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두천 15.0℃맑음
  • 강릉 23.1℃구름조금
  • 서울 17.7℃맑음
  • 대전 17.0℃맑음
  • 대구 20.7℃맑음
  • 울산 18.0℃박무
  • 광주 18.6℃맑음
  • 부산 18.5℃박무
  • 고창 14.4℃맑음
  • 제주 19.2℃구름많음
  • 강화 13.1℃구름조금
  • 보은 14.3℃맑음
  • 금산 14.6℃맑음
  • 강진군 15.6℃맑음
  • 경주시 16.5℃구름조금
  • 거제 17.3℃구름조금
기상청 제공

1376

2022년 05월24일 21시53분

<설 특집> ‘두 얼굴’ 기막힌 기부의 세계

URL복사

내고도 욕먹는 이상한 나라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기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좋은 취지로 시작되는 기부지만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사기 및 비리의 온상으로 치부되기도 할 정도. 기부와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자 전문가들은 ‘현명하게 기부하는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기부’는 어려운 사람들을 자의적인 마음으로 돕는다는 점에서 자원봉사와 함께 대표적인 선행으로 꼽힌다. 기부단체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모금활동을 벌이고 모인 돈이나 물품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쓰이는 등 각 기부단체의 목적을 위해 쓰인다. 

대표적 선행
단점도 다수

기부와 자원봉사를 병행하는 사람들도 많다. 2010년대 이후에는 기부와 자원봉사를 결합한 재능기부라는 형태도 등장했다.

기부가 좋은 취지로 시작되는 것은 맞지만 마냥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직접 돈이 돌아다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이를 노리는 사람들이 매우 많아서 사기 및 비리의 온상 중 하나로 꼽힌다.

일부 자선단체의 경우 기부받는 나라의 현지 사정을 무시하고 활동하는 경우가 있다. 기부단체의 이름을 사칭해 모금한 뒤 돈을 갖고 잠적하는 경우도 꽤 있다. 특히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흔히 보이는 앵벌이가 이런 경우다.


길거리나 지하철 입구 계단 등에서 금전을 요구하는 사람이나 단체에게 돈을 주면 어떤 식으로든 안 좋은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에게 기부된 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 이후 행방을 알 수도 없고, 기부받는 단체가 실제로 존재하는 단체인지, 혹은 사칭인지 사실 여부도 알 수 없으며 영수증도 발급되지 않는다. 

감정적으로 구걸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주는 행위는 잠시나마 마음의 위안을 줄 수 있지만 결국에는 약자들이 구걸에만 의지하게 만들어 사회적 문제를 심화시킨다는 문제도 있다.

따라서 기부할 때에는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저명한 기부 단체인지 확인해야 하고 해당 단체의 목적을 확인해 기부금이나 물품이 어떻게, 어디에 투명하게 쓰이고 있는지 알고 기부하는 것이 좋다. 

기부하는 입장에서는 단순히 돈이나 물건만 전해주고 나서 관심을 끊을 뿐, 전체적인 상황들을 검토해서 진실을 밝혀내기란 쉽지 않다. 또 사기임이 밝혀져도 후원금을 돌려받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소송 비용이 후원금 액수보다 더 크기 때문에 대부분은 그냥 포기한다. 

기부금을 낸 사람은 기부금을 추적하는 것도 어렵다. 수십만원에서 수억원을 넘는 기부금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전달되지 않거나 엉뚱한 데 사용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국가가 관리하는 게 아니라 개인단체들이라는 점이다. 

국가가 개입하면 기부를 가장한 국외 지원이니 이론상 지원받은 국가의 외교적 관례상으로는 완전한 부패 행정 정도는 막을 순 있겠지만, 영향력 행사라는 외교 관련 논란이 생길 수 있고, 민간의 경우는 대놓고 활동하는 기부단체를 제외한 기부단체는 신뢰도가 떨어진다.

1990년대에는 정부와 지자체가 직접 나서 불우이웃돕기 기부금을 걷었지만 1994년 감사원 감사 결과 내무부·경기도 등 17개 기관이 기부금을 유용해 기관장 경조사비·판공비 등으로 사용한 사실이 적발되면서 민간 주도로 전환됐다. 

