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허경영이 만든 ‘불로 패키지’ 정체

영원히 죽지 않는 불로불사 우유?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부패하지 않는 식품이 있다.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가 만든 ‘불로유’가 그것.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반 우유에 허경영 스티커를 붙이고 허경영 이름을 부르면 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허 대표의 에너지가 담은 불로유가 탄생한다. 지지자들은 불로유가 영원히 썩지 않을 것이며 암도 치유한다고 주장한다.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는 국가혁명당 허경영 대표의 종교시설로 불리는 ‘하늘궁’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스스로를 ‘신인’으로 부르는 허 대표의 자택도 있다. 허 대표는 처음부터 종교 지도자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것이 아니다. 원래는 소수의 팬클럽만 존재했으나, 2007년 공직선거법 위반, 허위 사실적시 명예훼손 등 혐의로 체포돼 1년6개월 징역을 선고받고 2009년에 출소한 뒤부터 판도가 바뀌었다. 

“마셔 봐”
암도 거뜬

당시 허 대표는 경제공화당 대선후보로 출마해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 만찬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다. 대통령이 되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결혼하기로 했다”고 발언한 혐의로 체포됐다.

그는 출소 후 자신을 신격화하는 발언을 강연서 하기 시작했고 추종자들이 모여들어 종교가 됐다. 허 대표는 “내가 구속되던 날 남대문이 불에 탔고, 출소하는 날은 개기일식이 일어나 많은 사람이 놀라워했다”고 주장했다.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마이클 잭슨 사망 3일 전, 그의 영혼이 나를 찾아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허 대표를 신인이라고 부르는 지지자들은 허경영의 눈만 봐도 병이 낫고 행운이 올 거라고 믿었다. 그래서 그를 후원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융통하기도 했다. 본인도 스스로를 하늘서 내려온 신인이며 인류를 심판하러 왔다고 말했으니 말 그대로 허 대표는 스스로 ‘종교’가 됐다.

허 대표는 본인이 초우주 에너지로 사람을 치유하고, 시공을 초월하며, 사람의 수명을 늘리거나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신인이란 우주 공간을 지배하는 신의 화신으로 허 대표는 세계 통일을 하기 위해 12억 광년 떨어진 백궁서 지구로 온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허 대표는 지지자들을 치료하는 행위를 한다. 지지자들은 자신의 몸에 허 대표의 손끝만 닿아도 병을 낫게 한다고 동의했고, 이에 허 대표는 지지자의 머리채를 잡고 상체를 눕혔다가 일으키거나, 몸 곳곳을 세게 때리고 포옹하며 몸을 쓰다듬었다. 이런 행동이 ‘치유를 위한 행동’이다.

지지자는 허 대표의 치유 행위가 특별한 에너지를 받는 활동이라며, 이를 통해 에너지를 받은 사람은 “아팠던 몸이 나았다” “심각한 병이 싹 나았다” “모두 허경영 신인님 덕분”이라며 감탄했다. 

지지자 대부분은 허 대표를 유튜브로 접했다. 허경영 개인 채널만 5개며, 전문가는 2시간에 하나씩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 댓글에는 “세계 통일 황제, 허경영, 허경영, 허경영”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등의 댓글이 많았다.

“12억 광년 떨어진 백궁서 지구로 왔다”
생우유에 허경영 부르고 스티커 붙이면? 

가장 최근(지난 20일 기준)에 올라온 영상서 허 대표는 “내가 (지구에)오래 있어야 하는데 마음을 바꾸고 있다. 안티들이 하는 행동이 도대체 뭐야? 무슨 근거로 시비를 거는 거냐? 내가 돈을 숨기고 있다고 그런다”며 “내가 지구에 있는 시간을 260년 줄일 생각이다. 내가 아침에 안 나오면 그러면 내 몸은 시체가 돼있을 것이다. 내가 여러분보다 먼저 가려고 그런다. 가만히 있으니 신인을 가짜로 보냐? 이 방(영상 속) 금고는 내 방에 있는 게 아니다. 생사람 잡지 말라”고 난색을 표했다.

이어 갑자기 성경 속 마태복음을 읽으며 “예수가 자신을 예언한 것”이라며, 고린도전서 15장52절 ‘나팔 소리가 나매 죽은 자들이 썩지 아니할 것으로 다시 살아나고’라는 구절을 강조했다.

