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교섭>은 아프가니스탄(이하 아프간)서 탈레반들에게 피랍된 한국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외교부, 국정원이 한 팀이 되어 교섭을 벌이는 내용인데요.
그런데 이 영화가 2007년에 발생했던 샘물교회 피랍 사건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당시 피랍사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샘물교회 피랍 사건에는 반드시 따라오는 루머 3가지가 있는데요.
이번 시간에는 루머의 내용과 그 사실 여부를 살펴봤습니다.
루머 1. 당시 아프간은 여행자제국가였으며, 정부는 출국 이후에도 조속히 귀국하라고 몇 번이나 권고했으나 샘물교회 측이 무시했다?
아프간 사태 발생 5개월 전인 2007년 2월, 탈레반이 동료들의 석방을 위해 한국인을 납치하려 한다는 첩보가 입수되자 한국정부는 아프간을 여행제한 국가로 분류하는 동시에 선교자들에게 육로 이동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같은 해 5월 한국정부는 아프간서 선교 중인 각 단체에 각별한 신변주의 요청과 함께 특히 남부지역 방문 자제 및 현지에 나가 있는 단체들도 철수를 적극 검토해달라는 협조 공문을 보냈고 공문을 받은 대부분의 단체들은 계획을 포기했으나 19명의 샘물교회 선교자들은 열흘간의 단기선교 목적으로 아프간으로 향했습니다.
당시 선교자들은 출국장의 ‘아프간 여행자제 요망’ 안내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습니다.
루머 2. 선교자들이 납치되기 전, 아프간 성지서 찬송가를 부르며 큰소리로 기도했다?
아프간은 이슬람교를 국교로 하고 있으며, 배교 행위나 타 종교로의 개종, 신성모독은 사형에 처합니다.
2002~2003년 다산, 동의부대 소속의 한 파병 군 복무자는 “일부 국내 기독교인들이 아프간의 어린이들을 과자 등으로 유혹해 찬송가를 부르게 하는 등 낯 뜨거운 장면을 연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교자들이 이슬람 성전서 찬양가를 부르고, 상징적인 성지를 밟는 등 다른 종교의 정서를 무시하는 듯한 후기 글 등이 개인 홈페이지에 게재됐었습니다.
이로 인해, 기독교인들에 대한 이슬람교도들의 반감이 더욱 심해진 것 같습니다.
루머 3. 피랍자들이 풀려난 뒤 두바이 면세점서 명품 쇼핑을 했다?
인천공항에 입국하는 선교자들의 사진을 면밀히 관찰하던 네티즌들은 그들이 두바이 쇼핑몰서 명품 쇼핑을 한 게 아니냐고 주장했습니다.
과연 사실일까요?
피랍자들이 하나씩 들고 있는 쇼핑백은 두바이 면세점서 사용된다고 알려졌는데, 해당 쇼핑백은 이들이 전원 석방된 날 카불 주재 한국대사관서 이들에게 소지품을 담으라고 나눠준 것으로 확인됐고 내용물은 피랍 기간 입고 있던 의류로 밝혀졌습니다.
이외에도 이들이 갖고 있던 신발이나 선글라스 등 개인물품은 모두 카불서 구매한 것이 아닌 한국서 가져간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최종적으로 피랍자들을 한국행 비행기 탑승구까지 인도한 한국정부 관계자는 “이들은 한국 식당서 점심을 먹었고 시간이 빠듯해 여유롭게 공항 내 면세점서 쇼핑할 시간은 물론, 돈도 없었다”며 루머가 사실이 아님을 일축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여행제한권고는 있어도 금지는 없었지만 해당 사건을 기점으로 여행금지제도 규정이 만들어졌습니다.
참고로 영화 <교섭>을 제작한 임순례 감독은 “가지 말라고 한 여행제한 국가인데 어기고 갔으니 그들의 잘못은 맞으나 (영화 제작은)비방 의도는 아니고 보는 관객들이 알아서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기획: 이지현
구성&편집: 이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