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넥스지 VS 어울림’ 끝나지 않은 저작권 전쟁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08.28 14:24:31
  • 호수 144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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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뒤치락’ 10년 진흙탕 싸움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한솔넥스지(현 넥스지)와 어울림정보기술(어울림)의 ‘저작권 분쟁’이 재점화됐다. 최근 어울림 측에 유리한 근거가 제시되면서다. 최근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어울림 측의 시큐웍스V4.0 저작권 등록 과정서 필수 자료가 누락된 사실을 인정했다. 양사는 방화벽 운영체제인 시큐웍스V4.0의 소유권을 놓고 10년째 공방 중이다.

통상 컴퓨터 프로그램 저작권을 등록할 때는 저작권법에 따라 소스코드와 실행파일이 필수로 첨부돼야 한다. 소스코드는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설계도를 의미한다. 시큐웍스V4.0이 최초 등록된 건 2011년 9월.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저작권위원회(이하 저작위)는 홍보 브로셔만 검토하고 저작권을 내줬다. 넥스지가 매수한 저작권은 사실상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껍데기 
사갔다?

넥스지는 2001년 설립된 국내 VPN(가상사설망) 시장 1위 업체다. 2013년 9월 한솔그룹의 정보시스템업체인 ‘한솔인티큐브’ 등에 인수됐다. 합병을 통해 한솔넥스지가 출범했다. 그해 11월 어울림서 퇴사한 개발자 20여명은 다넷정보기술이라는 업체를 설립했다. 2013년 10월 한솔넥스지는 다넷정보기술을 인수했다.

한솔넥스지는 당시 어울림 소유의 시큐웍스V4.0 저작권을 경매로 매수해 “차세대방화벽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나선다”고 선포했다.

어울림이 개발한 시큐웍스V4.0 시리즈는 관공서 등에 납품한 컴퓨터 보안 프로그램으로 등급과 용도에 따라 R2·R3·R4로 나뉘어 있다. 


2013년 말 한솔넥스지는 “시큐웍스V4.0의 저작권이 시큐웍스V4.0 R2·R3·R4를 포함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큐어웍스V4.0을 사용 중인 고객사 800여곳 중 500여곳에 관한 유지보수로 연간 60억원을 벌었다. 고객사들은 어울림이 기존에 납품한 거래처였다.

1997년 설립된 어울림정보기술은 어울림그룹 산하 기업이다. 주로 방화벽, VPN 등을 개발한 정보보안 기업이다. 수제 스포츠카 ‘스피라’ 등을 생산한 어울림모터스의 모회사기도 하다.

넥스지와 어울림의 분쟁은 박동혁 어울림 대표가 2013년 공금횡령 등으로 구속되면서 일단락됐다. 당시 어울림 측은 “한솔넥스지가 ‘핵심 인력’과 ‘기술’을 빼돌려 불법 영업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끝까지 싸웠다.

‘시큐웍스V4.0’ 등록 과정 필수자료 누락
홍보자료만 받고?…위원회 “말도 안 돼”

어울림의 분열 기미가 포착된 건 2012년 3월 주주총회부터다. 앞서 직원 200여명은 회사 지분 20%가량을 확보했다. 이후 주총에 나타나 이사 선임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이들은 집단 퇴사하면서 퇴직금 지급소송을 냈다. 어울림의 통장 계좌, 시큐웍스V4.0 저작권에 관한 압류 신청을 이어갔다. 박 대표가 발목을 잡힌 시기였다. 그는 퇴직금 지급을 위해 압류를 풀어달라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 대표는 시큐웍스V4.0의 저작권 유무를 압류되기 전까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어울림 내에 시큐웍스V4.0이라는 단일 제품은 없었기 때문이다. 단지 시큐웍스V4.0 R2·R3·R4 등의 시리즈를 통칭하기 위해 시큐웍스V4.0이라는 단어를 썼을 뿐이다. 


저작위에 확인한 결과, 시큐웍스V4.0은 2011년 9월에 등록됐다. 법인 공인인증서를 통해 누군가 저작권을 등록했다는 의미다.

박 대표는 법인 공인인증서 관리를 맡았던 총무팀 직원 김모씨로부터 정황을 듣게 된다. 김씨는 “2011년 9월8일 최모 부장이 찾아와 ‘급히 처리할 것이 있으니 컴퓨터를 쓰게 해달라’는 요구가 있어 자리를 내줬다”고 진술했다. 이날은 시큐웍스V4.0의 저작권이 최초 등록된 날이다.

