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37년째 향토문화 지킴이 양영두 사선문화제전위원장 인터뷰

[기사 전문]

-본인에 대해 소개해달라.

1986년 민간 주도로 사선문화제를 창립한 창립위원장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37년 동안 위원장직을 맡고 있는 양영두라고 합니다. 또 도산 안창호 선생이 설립한 대한민국 NGO 1호 단체인 흥사단 민족통일운동본부 공동대표직도 맡고 있습니다.

- 사선문화제란?

국민관광지 사선대라는 곳이 전라북도 임실군 관촌면에 있습니다. 진안군 마이산의 두 신선과 임실 운수산 두 신선이 이곳 사선대로 와서 매년 시를 읊조리셨는데, 네 분 선녀가 풍광이 좋은 데 찾아 내려오신 뒤에 같이 어울리면서 매년 같이 노닐었다는 명승고적 설화집에 전설 의해서 ‘사선대’라고 명명하게 됐습니다. 

이에 1985년, 정부는 사선대를 국민관광지로 지정하게 됐습니다. 이 사선대의 전설을 후손들인 우리가 향토문화재로 지키고 승화시켜나가기 위해 민간 주도의 제전 위원 100명이 모여 이듬해인 1986년에 제전위원회를 창립하게 됐습니다.


첫째로 사선녀 선발을 해야겠지요. 왜냐면 사신선녀의 전설이 있는데 신선의 경지는 아직 우리가 선발을 못하고 사선녀는 한국의 전통적인 여인상을 뽑고 있습니다. 아무도 선녀를 본 일은 아무도 없습니다만, 우리가 믿고 따르는 것은 그 근원이 우리의 어머니, 할머니... 이분들이 선녀 같은 분들 아니겠는가.

미인을 뽑는 게 아닙니다. 그걸 지금까지 36년 동안 계속 선발하고 있습니다. 처음엔 지역에서 뽑다가 전라북도 도내서 뽑다가 전국으로 넓혀 올해까지 진행하고 있어요.

그 동안 태풍, 폭염, 사스·메르스·코로나19 등 전염병까지 국가적·국제적인 재난이 왔었지 않습니까. 저희는 이를 모두 이겨내고 한 해도 쉬지 않고 해왔습니다. 민간 주도로 했기 때문에 아마 가능했을 거예요.

- 36년의 전통, 향토 행사의 의미는?

고향 사랑의 집합이고 나아가 나라 사랑의 결집이라고 생각합니다. 36세였던 이석용 의병장이 28의사 28분의 의병들과 같이 분연히 일어나 잃어버린 대한제국을 찾자 하는 항일의병이 있었습니다. 이분이 돌아가시면서 하신 말씀이 “내가 우리나라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일본의 천왕을 공격하지 못하고 죽는 것이 한스럽다” 그런 훌륭한 의사·의병들을 존경하고 존중하기 위해 정부서 이승만 대통령이 소충사(召忠寺)라는 명칭으로 사당을 짓도록 했죠. 소충사는 부를 소(召), 충성 충(忠)으로 나라가 부르면 언제든 충성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서 소충 사선문화상이라는 것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 처음엔 사선문화상으로 시작해 1999년, 소충제 군민의날과 통합되면서 소충 사선문화상으로 승화시켜 그때부터 전국적으로 시상을 시작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헌신·봉사하신 분들을 위해 드리고 있습니다. 특히 광복회 출신 독립운동가 후손분들에게도 비록 임실서 드리는 향토문화상이지만 30년 이상의 전통이 있는 상을 드리면서 나라사랑·고향사랑하신 분들에게 상을 시상하고 있습니다.

전국농악경연대회는 서해안이나 가까운 해안가에서 가까운 곳은 ‘우도굿’이라고, 동부 산악지대 쪽으로는 ’좌도굿’이라고 하는데요. 호남 좌도굿 농악을 전승시키기 위해 매년 전국농악경연대회를 국회의장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이게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됐죠. 큰 성과라고 생각하고요. 


이 기회에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순수 민간 주도의 이런 설화 및 전설 등 전통 전래문화에 대해서는 좀 지켜줘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발굴해서 예산을 지원하고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해요.

