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 윤석열정부 1년 성적표

검찰로 시작해 검찰로 끝났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윤석열정부 취임 1주년이 다가오고 있다. 각종 문제가 터져 나와도 가까스로 버틸 수 있는 기간이었으나 앞으로가 문제다. 가시적인 결과를 내놔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어서다. 시점이 시점인 만큼 전 정부 탓도 할 수 없다. 윤정부는 앞으로 남은 4년 동안 민생 문제 등을 해결하고, 대선 공약들을 잘 지킬 수 있을까?

당선 직후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50%로 시작하며 정권교체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하지만, 윤석열정부는 출범 이후 외교, 대통령실의 인사, 경제 문제 등 여러 악재들로 인해 꾸준히 지지율이 하락해왔다. 이런 가운데 어느덧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있다. 1년 동안 윤 대통령은 여러 개혁을 목표로 달려왔다. 

그러나 윤석열표 개혁들은 어쩐지 쉽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 꼽힌 대북정책, 외교, 경제, 부동산, 복지, 대통령실 인사 분야를 키워드로 선정해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대북

윤정부의 대북정책은 문재인정부와 대척점에 서 있다. 문정부서 북한과 대화를 끊임없이 하려 했던 것과 비교하면 윤정부 들어선 공식적인 대화 자체가 한 번도 없었다. ‘담대한 구상’은 윤 대통령이 대선 기간 때부터 끊임없이 강조해온 목표로 취임식서 “비핵, 평화, 번영의 한반도를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던 바 있다.

윤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도발 수위는 더 높아졌으며, 횟수는 더 잦아졌다. 최근에는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이야기도 들려온다. 윤정부는 ‘핵은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기조가 뚜렷하다. 앞선 한미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이 1년 내 핵무장이 가능한 기술을 보유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전문가들도 윤정부와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처럼 적대적 관계로 바뀌었다는 것.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북한이 우리에게 위협적인 존재는 맞다. 차이는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과 위협으로 규정하는 데 있다.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면 모든 대화가 불가능하다”며 “어떤 지원을 하게 된다고 해도 독이 든 사과다. 윤정부가 제안한 담대한 구상은 이명박정부 시기에 비핵·개방·3000과 비슷한 논리”라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과거 문정부도 사실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선 적절한 답을 내놓지 못했는데, 현 정부도 마찬가지로 북한이 받아들일 수 없는 안을 제시하고 있는 탓에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비핵·개방·3000은 북한의 핵 폐기 결단을 촉진하는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남북한 공동번영의 길을 모색하고자 했던 프로젝트다. 결국 과거의 논리를 현 정부서 상당히 흡사하게 구상하고 있는 셈이다. 

전문가 6명에 물으니…
“못하고 있다” 이구동성

그는 “과거 문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지나치게 매달렸다. 긍정적인 것은 이번 정부가 환상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핵 보유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한미동맹은 굳건해야 하지만 우리 안보를 한미동맹에 의존하면 북한의 핵 공포하에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북한이 핵실험을 하더라도 유엔 안보리 제재가 채택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그동안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해도 제재가 채택이 되지 않았다. 북한으로선 지금이 마음 놓고 무기 시험을 할 수 있는 기회로 이런 탓에 추후 남북 관계는 더욱 악화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외교

윤정부는 문정부의 외교정책을 한미동맹 약화, 대중 굴종 외교, 주종의 남북 관계라는 프레임으로 적극적으로 공격해왔다. 윤정부의 외교정책 기조는 상생과 공영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나라를 살리는 경제, 안보 확립, 국격에 걸맞은 기여다.

최근 전 세계적인 외교 기조는 ‘안보가 경제’라는 측면보다는 ‘경제가 안보’라는 흐름이 강하다. 그러나 미국의 도·감청 사건, 한일정상회담에서는 굴욕 외교라는 후폭풍이 거셌다. 직전 한미정상회담도 윤 대통령에게는 양국 간 동맹 강화라는 기조에도 불구하고 자국 이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제대로 힘쓰지 못했다.

일각에서는 미국의 경제 들러리였다는 혹평까지 내려진다.

중국, 러시아와는 더욱 사이가 틀어진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외신과의 인터뷰서 적대적 행위에 엄중한 경고를 보냈다. 러시아는 한국과의 무역 규모가 15위고, 중국은 한국이 상당량의 중간재를 수출하는 국가다. 앞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당시 중국의 경제보복으로 한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던 바 있는 만큼 더욱 우려되는 상황이다. 