2차 감정
90% 동일

최 부장이 어울림 법인 공인인증서를 사용해 저작권을 등록한 것이다. 당시 최 부장은 한솔넥스지로 이직했다가 현재는 퇴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는 시큐웍스V4.0 R2·R3·R4의 저작권을 2005년에 등록했다. 2011년 9월 등록된 시큐웍스V4.0과 다른 저작권이다. 당시 최 부장은 시큐웍스V4.0을 등록할 때 홍보 브로셔 이미지만 등록했다. 기술적 근거자료 없이 단순 설명서로만 저작권을 받은 셈이다.

박 대표는 “어떻게 홍보 브로셔만 받고 저작권을 내주냐”며 저작위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저작위는 사실을 인정하며 경정을 요청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저작위 공문에 따르면 “(시큐웍스V4.0)등록 신청 당시 등록명세서 기재에 부합하는 프로그램 소스파일을 제출하지 않고 브로셔를 제출했으므로 저작권법 시행령 제29조 제1항에 따라 이를 경정해 제출할 것을 요청한다”고 적혀 있다.

박 대표는 어울림서 납품한 시큐웍스V4.0 R2·R3·R4와 무관한 소스코드를 저작위에 넘겼다. 최근 법원이 저작위에 요청한 2차 감정서도 시큐웍스V4.0 R2·R3·R4와 시큐웍스V4.0의 저작권 등록 내용은 다르게 나타났다.

다만, 시큐웍스V4.0의 저작권은 압류된 상태라 회수할 수 없었다. 경정이 완료되자, 2013년 말 한솔넥스지는 시큐웍스V4.0의 저작권을 매수한다.

한솔넥스지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소스코드가 없다고 해서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며 “2014년 한솔이 시큐웍스V4.0 저작권을 정당하게 인수했고, 이를 인정해준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고 일축했다.

어울림 출신
모두 나갔다

박 대표는 “어울림이 2005년 저작권을 취득한 시큐웍스V4.0 R2·R3·R4를 한솔넥스지가 무단 판매했다”며 “자신들이 경락받은 시큐웍스V4.0 저작권과 전혀 다른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저작위는 허술한 저작권 등록 과정에 관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최근 저작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프로그램 저작권을 신청할 때 소스코드나 실행파일을 등록하지 않는 경우는 있을 수 없다”며 “10년도 지난 일이지만, 말도 안 된다”고 단언했다.

쟁점은 시큐웍스V4.0과 시큐웍스V4.0 R2·R3·R4의 관련성이다. 시큐웍스V4.0 R2·R3·R4 저작권은 현재까지 어울림의 소유다.

반면, 한솔넥스지 측은 “시큐웍스V4.0이 시큐웍스V4.0 R2·R3·R4 등을 총칭하는 제품명”이라고 주장했다.

어울림이 소유권을 주장하는 첫 번째 근거는 저작권에 등록된 파일의 용량이다. 먼저, 어울림의 시큐웍스V4.0 R2·R3·R4는 저작권 등록 당시 각각 실행파일과 소스파일이 첨부됐다. 한솔넥스지의 주장대로라면 시큐웍스V4.0의 저작권 내용물이 시큐웍스V4.0 R2·R3·R4을 포함한 파일의 크기여야 한다.

저작권 프로그램 등록부를 살펴보면 시큐웍스V4.0 R2·R3·R4의 용량은 2982만1579바이트다. 이에 비해 시큐웍스V4.0의 소스파일 용량은 1102만6988바이트다. 결론은 두 저작권의 내용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500억 이상 손해배상액?
“승소했는데 뭐가 문제냐”


특히, 시큐웍스V4.0의 프로그램 등록 설명에는 “고성능 Multi-Core CPU를 사용한 경계선 방어형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으로 Firewall, VPN, IPS, QoS, Anti-Virus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고 적혀 있다.

시큐웍스V4.0 R2·R3·R4의 경우 ‘전용 서버 하드웨어에 설치되어 내부 네트워크 자원에 대한 보안과 사용자들의 접근제어를 수행하고 암호화된 가상의 사설망을 제공하는 시스템 프로그램’이다.