좋은 취지로 시작되지만…끊임없는 논란
‘기부는 좋은 일’ 명분으로 정당화하기도

이후 2000년대에는 ‘사랑의 열매’와 사랑의 온도계로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국가가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시행됐으나 2011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마저 성금 일부를 단란주점, 유흥주점, 노래방, 래프팅, 바다낚시 등으로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가가 주도하거나 간접적으로 특정 단체를 지원하는 형식의 기부는 사라지게 됐다. 


이 같은 문제로 상세하게 집행 내역을 공개하는 단체들도 있으며 모든 자선단체가 마냥 풍족한 지원을 받고 활동하는 것도 아니다.

기부금의 실 사용 문제로 이야기가 많은 요즘은 홈페이지에 예산 책정이나 기부금 사용내역을 공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일부 단체의 경우 놀랄 정도로 기부금 내역을 상세히 공시하는 단체들도 있다. 

반대로 이 같은 점을 역용해 기부금 상세 내역을 믿도록 유도하는 단체들도 있다. 물론 기부단체가 전부 사기꾼인 것은 아니지만 영수증 자체를 가짜로 발급하는 단체마저 있는 상황에서 기부자 개개인이 인터넷상의 정보만으로 기부단체를 전적으로 믿을 근거도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기부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며 본질적인 문제 해결은 세금을 동원한 국가의 복지기능 확대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은 상황을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것으로, 기부가 없으면 문제해결이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는 반박도 있다.

기부가 만사의 해결책처럼 여겨진다는 주장도 있다. 근본적으로 기부받아야 될 만큼 어려운 처지에 놓여있는 사람들을 양산하는 사회적 구조나, 법망의 문제 등에 대한 개선을 논하기보다는 기부행위 자체를 추켜세우고 그런 원인으로부터 사람들의 시선을 돌려버린다는 것이다.

문제가 생기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기부에 의존하는 경우가 생기면서 새로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기부금 지출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에 오히려 비효율적인 지출이 이뤄지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전체 지출 중 실제로 사업에 들어간 비용의 비율이 높은 단체는 효율적이고 청렴한 단체며, 그렇지 않으면 불투명한 단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인식
불투명 운영


최근 횡령 문제로 인해 단체의 투명성에 관심이 높아졌는데 일반인이 재정보고서를 읽어봐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단체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수입이 이렇게 많은데 사업비 지출은 왜 이것밖에 안 되느냐’고 걸고 넘어질 수도 있다.

단체 입장에서도 후원자 입맛에 맞추려면 사업비 지출을 늘릴 수밖에 없어 곤란하기는 매한가지다.

인기 후원수단인 1:1 결연 후원 방법에도 문제가 많다. 결연 후원은 후원자와 아동을 연결해 서로 편지를 주고받고 선물을 보내는 등 인간적 교류를 할 수 있는 후원수단으로 보통 단체로 들어오는 개인 후원금의 절반 이상이 이 1:1 결연 후원으로 들어올 정도로 보편적이다. 

신규 후원자를 유입하는 효과가 높아 많은 국제구호개발단체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많다. 실제로 정직하게 1:1로 연결하더라도 비판은 피할 수가 없다.

첫 번째 문제는 아동의 개인정보 및 사생활 노출에 대한 윤리 부분이다. 비록 좋은 의도라고는 하나 아직 정보 공개에 대한 판단능력이 부족한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누군지도 모르는 외국 후원자에게 신상정보와 성장 과정을 노출하는 게 과연 문제가 없느냐는 것이다. 

두 번째는 공평성으로 동일 지역, 같은 사업 혜택을 받으면서도 어떤 아동은 후원자와 연결될 수 있고 어떤 아동은 후원자를 만나지 못해 평등구호 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이다. 유니세프가 1:1 결연 후원을 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이 평등 원칙에 위배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는 세 번째는 과연 임의적이고 쉽게 끊어낼 수 있는 관계가 아동 및 후원자의 정서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아동이 성인이 되어 결연 후원이 종료될 때까지 후원을 유지하지 못할 경우에 해당 아동은 마음의 상처를 받게 된다.

