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특집]{2012 천기누설}③백운비 원장이 본 대선주자 3인 사주

  • 김민석 ideaed@ilyosisa.co.kr
  • 등록 2012.10.02 09: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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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운명 타고난 '흑룡'승천한다

[일요시사=김민석 기자] 임진년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천간 중 검은색에 해당하는 임(壬)과 용을 뜻하는 진(辰)이 더해져 '흑룡(黑龍)의 해'로 불린다. 2012년 올해는 더욱 특별하다. 60년 만에 한 번 돌아오는 그 흑룡의 해에 대선과 총선이 함께 열리기 때문이다. 마침내 세 잠룡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치열한 다툼을 벌이기 시작했다. 최후의 승리를 거머쥐고 흑룡으로 거듭날 천인은 과연 누구일까. 그 해답을 사주풀이의 대가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으로부터 구해봤다.

"2012년은 난고(難苦)가 많은 한 해가 될 것이다." 지난 2012년 1월 백운비 원장은 국운을 이처럼 내다봤다. 그의 말대로 2012년 들어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고 해외발 금융위기가 휩쓸고 지나간 데다가 한·중·일 갈등도 극단으로 치닫는 등 말 그대로 '다사다난'한 해가 되고 있다.

그런데 백 원장은 "내년 역시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이번 대선이 '국운'을 좌지우지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에 따라 나라의 운이 곧게 세워질 수도 있고, 지금 이대로 무너질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박근혜 신성대길(新星大吉)] 

"재상 운을 타고나 갑자기 환히 빛난다"

백 원장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의 운세에 대해 '일취월장'할 것이라며 사주풀이를 시작했다. 그는 "박 후보는 아버지의 리더십을 70% 닮고 어머니의 포용력을 30% 닮아 음양이 잘 조화된 명인"이라며 "국가를 통치할 수 있는 천운을 타고 태어났다"고 표현했다. 이어 "관상을 보아도 가식이 없고 진심이 묻어나온다"고 평했다. 한마디로 귀한 인물이라는 것.


백 원장은 "올해야말로 박 후보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많이 모여, 세력이 광범위하게 넓어질 것"이라며 "지금의 화를 잘 넘긴다면 박 후보의 진가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박 후보는 1964년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따라 청와대에 입성해 10여 년을 '공주'로 지냈고 모친인 육영수 여사의 뒤를 이어 '퍼스트레이디'로 살아왔다. 한 동안 자취를 감췄던 박 후보는 정치인으로 데뷔한 후 승승장구했다. 1998년 대구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이후 각종 선거에서 전승을 거두면서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대선경선에서는 삐끗하며 당시 이명박 후보에게 대선후보 자리를 내주었다. 이를 두고 백 원장은 "박 후보는 다 좋은데 마무리 운이 약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5년이 지나 올해 대선이 다가오자 당내에 적수가 없는 박 후보는 일찌감치 대권행보에 나섰다. 각종 외부 특강 및 정책세미나에 나서는가 하면 언론에도 자주 모습을 드러내며 대선후보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해왔다. 특히 당의 최대 위기라던 지난 4·11 총선에서 박 후보는 당명을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개명하고, 전국을 직접 돌며 표심을 얻는 데 성공해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원칙과 소신 지키야

지난 7월에는 '내 꿈이 이루어지는 나라'라는 슬로건을 들고 야심차게 대선출마를 선언, '박근혜 대세론'에 불을 붙였다. 당시만 해도 박 후보의 앞길은 거칠 것이 없어 보였다.

백 원장은 "대권은 천운이 따라야 하는데 박 후보는 그 천운을 받은 만큼 국운을 이끌어 가야 할 존재"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 좌익들이 득세하여 이북식 이념과 사상이 판을 치고 있고 투쟁을 좋아하는 좌익들 때문에 평화가 깨져 민심이 나빠지고 사람들이 독해지고 있는 있다"며 "박 후보야말로 유일한 구원투수"라고 풀이했다.

