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 유력 후보 3인 신년운과 대권운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2.01.24 15:11:50
  • 호수 135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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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룡의 승천 기운 “발목을 조심하라”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제20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유독 이번 대선을 두고 예측이 불가능한 안갯속 대선판이라는 말이 나온다.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이 점친 유력한 대선후보 3인방의 신년운세를 통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내다봤다. 

현재 국민의힘 윤석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 등 3명이 대선 레이스에서 우열을 다투고 있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갈등 봉합에 나서고, 선거대책위원회를 전면 개편하면서 ‘3강 체제’가 다시 ‘양강 체제’로 전환됐다.

엎치락 
뒤치락

윤 후보와 이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는 가운데 윤 후보가 연초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지지율은 ‘2강1중’ 흐름을 보인다.

‘비호감 대선’이라는 오명이 붙을 정도로 후보자 리스크가 크다 보니, 중도층과 2030 청년층 표심의 유동성이 극대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더해 야권 후보 단일화 같은 구조적 변수가 남아 있어 그야말로 예측 불허의 상황이 됐다.

유력 후보 두 사람 모두 각자의 리스크 요인이 선거 캠페인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형국이고, 이런 양상 속에 대선을 50여일 앞두고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1등이 수시로 바뀌면서 “사상 초유의 대선”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이 <중앙일보> 의뢰로 지난 18일 내놓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후보 지지율은 35.9% 이 후보의 지지율은 33.4%로 나타났다. 오차범위(±3.1%포인트) 내 접전이었다. 윤 후보는 3주 전 같은 조사(지난달 30∼31일)보다 5.9%포인트 올랐고, 이 후보는 6%포인트 떨어졌다.

안 후보는 3주 전보다 5.5%포인트 오른 15.6%를 기록했다.

여론 조사업체 칸타코리아가 전날 내놓은 차기 대선 가상대결에서도 윤 후보가 이 후보를 1.1%포인트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왔다. 칸타코리아가 <조선일보>와 TV조선 의뢰로 이날 내놓은 결과(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를 보면, 윤 후보가 32.8%, 이 후보 31.7%, 안 후보 12.2%를 얻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역대 대선에서 지금처럼 대선 50일 전 시점에 1위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과거 대선에서는 이 무렵의 지지율 1위 후보가 대체로 최종 승자로 귀결됐는데 이번 대선에서는 1위 후보가 수시로 바뀌면서 혼전 양상을 보인다.

임금의 자리 앉을 기회
마지막 매듭 잘 지어야

지난 14일 종로 5가에 있는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을 만나 대선후보 3인방 신년운세에 대해 들었다.


백 원장은 안 후보에 대해 군의양명(君義揚名)과 한단지몽(邯鄲之夢)을 언급했다. 군의양명이란 거의 군주에 가까운 지위의 명운이나 다다른 것을 의미한다. 한단지몽은 그동안의 대의가 한때의 꿈으로 사라지는 허망함이 있다는 뜻이다. 

백 원장은 “양인합세(兩人合勢)의 운도 나온다. 즉 혼자의 독선보다 양쪽을 합한다는 뜻으로 중대한 기로의 운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합하면 충신이고 영웅이나 독자노선을 탄다면 모든 덕이 흩어져 자리는 물론 돈도 잃게 되는 허장산금(虛場散金)의 운도 나타난다. 허장산금은 위치와 금력을 함께 잃는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안 후보에 대해 백 원장은 근친유이(近親誘耳)를 언급하기도 했다. 근친유이란 가까운 이에게 이끌리게 된다는 뜻이다. 안 후보는 누군가를 내치지 않으면 득보다 실이 많고 후회가 우려되어 매우 안타까운 운세다. 

