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2012 천기누설}③백운비 원장이 본 대선주자 3인 사주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10.02 09: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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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운명 타고난 '흑룡'승천한다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임진년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천간 중 검은색에 해당하는 임(壬)과 용을 뜻하는 진(辰)이 더해져 '흑룡(黑龍)의 해'로 불린다. 2012년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60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그 흑룡의 해에 대선과 총선이 함께 열리기 때문이다. 마침내 세 잠룡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최후의 승리를 거머쥐고 흑룡으로 거듭날 천인은 과연 누구일까. 그 해답을 사주풀이의 대가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으로부터 구해봤다.

"2012년은 난고(難苦)가 많은 한 해가 될 것이다." 지난 2012년 1월 백운비 원장은 국운을 이처럼 내다봤다. 그의 말대로 2012년 들어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해외발 금융위기가 휩쓸고 지나간 데다가 한·중·일 갈등도 극단으로 치닫는 등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해가 되고 있다.

그런데 백 원장은 "내년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대선이 '국운'을 좌지우지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이 곧게 세워질 수도 있고, 지금 이대로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박근혜 신성대길(新星大吉)] 

"재상 운을 타고나 갑자기 환히 빛난다"

백 원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운세에 대해 '일취월장'할 것이라며 사주풀이를 시작했다. 그는 "박 후보는 아버지의 리더십을 70% 닮고 어머니의 포용력을 30% 닮아 음양이 잘 조화된 명인"이라며 "국가를 통치할 수 있는 천운을 타고 태어났다"고 표현했다. 이어 "관상을 보아도 가식이 없고 진심이 묻어나온다"고 평했다. 한마디로 귀한 인물이라는 것.


백 원장은 "올해야말로 박 후보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세력이 광범위하게 넓어질 것"이라며 "지금의 화를 잘 넘긴다면 박 후보의 진가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 후보는 1964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따라 청와대에 입성해 10여 년을 '공주'로 지냈고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뒤를 이어 '퍼스트레이디'로 살아왔다. 한 동안 자취를 감췄던 박 후보는 정치인으로 데뷔한 후 승승장구했다. 1998년 대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각종 선거에서 전승을 거두면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대선경선에서는 삐끗하며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대선후보 자리를 내주었다. 이를 두고 백 원장은 "박 후보는 다 좋은데 마무리 운이 약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5년이 지나 올해 대선이 다가오자 당내에 적수가 없는 박 후보는 일찌감치 대권행보에 나섰다. 각종 외부 특강 및 정책세미나에 나서는가 하면 언론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해왔다. 특히 당의 최대 위기라던 지난 4·11 총선에서 박 후보는 당명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개명하고, 전국을 직접 돌며 표심을 얻는 데 성공해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원칙과 소신 지키야

지난 7월에는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을 들고 야심차게 대선출마를 선언, '박근혜 대세론'에 불을 붙였다. 당시만 해도 박 후보의 앞길은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백 원장은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좌익들이 득세하여 이북식 이념과 사상이 판을 치고 있고 투쟁을 좋아하는 좌익들 때문에 평화가 깨져 민심이 나빠지고 사람들이 독해지고 있는 있다"며 "박 후보야말로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풀이했다.

박 후보의 굳건했던 아성은 대선을 석 달 앞둔 9월부터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 후보는 '국민 대통합' 행보를 시작하며 김해 봉하 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와 직접 만나고 노동운동의 상징 전태일 열사의 재단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달려 중도층 표심 공략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과거사 문제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역사관이 발목을 잡은 형국이다.


그럼에도 백 원장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백 원장은 박 후보의 최근 행보를 두고 "좌익들의 비위에 맞추어 갈 것이 아니라 보수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대선에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면 좌익들이 득세해 국가는 물론 국민 전체가 막중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백 원장은 "이제 모든 위기는 넘겼고 타고난 운이 강한 만큼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며 "박 후보의 타고난 약점은 인덕이 적고 마지막 운이 약하다는 것인데 흑룡의 해를 맞아 박 후보의 운이 더해지고 있으니 소신과 기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라"고 조언했다.

[문재인 욕비불기(慾飛不起)]

"인정 많고 관운 있어 입신양명할 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 시절 어떻게든 정치에서 발을 빼려는 행보를 보여 왔던 것을 떠올려보면 문 후보는 '180도' 마음을 바꿔먹은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최근 들어 대선승리를 향한 권력의지까지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16일 결국 문 후보는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과반의 지지율을 얻으며 13연승이라는 '파죽지세'를 달려 지난 16일 최종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문 후보는 예능프로그램에 몇 차례 출연하며 가난했던 어린 시절, 아내와의 감동적인 러브스토리, 노 전 대통령과의 운명 같은 만남, 강제로 끌려간 특전사 복무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원칙을 지키고 반듯하면서도 소탈한 인상을 강화해 왔다. 

