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TV> 잠들기 전 듣는다는 'ASMR', 알고 보니 100년 전부터 존재했다고?

[기사 전문]

혹시 지금 보고 있는 영상에서 묘한 간지럼이 느껴지지 않나요? 혹은 불쾌하거나, 불편하지 않나요? 이것은 바로 ‘ASMR’입니다.

ASMR은 ‘자율감각쾌락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약자로, ‘특정한 감각 자극이 자율신경계에 신경전달물질을 촉진하여 일종의 전희 현상(쾌감)을 불러일으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위 말하는 ‘백색소음’이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넓고 일정한 파장의 주파수’라면, ASMR은 ‘쾌감을 주는 소음’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명 몇 년 전만 해도 소수의 ‘프로 불면증러’들만 즐기던 콘텐츠였는데, 2018년경을 기점으로 ASMR에 대한 관심도가 수직으로 상승했고, 이에 따라 ASMR은 광고 속에도 자주 등장하는 키워드가 되었습니다.

최근 몇 년 새 광고 모델들은 속삭이거나, 두드리거나, 씹는 모습을 부쩍 자주 보이고 있는데요. 바로 기업들이 ‘ASMR 마니아’들을 의식하기 시작한 것이죠.


유튜브에 게재된 첫 번째 ASMR 비디오는 유튜버 ‘WhisperingLife ASMR’이 2009년 3월 27일에 올린 ‘Whisper1-hello!’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려 ASMR이라는 단어가 등장하기도 전에 올라온 영상인데요.

해당 영상을 재생하면, 검은 화면에 유튜버 본인으로 추정되는 한 사람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영상의 설명란에는 ‘이게 몇몇 사람들에게는 이상하게 들릴 것을 알지만, 나는 사람들이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 게 좋다. 그래서 속삭이는 채널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유튜브 ASMR 붐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죠.

하지만 최초의 ASMR은 이보다 훨씬 전으로 돌아갑니다. 놀랍게도, ‘100년 전 사람들에게도 ASMR에 대한 개념이 있었다’라는 흥미로운 주장이 있는데요.

다음은 1925년 창작된 영국 작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 속 한 구절입니다.


“Septimus heard her say ‘Kay Arr’ close to his ear, deeply, softly, like a mellow organ, but with a roughness in her voice like a grasshopper’s, which rasped his spine deliciously and sent running up into his brain waves of sound which, concussing, broke.”
‘셉티무스는 그녀가 그의 귀 옆에서 “케이 알…”이라고 깊게, 부드럽게, 마치 부드러운 오르간 소리와 같이, 하지만 메뚜기 울음소리처럼 거칠게 말하는 것을 들었다. 그 소리는 그의 척추를 맛있게 감으며, 그의 뇌파를 타고 들어가 뇌진탕을 일으키며 부서졌다.’

오스트리아의 작가이자 번역가인 클레멘스 J. 세츠는 ‘해당 구절의 묘사가 현대 ASMR의 개념과 거의 일치한다’라고 말합니다.

즉 ASMR이라는 단어 자체는 최근에 생겨났지만, 사람들은 이미 ASMR의 전형인 ‘속삭이는 소리에 의한 기분 좋은 소름’을 알고 있었다는 관점이죠.

10년 남짓 혹은 100년 이상,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역사를 가진 ASMR., 그렇다면 그 구성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ASMR에서 시청자에게 자극을 주는 요소를 ‘트리거’라고 하는데, 트리거에는 무언가를 구기거나 긁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사람이 속삭이는 소리 등의 예가 있습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 트리거를 접할 경우에는 몸 전반에 퍼지는 기분 좋은 소름인 ‘팅글’을 느낄 수 있는데, 이 팅글은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주로 머리와 목을 따라 척추 밑 부분까지 느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팅글을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즉 ASMR의 효과에 대해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 이에 대해서는 ‘신경증적 성향이 높을수록 ASMR의 효과를 잘 누린다’라는 연구 결과가 있으므로, 유독 ASMR을 좋아하는 사람을 ‘비교적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로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한해 국내 불면증 환자만 65만 명 이상, 쉽게 잠들 수 없는 현대인에게 수면을 돕는 ASMR은 빛과 소금 그 자체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드는 의문, 과연 ASMR에도 ‘부작용’이 있을까요?

사실 ASMR 자체가 과학적으로 공식 인정된 개념이 아니다 보니, 부작용 역시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오랫동안 이어폰을 끼고 있는 것 자체가 청력에 좋지 않을뿐더러, 소위 ASMR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ASMR을 많이 듣다 보니 팅글이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라는 경험담이 심심찮게 전해지고 있는데요.

쾌감을 위해 마약을 할수록 더 센 마약을 찾게 되는 것처럼, ASMR에 너무 의존할 경우 언젠가 공사장 소음으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날이 올 수도 있겠습니다.