지난 19일 안 후보는 설 연휴에 열릴 예정인 윤 후보와 이 후보의 양자 토론에 대해 ‘패악질’이라며 비판했다. 야권 단일화 여부에 대해서는 “‘안일화(안철수로의 단일화)’라면 수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CBS라디오 <뉴스쇼>에 출연해 “후보들에 공평한 기회도, 국민에 알 권리도 주지 않으니 불공정하다”며 “기득권 양당이 담합해 추진하니 독과점이고 비호감 1, 2위 후보가 하니 비호감 토론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안 “중대한 기로”

그는 “이 후보가 마음에 들지 않지만 할 수 없이 지지하는 민주당 지지자들 표까지 저한테 오고, 윤 후보의 경우 야권 후보가 못 될까 두려우니 어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둘만 하자 이렇게 된 것”이라며 “이 과정을 보며 국민들께서 거대 양당의 패악질에 대해 판단하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권 단일화 여부에 대해 안 후보는 “제가 야권 대표 선수로 나가면 압도적인 정권교체(전략으로) 반드시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며 “(안철수로의 단일화)이 같은 제안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하지만, 만약 제안이 있다면 정권교체를 위해 제가 나서야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안 후보의 단일화에 가장 밀접한 사람은 바로 윤 후보다. 윤 후보는 “유권자인 국민이 판단할 문제”라고 한발 물러섰다. 거대 정당 두 후보 모두 단일화하지 않을 것처럼 얘기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후보 단일화의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후보 단일화는 보수 세력의 지상명령이기 때문이다. 보수 세력은 이번 대선에서 확실한 승리를 원한다. 국민의힘 이 대표 말처럼 윤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7~8%포인트를 앞서도 보수 세력은 안심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안 후보가 지금은 단일화에 관심없다고 하지만, 지지율이 하락세기 때문에 나중에 먼저 단일화하자고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지금 안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세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할 것이라고 본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와 손잡은 윤 후보의 반등에 안 후보의 상승세는 다소 주춤해진 상황이다.


이 대표는 “안 후보의 가장 큰 약점은 10년간 정치를 어떻게 하는지 많은 국민이 이미 봤다는 것”이라며 “나아가야 할 때 물러났고, 물러나야 할 때 나아가는 그런 전형적인 ‘오판의 정치’를 해왔다”고 경쟁력에 대해 평가절하했다.

백 원장은 윤 후보에 대해 구국위인(求國偉人)이라고 언급했다. 구국위인이란 위태로운 나라를 구하거나 위태로운 나라를 구하기 위해 맞서 싸운 사람이란 뜻이다. 윤 후보가 막중한 위치에 오를 운이란 뜻이다. 

백 원장은 “윤 후보는 전복후계(前覆後戒)의 운이다. 이 뜻은 앞 수레가 뒤집힌 자국은 뒷 수레의 좋은 경계(警戒)가 된다는 뜻으로, 앞의 실수를 경계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윤 후보는 대중적으로 융통성이 부족한 게 흠이나 옳고 그름에 분명하고 잔정이 많기 때문에 인간적인 장점이 있다. 그 장점이 단점을 보완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가 온고지신(溫故知新)하는 형국을 지녔다고 했다. 온고지신이란 옛것을 익히고 새것을 안다는 뜻으로 과거 전통과 역사가 바탕이 된 후에 새로운 지식이 습득돼야 제대로 된 앎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윤 “실수 기억해야”

윤 후보 부인 김건희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윤 후보는 지난 17일 사과의 뜻을 밝혔다. 김씨의 일부 발언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서다. 녹취록이 공개됐지만 파장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다른 매체를 통해 새로운 내용이 나오는 데다 무속인 논란이 다시 불거지자 선제적 사과로 정면돌파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 날 윤 후보는 전날 ‘불교리더스포럼 제5기 출범식’ 직후 MBC <스트레이트>에서 공개된 김씨 통화 녹취록에 대해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적인 대화 내용이 방송으로 공개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것도 있지만, 저도 잘 이해가 안 가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윤 후보는 “사적인 대화를 뭘 그렇게 오래 했는지…”라며 말을 흐리기도 했다. 이어 “어찌 됐든 걱정하는 분이 많이 계시기 때문에 남편인 제가 좀 더 잘 챙기고 해야 했는데, 제가 아무래도 선거운동한다고 새벽에 나갔다 밤늦게 들어와서 아내와 대화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MBC <스트레이트>에서 김씨는 <서울의소리> 기자와 통화하면서 “문재인정부가 남편을 키운 것” “조국이 적은 민주당” “박근혜를 탄핵한 건 보수” “홍준표를 까는 게 신선하다” “미투는 돈을 안 챙겨주니 터지는 것” “나와 우리 아저씨는 안희정 편” 등의 발언을 했다.

