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입이 화 부른 김성회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5.17 10:56:37
  • 호수 137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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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초토화시킨 ‘막말 종결자’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은 김성회 한국다문화센터 대표를 시민사회수석실 종교다문화비서관으로 임명했다. 그 후로 일주일 만인 지난 13일, 김 비서관은 사퇴했다. “대통령에게 누가 되지 않기 위해”라고 말해 자진사퇴한 것처럼 보이지만 경질에 가깝다는 해석도 있다. 임명 후 그의 별명은 ‘폭탄·혐오발언 제조기’였기 때문이다.

김성회 전 시민사회수석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은 윤석열정부 출범 대통령실 비서관급 첫 낙마 사례다. 지난 12일까지만 해도 지켜보겠다던 대통령실의 입장이 바뀐 것이다. 자칫 윤석열정부의 인사 검증 부실 논란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운동권 출신
활동가의 길

혐오 발언으로 사퇴를 부른 김 전 비서관은 1965년 충북 괴산군 출신으로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화려한 운동권 경력 출신으로 연세대학교 재학 시절, 민족 통일·민주 쟁취·민중 해방 이념을 목표로 한 전국 학생 총연합 삼민투 위원장으로 활동했다.

연세대학교 민족자주수호투쟁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1985년 4월 집시법 위반으로 구속됐다.

1986년 5월 출소한 김 전 비서관은 인천과 수원 등지에서 노동운동을 했다. 이 과정에서 1987년 5월 위장취업이 들통나 다시 구속됐지만 두 달 만에 석방됐다. 그 후 그는 노동자들의 파업에 개입했다는 이유로 또다시 구속돼 1년여의 옥살이를 했다.


1990년 연세대학교에 복학해 고시 공부를 시작했으나 집중할 수 없었던 그는 다시 운동단체의 상근 활동가의 길을 선택했다. 

1993년부터 1998년까지 전국연합이란 단체에서 교육선전국장을 맡았다. 1997년에는 대통령선거 때 국민승리21 권영길 대통령후보의 캠프에서 선거운동을 했다. 

운동권 활동가의 삶을 살던 그는 DJ(김대중)정부 때부터 변하기 시작했다. 1999년 6월 그는 제2건국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청와대 공무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김 전 비서관은 2002년 민주당 대통령후보 선거 경선 당시 이인제 캠프에 합류했다. 

이인제 캠프에서 경선 탈락이라는 결과를 맛본 그는 이후 급격하게 정치적 방향을 바꿨다. 김 전 비서관은 2007년 인터뷰에서 박정희·이승만 전 대통령을 칭송했다. 그는 “박정희 대통령은 능동적인 산업화를 위해 국민적 힘을 모았다. 굉장한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국가 동원 능력은 대단했다”고 말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이승만에 의해 토지개혁이 강도 높게 이뤄졌다. 또 국민 너나 없이 교육 받을 수 있게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전 비서관은 뉴라이트 창립에도 직접 관여했다. 당시는 이인제 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하던 2005년이다. 당시 <충청리뷰> 보도에 따르면 김 전 비서관은 장일 전 자민련 국장과 함께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전신이 되는 ‘뉴라이트 충청포럼’을 결성했다.

끝없이 정치 향한 도전
함께 터진 과거 발언들


이어 2007년에는 이 의원의 선거캠프에서 중책을 맡았다. 이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한 뒤 자유선진당·선진통일당·새누리당으로 당을 갈아타는 기간에도 김 전 비서관은 함께했다. 

김 전 비서관이 직접 정치 행보를 걷기도 했다. 비록 탈락했지만 2014년에 새누리당 청원군 당원협의회장 공모에 응시했다.

2016년 11월10일 창립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팬클럽 ‘반딧불이’ 중앙회장을 맡았다. 이전까지는 운동권 출신과 뉴라이트로 이름을 알렸다면, 반 전 총장 팬클럽 반딧불이 회장을 맡은 뒤로는 판도가 바뀌었다. 이 팬클럽은 반 전 총장의 고향인 충북지역을 거점으로 생긴 순수 팬클럽으로 시작했다. 

반딧불이 회원은 2만5000명이나 됐고 정치인도 다수 참여했다. 반 전 총장이 한국에 입국할 당시 김 전 비서관은 500명 정도 회원과 함께 환영하는 활동을 했다.