현재 ASMR 콘텐츠들은 주로 시각, 청각적 자극을 이용해 만들어지는데요.

혹여 나중에는 후각이나 촉각 ASMR 콘텐츠도 무궁무진하게 생산될 수 있을까요? 문득 ASMR의 미래가 궁금해집니다.

여러분이 즐겨 듣는 ASMR 채널이 있다면 댓글 창에 공유해주세요.

총괄: 배승환
기획: 강운지
구성&편집: 김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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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헌재, 만장일치로 윤석열 파면⋯헌정사상 두 번째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 심판 사건을 인용하면서 대한민국은 또다시 정치적 격변기를 맞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시22분께 서울 종로구 대심판정서 재판관 만장일치 의견으로 윤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했다. 이는 탄핵소추안 가결 111일 만이자, 탄핵 심판 변론 종결 3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이번 탄핵 심판은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따른 것이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행위가 헌법과 법률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이날 차분한 목소리로 주문을 낭독한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피청구인은 국회 권한 행사가 다수의 횡포라 판단했어도 헌법이 예정한 자구책을 통해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게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청구인이 취임한지 2년 후 이뤄진 총선서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다”며 “결과가 피청구인 의도에 부합하지 않아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들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했으면 안 됐다”고 판단했다. 문 권한대행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청구인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계엄을 선포해 국가긴급권을 남용하는 역사를 재현해 국민들을 충격에 빠트리고, 사회·정치·경제 전반에 혼란을 야기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들을 초월해 사회 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헌재의 탄핵 인용 결정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상실하고 일반인 신분이 됐다. 이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에서도 퇴거해야 한다. 다만, 사저 경호 문제 등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므로 즉시 관저를 비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에도 헌재 파면 결정 이틀 뒤에 청와대 관저를 나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저로 거처를 옮긴 바 있다. 이번 파면 결정으로 윤 전 대통령은 경호와 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예우도 대부분 박탈당했다. 대통령 등 경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통상 최대 15년(10년+5년 연장)까지 경호를 받을 수 있으나, 임기만료 전 퇴임한 경우에는 최대 10년(5년+5년 연장)으로 줄어든다. 전직 대통령 예우 모두 박탈 정치권 ‘장미 대선’ 현실화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쳤다면 받았을 대통령 연금 수령 자격도 상실됐다. 정상적으로 임기를 마친 전직 대통령은 대통령 보수연액(월급여의 8.85배)의 95%를 12개월로 나눠 받는다. 올해 윤 전 대통령 연봉은 약 2억6258만원(세전)이고, 이 기준에 따른 매월 연금액은 약 1533만원(연 기준 1억8397만원)이다. 이 밖에 기념사업 지원과 개인 사무실 및 보좌진 지원도 중단됐으며, 사후 국립묘지 안장 대상서도 제외된다. 공직 취임의 기회도 제한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4조 2항은 ‘탄핵 결정에 의해 파면된 사람은 결정 선고가 있은 날부터 5년이 지나지 아니하면 공무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은 파면 결정이 선고된 날로부터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에게 남은 건 형사재판 절차 뿐이다. 형사재판은 탄핵 심판 결과와 별개로 그대로 진행되는데,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은 오는 14일 첫 정식 공판을 받는다. 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상실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장미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헌법 제68조는 대통령 궐위 시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4일을 기준으로 하면 60일째 되는 날은 오는 6월3일이므로 이날까지 대선을 치러야 한다. 이에 따라 ‘오말육초’(5월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새로운 대통령을 선출하기 위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은 2017년 3월10일 탄핵 결정으로 파면됐고, 정확히 60일째인 5월9일에 조기 대선이 실시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선례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질 조기 대선도 60일째 되는 날인 6월3일에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대선 시점이 6월3일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일각에선 60일째 되는 날에서 가장 가까운 수요일인 5월28일이 조기 대선일로 유력하다는 예상도 나왔다. 어느 날짜에 선거가 치러지든, 정치권에서는 당분간 극심한 혼란이 예상된다. 헌재의 파면 결정으로 탄핵 정국이 조기 대선 정국으로 급변했고, 이제 차기 권력을 향한 대권 경쟁이 본격화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미 여야 잠룡들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물밑 경쟁을 벌여왔다. 여권에서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정권 재장출의 목표를 두고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 야권에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 리스크를 덜어내며 독주 체제를 굳힌 바 있다. 이 외에도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등도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힌다. 조기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는 이날 “국가 안보와 외교에 공백이 없도록 굳건한 안보 태세를 유지하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들의 뜻을 받들어 헌법과 법률에 따라 다음 정부가 차질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차기 대통령 선거 관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jungwon933@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