김준형 한동대 국제어문학 교수는 “한마디로 진영 편향 외교다. 미국과 일본만 만났다. 겉으로도, 물리적으로도 다른 국가와의 협상이나 어젠다가 없다. 중국과 30분 만난 건 상견례에 지나지 않는다. 분명 후보 시절 국익을 앞세워 실리외교를 하겠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윤정부가 결국 변수를 찾아내지 못하고 미국, 일본도 이익이 없으면 한국을 설득시킬 이유가 사라진다.

앞서 연속적인 정상회담서 윤정부는 외교적 성과가 있었다고 말하지만, 가시적 성과를 위해서는 우리가 ‘자율성’을 갖고 서로 이익을 취하는 구조를 만들어내야 한다. 한국은 미국에 133조원 투자를 약속하고 왔던 반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법은 뒤통수를 맞고 왔다. 

대북, 핵 보유하는 방향으로 가야?
외교, 진영 편향…자율성 가져야

김 교수는 “외교 옵션이 점점 적어지는 추세다. 이렇게 되면 결국 친구는 아무리 잘못해도 친구라는 논리밖에 세워지지 않는다”며 “실리를 따르지 않고, 같은 진영인지만 눈치 보면 일본이 (과거사를)반성하지 않고, 미국에는 요구하지 못한 채 다 줘버리는 상황만 생긴다. 원자력도 윤정부가 내세우는 주요 사업 중 하나인데 이러다가는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복합기업으로 불리는 웨스팅하우스는 한국 정부를 배제하기 시작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미국 에너지부에 낸 체코 원전 수술 신고서가 반려되면서, 협력 의향서까지 체결한 폴란드 원전 수출 프로젝트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윤정부가 적극적으로 미국 정부와 공조 강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서려고는 하고 있으나 어려운 상황이다.

경제

민간이 끌고 정부가 미는 역동적 경제는 윤정부가 인수위 기간 마련한 국정운영의 큰 줄기 중 하나다. 경제 체질을 선진시켜 혁신 성장의 디딤돌을 놓고, 핵심전략산업 육성으로 경제 재도약을 견인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또 현 세대의 희생, 고통을 동반할 수밖에 없는 개혁 과제들도 미루지 않고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그러나 윤정부 출범 이후 한국 경제를 이끌었던 반도체 산업은 침체기로 빠져 들었고, 수출은 꾸준히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적자 상황까지 벌어졌고, 원화 가치마저 하락했다. 민생경제도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 대해 “처참하다. 지난 몇 년 동안은 코로나라는 핑계를 댈 수 있었지만 올해부터는 그렇지 않다”며 “10여년 동안 이런 국면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지금은 경제위기다. 위기를 덮고, 가리는 데 급급해 해결책이 안 나온다”고 평가했다. 

우 교수는 한국의 재정도 위기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세수가 다 걷히지 않았을 뿐더러, 감세 상황까지 벌어져 10년 동안 최저라고 분석했다.

경제위기로 정부는 지출을 줄이거나 돈을 빌리거나 때론 국채를 발행해야 할 수도 있다. 경제가 보통인 상황에선 지출을 줄여도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불경기 때는 정부가 나서 돈을 인위적으로 풀어야 한다. 

경제, 처참…역경기적 정책 필요
부동산, 액션은 긍정…속도 조절 

우 교수는 “정부가 돈을 못 쓰게 한다. 추경을 했어야 했다. 그런데 추경호 부총리와 윤 대통령이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버렸다. 경제가 안 좋다 보니 정부가 나서서 할 역할이 있는데 못하는 것”이라며 “경제는 늘 실질을 찾아가기 때문에 문제가 터진다. 물구덩이가 마르기 시작하면 가장자리부터 마른다. 돈이 있는 사람들은 괜찮지만 서민경제는 굉장히 어려워진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역경기적인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통상 경기가 좋을 때는 정부의 역할은 크지 않으며 정부의 개입 시 오히려 인플레이션이 생긴다. 한마디로 경제를 평탄화시키는 작업에 정부가 나설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부동산

문정부서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6번이나 대책을 내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천정부지 집값은 붙들지 못했다. 부동산 문제는 지난 대선서 가장 주목받았던 의제로 윤 대통령 역시 자신있게 대책을 내놨다.