다시 말해 한솔넥스지는 시큐웍스V4.0 저작권을 인수해놓고 이와 무관한 시큐웍스V4.0 R2·R3·R4를 무단으로 판매한 것이다. 최근 서울고등법원서 저작위에 의뢰한 2차 감정 결과도 마찬가지다. 한솔넥스지가 판매한 제품이 어울림 소유의 시큐웍스V4.0 R2·R3·R4 소스코드와 90% 일치한 것으로 나왔다.

2015년 어울림은 한솔넥스지에 이의를 제기했으나, 오히려 저작권법 위반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당했다. 

한솔넥스지는 “프로그램 업데이트 권한과 유지보수 권한 등 시큐웍스V4.0이라는 이름을 쓰는 모든 제품에 대한 저작권을 정당한 방법으로 인수했다”며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저작권자의 허락을 구하지 않고 무단으로 제품 판매 및 유지보수 활동을 해 저작재산권을 침해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

박 대표는 “(한솔은)어울림 출신 퇴직자들이 설립한 회사를 인수하고, 시큐웍스V4.0 R2·R3·R4와 별개인 시큐웍스V4.0 저작권을 인수해 우리 제품을 판매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솔넥스지는 2017년 한솔그룹과 분리되면서 넥스지로 사명을 바꿨다. 현재 어울림은 넥스지를 상대로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어울림 측 변호사에 따르면 약 500억원 이상의 손해배상액이 나올 전망이다. 한솔넥스지는 어울림이 납품한 시큐웍스V4.0 R2·R3·R4의 유지보수로만 500억원 이상을 벌었다.

공방전
재점화

시큐웍스V4.0을 매수한 2014년 기준, 유지보수비로 발생한 연평균 매출은 약 60억원이다. 하드웨어까지 포함한 매출은 150억원 이상이다.

넥스지 측은 “어울림 출신 직원은 모두 퇴사했다”며 “한솔넥스지가 승소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말했다. 박 대표의 입장을 반박할 어울림 출신 직원들은 현재 연락이 되지 않고 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기술 복제 코오롱베니트

소기업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한 대기업이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례도 있다. 코오롱그룹 계열사 IT서비스 전문업체인 ㈜코오롱베니트(대표 강이구)는 개인기업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베꼈다가 지난해 유죄를 선고받았다.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형사4단독 이용제 판사는 저작권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코오롱베니트 법인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지난해 2월10일 밝혔다. 

코오롱베니트 측 책임자 이모씨와 프로그램 복제 등을 수행한 외부 업체 책임자 김모씨에게도 각각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면서 “다만 초범이라 벌금형에 처한다”고 밝혔다. 코오롱베니트 측은 항소할 뜻을 밝혔다.

앞서 2017년 수원지방검찰청 안양지청은 컴퓨터 프로그래머 고모(전 솔컴 인포컴스 대표)씨가 개발한 TP모니터 계열의 미들웨어 프로그램을 코오롱베니트가 복제해 ‘수출용 증권시장 감시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미들웨어(Middleware)는 컴퓨터 제작 회사가 사용자의 특정한 요구대로 만들어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운영체제와 응용 소프트웨어의 중간서 조정과 중개의 역할을 수행하는 소프트웨어다. 

코오롱베니트는 해당 프로그램을 한국거래소(KRX)에 납품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프로그램 개발 업무를 담당한 이씨와 관련 용역에 참여한 김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특히, KRX는 이 시스템을 우즈베키스탄·베트남 등에 수백억원대에 판매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서울신문> 보도 후 검찰 수사가 본격화돼 재판에 넘겨졌으나, 수십년간 보류돼왔다.

지난해 10월 민사소송서 법원이 코오롱베니트의 기술 침해를 인정해 배상금 2000만원 지급을 명령하면서 속개됐다.

고모씨는 2016년 11월 “코오롱베니트가 2년 전부터 ‘심포니 넷트’ 베이스 라이브러리(소스 프로그램)를 몰래 사용하고 개발자를 비밀리에 고용해 역공학(복제)하는 방법으로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서울중앙지법에 사용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고씨의 미들웨어 프로그램은 은행의 뱅킹 업무 및 철도 승차권 예약과 같이 동시 사용자가 폭주할 경우 업무 처리가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감시·제어하는 기능을 한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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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