허 대표는 이 구절 ‘썩지 않을 것이 다시 살아나고’를 두고 “이것이 불로유다. 우리는 불로산삼도 있다. 여기에 세계 UN 봉사단 이사장이 앉아있다. 이 사람이 우리나라 산삼 일인자인데 산삼을 위해 평생을 보냈다. 원래는 대통령도 할 수 있는 사람인데 산삼에 빠졌다. 이천에 산삼농장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썩지 않는 것은 불로유다. 불로유나 불로산삼은 내 이름을 넣은 것이다. 수박도 내 이름을 넣으면 커진다. 나중에 불로산삼 먹은 사람과 안 먹은 사람은 얼굴이 다르다. 나는 장사하면 잘할 거야. 그래서 사람들이 사기꾼 소리 하나 봐. 정치, 종교, 장사 다 잘하니”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는 하나님이 보낸 자가 있다고 했다. 그자가 바로 ‘우유를 썩지 않게 하는 자’다. 우유가 영원히 안 썩는 이유가 무엇이냐? 그자 말고는 할 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게 신인”이라며 “성자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이래도 못 알아보면 기가 막히는 것이다. 그러니 내가 몇 년 있다가 가려고 한다. 여러분이 나에게 안티가 생긴 대가가 오는 것이다. 내가 말한 메시지는 모두 선언”이라고 소리쳤다.

고린도전서
15장52절

허 대표는 성경 구절의 ‘썩지 않은 것’을 ‘불로유’와 ‘불로산삼’라고 주장한다. 특히 해당 영상에서는 불로산삼 판매에 관한 홍보를 하기도 했다. 불로산삼 한 박스에 14만8000원이고 3개를 사면 1개를 끼워주고 44만4000원이다.

여기서 말하는 불로유와 불로산삼은 무엇일까? 

먼저 불로유와 불로산삼은 허 대표가 새롭게 만든 식품이 아니다. 불로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본좌랜드’에 불로유를 만드는 허경영 스티커를 사야 한다. 가격은 5000원으로 허 대표의 얼굴과 이름이 적힌 스티커 20장이 들어있다.

해당 제품 상세 정보란에는 불로유를 먹고 피부병이 완치됐다는 사진 두 장이 있다. 상단의 사진은 피부가 심각할 정도로 빨갛게 일어나 있었고, 하단 사진은 평범한 다리 사진이다.

또 본좌랜드는 우유 팩을 열어놓고 ‘허경영이라고 불러준 우유’와 ‘허경영이라고 불러주지 않은 우유’를 구분해 부패 정도를 확인했다. 허경영을 부른 우유는 깨끗한 하얀색을 유지했고, 아닌 것은 시커멓게 썩었다. 즉,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우유에 허경영 스티커를 붙이고 상온에 오랫동안 유지하면 불로유가 된다는 것인데, 허 대표는 썩지 않기 때문에 ‘불로’라는 이름을 붙였다. 

허 대표는 자신의 영상을 통해 “내 사진과 이름에는 농축된 (에너지)게 있다. 내가 우리나라 유명한 식품 분석 연구소서 불로유를 검사했다. 한 달 동안 한 검사인데 우유 영양분 변화가 없다. 밖에서 몇 달 된 걸 가져가서 테스트한 건 데도 이렇다”며 “세균도 하나도 없다. 6개월, 1년 된 우유인데도 멀쩡하다. 항암치료하는 사람이 불로유를 먹었는데 속이 메스꺼운 게 없고 머리카락도 안 빠진다. 항암치료하기 전보다 더 밥을 잘 먹는다”고 주장했다.

안티 글
“보지 마”

그러면서 “조금 있으면 (불로유)논문도 나온다. 논문 하나 내는 데 몇 억씩 비용이 들어간다. 신인이 아니면 이런 농축된 에너지가 말, 이름, 사진에 들어갈 수 없다. 사진 붙인다고 에너지 나오는 것 봤냐? 적외선은 있지만, 이렇게 암흑물질과 우주 에너지가 나오는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불로유에 대해선 인터넷에 올라온 ‘불로유가 썩었다’는 내용의 글은 읽지 말라며 화를 내기도 냈다. 

그는 “불로유가 썩는다고 하는 것은 보지 마. 그런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는 천사한테 물어봐. 다음에 뭐로 태어날지, 이 우주를 만든 사람이 그 사람인지도 물어봐. 어떤 사람은 아침에 ‘불로유 썩었다는 글을 봤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하러 온 사람도 있다”며 “지구서 가장 아름다운 한반도에 신인이 왔는데, 본인의 알량한 지식으로 나를 재볼 수 있나. 불로유는 썩지 않는다. 그런데 병을 옮기면 우유가 분리된다. 그러면 먹기가 불편하니까 병을 옮기지 마. 불로유는 오래되면 될수록 더 특수한 효과가 더해진다”고 강조했다.

