 회장의 6차 공판을 진행했다. 1994년부터 1999년까지 나이트클럽 공동대표였던 조모씨와 배모씨는 이날 증인으로 출석해 “쥴리에 대해 전혀 듣도 보도 못했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조씨는 “삼부토건 회장을 비롯해 이른바 VIP들이 따로 사용하는 공간은 없었다”며 “또 호텔 건물로 직결되는 엘리베이터도 없었다”고 증언했다. ‘비중 있는 손님들과 친교를 가진 여성이 있었느냐’는 검사의 질문엔 “한번도 들은 적 없고, 전혀 없다”며 “종업원 외에 다른 여자는 있을 수 없다”고 부인했다. ‘르네상스 지하 또는 1층에 그림을 전시했던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조남욱 회장이 특정 여성을 동석시키거나 같이 다녔냐는 물음에 “본 적 없다”고 일축했다. 배씨 역시 비슷한 증언을 내놨다. 호텔 6층까지 직통으로 연결된 엘리베이터가 있었냐는 취지로 검사가 묻자 “구조상, 상식적으로 안 맞는 것 같다”며 “건물이 많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건 미친 사람 아니면 그걸 왜 하나 싶다”고 말했다. 배씨는 ‘조남욱 전 삼부토건 회장이 특정 여성이랑 있거나 다른 사람을 초대한 것을 본 적 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못 봤다”고 답했다. ‘김 교수’라는 여성의 호칭에 대해서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경력 논란도 김건희를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김건희는 지난 2008년 개명한 이후 전시 관련 일을 하며 사업을 확장했지만, 업계에서는 김건희를 제대로 아는 이가 없다는 뒷말이 나왔다. 또 거물급 대형 전시회를 가져왔는지 의문이라고 할 정도라고 전해지기도 했다. 당시 김건희는 페이스북에 서울대 대학원 졸업이라고 개재하며 SNS로도 본인을 홍보하는 데 힘썼다. YG 빅뱅 멤버들이 홍보도 해줄 정도로 정관계, 연예계와도 친분을 쌓았다. 이때 전시회에 LG전자, GS칼텍스, 우리은행 등 12~16곳이 넘는 협찬을 끌어오는데,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자로 발표될 무렵 일주일 사이에 협찬사가 무려 12곳이나 불어났다. 무속인 연결 녹취록 공개 수사에 들어가 확인해 본 결과 김건희의 코바나컨텐츠 협찬사였던 GS칼텍스는 대기오염물질 측정치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고, 협찬에 나선 한 유명 게임업체 대표는 개인 비리로 수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들은 행사를 주최한 <국민일보> <연합뉴스> 등 언론사에 협찬한 거라고 해명해 왔지만, 수사팀은 협찬금이 언론사를 거쳐 그대로 코바나컨텐츠 측에 전달된 사실도 확인했다. 김건희의 무속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윤 대통령 부부가 스님·법사라는 이름을 붙인 이들과 교류가 잦았고 중요한 국면서 이들로부터 조언을 받았다는 의혹이 대선 경선 과정서부터 이어졌다. 김건희와 인터넷 매체 기자와의 7시간 통화 녹취록에도 윤 대통령과 역술인의 오랜 인연이 등장한다. 당시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지난 2022년 1월18일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네트워크본부를 이 시간부로 해산한다”며 “네트워크본부를 둘러싸고 후보와 관련해서 불필요한 악의적인 오해가 확산하는 부분에 대해 단호하게 차단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건진 법사’로 불리는 무속인 전씨가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산하 네트워크본부서 활동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아예 조직 자체를 없애버린 것이다. 전씨는 지난 2022년 1월1일 윤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네트워크본부 사무실을 방문하자 윤 대통령을 사무실 안쪽으로 이끌며 직원들을 소개했다. 