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37년째 향토문화 지킴이 양영두 사선문화제전위원장 인터뷰

[기사 전문]

-본인에 대해 소개해달라.

1986년 민간 주도로 사선문화제를 창립한 창립위원장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37년 동안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양영두라고 합니다. 또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설립한 대한민국 NGO 1호 단체인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공동대표직도 맡고 있습니다.

- 사선문화제란?

국민관광지 사선대라는 곳이 전라북도 임실군 관촌면에 있습니다. 진안군 마이산의 두 신선과 임실 운수산 두 신선이 이곳 사선대로 와서 매년 시를 읊조리셨는데, 네 분 선녀가 풍광이 좋은 데 찾아 내려오신 뒤에 같이 어울리면서 매년 같이 노닐었다는 명승고적 설화집에 전설 의해서 ‘사선대’라고 명명하게 됐습니다. 

이에 1985년, 정부는 사선대를 국민관광지로 지정하게 됐습니다. 이 사선대의 전설을 후손들인 우리가 향토문화재로 지키고 승화시켜나가기 위해 민간 주도의 제전 위원 100명이 모여 이듬해인 1986년에 제전위원회를 창립하게 됐습니다.


첫째로 사선녀 선발을 해야겠지요. 왜냐면 사신선녀의 전설이 있는데 신선의 경지는 아직 우리가 선발을 못하고 사선녀는 한국의 전통적인 여인상을 뽑고 있습니다. 아무도 선녀를 본 일은 아무도 없습니다만, 우리가 믿고 따르는 것은 그 근원이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 이분들이 선녀 같은 분들 아니겠는가.

미인을 뽑는 게 아닙니다. 그걸 지금까지 36년 동안 계속 선발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지역에서 뽑다가 전라북도 도내서 뽑다가 전국으로 넓혀 올해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그 동안 태풍, 폭염, 사스·메르스·코로나19 등 전염병까지 국가적·국제적인 재난이 왔었지 않습니까. 저희는 이를 모두 이겨내고 한 해도 쉬지 않고 해왔습니다. 민간 주도로 했기 때문에 아마 가능했을 거예요.

- 36년의 전통, 향토 행사의 의미는?

고향 사랑의 집합이고 나아가 나라 사랑의 결집이라고 생각합니다. 36세였던 이석용 의병장이 28의사 28분의 의병들과 같이 분연히 일어나 잃어버린 대한제국을 찾자 하는 항일의병이 있었습니다. 이분이 돌아가시면서 하신 말씀이 “내가 우리나라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일본의 천왕을 공격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 한스럽다” 그런 훌륭한 의사·의병들을 존경하고 존중하기 위해 정부서 이승만 대통령이 소충사(召忠寺)라는 명칭으로 사당을 짓도록 했죠. 소충사는 부를 소(召), 충성 충(忠)으로 나라가 부르면 언제든 충성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소충 사선문화상이라는 것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처음엔 사선문화상으로 시작해 1999년, 소충제 군민의날과 통합되면서 소충 사선문화상으로 승화시켜 그때부터 전국적으로 시상을 시작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봉사하신 분들을 위해 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광복회 출신 독립운동가 후손분들에게도 비록 임실서 드리는 향토문화상이지만 30년 이상의 전통이 있는 상을 드리면서 나라사랑·고향사랑하신 분들에게 상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전국농악경연대회는 서해안이나 가까운 해안가에서 가까운 곳은 ‘우도굿’이라고, 동부 산악지대 쪽으로는 ’좌도굿’이라고 하는데요. 호남 좌도굿 농악을 전승시키기 위해 매년 전국농악경연대회를 국회의장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죠.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요. 


이 기회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순수 민간 주도의 이런 설화 및 전설 등 전통 전래문화에 대해서는 좀 지켜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발굴해서 예산을 지원하고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해요.

- 36년간 진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어려움이 많았죠. 초창기 10년 동안은 자치단체 지원 없이 스스로 모금을 하고 광고협찬을 받고… 사실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많았죠. 저 사람 국회의원하려고 이거(사선문화제전위원장) 하는 거 아닌가. 입신양명을 위해 하는 거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어요. ‘꾸준히 해서 그런 생각을 불식시켜야겠다’ 그런 오기와 일념도 있었죠. 그런 것들이 이렇게 오랫 동안 봉사하도록 만들지 않았나.

-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잖아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중학교도 제대로 못 가고 고등학교도 못 보내는 가정이 많았어요. 그때는 사재를 털어 장학금이란 형식보다는 그냥 조금씩 금일봉 형태로서 지원했죠. 이후로 끼니 해결을 못해서 굶어 죽는 독립운동가 후손들, 학교 못 가는 사람, 핍박받는 사람... 이로 인해 어느 집안은 절손되고 어느 집안은 교육도 못 받고... 막상 (일제로부터)해방은 됐는데 누가 돌보는 사람도 없고 교육은커녕 취직도 못 하고 아사지경까지 가는… 바로 얼마 전 일인데 우리는 옛날 이야기로 잊고 있거든요.

‘독립운동가 후손들 돕기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역시나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많더라고요. 설날·추석 때가 되면 적지만 쌀이나 생활용품을 모아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감사의 뜻 100분의 1, 1000분의 1도 못 되지만 그런 후원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감사함을 느껴야겠다는 생각에 이 같은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올해 계획이 궁금합니다

장학활동과 3월에 3·1 만세운동,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에 대해 다시 한번 사료를 들여다보는 학술강연대회, 올해사선문화제에선 노인들 중 나라를 위해서 아름답게 살아오신 분들로, 시니어 신선을 뽑는 대회도 한 번 구상하고 있어요. 사선녀대회도 변화를 줘서 아름다운 선녀를 뽑아야 하지 않을까. 시대가 흐르면서 자꾸 변하니까요.

흥사단 입장에서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게 다 중단됐는데, 정치도 변화가 와서 보수정권이 들어섰습니다.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남북통일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통일부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통일을 이루는 게 우리의 최대 꿈이니 이를 건전하게 하는 데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 외에 흥사단의 봉사활동, 통일 꿈나무들에 대한 지원, 젊은이들에게 무작정 통일은 꿈이 아니라 우리가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어떤 마음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그 대책은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정신무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좀 섬세하게 접근하려 합니다.

- 인생의 목표

한국이 현재 세계 경제력 10위 국가에 들어섰다고 하잖아요. 먹고 사는 것만 10위가 돼서는 안 되고 삶의 질이나 정치의 질, 우리가 생각하는 품격의 질도 좀 향상이 돼야죠. 삶은 좀 나아졌지만 품격 등은 좀 떨어지지 않나 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험악한 얘기보다는 남을 칭찬하고 격려하고, 희망찬 얘기를 하는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


언론은 좀 더 밝고 맑은 뉴스로 국민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고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 미래 비전을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국력이 국민의 체력이기도 하지만 국민 없는 영토는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결혼 적령기 사람들이 결혼을 기피하다 보니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이를 위해 정부가 고민하고 정치권에서도 고민해서 결혼 동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대책 필요합니다. 정치권도 싸우지만 말고 희망을 주는 정치로, 언론도 절망적인 뉴스보다는 희망적인 뉴스를 많이 생산하는 그런 계묘년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취재: 김민주
촬영&편집: 김미나/배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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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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