물론 단체에서는 1:1 결연 후원이 끊긴 아동도 지역 사업비용으로 계속 지원하게 되므로 후원이 끊겼다고 당장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경우는 발생하지 않지만, 나를 지원해주고 나에게 관심을 가지는 어른이 존재했다가 사라지는 과정을 받아들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 후원자 쪽이 마음에 상처를 받을 수도 있는데, 구호개발 사업을 진행하는 지역 특성상 아동 및 청소년이 어른이 되기 전에 사망 혹은 실종되거나 부모에 의해 어딘가로 팔려가거나 성폭행, 조혼 등의 임신으로 학교를 그만두게 되는 일들이 상당히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2010년 아이티 대지진 때 희생자 중에 자신의 후원을 받던 아이들이 포함됐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과 슬픔에 빠진 이들이 많았다.

“기부는 좋은 일”이라는 명분으로 기부에 관련된 모든 것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긍정적인 행위로 인식되기 때문에 일반인부터 유명인이나 부유한 사람에게 사람들이 대놓고 기부하라고 강요하는 사례도 심심치 않다. 일반인의 경우 지나가다 보면 보이는 기부단체의 기습 질문이나 설문에 참여하면서 시작된다. 

기부 강요자가 어느 정도 권력이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는 협박 및 갈취와 다르지 않다. 게다가 돈 내놓으라는 말이 아니라 기부하라는 말로 대체함으로서 마치 자신이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어디까지나 기부는 기부자가 결정하는 것이다. 타인이 기부자를 설득할 수는 있어도 더 이상 기부자를 비난하거나 강요할 권리는 없으며 남에게 기부하라고 함부로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반대로 기부했다는 실적을 면죄부로 사용하기도 한다. 

선의로 기부
세금 부메랑

선의의 기부가 ‘세금폭탄’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기부처에 따라 제3자에게 재산을 준 것으로 보고 상속세를 매기기 때문이다. 백범 김구 선생의 자손들이 한국을 알리기 위해 해외 대학 등에 40여억원을 기부했지만, 돌아온 것은 ‘세금폭탄’이었다.

김구 선생의 차남인 고 김신 전 공군참모총장은 백범김구선생기념사업회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2006년부터 10여년간 미국 하버드대, 브라운대 등 유수의 대학 등에 42억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장학금으로 쓰이기도 했고, 항일 투쟁의 역사를 알리는 ‘김구포럼’ 개설, 한국학 강좌 개설 등 한국을 알리는 데 쓰였다.

김 전 총장은 지난 2016년 5월 별세했고, 국세청은 2년여가 지난 2018년 10월 김 전 총장의 자녀들에게 상속세(9억원)와 증여세(18억원) 27억원을 부과했다. 현행법상 공익법인에 출연하거나 기부한 재산에 대해서는 상속·증여세를 감면할 수 있는 규정이 있지만, 해외 대학은 공익법인이 아니라서 세금을 감면해줄 수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보통 상속·증여세는 재산을 받은 사람이 내야 하지만, 해외에 거주자에게 증여했을 경우 증여자가 내야 한다. 해외 거주자에게 국내 과세당국이 현실적으로 세금을 받아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구 선생 장손인 김진씨가 해외 대학 송금 내역과 기부 소식을 보도한 현지 기사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해 소명했지만, 국세청은 원칙에 따라 과세하겠다고 했다. 결국 김구 선생의 후손들은 지난해 1월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1년5개월여간의 심사 끝에 조세심판원은 지난 9일 김구 선생의 후손들에게 부과된 세금 27억원 중 절반가량인 14억원을 취소했다. 

김구 선생의 사례 외에도 공익 목적의 고액 기부에 ‘세금폭탄’을 맞는 사례는 ‘수원교차로’ 사건 등 종종 있어왔다. 생활정보지 수원교차로의 창업주인 고 황필상 박사는 2003년 180억원 상당의 회사 주식 90%를 모교인 아주대와 함께 설립한 ‘구원장학재단’에 증여했다. 장학재단은 학생 1000여명을 지원했다. 