분양시장 규제로 로또 청약을 막고, 재건축·재개발 규제로 조합원의 과다이익을 막겠다는 게 골자였다. 세금 규제, 주택 보유 매매 부담을 늘려 주택시장의 수요를 조절하겠다는 방침이었다. 주택은 5년간 270만호를 전국에 짓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액션을 취하는 부분은 긍정적이나 통상 ‘공급 부족’이라는 말은 실제 집이 부족한 게 아니라 집값이 오를 때 나오는 이야기”라며 “파격적인 조세 규제 완화, 부동산 세제개편 부분도 이야기한 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보유세는 조금씩 내려가고 있는데 거래세 같은 게 낮아진 걸로 보이지 않는다. 양도세도 거의 그대로다”고 진단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금융부동산학과 겸임 교수 역시 속도가 느리다는 부분을 지적했다. 한 교수는 “특이적 요소가 너무 많이 개입돼있다. 긍정적인 면은 있을 수 있지만, 시장 왜곡을 일으키고 있다. 속도 조절 측면을 지키지 않았다”며 최 교수와 비슷하게 규제 완화 부분이 문제가 있다고 짚었다.

수위를 조절할 필요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강하게 그립을 쥐었다는 셈이다.

복지

지난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0.78명으로 OECD 국가 중 꼴찌다. 역대 정부서 출산율 해결을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결과는 늘 역부족이었다.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정부를 거치며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쏟아부은 돈이 무려 200조원이 넘는다.

윤 대통령이 내세운 연금개혁도 마찬가지다. 적립금은 전 세계 2위 수준인 1000조원이지만 2050년경 고갈이 예상된다. 현재 연금개혁은 3대 개혁 중 하나로 선정해 추진 중이지만, 문제는 적잖은 저항이 예상돼 정부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역대 정부에선 연금개혁을 두고 끊임없이 손을 대겠다고 말해왔으나 늘 ‘정치적’인 문제로 변질되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의 어떤 정당도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려고 하지 않았다. 

복지, 전환·혁신 없으면 그대로
인사, 검찰공화국 총선 때 위험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개혁안이 도출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다. 결국 선거 직전에 진영 논리가 생겨왔다. 복지개혁은 후세대에게 부담이 되지 않는 선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여전히 복지 분야는 알박기 때문에 정권교체가 되지 않았다. 정책을 생산하는 통로 틀 자체가 동맥경화에 걸린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복지정책이 좋다, 나쁘다는 치열한 논쟁도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결국 복지정책 분야에서는 1년 평가도 의미가 없다. 정책 생산 과정 자체가 정체돼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통상 복지제도를 건드리기 위해서는 집권 초기에 정책들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

공약을 내세우기 급급했던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물론 정치권도 알고 있었고, 연금개혁특위도 있었다. 그러나 특위 마지막 회의서 나온 얘기가 그동안의 논의를 정리했다는 수준이다.

한국의 평균 국민연금 급여액은 60만원 수준으로 기여금은 노동자 9%, 회사 9%인데 소득 대체율은 40%밖에 안 된다. 국내총생산(GDP), 국민총생산(GNP) 대비 공적 복지예산은 낮은 수준에 속한다.

허준수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어느 정권이든 동일했다. 윤정부도 방향 전환, 혁신이 없으면 앞으로 4년은 그대로 간다. 그 사이에 우리 복지는 더 후퇴하는 상황을 맞이할 수 있다”며 “곧 1년이 지나고, 행정에 대한 이해의 폭이 끝났을 시점이다. 어젠더를 발굴하고 지속적으로 여러 가지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사

윤정부는 정권 시작 초기부터 대통령실 인사와 관련된 문제가 상당했다. 측근, 검찰 출신의 인선은 여론 악화의 주범이었다. 국정운영 부정 평가 부분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드러난 부분도 바로 ‘인사 문제’였다.

최근에는 아예 검사 출신 측근들을 총선에 대거 투입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인수위 시절 전문성을 갖고, 능력 있는 인재를 널리 등용시키겠다고 밝힌 것과는 다르게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검찰 출신을 우대했다는 평가서 자유로울수 없어 보인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내각이나 대통령실 비율로 따져봤을 때는 얼마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핵심 요직에 앉힌 부분을 살필 필요가 있다. 검사 공화국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상대적으로도,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인사 문제는 차기 총선서 분명히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지지율이 높으면 탕평 인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결국 정치권으로 (검찰 출신을)진입시키기 위해 무리한 공천이 진행되면 위험 요인”이라고 우려했다.

<ckcjfdo@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