정치인이 참여하는 싱크탱크 ‘글로벌 시민포럼’을 출범하기도 했다. 김 전 비서관은 글로벌 시민포럼에서 ▲군대 ▲저출산 ▲보육 ▲결혼 ▲일자리 ▲해외 취업 등 청년 정책을 망라해 거론했다.

2017년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으며 직간접적 지원사격을 펼쳤다. 이런 방식으로 김 회장은 본격적인 정치활동을 시작했다.

‘폭탄·혐오발언 제조기’ 별명은 김 전 비서관의 정치활동과 함께 시작됐다. 2015년 12월 박근혜정부의 한일 위안부 합의 직후 김 전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누리꾼과 설전을 벌였다. 누리꾼은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이 없었다”고 비판했다. 이에 김 전 비서관은 “그럼 정부가 나서서 밀린 화대라도 받아내란 말이냐?”는 비난의 댓글을 남겼다. 

진정성
어디로?

페이스북은 이를 두고 규정 위반으로 판단해 차단 조치를 취했다. 그러자 김 전 비서관은 “누군가 제 페이스북을 보며 끊임없이 신고한다. 어이없는 사안을 가지고 차단켜서 나의 언로를 막으려고 작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 정부 들어서 너무 심하다. 예전에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동성애 혐오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2019년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레인보우 합창단은 동성애와 상관없다. 나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신병의 일종으로 생각한다”며 “선천적으로 동성애 성향을 가진 사람도 있지만, 많은 경우는 후천적인 버릇이나 습관을 자신의 본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경우에 동성애가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흡연자가 금연 치료를 받듯이 일정한 치료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최근에 한 막말은 여성 비하에 관한 것이다. 지난해 3월1일 김 전 비서관은 인터넷 언론사 <제3의길>에 ‘조선시대 절반의 여성이 성노리개였다’는 칼럼을 썼다.

이 칼럼에서 그는 “일반 여성 노비들의 경우 결혼하기 전에는 낮에 집안 허드렛일을 하고, 밤에는 양반집 주인이나 그 아들의 성노리개가 돼야 했다. 그리고 결혼은 노비를 양산하기 위해 주인이 정해주는 대로, 다른 외거 노비나 일반 양민과 결혼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래 주인이 노비가 결혼해 살림하는 곳으로 찾아와 남편을 내쫓고 잠자리를 갖기 일쑤였다. 즉, 결혼하고서도 성노리개 신세를 벗어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다문화센터
공금 횡령도

김 전 비서관의 과거 발언이 화두가 된 것은 그가 시민사회수석실 종교다문화비서관에 임명된 후부터다. 이미 정치권이나 시민사회에서는 김 전 비서관의 발언에 대한 비판이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이 상황을 의식했는지 김 전 비서관은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은 위안부 할머니에 대한 ‘밀린 화대’ 발언, 동성애가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한 발언 등에 관해 설명했다. 우선 ‘밀린 화대’에 관해서는 “박근혜정부 때 진행된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를 두고 포괄적 사과와 배상이 이뤄지자 누리꾼이 트집을 잡았다.


개인 보상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누군가와 언쟁을 하면서 댓글로 짤막하게 대답한 것이 문제가 됐다”며 “이건 페이스북에서 개인 사이 언쟁으로 일어난 일이다. 지나친 발언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깨끗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김 전 비서관은 위안부 할머니에게 사과를 전했다. 하지만 동성애 발언에 대해서는 끝내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동성애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강하게 전달했다. 

사과문을 통해 그는 “개인들의 다양한 성적 취향에 대해 존중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동성애를 반대한다. 후천적인 버릇이나 습관인데 동성애를 자신의 본능이라고 착각하는 사람도 있다고 본다”며 “이런 경우에는 동성애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흡연자가 금연 치료를 받듯이 일정한 치료로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나온 말이다. 그럼에도 개인의 성적 취향에 대한 혐오 발언의 성격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이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위안부) 화대라도 받아내라고”
“동성애, 정신병 일종으로 생각”
“조선시대 절반의 여성 성노리개”

김 전 비서관의 의도를 정확히 알 순 없지만 사과문은 시민사회수석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을 사퇴하라는 목소리가 커진 결과를 초래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비서관의 사과문에 진심이 전혀 담겨있지 않다며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요구했다.