그런데 2008년 국세청은 해당 재단에 증여세와 가산세 등 140억원을 부과했다. 의결권이 있는 회사 주식 5% 이상을 초과해 기부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재벌이나 부자들이 장학재단이나 공익법인 등을 설립해 회사 주식을 넘겨 ‘기부’라는 이미지는 얻고, 공익법인을 지주회사 삼아 계열사들을 조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만들어진 이 규정이 되레 황 박사와 같은 공익 목적 기부자들에게 세금폭탄을 안긴 것이다. 

선의로 수십억 냈지만 ‘세금폭탄’
전문가 ‘현명하게 쾌척 방법’ 제시

2009년 시작된 행정소송은 2017년 대법원이 “경제력 세습과 무관하게 기부를 목적으로 한 주식 증여까지 거액의 증여세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판단으로 끝났지만, 황 박사는 대법원 결정 이듬해인 2018년 사망했다.

기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전문가들은 현명하게 기부하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로 자원봉사를 통한 직접 경험한 단체에 기부하는 방법이다. 직접 구성원이 되어 단체의 윤리적 운영 및 활동을 확인해 지역사회 자선활동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지식을 쌓는 데도 도움을 준다.

두 번째는 기부금 영수증을 받는 것이다. 기부금 영수증 발급이 가능한 단체는 지정기부금 또는 법정기부금 단체로 정부로부터 공익성을 인정받은 단체다. 또 연말정산 시 기부금 영수증이 있어야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세 번째는 단체에 관한 객관적이고 신뢰성 높은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물론 최근 국내서도 ‘빈곤 포르노’를 이용한 일부 자선단체의 모금활동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출처가 불분명한, 감성에 호소하는, 자극적인 정보와 이미지로 모금활동을 하는 자선단체일수록 객관적인 정보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한국가이드스타’ 홈페이지에서 국세청과 기획재정부에 공개된 기관정보, 회계정보와 언론 보도자료 등 다양한 자선단체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네 번째는 자선단체를 통한 기부다. 새희망씨앗 등 자선단체의 기부금 사기 사건들이 발생하면서 간혹 몇몇 기부자들은 자선단체를 믿지 못해 개인에게 직접 기부하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 다양한 매체에서 정보수집이 가능한 자선단체를 통해 기부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특히 직접 기부할 경우 증여세와 상속세 폭탄을 맞을 수 있다. 혹시 자선단체 모금가로부터 직접 기부 요청을 받았다면 후원계좌의 예금주가 기관명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 또 유명 자선단체와 단체명이 유사한 단체는 한 번 더 면밀한 확인이 필요하다.

현명한 기부
주의사항 숙지

아울러 단체의 정보공개를 꺼려하거나 기부자의 기부금 관련 질문에 합리적 답변을 내놓지 못하는 단체엔 소중한 돈을 기부할 필요는 없다. 이처럼 현명한 기부를 위한 주의사항들을 확인하다 보면 ‘이렇게 하면서까지 기부해야 하나’ 하는 회의감이 들 수도 있다. 


<ktikti@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폐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참여기간 2022-05-18~2022-05-30