국민의힘은 전씨를 “대한불교종정협의회 기획실장”이라고 소개했다. 전씨의 존재가 알려진 건 이번 언론 보도가 처음이 아니었다. 유튜브 방송 <열린공감TV>는 지난 2021년 10월 충북 충주 일광사의 혜우 스님을 만나 ‘건진 법사에게 윤 대통령을 지키라고 했고, 그가 윤석열 캠프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발언을 보도했다. 충주 일광사는 조계종과 관련 없는 일광조계종의 본산이며 혜우 스님은 건진 법사의 스승이라고 한다. 혜우 스님은 김건희에게 초청 받아 코바나컨텐츠서 주관한 전시회에 3차례 참석해 축원을 해줬다고도 밝혔다. 건진 법사도 김건희를 통해 윤 대통령과 연결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증언이었다. 건진·천공과 인연은? “도사들과 대화 좋아해” 유튜버 ‘천공 스승’과 윤 대통령의 인연도 논란을 낳았다. 천공 스승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서 사퇴했던 지난 2021년 3월4일 <최보식의 언론>과 인터뷰서 “윤 총장은 내 공부를 하는 사람이다” “자기 자리서 일을 잘하도록 돕는 것이다” “열흘에 한번쯤 만난다”고 주장했고 “윤 총장이 대선에 나온다”고 단언해 ‘윤석열 멘토’로 불렸다. 논란이 되자 천공 스승은 같은 해 10월 <YTN> 인터뷰서 “멘토가 아니다”라고 했지만 “(김건희에게서)연락이 와서 만났는데, 윤 전 총장이 남편이니까 같이 왔다”며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해 줬다고 했다. 김건희가 천공 스승과 윤 대통령을 연결했다는 얘기다. 김건희와 <서울의 소리> 이 기자 통화 녹취록서도 윤 대통령 부부가 미래를 보는 역술인에게 의존하고 교류하는 내용이 확인된다. 같은 해 7월20일 전화 통화에서 김건희는 ‘무정 스님’ 이야기를 꺼냈다. 무정 스님은 이미 검찰 주변서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멘토로 알려진 인물이다. 김건희는 이 기자에게 무정 스님이 “진짜 스님은 아니다”라면서도 윤 대통령이 20대 시절에 그와 만났고 “(남편이)사법고시서 떨어지니까 한국은행에 취직하려고 했는데 ‘너는 3년 더해야 한다’고 해서 3년 했는데 정말 붙었다”는 일화를 소개했다. 자신에게는 “너는 석열이하고 맞는다”며 결혼을 권했다는 이야기도 털어놨다. 하지만 “(무정 스님이)문재인 대통령이 되고 나서 갑자기 남편 앞에서 ‘문재인은 망한다’고 했다”며 “우리 남편 망한다는 말밖에 더 돼냐” “그때부터 인연을 끊었다”고 전했다. 김건희는 “내가 되게 영적인 사람이라 차라리 도사들하고 같이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한다”고 했다. 그는 “세간에 내가 무당을 많이 만난다고 돼있는데, 전혀 아니고 무당을 원래 싫어한다”며 “제가 더(점괘 등을) 잘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에게 얼굴·손금 사진을 보내라고 한 뒤 그걸 토대로 “이직을 하라”며 “국정원, 정보 일이 맞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드러난 사실과 제기된 의혹을 종합하면, 윤 대통령 부부는 무속인·역술인과 깊은 교분을 유지하며 이런저런 조언을 받아왔던 것으로 해석된다. 아내 역할만 충실한다더니… 김건희는 대선 과정서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이 제기되자 지난 2021년 12월 기자회견서 “남편이 대통령이 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며 이른바 ‘조용한 내조’를 약속한 바 있다. 취임 초반에는 패션 등이 시선을 끌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구설과 논란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김건희가 남편인 윤 대통령보다도 더 많은 주목을 받으면서 조용한 내조 대신 ‘광폭 행보’라는 논란이 이어졌다. <yuncastle@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