민주당 신현영 대변인은 지난 11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김 전 비서관이 일본군 위안부 비하 발언에 대해 깨끗이 사과한다면서도 비판이 과하다고 말하는 모습을 보면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신 대변인은 “억울하지만 마지못해 하는 사과는 무늬만 사과”라며 “왜곡된 역사 인식과 그릇된 가치관에 아무런 단서도 달지 말고 진심으로 사죄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는 김 전 비서관의 동성애 혐오 발언을 지적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었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지난 11일 “김 전 비서관이 혐오 발언에 대해 깨끗이 사과한다는 형식적인 말과 달리 오래된 혐오의 논리를 답습하고 있다”며 “발언을 한 이가 대통령 비서관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윤 대통령에게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성명을 냈다.

이들은 “이미 후보 시절부터 차별적 구조를 외면하고 동성혼을 이유로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고 하던 대통령은 자신이 처음으로 임명한 비서관의 이러한 혐오 발언에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느냐”며 “평등과 존엄을 규정한 헌법 준수 의무를 선언한 이로써 임기 이틀 만에 성 소수자들이 이렇게 모욕을 당하는 상황에 어떻게 책임질 것이냐”고 질책했다.

문제는 김 전 비서관의 문제가 막말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전 비서관은 과거 대표로 있었던 ‘한국다문화센터’의 공금을 횡령하고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한국다문화센터는 후원자들의 기부금과 정부 보조금에 의존해 운영하는 비영리민간단체다.

2016년 김 전 비서관은 한국다문화센터 대표로 재임했다. 당시 본인 소유의 SUV 차량을 할부로 구입했지만, 차량 구매 할부금은 다문화센터가 내게 했다. 차량 할부금을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가 아닌 한국다문화센터 명의 계좌로 바꿔놓은 것이다.

김 전 비서관이 한국다문화센터 공금을 사용한 것은 업무상 횡령이다. 이런 수법으로 김 전 비서관은 2016년 11월21일부터 2018년 3월20일까지 약 437만원의 공금을 횡령했다. 그는 2019년 3월 업무상 횡령 혐의로 기소됐고, 같은 해 11월 유죄 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은 다문화센터의 자문 관리 등을 총괄하는 이사로서 업무상 임무를 위배해 다문화센터의 자금을 자신의 소유인 경우와 같이 처분하고자 했다. 불법 영득의 의사를 인정함에 지장이 없다”고 판시했다.

임명 직후 
사퇴 여론

김 전 비서관은 “차량은 다문화센터 업무를 위해 사용했고, 횡령의 고의는 없었다”고 항소했지만 기각됐다. 2020년 11월10일 ‘400만원 벌금형’이 최종 확정됐다.


<alsw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광훈 매체서 ‘김건희 찬양’ 후 비서관 내정됐던 김성회

윤석열정부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으로 임명후 자진사퇴한 김성회 전 비서관은 전광훈 목사가 창간한 극우성향 매체 논설위원을 맡아 여러 차례 윤 당선자 부인 김건희씨를 치켜올리는 기사와 칼럼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김성회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21일 <자유일보>에 윤석열 대통령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를 인터뷰한 기사를 올렸다. 인터뷰는 서울 서초구 한 식당에서 이뤄졌다.

닷새 뒤 김 전 비서관은 같은 매체에 “윤석열이라는 시골 검사를 대선후보의 반열에 올려세운 것은 ‘평강공주 김건희’였다”는 내용을 담은 특별기고를 게재했다.

그는 대선 당일인 3월9일 칼럼에서도 “고구려 귀족 집단의 카르텔을 깨기 위해 평강공주가 바보 온달을 선택하고 키웠듯이, 김건희 대표는 파격과 혁신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훌륭한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썼다.

<자유일보>는 2020년 2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창간한 매체다.

전 목사는 지난달 26일 설교에서 “조·중·동이 박근혜 탄핵에 앞서는 바람에 내가 <자유일보>라는 일간지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매체 대표이자 발행인은 전 목사의 딸인 전한나씨다.

이 매체는 누리집에 ‘공산제국주의 세력과의 100년 전쟁을 주요 테마’라고 명시하고, 올해를 ‘건국 74년’이라며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등 극우 성향을 띤다.

김 전 비서관은 지난해 12월부터 객원 논설위원과 논설위원으로 30여개의 칼럼을 썼다.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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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