문 후보는 성격적으로도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쑥스러워한다고 알려졌다. 대중정치인으로서는 약점일 수 있겠지만 카리스마형 지도자보다는 배려와 나눔, 공감, 헌신의 지도자상을 원하는 요즘의 시대정신에 비춰보면 국가지도자로서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평이다.

백 원장도 "문 후보는 자신을 낮출 줄 알고 인정이 많은 사람"이라며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는 평을 했다. 실제 문 후보는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 졸업하고 부산으로 내려가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경남지역 시국사건을 함께 맡으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문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두 차례, 그리고 시민사회수석과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노 전 대통령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 왔다.

욕심 모두 버려야

하지만 백 원장은 문 후보를 두고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문 후보는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운명적으로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다"며 "국회의원으로 머물거나 대통령을 지원하는 참모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고 평했다. 백 원장에 따르면 문 후보의 경청하는 자세는 좋으나 그만큼 남의 말에 자신의 뿌리를 지키지 못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통치자로서의 자질은 약하다는 것이었다.

참여정부 당시 문 후보는 몸을 낮춘 채 노 전 대통령을 보필했다. 청와대에 들어간 뒤 술과 함께 인맥이나 지연, 학연을 모두 끊고 지낸 것. 노 전 대통령은 문 후보를 법무부 장관 등 주요 보직 앉히길 원했고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있을 때마다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지만 당시 문 후보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다. 지난해 대망론이 제기될 당시에도 문 후보는 "(자신보다) 내공을 쌓고 경력과 능력을 검증받은 후보들도 많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이 다가와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끌어야 하는 대선정국이 도래하자 문 후보는 자신이라도 나서야겠다는 '소명의식'에 대선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예능프로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얼굴을 알리기도 하고 노 전 대통령의 지방선거 출마 제안을 고사하던 모습을 버리고 4·11 총선 당시 부산 사상구 후부로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백 원장은 이 같은 문 후보의 행보를 심히 우려했다. 그는 문 후보를 향해 "인재를 흡수하는 능력은 있을지 모르나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또 여러 파로 갈리게 해 단합과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명적으로 대통령감이 아닌데 자기 범위를 벗어난 욕심을 부리고 있다"며 "여기에서 만족하라"고 딱 잘라 말했다.

[안철수 영웅실쟁(英雄失爭)]

"재능과 지혜가 비범해 세상 이끌 인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혜성처럼 나타났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로 10·26재보선이 예정되면서 안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반영되며 안 후보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안 후보는 당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지지 선언을 하며 재야로 돌아갔다. 안 후보는 '대인의 풍모'를 풍기며 당시 박 후보에게 '아름다운 양보'를 해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어김없이 다가온 올해 대선. 국민들의 '안철수 사랑'은 못 말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안 후보는 대선출마를 선언하기까지 대선출마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황을 만들어왔다. 그런데도 국민들의 열망은 식을 줄 몰랐고 한시라도 빨리 안 후보가 대권에 출마하길 기다렸다. 결국 지난 9월19일 안 후보는 지지자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으며 대권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하지만 백 원장은 안 후보의 폭발적인 인기가 "'추화단기(秋花短期)'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봄에 피는 꽃과 달리 가을에 핀 꽃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의미다. 현재 대권직행을 결심한 안 후보에게 그리 달갑지 않은 말이다.

명성·재산 잃을 수도

백 원장은 안 후보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듯했다. 그는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음양오행의 섭리에 따라 운명이 정해지고 각자 자기 길이 있다"며 "안 후보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지금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 후보는 학운이 있어 학계에 남으면 대학교 총장을 넘어서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우뚝 설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안 후보는 재복도 있어서 재물도 자연스레 따라붙게 되는 선학후재(先學後財)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안 후보는 학문의 길을 닦아 승승장구해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한 안 교수는 의학 석사, 박사과정을 마친 뒤 27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단국대학교 의대 최연소 학과장을 맡기도 했다. 또 새로운 분야에 도전, V3라는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했다. 그러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매년 증가해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안 후보는 14년 동안 이어진 의사의 삶을 벗어던지고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해 튼실한 벤처기업의 CEO로 변모했다.

안 후보는 2005년부터 안철수 연구소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본격적으로 학업의 길로 접어들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벤처비즈니스 과정을 밟고 한국에 돌아와 카이스트 석좌교수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을 맡았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부도 잇따랐다.

안 후보의 대권출마를 두고 백 원장은 "안 후보는 치입부덕(治入不德)의 운세를 타고나 정치에 뛰어들게 되면 모든 덕이 흩어져 자리는 물론 돈도 잃게 되는 허장산금(虛場散金)의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안 후보의 좌익성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안 후보는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백 원장은 "안 후보는 자기 자신을 위한다면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선 때처럼 다른 사람을 밀어주고 빠져야 할 것"이라며 "안 후보가 정치에 뛰어들면 자신도 다칠 뿐 아니라 이 나라의 국운까지 바닥낼 것"이라고 말했다.

 

<백운비 원장은?>

40년 외고집 역학인생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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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