박 후보의 굳건했던 아성은 대선을 석 달 앞둔 9월부터 갑자기 흔들리기 시작했다. 박 후보는 '국민 대통합' 행보를 시작하며 김해 봉하 마을을 찾아 권양숙 여사와 직접 만나고 노동운동의 상징 전태일 열사의 재단을 방문하는 등 '광폭' 행보를 달려 중도층 표심 공략에 성공하는 듯 보였지만 과거사 문제와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역사관이 발목을 잡은 형국이다.


그럼에도 백 원장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백 원장은 박 후보의 최근 행보를 두고 "좌익들의 비위에 맞추어 갈 것이 아니라 보수의 원칙을 지켜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이번 대선에 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지 못한다면 좌익들이 득세해 국가는 물론 국민 전체가 막중한 손실을 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백 원장은 "이제 모든 위기는 넘겼고 타고난 운이 강한 만큼 충분히 헤쳐 나갈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좋다"며 "박 후보의 타고난 약점은 인덕이 적고 마지막 운이 약하다는 것인데 흑룡의 해를 맞아 박 후보의 운이 더해지고 있으니 소신과 기력을 아낌없이 발휘하라"고 조언했다.

[문재인 욕비불기(慾飛不起)]

"인정 많고 관운 있어 입신양명할 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후 적극적으로 정치에 관여하기 시작했다. 참여정부 시절 어떻게든 정치에서 발을 빼려는 행보를 보여 왔던 것을 떠올려보면 문 후보는 '180도' 마음을 바꿔먹은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는 최근 들어 대선승리를 향한 권력의지까지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지난 9월16일 결국 문 후보는 민주통합당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과반의 지지율을 얻으며 13연승이라는 '파죽지세'를 달려 지난 16일 최종 대선후보로 선출됐다.

문 후보는 예능프로그램에 몇 차례 출연하며 가난했던 어린 시절, 아내와의 감동적인 러브스토리, 노 전 대통령과의 운명 같은 만남, 강제로 끌려간 특전사 복무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으며 원칙을 지키고 반듯하면서도 소탈한 인상을 강화해 왔다. 

문 후보는 성격적으로도 자신을 드러내는 일에 쑥스러워한다고 알려졌다. 대중정치인으로서는 약점일 수 있겠지만 카리스마형 지도자보다는 배려와 나눔, 공감, 헌신의 지도자상을 원하는 요즘의 시대정신에 비춰보면 국가지도자로서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는 평이다.

백 원장도 "문 후보는 자신을 낮출 줄 알고 인정이 많은 사람"이라며 "관운이 있어 입신양명할 수 있다"는 평을 했다. 실제 문 후보는 1982년 사법연수원을 차석 졸업하고 부산으로 내려가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당시 노 전 대통령과 경남지역 시국사건을 함께 맡으며 급속도로 가까워졌다. 이런 인연을 바탕으로 문 후보는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을 두 차례, 그리고 시민사회수석과 비서실장을 역임하며 노 전 대통령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 왔다.

욕심 모두 버려야

하지만 백 원장은 문 후보를 두고 "대통령감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문 후보는 '군신상회(君臣相會)' 운을 타고나 운명적으로 신하는 될 수 있어도 임금은 될 수 없다"며 "국회의원으로 머물거나 대통령을 지원하는 참모 역할에서 만족해야 한다"고 평했다. 백 원장에 따르면 문 후보의 경청하는 자세는 좋으나 그만큼 남의 말에 자신의 뿌리를 지키지 못해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통치자로서의 자질은 약하다는 것이었다.

참여정부 당시 문 후보는 몸을 낮춘 채 노 전 대통령을 보필했다. 청와대에 들어간 뒤 술과 함께 인맥이나 지연, 학연을 모두 끊고 지낸 것. 노 전 대통령은 문 후보를 법무부 장관 등 주요 보직 앉히길 원했고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가 있을 때마다 출마를 권유하기도 했지만 당시 문 후보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다. 지난해 대망론이 제기될 당시에도 문 후보는 "(자신보다) 내공을 쌓고 경력과 능력을 검증받은 후보들도 많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하지만 2012년 대선이 다가와 정권교체를 반드시 이끌어야 하는 대선정국이 도래하자 문 후보는 자신이라도 나서야겠다는 '소명의식'에 대선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 예능프로에 출연해 적극적으로 얼굴을 알리기도 하고 노 전 대통령의 지방선거 출마 제안을 고사하던 모습을 버리고 4·11 총선 당시 부산 사상구 후부로 출마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백 원장은 이 같은 문 후보의 행보를 심히 우려했다. 그는 문 후보를 향해 "인재를 흡수하는 능력은 있을지 모르나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또 여러 파로 갈리게 해 단합과 통합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명적으로 대통령감이 아닌데 자기 범위를 벗어난 욕심을 부리고 있다"며 "여기에서 만족하라"고 딱 잘라 말했다.