몇 몇의 지지자들은 불로유 효능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본인을 췌장암 4기 환자라며 기적적으로 회복했다고도 주장했다.

해당 지지자는 “나는 처음 신인님을 만난 것이 지난 대통령선거 때다. 선거판에 뛰어들어 부지런히 전단지 작업을 했다. 그 후 어느 날, 암 판정을 받아 투병생활을 시작했다. 처음 췌장암 수치는 428까지 올라갔고, 체중은 32㎏까지 빠졌다”며 “이미 간까지 전이된 상태로 몸은 뼈와 가죽만 남았다. 이때 지역위원장이 우리 집에 찾아와 ‘췌장암도 나을 수 있다’고 불로유 한 박스를 줬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후 매일 허경영을 부르며 정성 들여 먹었고 그러면서 일곱번의 항암치료 중 구토를 하지 않았다. 머리카락도 빠지지 않았고 손톱 밑이 까맣게 된 것도 회복됐다. 무엇보다도 진통제와 통증 주사도 필요 없었다. 항암으로 인한 변비의 고통도 없어졌고, 묵직했던 부종도 없어졌다. 췌장암 수치는 428서 54로 급격히 떨어졌고, 간으로 전이된 부위도 좋아졌다.

5000원에 팔리는 ‘불로유’
박스 14만8000원 ‘불로산삼’

심지어 사람만 효능을 본 게 아니었다. 어떤 이는 자신의 고양이가 불로유를 먹고 털이 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한 신도는 “우리 고양이는 복부비만이라 몸이 무거워 매일 방석에 기대어 있다. 그래서 배와 양쪽 뒷다리에는 털이 없는데, 병원 의사가 고양이 탈모라고 말할 정도였는데 고양이가 불로유를 먹기 시작하면서 털이 나지 않던 부위에 털이 났다”며 “양쪽 다리랑 배 안쪽에 털이 부스스하게 나고 있다. 너무 신기하다. 그래서 요즘은 고양이한테 불로유를 먹이면서 ‘허경영 신인 암흑에너지 불로유’라며 기도한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허 대표 지지자들이 불로유를 극찬하고 있지만, 온라인 반응은 썩 좋지 않다. 이들은 허 대표가 말하는 안티들인데 대부분 불로유에 대해 비난했다.

이들은 “신인의 증거가 불로유라고 했는데 이미 불로유는 썩고 있다. 작년 겨울에 만들었다는데 여름이 다가오니 썩는다. 너희 센터장이 만든 불로유가 지금 썩는 것 안 보이냐? 언제까지 허경영을 믿을 거냐” “불로유 먹으면 장염만 걸리는 게 아니라 위세척은 필수다” “불로유 항암 효능에 관한 의학 논문 같은 건 바라지도 않는다. 암환자가 불로유를 마시고 병이 나았다면 섭취 전후 CT 사진이 있어야 한다. 증언만 있는데 불로유의 항암 효능을 믿는 게 말이 되냐” 등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불로유는 상한 우유가 맞다. 부모님이 불로유를 먹는데 내가 버렸다. 버리면서도 차라리 진짜 우유길 바랐는데, 흐르는 점도를 보면 최소한 3개월 묵힌 상한 우유였다. 냄새도 심각했다. 나이가 들면 위벽이 얇아져 건강 조심해야 한다. 허경영은 최소한 음식으로 사기를 치면 안 됐다. 너무 역겹다” 등 비난이 속출하고 있다.

문제는 허 대표의 ‘불로’가 불로유 하나가 아니라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 불로산삼은 허 대표가 직접 나서서 홍보하고 있다. 허 대표는 “불로유와 불로산삼을 같이 먹으면 피부가 정말 좋아진다. 산에 산삼 100억원어치 심어놨다. 장소는 비밀이다. 여러분들이 아는 사람에게 이걸 팔아야 한다. 불로산삼 팔아서 (하늘궁)건축하는 데 써야 한다”고 직접 언급했다.

“빨리 팔아서 
하늘궁 건축”

한국기독교이단상담소 관계자는 “허경영은 기독교 이단이다. 허경영처럼 물건을 파는 것은 이단 종교가 교인들의 돈을 끌어모으기 위한 방법의 하나다. 구원파, 통일교도 모두 교인에게 장사했다”며 “허경영 종교에 빠진 사람의 가족이 상담소에 찾아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대부분은 돈 때문에 찾아온다. 이단에 수억원을 갖다 바치는 사람도 있다. 아주 흔한 사이비의 형태”라고 말했다.

한편, 허 대표의 지지자 중 한 명은 불로유와 불로산삼의 효능이 알려지고 허 대표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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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