<창간 26주년 특집 특별대담> 여소야대 승부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묻다

[창간 26주년 특집 특별대담] 여소야대 승부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묻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박근혜 키즈’로 정치를 시작해 10년 만에 국민의힘 최고 어른이 됐다. 이 대표에게는 건방지고, 혐오와 갈라치기 하는 인물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 강한 워딩으로 자신의 의견을 거침없이 표현한 여파다. <일요시사>가 창간 26주년을 맞아 이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두 번째 시험대인 지방선거 승리를 위해 연일 고군분투 중이다. 대선에서 승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내세웠던 갈라치기 전략 탓에 간신히 이겼다며 책임론이 가해진 상황. 지방선거 역시 큰 승리를 가져가지 못한다면 이 대표의 입지가 줄어들 게 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방선거 역시 대선을 생각했을 때 국민의힘이 민주당에게 완벽한 승리를 거두기 어려운 형국이다. <일요시사>는 이 대표에게 지방선거 승리 전략, 정치 현안, 검수완박에 대한 의견, 윤석열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 등을 물었다. 다음은 이 대표와의 일문일답. -국민의당과 합당이 쉽지 않았습니다. ▲국민의당 쪽에서 여러 가지 요구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 안에서 우리 체계와 맞지 않는 요구를 많이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그것에 대해서 조정하고 또 거부할 건 거부하고 이렇게 해야 되는 것입니다. 국민의당은 3석을 가진 당입니다. 이 중 권은희 의원은 국민의당 다른 의원들과 생각이 많이 달랐습니다. 그럼 2석과 110석의 합당이라고 하는 것인데, 그에 비례하지 않게 많은 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협상이 좀 길어졌습니다. -대표님은 합당을 반대하는 입장이셨습니다. ▲대선 때 윤 대통령이 약속했기 때문에 그런 거지, 사실 합당이라는 것은 ‘꼭 해야 되는 것이다’라고 보기에 무리가 있습니다. 약속된 사항을 이행하는 것 정도 이런 의미로 봤습니다. 이미 작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합당이 예정돼있었지만 그걸 국민의당 쪽에서 이런저런 조건을 내세우며 당명 변경 요구 등을 하면서 무산됐습니다. 그래서 별다른 감흥은 없습니다. -국민의힘 안철수 분당갑 후보가 당권에 도전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그런 말들은 나오는데 그게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무운을 빕니다. -쉽지 않은 대선이었습니다. ▲선거는 늘 관심을 많이 받는 쪽이 대부분 이깁니다. 이번 대선 기간 내내 그 이슈를 주도하는 쪽은 저희 당이었고, 정권교체라는 과제를 5년 만에 이뤘습니다. 그 이면에는 저희가 이슈 선점을 잘한 측면이 있습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겼을 때 3%p 차이가 났습니다. 큰 차이였느냐, 그렇지 않습니다. 이번 대선 역시 민주당 180석이라는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지 않습니다. 민주당은 막강한 권한을 잘못 사용했고, 그리고 그걸로 자신들의 권한을 불리고 이익을 불리는 데 사용했기 때문에 5년 만에 정권교체를 당한 겁니다. 여소야대라는 건 민주당에 오히려 독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지방선거를 대비해야 합니다. ▲당 대표를 하면서 하고 싶었던 일들을 아직 다 못했습니다. 선거가 없을 때 일상적인 당 개혁이라든지 당의 사무를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전시의 리더십과 평시의 리더십은 다릅니다. 평시의 리더십을 좀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막강한 권력 잘못 사용해 정권교체 ‘검수완박’은 대장동 수사 피하기용 그런 평시의 리더십을 하면 정책이라든지 앞서 말했던 개혁 분야에 대해서 좀 더 투자할 시간이 있었으면 합니다. 선거만 하다 보니까 너무 선거 승리 자체에만 몰두하게 되는 경향이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대표님이 내세우시는 지방선거 전략이 궁금합니다. ▲이번에는 지역에서 필요한 정책 공약들로 승부를 봐야 합니다. 정책 공약들을 실현하겠다고 했을 때 더 강한 힘이 실리는 것이고, 그걸 저희가 발굴해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정책과 함께 인물 경쟁 위주로 지방선거를 대비할 것입니다. -공천 문제가 도마에 올랐습니다. ▲논란은 별로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과거에 논란이 생기려면 당 대표가 ‘20∼30% 공천을 자기가 직접 하겠다’ 그러면서 내리꽂으면 문제가 생기는 형태입니다. 제가 한 공천이 없습니다. 