- 36년간 진행하면서 어려움은 없었는지?

어려움이 많았죠. 초창기 10년 동안은 자치단체 지원 없이 스스로 모금을 하고 광고협찬을 받고… 사실 내려놓고 싶은 마음이 많았죠. 저 사람 국회의원하려고 이거(사선문화제전위원장) 하는 거 아닌가. 입신양명을 위해 하는 거 아니냐는 오해도 받았어요. ‘꾸준히 해서 그런 생각을 불식시켜야겠다’ 그런 오기와 일념도 있었죠. 그런 것들이 이렇게 오랫 동안 봉사하도록 만들지 않았나.

- 사회공헌 활동을 많이 하고 계시잖아요.

1980년대까지만 해도 중학교도 제대로 못 가고 고등학교도 못 보내는 가정이 많았어요. 그때는 사재를 털어 장학금이란 형식보다는 그냥 조금씩 금일봉 형태로서 지원했죠. 이후로 끼니 해결을 못해서 굶어 죽는 독립운동가 후손들, 학교 못 가는 사람, 핍박받는 사람... 이로 인해 어느 집안은 절손되고 어느 집안은 교육도 못 받고... 막상 (일제로부터)해방은 됐는데 누가 돌보는 사람도 없고 교육은커녕 취직도 못 하고 아사지경까지 가는… 바로 얼마 전 일인데 우리는 옛날 이야기로 잊고 있거든요.

‘독립운동가 후손들 돕기 운동을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역시나 어려움에 처한 분들이 많더라고요. 설날·추석 때가 되면 적지만 쌀이나 생활용품을 모아서 보내드리고 있어요. 감사의 뜻 100분의 1, 1000분의 1도 못 되지만 그런 후원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가 감사함을 느껴야겠다는 생각에 이 같은 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 올해 계획이 궁금합니다

장학활동과 3월에 3·1 만세운동,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에 대해 다시 한번 사료를 들여다보는 학술강연대회, 올해사선문화제에선 노인들 중 나라를 위해서 아름답게 살아오신 분들로, 시니어 신선을 뽑는 대회도 한 번 구상하고 있어요. 사선녀대회도 변화를 줘서 아름다운 선녀를 뽑아야 하지 않을까. 시대가 흐르면서 자꾸 변하니까요.

흥사단 입장에서는 그동안 코로나 때문에 모든 게 다 중단됐는데, 정치도 변화가 와서 보수정권이 들어섰습니다.

진보정권이든 보수정권이든 남북통일에 대비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통일부가 있는 거 아니겠어요. 통일을 이루는 게 우리의 최대 꿈이니 이를 건전하게 하는 데 더 노력하겠습니다. 그 외에 흥사단의 봉사활동, 통일 꿈나무들에 대한 지원, 젊은이들에게 무작정 통일은 꿈이 아니라 우리가 통일을 대비하기 위한 어떤 마음자세를 가져야 하는지, 그 대책은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정신무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좀 섬세하게 접근하려 합니다.

- 인생의 목표

한국이 현재 세계 경제력 10위 국가에 들어섰다고 하잖아요. 먹고 사는 것만 10위가 돼서는 안 되고 삶의 질이나 정치의 질, 우리가 생각하는 품격의 질도 좀 향상이 돼야죠. 삶은 좀 나아졌지만 품격 등은 좀 떨어지지 않나 해서 아쉬움이 있습니다. 험악한 얘기보다는 남을 칭찬하고 격려하고, 희망찬 얘기를 하는 그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어요.


언론은 좀 더 밝고 맑은 뉴스로 국민에게 희망을 줬으면 좋겠고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과 용기, 미래 비전을 제시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국력이 국민의 체력이기도 하지만 국민 없는 영토는 아무 의미가 없잖아요. 결혼 적령기 사람들이 결혼을 기피하다 보니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이를 위해 정부가 고민하고 정치권에서도 고민해서 결혼 동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는 대책 필요합니다. 정치권도 싸우지만 말고 희망을 주는 정치로, 언론도 절망적인 뉴스보다는 희망적인 뉴스를 많이 생산하는 그런 계묘년 한 해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취재: 김민주
촬영&편집: 김미나/배승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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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