위태로운 나라 구할 엄청난 기세
옳고 그름 확실하나 융통성 부족

백 원장은 이 후보에 대해 군위영득(君威營得)과 운산자실(運散自失)을 언급했다. 군위영득은 임금의 위치를 차지할 기회라는 뜻이다. 운이 흩어져 스스로 잃게 될 수 있으니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마지막까지 이 후보는 결집을 호소해야 한다. 

운산자실은 좋지 않은 운이 빠져나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 후보는 나쁜 기운이 나가는 것을 천천히 지켜봐야 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 본래는 좋은 운을 얻었고 기회임은 분명하다. 기회를 잡기 위해 마지막 매듭을 잘 지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백 원장은 이 후보에 대해 구여현하(口如懸河)와 수석침류(漱石枕流)라고도 했다. 구여현하란 입이 급히 흐르는 물처럼 거침없이 말을 잘하는 것이고 수석침류는 말을 잘못해 놓고 그럴듯하게 꾸며대는 것을 의미한다. 즉 거침없이 말 잘하는 달변가지만 속은 비어있으니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않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백 원장은 이 후보의 실수가 계속되면 치명적 손실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말과 행동을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과거 이 후보는 두 차례 실시한 ‘대장동 국감(경기도 국정감사)’에서도 자신의 전투 본능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몇 시간씩 이어지는 야당 의원들의 의혹 제기 및 호통에도 대체로 흔들림 없이 화려한 언변으로 맞받아치는 모습이었다.

“묻는 대로만 답하라”는 야당 의원의 추궁에 “여기가 범죄인 취조하는 곳도 아니고”라며 불쾌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가 하면, 변호사비 대납 의혹을 제기하는 질의에는 “일단 주장해놓고 ‘혹시 그럴지도 모르겠다’는 의심을 사게 하려고 하는 구태”라며 “자중해 주시기를 바란다”고 반격하기도 했다.

전투적 스타일에 지지자들은 열광하지만 단점도 분명하다. 늘 뱉는 말이 많고 늘 난타전을 벌이기 때문에 후폭풍을 자주 낳는다는 점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시원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사이다 언행, 인파이터 스타일 덕분에 열성팬이 많고 지지층이 단단하게 뭉쳐 있지만, 늘 흙먼지를 뽀얗게 일으키다 보니 대통령감으로는 불안해 보인다는 단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 경선 캠프에 몸담았던 한 의원은 “억울한 것은 절대 참지 못하고, 아무리 작은 싸움이라고 해도 꼭 이겨야 하는 게 몸에 완전히 배어 있다 보니 조언을 해도 잘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뱉는 말 조심”

말이 말을 낳고 있다. 어떤 이는 말이 많아서, 어떤 이는 말이 적어서 문제다. 말이 많은 사람은 기본적으로 아는 것이 많다. 뭘 모르는 사람은 말이 많을 수 없다. 말을 하고 싶어도 아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학다식(博學多識)을 말로써 드러내다 보면 실수가 잦아지는 법이다.

가볍다는 말도 듣기 십상이다. 상대적으로 말이 적은 사람은 입이 무거운 사람으로 평가받는다. 그렇지만 아는 것이 부족해서 말이 적은 사람과 실력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말이 적은 사람은 차원이 다르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말로 하는 것이다 보니 다양한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물량공세 만큼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운비 원장은?

5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학문 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외길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40세도 안된 나이에 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 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에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그는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에서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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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