하다못해 노원구청장도 제가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당 대표가 공천에 개입하면 이게 호의인 줄 알고 사고 치는 사람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그런 사람은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방선거 후보들이 ‘윤심’ ‘명심’에 따른 것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차피 경선이라는 것은 윤심, 명심이 반영되는 부분도 있겠지만 투표를 통해 직접 선택하는 겁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번 선거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상임고문에게 5%p 뒤지긴 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당에서는 선택된 후보를 지원하면 됩니다. 윤 대통령은 전국적으로 좋은 지지도를 받는 데 유리한 인물이었던 것이고,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윤 대통령보다 조금 더 지지 받으시는 후보들이 있습니다. 서울에서도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윤 대통령이 상대 후보에 앞섰던 격차보다는 더 많은 격차를 낼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보면 경기도도 저희가 대선보다 나은 성적을 낼 수 있다고 봅니다. -청년 정치인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들러리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저는 청년이라는 단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제가 과거에 바른미래당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했을 때 저는 청년 최고위원이 아니라 일반 최고위원에 도전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청년 당 대표가 아니라 당 대표가 된 겁니다. 새로 뽑힌 대변인들도 토론 배틀을 통해 선발됐습니다. 남녀노소 누구나 지원할 수 있는 토론 배틀에서 당당하게 우승해서 이제 대변인 역할을 하는 거거든요. 앞으로 이 청년 정치, 이런 정체성 정치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박지현 비대위원장을 앞세웠습니다. ▲제가 앞서 ‘민주당이 그런 식으로 정체성이라든지 아니면 당사자 정치를 하려고 하면 결국에는 180석 정의당이 될 것이다’ 이렇게 얘기한 적 있습니다. 정의당은 정책적으로 노동이나 이런 가치를 내세울 때에 비해서 많이 축소됐습니다. 그래서 여성 담론, 소수자 담론 이런 것들을 들고 나오면서 정치하려고 하는데 사실 그게 정의당을 몰락하게 만든 시발점이었다고 봅니다. 한동훈 장관 임명된 이유 알아야 혐오? 구성 요건도 잘 모르면서… 민주당도 지금 본인을 대변하려고 한 스펙트럼이 과연 대한민국의 대다수를 대표하는 스펙트럼인가 이런 걸 봐야 합니다. 그 당의 비대위원장이 ‘N번방 범죄’를 색출하는 데 공이 있다고 하는데, N번방 수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분들은 검찰과 경찰입니다. 만약에 그 N번방 사태를 수사해 성과를 낸 게 검찰이라면 지금 민주당이 검수완박하겠다고 하는데, 검찰이 많은 세상이 좋겠습니까? 아니면 박 비대위원장 같은 사람이 텔레그램 방에 잠입해서 뭘하는 세상이 안전한 세상이겠습니까? 저는 그것부터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표님께서는 혐오 정치를 한다는 비판을 받습니다. ▲우리 사회가 사회 이슈를 다루는 데에 있어 이런 문제를 다루는 데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소위 상대에게 뒤집어씌우는 행동을 많이 합니다. 혐오 같은 경우에는 말 같지도 않은 소리입니다. 혐오를 구성하려면 ‘헤이트 스피치’라고 하는 게 성립돼야 합니다. 우선 상대를 싸잡아야 합니다. ‘전장연의 시위 형태는 부적절하다’는 제 발언은 장애인이 아니라 전장연의 시위 행태를 대상으로 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난 전장연이 장애인이라서 싫어’가 아니라 전장연이 하는 것은 최대 다수의 불편을 야기해서 본인들의 뜻을 관철하려는 비문명적인 방법이기 때문에 싫다고 하는 겁니다. 그런 주장을 못하는 건 이상한 사회입니다. 저는 혐오라는 말을 입에 담는 사람들은 혐오의 구성 요건이 뭔지도 잘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다른 의견이 있으면 혐오로 몹니다. 아무한테나 ‘종북’ 몰이하고 친일 몰이하고 이런 거랑 비슷한 걸 하려고 하는 셈인데, 그런 게 비문명입니다. -민주당이 결국 검수완박도 강행했습니다. ▲정의당도 반대하고, 다른 소수 정당인 시대전환당도 반대하는 것 같고, 결국에는 본인들이 임명했던 검찰총장까지 반대한 사안입니다. 민주당이 고립을 자초하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본인들은 더 이상 여당이 아니고, 민주당이 검수완박을 통해서 얻으려고 하는 바가 무엇인지 국민에게 너무 선명하게 각인돼있습니다. 대장동 수사나 여러 가지 민주당이 좀 아파할 수사들을 회피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듭니다. 민주당은 엄중하게 생각했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지명했습니다. ▲한 장관 같은 경우에는 문정부 내내 굉장히 많은 공격을 받았습니다. 