[안철수 영웅실쟁(英雄失爭)]

"재능과 지혜가 비범해 세상 이끌 인물"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혜성처럼 나타났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로 10·26재보선이 예정되면서 안 후보는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됐다. 그리고 새로운 정치를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반영되며 안 후보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하지만 안 후보는 당시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에게 지지 선언을 하며 재야로 돌아갔다. 안 후보는 '대인의 풍모'를 풍기며 당시 박 후보에게 '아름다운 양보'를 해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어김없이 다가온 올해 대선. 국민들의 '안철수 사랑'은 못 말리는 수준에 이르렀다. 안 후보는 대선출마를 선언하기까지 대선출마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안 하는 것도 아닌 애매한 상황을 만들어왔다. 그런데도 국민들의 열망은 식을 줄 몰랐고 한시라도 빨리 안 후보가 대권에 출마하길 기다렸다. 결국 지난 9월19일 안 후보는 지지자들의 환호와 갈채를 받으며 대권출마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하지만 백 원장은 안 후보의 폭발적인 인기가 "'추화단기(秋花短期)'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봄에 피는 꽃과 달리 가을에 핀 꽃은 오래가지 못한다는 의미다. 현재 대권직행을 결심한 안 후보에게 그리 달갑지 않은 말이다.

명성·재산 잃을 수도

백 원장은 안 후보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듯했다. 그는 "사람은 태어나자마자 음양오행의 섭리에 따라 운명이 정해지고 각자 자기 길이 있다"며 "안 후보는 학자로서 최고의 경지에 오를 수 있는 사람인데 지금 한참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 후보는 학운이 있어 학계에 남으면 대학교 총장을 넘어서 국내는 물론 국제무대에서도 우뚝 설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고 "안 후보는 재복도 있어서 재물도 자연스레 따라붙게 되는 선학후재(先學後財)격"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안 후보는 학문의 길을 닦아 승승장구해왔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한 안 교수는 의학 석사, 박사과정을 마친 뒤 27살이라는 젊은 나이로 단국대학교 의대 최연소 학과장을 맡기도 했다. 또 새로운 분야에 도전, V3라는 백신 프로그램을 만들어 무료로 배포했다. 그러다 컴퓨터 바이러스가 매년 증가해 혼자서 해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안 후보는 14년 동안 이어진 의사의 삶을 벗어던지고 '안철수 연구소'를 설립해 튼실한 벤처기업의 CEO로 변모했다.

안 후보는 2005년부터 안철수 연구소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본격적으로 학업의 길로 접어들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벤처비즈니스 과정을 밟고 한국에 돌아와 카이스트 석좌교수와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등을 맡았다. 그 과정에서 자연스레 부도 잇따랐다.

안 후보의 대권출마를 두고 백 원장은 "안 후보는 치입부덕(治入不德)의 운세를 타고나 정치에 뛰어들게 되면 모든 덕이 흩어져 자리는 물론 돈도 잃게 되는 허장산금(虛場散金)의 상황에 부닥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안 후보의 좌익성이 위험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안 후보는 자신을 이용하려는 세력들을 조심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마지막으로 백 원장은 "안 후보는 자기 자신을 위한다면 지난해 서울시장 재보선 때처럼 다른 사람을 밀어주고 빠져야 할 것"이라며 "안 후보가 정치에 뛰어들면 자신도 다칠 뿐 아니라 이 나라의 국운까지 바닥낼 것"이라고 말했다.

 

<백운비 원장은?>

40년 외고집 역학인생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 된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그의 역학에 대한 학문적인 깊이는 이미 객관적으로 입증된 셈이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역학을 만나기 전에 그는 사법을 전공하며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역학을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의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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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