본인이 최고의 수사 검찰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사를 2년 넘게 하지 못했습니다. 이것에 대해서 국민 다수가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사뿐 아니라 법무행정 분야에서도 한 장관 본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고 봅니다. 저는 한 장관이 원래 법무부 차관 정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책·인물 위주로 지선 승리 장담 윤정부가 정말 제대로 하길 바란다 그렇게 되면 언제든지 검찰총장이나 다시 수사 부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윤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 것은 앞으로 한 장관이 수사를 할 기회는 없다는 얘기입니다. 굉장히 통 큰 선택이고, 한 장관도 임명된 의미를 잘 파악해야 됩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합니다. 국민이 관심 갖는 것은 제도 개혁입니다. 법무부가 관할하는 검찰도 있겠지만 출입국 관리도 있고, 그 외에도 교정 같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폭넓은 분야에 한 장관이 개혁적인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정책으로 승부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는 뜻입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관련 논란은 제2의 조국 사태라고 불립니다. ▲‘제2의 조국 사태’라는 표현이 성립하려면 정 내정자에 대해 어떤 청문회나 아니면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의혹 사안들이 좀 정리돼서 제기됐을 때나 가능한 것이라고 봅니다. 지금까지 언론에서 검증한 것만으로는 정 내정자가 조국 사태와 비견될 만한, 제가 봤을 때도 다소 해명이 안 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조국 사태와 비견될 상황은 아닙니다. 조국 사태 때는 여당과 정권이 전방위적으로 옹호하면서 진영논리로 만들었기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인데, 지금 우리 당은 전혀 그런 상황이 아닙니다. -취임 초부터 공약이 후퇴했다는 말도 나옵니다. 여성가족부 폐지가 대표적 예입니다. ▲원래 정부조직법이나 이런 것들은 새 정부가 들어서면 여야가 다 협조해서 처리하는 그런 법입니다. 정부를 어떻게 구성하겠다는 것은 행정부의 권한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이 지금 정부조직법에 협조를 안 하겠다는 입장이 강하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저희가 여성가족부를 갖고 있는 상태에서 정부를 출범시킬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폐지에 대한 입장을 확고하나 임시적인 장관을 임명한 것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시급한 문제로 꼽히는 부동산 문제 해결책 발표도 늦어졌습니다. ▲부동산은 문정부에서 28번이니 29번이니 정책을 발표했지만 백해무익이었습니다. 저는 정확한 정책이 중요한 것이지 빈번하거나 빠른 정책 발표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얼마간 한 며칠, 몇 달 사이에 문정부가 올려놓은 부동산 가격이 일부 지역에서는 소강기를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투입할 수 있는 정책에 대해서 좀 정확한 정책을 가져올 때까지 시간을 좀 더 쓰더라도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에게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 ▲저는 5년 만에 정권교체를 한 것은 국민이 ‘개혁을 하라’는 메시지를 주신 것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윤 대통령이 정치경험이 부족하다는 게 오히려 여의도 문법에 너무 휘둘리지 않는다는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그걸 바탕으로 여러 개혁이라든지 아니면 또 사회 구조적 변화라는 걸 이끌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 검수완박에 모든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검수완박은 민주당에서 말이 안 되는 얘기를 하고 있는 정쟁의 일환일 뿐입니다.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세운 ‘촉법소년 연령 인하’라든지, 사회적으로 굉장히 논쟁적일 만한 내용들을 다루며 ‘윤정부는 일을 하는 정부다’라는 소리를 듣길 바랍니다. 정쟁은 피했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함께 윤 대통령의 정치적인 행위가 좀 약간 부족하거나 이런 게 있다고 하면, 그걸 보완하는 게 당입니다. 지금 당과 대통령과의 관계가 어느 정부보다 좋기 때문에, 저는 충분히 상호보완적으로 국가를 잘 운영해 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ckcjfdo@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